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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신년특집] 남북언어의 통일성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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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0-12-25 00:00 조회2,3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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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1. 남북의 언어차이점과 통일성을 위한 제언

안기완 [민족통신 논설위원]

"교회(교예) 나가십니까?"
"예 봤어요"
1980년대 초 추석명절 남북 이산가족 교환 방문 때 함께 갔던 남쪽 기자와 북쪽 여대생 간의 대화다.

기자 : 이번 여름에 피서 다녀 오셨어요?
학생 : .......
안내원: 물놀이 다녀 왔냐구?
학생 : 예 다녀 왔어요.
기자 : 어디 다녀 왔습니까?
학생 : 묘향산에 다녀 왔습니다.


위의 대화 내용은 남쪽의 언론 매체를 통해 보도가 된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오래도록 북쪽의 여대생을 지칭 산으로 물놀이를 간 희한한 인물이라고 희화시켜, 빈정거리기도 했다.

만약 남쪽의 기자가 교회가 아닌 예배당이란 단어를 선택했다면 북쪽 여대생의 대답은 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40년전만 해도 우린 피서나 바캉스란 어휘보다는 물놀이란 말을 많이 쓰지 않았는가.

우리 나라의 산들은 예나 지금이나 어디를 가든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있다. 그러므로 산으로 물놀이를 간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표현이다.

50년이란 분단의 역사가 이렇듯 한 민족의 언어를 변질시켜 놓고 말았다. "예배당과 교회" "써거스와 교예" "바캉스와 물놀이" "노크와 손똑똑" "슬리퍼와 끌신" 등 남과북은 서로 다른 체제와 단절된 문화의 영역에서 오직 서로를 적대시 하며, 나름대로의 언어체계를 형성해 갔다. 그 결과 음성언어는 물론 문자언어에서도 심한 전이가 파생 됐고, 한 민족으로서의 동질성을 회복하는데 그 만큼 더 힘겨운 부담을 안게 됐다.

언어란 그 판도내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하나로 엮는 단초가 된다. 그러나 서로 다른 형태의 언어를 사용하게 되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는데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이 문제 만큼은 지금이라도 남과 북의 언어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앉아서 논의하여야 할 필연이다.

지금 북족은 평양말을 그리고 남쪽은 서울말을 각각 표준어로 설정하고 학교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어법체계도 상당 부분이 일치하지 않는다. 맞춤법과 띄어쓰기에서도 엄청난 괴리현상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만일 통일이 이루어 진다고 가정해 보자.

북과남의 헤어졌던 형제자매라던가 부부 또는 부모자식, 조부모와 손자손녀 사이에 정겨운 대화가 이루어 질 수 있겠는가?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오히려 언어로 인한 갈등과 정서적 불안만 심화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들이 자라 서로를 이해하기보다는 서로를 경계하게 되고, 마침내 더 아픈 이별을 감당하여야만 될 것이다. 이래도 좋은가? 좋지 않다.

지금 남북간의 대화는 미흡하지만, 화해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히 진행되는 것 같다.

물론 남북 적십자 회담이나 남북 고위급 회담, 그리고 경제인 회담도 필요하다. 그러나 우린 정작 중요한 것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가장 소흘히 생각하는 우를 범하고 있지나 않은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이제 우리는 위에서 지적한, 시급한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해 보기로 한다.

첫째, 남북 국어학자들의 학술 모임이 정기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모임에서 반드시 언어를 통일시켜야만 한다. 둘째, 남북 학생들에게 통일된 어법체계에 따라 교육을 시킴은 물론, 교과서도 통일문법에 준하여 제작하여야 한다. 세째, 남북의 관공서 및 공공 단체들은 반드시 통일문법을 준수하여 공문서를 작성하겠금 한다. 네째, 남북의 모든 언론매체들(신문 방송 잡지)도 가급적 통일문법을 토대로 하여 제작할 것을 독려한다.

우선 이 네 가지만이라도 서둘러 시행을 하면, 그런대로 남북의 언어 통일은 그리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지금이라도 남북 당국자들은 앞에서 제시한 문제점들을 깊이 인식하고, 앞으로 다가 올 조국통일에 대비해 언어통일의 장을 마련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이 글의 표기법은 남쪽의 어법에 따랐음을 밝혀 둔다.

[2000년 1월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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