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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주의 생활에세이] 괴뢰(傀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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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3-10-06 16:50 조회1,1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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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주의 생활에세이] 괴뢰(傀儡)

지금 윤정권이 하는 행태...민주당이 해 온 작태...민주화운동 했다던 자들, 한때 이 나라 미래의 별이 될 것 같아 보였던 자들이 떼거리로 타락하여 윤정권에게 투항하는 참상...등을 보노라니, 자체적인 힘으로 이 나라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긴 글렀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 나라는 장차 미국의 위기관리 수단으로 활용되어 두고두고 경제적으로 피 빨리거나 대리군으로 활용되어 소모되면서 숱한 젊은이들의 아까운 생명을 요구할 것인가.

그저 기우이길 바랄 뿐이다.

저자: 이범주. 통일시대연구원 연구위원


괴뢰(傀儡)


[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얼마 전 읽었던 책(또 하나의 한국전쟁)에서 본 ‘만주국 몰락의 날’의 기록을 대략 기억나는 대로 적어본다. 화자(話者)는 일본군 장교다.

“...여느 때와 같이 평화롭고 한적한 날이었다. 연병장에서는 장병들이 훈련하고 있었다. 나는 잠시 볼 일이 있어 병영을 떠나 다른 데 갔다와야 했다. 갔다 왔는데 분위기가 이상했다. 연병장에는 아무도 없었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장교 내무반에 들르니 온통 피가 흥건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인 병사들을 훈련시키던 장교들이 모두 총 맞고 죽어 있었다. 어떤 일이 그새 생겼단 말인가...나는 급히 장교복을 벗어 사복으로 갈아입고 급하게 병영을 빠져 나왔다...”

수백만 관동군이 주둔하고 일본 엘리트들이 현지에 진출해 관료로 일했던 만주국이 하루아침에 망했던 날의 정경이다. 본국이 위기에 몰리고 동북으로 소련군이 사납게 쇄도하면서 만주국도 이렇듯 졸지에 망했던 것이다. 만주국은 일본의 괴뢰국이었다.

망하기 전의 만주국이 그리 허접했었나. 겉으로 보기에는 그렇지 않았다. 일본의 엘리트 군인과 관료들이 막강한 군사력, 경제력을 일구어 놓았다. 나름 야망을 추구했던 조선 청년들도 자신의 전도를 만주국에 걸었다. 일부 장교 빼고 전부 조선인들로만 구성되었던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했던 정일권, 백선엽, 백인엽, 박정희....같은 인간들도 개인적 능력으로 치자면 나름 뛰어난 데가 있었을 텐데 모두 관동군에 있었으니 말이다.

당시만 해도 간도특설대는 적어도 초등학교는 졸업해서 문맹은 면한...말하자면 그 지역에서는 나름 엘리트라 할만한 조선인 청년들이 시험과 면접을 거쳐 힘들게 들어갔던 집단이었다. 거기 들어가면 적잖은 조선인들이 모여 무운과 출세를 빌며 축하까지 해주었다 하니 요즘으로 치면 적어도 육사 합격 정도의 위상은 가졌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당시의 만주국도 겉으로 보기엔 나름 멀쩡한 국가처럼 보이지 않았을까.

하지만 한번 걸레는 영원한 걸레이듯 한번 괴뢰 또한 영원한 괴뢰인 것인지, 나름 위세를 떨치는듯 했던 만주국은, 본국 즉 태초에 괴뢰를 있게 했던 힘의 원천이 없어지면서, 졸지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만주국과는 달리 약간의 시차가 있기는 했지만 월남 또한 동일한 경로를 걸어서 패망했다. 월남도 미국이 만들어 준 나라였던 것이다.

유튜브에서 내가 관심 갖고 보는 채널들이 거의 예외 없이 미국의 몰락에 대해 이야기한다. 달러패권도 몰락 중이고 그와 더불어 군사패권도 그렇다고 한다. 미국 내의 정치, 경제, 사회적 갈등도 심하고 재정적자 규모도 가히 천문학적이라 하니 일극패권을 유지하기는커녕 저들의 기본적인 생존마저 위태로운 지경이라는 거다. 돈 없으니 세계 800여 군데 산재해 있는 군사기지도 더 이상 유지하기 곤란할 것이다. 한국의 미군기지도 시간문제일 뿐 결국은 마찬가지 아닐까. 본국이 위태로운데 뭔 놈의 외국 군사기지냐 말이지. 돈은 물리적 힘이다. 돈 없으면 조용히 나와야 한다. 그리되면 이 나라에 대한 미국 후견의 힘도 약해진다. 이쯤 해서 한번 물어보아야 한다.

“미국의 후견 없는 이 나라 미래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 나라가 자주국이라면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당신들은 망하세요, 우리는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을 잡아 우리의 길을 가겠어요....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우리는 이 나라가 결코 미국으로부터 자주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미국에 가장 심하게 예속되어있음을 잘 알고 있다. 예속된 나라는 일반적으로 본국의 위기관리 수단으로 활용되어 경제적으로 피 빨리거나 대리군으로 활용되어 소모된다.

미국이 몰락하면 이 나라는 어떻게 될까. 만주국과 월남의 운명을 따라갈 것인가 아니면 독자적인 전망과 가능성을 개척함으로써 밝은 전망의 새 경로를 열어나갈 것인가. 수백 년 동안 축적되어 온 파괴적 모순이 필연적으로 불러온, 피할 수 없는 이 격변적 정황에서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미국의 몰락과 운명을 같이 하며 이 나라 또한 몰락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예속을 벗어나 새로운 출로를 찾아갈 것인가.

지금 윤정권이 하는 행태...민주당이 해 온 작태...민주화운동 했다던 자들, 한때 이 나라 미래의 별이 될 것 같아 보였던 자들이 떼거리로 타락하여 윤정권에게 투항하는 참상...등을 보노라니, 자체적인 힘으로 이 나라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긴 글렀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 나라는 장차 미국의 위기관리 수단으로 활용되어 두고두고 경제적으로 피 빨리거나 대리군으로 활용되어 소모되면서 숱한 젊은이들의 아까운 생명을 요구할 것인가.

그저 기우이길 바랄 뿐이다.

출처 : 통일시대(http://www.tongil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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