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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봉 칼럼] 한미일 군사동맹에 대한 조중러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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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3-10-02 14:10 조회1,1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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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봉 칼럼] 한미일 군사동맹에 대한 조중러의 대응

[민족통신 편집실]




이재봉 (원광대학교 명예교수 / 국경선평화학교 교수)

1. 한미일 군사동맹의 배경과 과정

한국-미국-일본 세 나라가 실질적 군사동맹으로 치닫자 조선-중국-러시아 3국 역시 군사협력을 추진하는 형국이 요즘 펼쳐지는군요. 1940-80년대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전개됐듯, 1990년대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냉전이 2020년대에 심화하고 있는 겁니다. ‘냉전’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른 주장이나 견해가 나오겠지만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미국은 전쟁 중 우방이었던 소련을 1947년부터 봉쇄하고 저지하며, 핵무기까지 터뜨렸던 적국 일본을 협력국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1951년 샌프란시스코 조약을 주도해 패전국 일본이 국권을 회복하도록 하고, 이와 동시에 일본과 안보조약을 맺었습니다. 소련을 겨냥한 미일 군사동맹이 이루어진 거죠. 어제의 친구가 오늘은 적이 되고 오늘의 적이 내일은 친구가 됨으로써, 국제관계엔 영원한 우방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다는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준 사례입니다.

나아가 한국이 일본과 협력하도록 권유도 하고 압박도 하며 한일회담을 주선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이 35년 일본 식민통치에서 벗어난 지 6년 지난 해였고, 한국전쟁이 치열하게 진행되던 때였지요. 이승만의 거부와 저항으로 협상이 잘 진전되지 않다가, 1961년 박정희의 군사쿠데타 이후 군사작전처럼 전개되면서 1965년 한일협정이 맺어졌습니다. 역시 35년 숙적이 우방으로 바뀐 거죠.

이를 통해 한국-미국-일본 대 조선-중국-러시아 대치 상태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미국을 ‘큰형’으로 삼는 ‘3국 협의’를 제안했고요. 당시 한국 외무장관이 미국 국무장관에게 건넨 말이 미국 비밀 외교문서에 ‘3국 협의를 위한 한국의 제안’이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는데 첫 부분을 그대로 옮깁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큰형 (the big brother)이다. 두 동생이 과거엔 서로 다투었다. 이젠 두 동생이 가족 분위기 안에서 집안일에 관해 얘기하도록 형님이 이끌어주면 유용할 것이다.”

참고로, 미국의 거센 압력과 일본의 느긋한 배짱 그리고 한국의 조급한 굴종으로 한일협정이 졸속 처리되느라, 위안부, 징용, 문화재, 독도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밝힙니다. 1960년대 불안한 정치, 뒤쳐진 경제, 어수선한 사회 속에서 반공을 국시로 삼던 때였으니 그럴 만도 했지요.

1991년 소련이 해체됨으로써 40여년의 냉전이 끝났습니다. 1992년 미국은 과거의 소련 같은 경쟁국이나 적대국이 더 이상 나오지 못하게 하는 대책을 세웠습니다. 1978년부터 개혁개방을 시작하며 급속도로 경제성장하는 중국을 제1 경계대상으로 삼았지요. 1996년 대만해협 위기를 명분으로 일본과 공동안보를 선언하고, 1997년 일본과 방위협력지침을 개정하며, 중국을 겨냥해 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은 1998년 ‘주변사태법’을 정비했고요. 대만해협 등 일본 주변에서 무력분쟁이 일어나 미군이 개입.진압하면 일본 자위대가 지원한다는 내용이지요. 이를 바탕으로 저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새로운 냉전이 1990년대 후반에 이미 시작됐다고 주장해온 겁니다.

2000년대 들어 중국의 급성장이 가속화하고 미국이 상대적으로 쇠퇴하면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와 봉쇄정책은 더욱 강화.확대되었습니다. 아들 부쉬 (George Walker Bush) 정부는 일본이 평화헌법을 고쳐 재무장하고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하도록 부추겼고, 오바마 정부는 ‘아시아 회귀 (Pivot to Asia)’ 또는 ‘아시아 재균형 (Asia Rebalancing)’ 정책을 펼쳤습니다. 미국이 재정난으로 국방비를 자동 감축해야하지만 중국을 견제.봉쇄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된 군사력은 더 확장해야 된다는 내용이었지요. 그 일환으로 2015년 일본과 방위협력지침을 다시 개정해 일본 자위대의 활동범위를 더 늘렸고요.

여기에 한국까지 끌어들여 한미일 3각공조를 강화해야 하는데, 한국이 일본과 교과서왜곡, 위안부, 징용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자, 2015년 한국과 일본이 더 이상 위안부 문제로 갈등을 빚지 말고 협력하라고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위안부협정을 주선했던 겁니다. 2016년엔 일본의 안보법제 개정을 지원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GSOMIA)을 주선했으며, 중국 미사일기지를 감시할 수 있는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THAAD)를 한국에 배치하도록 압박했고요.

그리고 윤석열 정부에서 결국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나아가게 됐습니다. 2022년부터 동해와 남해에서 세 나라가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했고, 2023년 워싱턴 근교 캠프 데이빗에서 3국 정상회담을 통해 실질적 군사동맹을 선언했으니까요. 이 과정에서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용산 대통령실에 대한 미국의 도청을 조금이라도 문제 삼기는커녕 오히려 당연시하고 정당화했습니다. 온갖 경제통제에 대해 이의 없이 따랐고요. 국방백서에 명시했듯 일본을 ‘가까운 이웃국가’로 받들기 위해, 위안부와 징용 문제 등을 덮고 일본의 핵오염수 방출을 그저 용인하는 정도를 넘어 적극 지지하며 홍보까지 했습니다. 1960년대 한일협정을 위해 한국은 독도 폭파를 주장하고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독도 공유를 제안했는데, 이젠 2020년대 한일동맹을 위해 미국이 동해를 일본해로 만든 데 이어 독도를 한일 공유나 일본 소유로 이끌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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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부터)가 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 대통령 별장인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함께 오솔길을 걸어가고 있다. 캠프 데이비드/EPA 연합뉴스(사진 출처 : 한겨레)


2. 한미일 군사동맹에 대한 조중러의 대응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고 봉쇄하기 위해 일본과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나아가면, 중국은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거나 미국과의 패권경쟁을 포기할까요? 미국이 1996년 일본과 공동안보를 선언하자, 중국은 바로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맺었습니다. 미국이 일본 및 한국과 연합군사훈련을 강화하자 중국은 2005년부터 러시아와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고요. 이에 덧붙여, 미국이 북대서양 조약기구 (NATO)를 강화하면 중국과 러시아는 상하이 협력기구 (SCO)를 확대하고, 미국이 G7을 강화하면 중국은 브릭스 (BRICS)를 확대했습니다.

미일 군사동맹 강화가 중러 군사협력 확대를 불러왔듯, 한미일 군사동맹은 조중러 군사협력을 초래하는 게 당연하겠지요. 특히 조.러 군사협력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참고로, 조선은 1962년 ‘국방에서의 자위’를 발표한 이후 중국이나 러시아 병력을 나라 안으로 불러들이지도 않았고, 나라 밖에서 다른 나라와 군사훈련을 실시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렇게 자주국방을 내세워온 조선도 앞으로는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제안에 적극 호응하리라 생각합니다. 조선을 점령하고 지도자를 체포하겠다는 한미 군사훈련을 해마다 수십 번 하고, 이젠 중국을 겨냥해 일본까지 끌어들여 대규모 연합훈련을 벌이는 터에, 중국과 러시아가 조선과 함께 군사훈련을 실시하겠다는 것을 우리가 비판할 수 있겠어요?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볼 게 있습니다. 미국의 정책은 언제나 선하고 방어적인데, 중국이나 러시아의 행위는 악하고 공격적이라고 여기는 경향 말입니다. 그러기에 선제적이고 공세적인 한미일 군사동맹은 정당하고 오히려 방어적이라 생각하고, 그에 대응하는 조중러 군사협력은 부당하고 불법적이라고 간주하는 거죠. 아무리 미국이 동맹이라도 무턱대고 추종하는 게 바람직할까요?

미국이 1960-70년대 거의 온 세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베트남을 침략해 전쟁을 벌일 때 한국은 인구비례로 치면 미국보다 더 많은 병력을 베트남에 보냈습니다. 미국이 2000년대 유엔과 유럽 동맹들의 반대에도 미국 이익을 위해 유엔을 무시하겠다고 공언하며 이라크 침략전쟁을 벌이자 한국은 동참했고요. 미국은 1990년 나토 군사력이 동유럽쪽으로 1인치도 확장되지 않으리라 약속하고도,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에 러시아를 겨냥한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고, 무려 1억 인치나 동진해 러시아 턱밑 흑해에서 나토군 대규모 해상연합훈련을 이끌며, 우크라이나까지 나토에 편입하려 했습니다. 이에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는데, 한국은 미국의 호전적 정책을 추종하며 러시아의 침략 행위만 비판합니다.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무기 보내면서, 조선이 러시아에 무기 제공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하면서요.

미국은 거의 매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수없이 학살해 유엔에서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제재하려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하고, 중국과 러시아는 조선의 핵개발과 관련한 유엔 제재에 가끔 거부권을 행사합니다. 한국은 미국의 거부권 행사엔 입도 뻥긋하지 못하며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엔 경고까지 하지요. 미국은 1972년 대만이 독립국이 아니라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중국과 합의해놓고도 대만에 지속적으로 첨단무기를 제공하고 대만 독립을 부추기며 중국을 자극하는데, 한국은 미국을 편들며 중국과의 전쟁에 뛰어들려 하고요.

군사동맹은 공동의 적을 예상하고 겨냥해 맺는 겁니다. 한미 또는 한미일 군사동맹의 적은 어느 나라인가요? 조선인가요, 중국인가요? 둘 다인가요? 과거 미.소 냉전시대엔 한국이나 미국이나 반공을 앞세웠기에 조선이든 중국이든 러시아든 한미일 공동의 적이었습니다. 냉전이 끝난 뒤엔 달라졌잖아요. 미국은 세계 패권을 지키기 위해, 일본은 아시아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고 봉쇄하기 위해 계속 조선을 적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한국에게 조선은 평화와 통일의 상대이고 중국과 러시아는 경제번영을 위한 동반자가 됐거든요. 특히 한중 무역규모는 2009년부터 한미와 한일 무역액을 합친 것보다 커졌고, 한국은 무역흑자의 60-70%를 중국에서 얻기도 했습니다.

1960-70년대엔 한국이 경제력과 군사력 그리고 기술력 등에서 고래들에 둘러싸인 새우 같았습니다. 2020년대엔 경제력 세계 10위 안팎, 군사력 세계 6위 정도, 기술력과 문화력은 세계 최고 수준의 돌고래로 성장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평화와 통일 그리고 경제번영이라는 국익을 위한 자주 외교를 펴지 못하고, 미국에 굴종하고 일본에 아부하며 한미일 동맹에 종속적으로 매달려야 할까요? 국제관계에는 영원한 우방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으며 영원한 것은 국익 밖에 없는데 말이죠.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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