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여전히 휘날리는 성조기 > 사회, 문화

본문 바로가기
영문뉴스 보기
2024년 4월 16일
남북공동선언 관철하여 조국통일 이룩하자!
사이트 내 전체검색
뉴스  
사회, 문화

광화문에서 여전히 휘날리는 성조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편집실 작성일20-08-29 21:51 조회1,165회 댓글0건

본문

광화문에서 여전히 휘날리는 성조기


글: 김중산(객원논설위원)


사진은 필자


오늘자(28일) 경향신문에 실린 [정동칼럼] ‘미국, 바나나 공화국의 민낯’이란 제하의 칼럼이 눈길을 끈다. 강명구 뉴욕시립대 바루크칼리지 정치경제학 종신교수가 쓴 칼럼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잘못해오고 있는 탓에 요즘 미국에선 나라가 어쩌다 ‘바나나 공화국’으로 전락해 버렸느냐는 자조 섞인 비판이 넘친다고 한다. 남한의 촛불 민심이 항변한 “이게 나라냐”는 미국판 버전인 셈이다. 바나나 공화국(banana republic)은 단편 소설 ‘크리스마스 선물’‘마지막 잎새’ 등으로 유명한 오 헨리가 쓴 소설 [양배추와 왕]에서 처음 사용했는데 바나나 수출과 차관으로 유지되는 온두라스 같은 중남미의 소국을 풍자한 일종의 경멸적인 용어다.

강명구 교수의 칼럼 내용 중 내가 단연 주목한 부분은 칼럼 마지막 패러그래프다. 그대로 인용한다. “미국은 한국의 유일한 동맹국이다. 당연히 중요한 나라다. 하지만 미국의 동맹국은 50여 개에 달한다. 한국이 1/50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한국에서 미국을 보는 것과 같이 미국에도 한국이 그렇게 중요한 나라는 아니다. 코로나19로 드러난 민낯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전히 합리적인 패권국이다. 합리적 논리로 비판하고 반박하는 나라는 존중하지만 ‘무조건 추종하는 나라’는 오히려 하찮게 여긴다. 코로나19 와중에도 여전히 광화문에서 성조기를 휘날리며 시위를 했다길래 든 상념이다.”

한국은 미국을 동맹이라는 표현으로도 모자라 혈맹이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보이지만 미국은 그런 한국에 별 관심이 없다. 한반도 분단의 원흉일뿐 아니라 통일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미국을 원망하고 저주하기는커녕 도리어 그런 나라를 6.25전쟁 때 도와준 ‘은인의 나라’로 알고 시도 때도 없이 성조기를 흔들어 대는 멍청한 한국민을 미국 관리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불문가지다. 나는 코로나19로 드러난 민낯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전히 합리적인 패권국”이라는 강 교수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힘을 앞세워 약소국을 침탈하고 끊임없이 괴롭히는 제국주의적 패권국가의 속성상 ‘합리적’이란 수식어를 붙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합리적 논리로 비판하고 반박하는 나라는 존중하지만, ‘무조건 추종하는 나라’는 오히려 하찮게 여긴다”는 주장엔 전적으로 공감한다.

“북한은 밉지만 우리가 존경할 만한 적(our respectful foe)이다. 그러나 남한은 곱지만 우리가 경멸하는 동맹(our despicable ally)이다.” 언젠가 미 국무부 관리가 한 말이다. 초강대국인 미국의 무자비한 제재와 압박에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북한을 미국은 얄미워하면서도 내심 경외할 수밖에 없는 나라로 여기는 반면, 고분고분 미국 말 잘 듣고 무조건 따르는 굴종적인 남한은 고맙지만 그렇기에 동맹이면서도 ‘하찮게’ 여김을 당하는 것이다. 비굴한 모습을 보이면 보일수록 미국인들이 속으로 얼마나 한국민을 경멸할지 상상하면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거린다. 치명적인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와중에도 광적으로 미국을 하느님처럼 섬기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에 의해 광화문에서 여전히 휘날리는 성조기를 차마 맨정신으로 쳐다볼 수가 없다.

푸에블로호 피랍사건(1968.1.23)은 미국이, 아니 전 세계가 북한(북조선)을 새로이 인식하게된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미국이 두 척밖에 갖고 있지 않았던 세계 최첨단 첩보함 중 하나인 푸에블로호를 북한이 영해를 침범했다는 이유로 나포하자 미국은 막강한 제77기동함대를 원산만 앞바다에 배치시켜놓고 군사적 위협을 가하는 한편, 그 당시 미국과 밀월관계에 있었던 소련정부로 하여금 북한에 압력을 가해 함정과 선원을 송환토록 시도했지만 북한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미국은 소련뿐만 아니라, 미국과 우호관계에 있던 공산국가 유고슬라비아의 티토 대통령과 루마니아의 체아우셰스쿠 대통령을 평양까지 가게 해서 김일성 주석을 설득했지만 “영해 침범 사실을 시인만 하면 석방하겠다”는 단호한 말만 듣고 하릴없이 돌아갔다. 결국은 피랍 10개월 만에 미국이 북한 영해를 침범했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굴욕적인 각서에 서명하고야 석방되어 휴전선을 넘어왔다.

미국은 북한을 소련의 ‘괴뢰 국가’ 정도로 여기고 소련의 말 한마디면 간단히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북한은 눈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미국의 압력을 받은 소련이 모스크바 주재 북한대사를 외무성으로 호출했지만 북한대사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만약 거꾸로, 남한 영해를 침범한 소련 첩보함을 남한이 나포했다고 치자. 소련이 미국에 남한에 압력을 넣어 석방토록 요구했다면 남한이 어떻게 대응했을까. 미국이 워싱턴 주재 남한대사에게 국무부에 출두하라고 통보했는데 이유없이 나타나지 않는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이 북한을 “존경할 만한 적”이라고 높이 평가하는 이유를 알만 하지 않은가.

남한사람들은 그릇된 반공교육과 서구 언론의 허위 보도에 세뇌되어 마치 북한이 강대국 중국이나 러시아(구소련)의 괴뢰 국가인 줄 착각하고 있는데 천만에 말씀이다. 오히려 정반대다. 미국의 허락 없이는 자주적으로 아무것도 못하는 남한이야말로 미국의 꼭두각시 괴뢰다. 그런 줄도 모르고 북한을 ‘괴뢰’라고 부르며 성조기를 흔드는 한심한 사람들을 보면 어쩐지 가엽고 측은한 생각이 든다. (08/28/2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부고]노길남 박사
노길남 박사 추모관
조선문학예술
조선중앙TV
추천홈페이지
우리민족끼리
자주시보
사람일보
재미동포전국연합회
한겨레
경향신문
재도이췰란드동포협력회
재카나다동포연합
오마이뉴스
재중조선인총련합회
재오스트랄리아동포전국연합회
통일부


Copyright (c)1999-2024 MinJok-TongShin / E-mail : minjoktongshin@outl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