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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두 핵강국의 전투적 우의, 전진하는 반제공동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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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3-09-17 22:37 조회1,7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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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두 핵강국의 전투적 우의, 전진하는 반제공동투쟁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워스또츠느이 우주발사장에서 만난 두 정상

2. 악의 무리 징벌하는 반제공동투쟁에서 연대한다

3. 제국주의7국동맹에 맞서 싸우는 정의의 전쟁

4. 대통령의 두 눈을 번쩍 뜨이게 한 단독회담



1. 워스또츠느이 우주발사장에서 만난 두 정상




2023년 9월 13일 김정은 총비서는 로씨야 아무르주(Amur Oblast)에 있는 워스또츠느이 [보스토치니] 우주발사장(Vostochny Cosmodrome)에서 울라지미르 뿌찐(Vladimir V. Putin) 로씨야연방 대통령을 만나 조선-로씨야 정상회담(조로 정상회담)을 진행하였다.

조로 정상회담 하루 전인 9월 12일 밤, 전용기를 타고 워스또츠느이 우주발사장에 도착한 뿌찐 대통령은 다음날 김정은 총비서가 시찰할 우주발사장 현장에 나가 사전 점검을 하였다. 뿌찐 대통령의 그런 모습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김정은 총비서가 아닌 다른 나라 국가수반과 정상회담을 할 때도 뿌찐 대통령은 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밤늦게 회담 현장에 나가 몸소 점검하나?

뿌찐 대통령이 김정은 총비서와의 정상회담이 진행될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 워스또츠느이 우주발사장에 도착했을 때, 취재기자들의 질문이 빗발쳤다. 로씨야 언론보도에 의하면, 그날 현장에서 취재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뿌찐 대통령은 다음날 개최될 조로 정상회담에서 모든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기분이 좋아보였다”라고 한다. 뿌찐 대통령의 기분이 좋아보였다는 언론보도는 김정은 총비서와의 상봉과 회담을 앞둔 뿌찐 대통령의 심정이 어떠했는지를 말해준다.

이윽고 이튿날 뿌찐 대통령은 조로 정상회담이 진행될 장소에 먼저 나가 김정은 총비서를 기다렸다. 원래 뿌찐 대통령은 다른 나라 국가수반을 만나 회담할 때마다 회담장에 늦게 나오기로 국제사회에 소문이 자자하다. 이를테면, 2018년 당시 일본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만날 때는 2시간 30분 늦게 나타났고, 2014년 당시 도이췰란드 총리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을 만날 때는 4시간 15분 늦게 나타났고, 2018년 당시 미 제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를 만날 때는 1시간 늦게 나타났다. 또한 뿌찐 대통령은 2016년 박근혜를 만날 때는 1시간 45분 늦게 나타났고, 2019년 문재인을 만날 때는 2시간 늦게 나타났다. 누구나 직감하는 것처럼, 회담 개최를 약속한 시간을 어기고 회담 상대보다 늦게 회담장에 나타나는 ‘지각 행동’은 자신이 회담 상대보다 한 수 위에 있다는 우월감을 과시하는 회담 전술의 일환이다.

그런데 그런 전술에 능한 뿌찐 대통령은 김정은 총비서를 만날 때만은 예외적으로 정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2019년 4월 25일 로씨야 울라지보스또크(Vladivostok-블라디보스토크)에서 김정은 총비서와 정상회담을 했을 때도 먼저 회담장에 나가 기다리더니, 이번에도 약속 시간보다 30분 먼저 회담장에 나타나 김정은 총비서를 정중히 기다렸다.

김정은 총비서의 국제적 위상을 깎아내리기 위해 온갖 요설을 풀어대는 종미우익 언론보도만 듣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뜻밖의 일이겠지만, 위에 서술한 사실들을 보면 김정은 총비서는 정상회담을 할 때 ‘단골 지각생’ 뿌찐 대통령을 먼저 회담장에 나오게 할 만큼 높은 국제적 위상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드미뜨리 뻬스꼬브(Dmitry S. Peskov) 크레믈리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번 조로 정상회담 직후 로씨야 텔레비전방송 취재기자와 대담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이곳에 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양국 관계에서 매우 중대한 사변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총비서의 전용 열차 ‘태양호’는 2023년 9월 13일 수요일 오후 1시경 워스또츠니이 우주발사장 인근에 있는 역에 들어섰다. 4년 5개월 만에 다시 만난 김정은 총비서와 뿌찐 대통령은 무려 40초 동안 서로 맞잡은 두 손을 놓지 못하고 따뜻한 인사를 나누었다. 이와 관련하여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총비서가 뿌찐 대통령과 “반갑게 상봉하시고 정 깊은 인사를 나누시었다”라고 보도했다. 뿌찐 대통령은 “당신을 만나니 정말 반갑습니다. 이곳이 우리의 새로운 우주기지입니다. 당신께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여기까지 오시는 길이 어떠했습니까?”라고 인사했고, 김정은 총비서는 “바쁜 일정 중에도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뿌찐 대통령은 “특별히 올해는 조선의 국가 창립 75주년이고, 전승 70주년이고, 조선과 로씨야의 국교 수립 75주년을 맞은 뜻깊은 해”라고 말했다.

김정은 총비서와 뿌찐 대통령은 보스또츠느이 우주발사장을 약 1시간 동안 함께 참관하였다. 보스또츠느이 우주발사장은 400여 개의 각종 시설들이 집결된, 로씨야의 종합적 국력을 과시하는 국가전략거점이다. 보스또츠느이 우주발사장 부지면적은 전라남도 고흥군에 있는 나로 우주쎈터 부지면적보다 110배 이상 더 넓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로씨야 국방성 부상과 연방정부 부총리를 지낸 로씨야 국영회사 로스꼬스모스(Roscosmos)의 유리 보리쏘브(Yury I. Borisov) 총사장과 우주지상하부구조운영쎈터 니꼴라이 네스쩨추크(Nikolai Nestechuk) 소장의 안내를 받으며 로씨야의 긍지와 자부심이 어린 ‘쏘유즈(Soyuz)-2’, ‘안가라(Angara)’를 비롯한 최첨단 운반로켓의 기술적 특성과 조립 및 발사과정에 관한 해설을 들었으며, 우주발사장의 건설 및 운영실태, 로씨야가 우주 분야에서 창조한 성과와 경험, 발전 전망에 관한 해설을 들었다. 로씨야 언론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그들의 해설을 들으면서 운반로켓 연료의 특성, 운반로켓의 추진원리, 운반로켓의 분리위치 등에 관해 “많은 질문”을 하면서, 중요한 정보를 자신의 수첩에 적었다고 한다. 김정은 총비서가 니꼴라이 네스쩨추크 소장과 운반로켓에 관한 전문적인 담화를 나눌 때, 곁에서 듣고 있던 뿌찐 대통령은 김정은 총비서가 운반로켓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당신은 전문가입니다”라고 말했다.

2. 악의 무리 징벌하는 반제공동투쟁에서 연대한다

2023년 9월 13일 오후 2시 30분경 보스또츠니이 우주발사장 경내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김정은 총비서와 뿌찐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시작되었다. 조선 대표단과 로씨야 대표단이 각각 배석한 전원회담은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되었고, 김정은 총비서와 뿌찐 대통령의 단독회담은 30분 동안 진행되었으며, 만찬은 2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회담은 시종 동지적이고 건설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라고 한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이번 조로 정상회담은 한반도와 국제사회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며 정세를 급격히 전환시켰다. 전환의 파문이 얼마나 강력했던지, 백악관은 조로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일언일행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안절부절못했다.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과 기시다 종미우익 정권이 서울과 도꾜에서 각각 초조하고 불안한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돌이켜보면, 2023년 3월 2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뿌찐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 진행한 중로 정상회담은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는 했어도 파문을 일으키지는 않았는데, 이번 조로 정상회담은 미증유의 파문을 일으켰다. 조로 정상회담은 왜 그처럼 커다란 파문을 일으킨 것일까? 이 의문을 풀어야 조로 정상회담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이번 조로 정상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되었고,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도 열리지 않았고, 공동선언문이나 합의문도 발표되지 않았다. 김정은 총비서와 뿌찐 대통령은 구두 합의만 하였다. 이런 사정 때문에 김정은 총비서와 뿌찐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엇을 논의했고, 무엇을 합의했는지 외부에서 구체적으로 알 수 없으며, 종미우익 언론매체들이 이번 조로 정상회담과 관련하여 진절머리 나게 떠들어대는 억측과 왜곡만 난무하게 되었다.

하지만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총비서와 뿌찐 대통령은 조선과 로씨야가 정치 분야, 외교 분야, 군사 분야, 경제 분야, 과학기술 분야, 사회문화 분야 등에서 이전보다 더 긴밀하고, 더 폭넓게 서로 협력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합의한 것이 분명하다. 이와 관련하여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김정은 총비서와 뿌찐 대통령은 “강대한 국가건설의 전략적 목표들을 실현하기 위한 정치, 경제, 군사, 문화의 모든 방면에서 이룩되고 있는 괄목할 성과와 건설적인 협조 경험, 국가부흥과 두 나라 인민들의 복리를 위한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들을 나누시었다. 또한 인류의 자주성과 진보, 평화로운 삶을 침탈하려는 제국주의자들의 군사적 위협과 도발, 강권과 전횡을 짓부수기 위한 공동전선에서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전술적 협동을 더욱 긴밀하고 강력히 지지연대하면서 힘을 합쳐 국가의 주권과 발전이익,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 국제적 정의를 수호해나가는 데서 나서는 중대한 문제들과 당면한 협조 사항들을 허심탄회하게 토의하시었으며 만족한 합의와 견해일치를 보시였다.”

위의 인용문을 읽어보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제국주의자들의 군사적 위협과 도발, 강권과 전횡을 짓부수기 위한 공동전선에서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전술적 협동을 더욱 긴밀하고 강력히 지지연대”하는 문제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되고 합의되었다. 이것은 두 정상이 조선과 로씨야의 반제공동투쟁 과업을 논의하고 합의하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2) “국가의 주권과 발전이익,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 국제적 정의를 수호해나가는 데서 나서는 중대한 문제들과 당면한 협조 사항들”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되고 합의되었다. 이것은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전쟁에 조선과 로씨야가 공동으로 대처하는 문제를 논의하였고, 그와 관련된 구체적인 협조 사항들을 합의하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김정은 총비서와 뿌찐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들을 문서화하지 않고 구두로 결정한 것은 세상에 공개할 수 없는 매우 중대한 사안들을 구두로 합의하였음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조선과 로씨야가 반제공동투쟁 과업을 수행하는 문제, 그리고 우크라이나전쟁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문제는 세상에 공개할 수 없는 엄청나게 중대한 사안들이므로 문서화하지 않고 구두 합의로 결정된 것이 분명하다.

김정은 총비서는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지금 시점에서 조로관계를 우리 대외정책에서 제1순위로, 최중대시하고 발전시켜나가려는 것은 우리 정부의 확고한 립장”이라고 하면서 “로씨야가 제국주의 세력에 맞서 자기의 주권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정의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로씨야 정부와 각하께서 취하시는 모든 조치에 무조건적인 지지를 시종일관 표명해왔”으며 “앞으로도 언제나 반제자주전선에서 로씨야와 함께 있을 것임을 이 기회를 빌어 다시 확언”한다고 하였다.

김정은 총비서는 정상회담 직후 만찬 연설에서 “우리는 로씨야 군대와 인민이 패권과 팽창야망을 추구하는 악의 무리들을 징벌하고 안정적인 발전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정의의 전쟁에서 반드시 위대한 승리를 쟁취하리라고 확신합니다. 영웅적인 로씨야 군대와 인민이 승리의 전통을 빛나게 계승하여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전쟁을 뜻함-옮긴이)과 강국 건설이라는 두 개 전선에서 무한히 값진 영예와 성과를 성취할 것으로 확신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만찬 연설에서 언급한 “패권과 팽창야망을 추구하는 악의 무리”는 미 제국을 수괴로 하는 제국주의 세력을 뜻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 제국을 수괴로 하여 영국, 프랑스, 도이췰란드, 이딸리아, 캐나다, 일본이 이른바 7개 집단(Group of Seven, G7)이라는 명칭 아래 결합한 제국주의 7국 동맹이다. 미 제국, 영국, 프랑스, 도이췰란드, 이딸리아, 일본은 지난 시기 전 세계 곳곳에서 침략전쟁과 집단학살, 식민통치와 자원약탈을 잔혹하게 자행했던 특등 범죄 국가들이었고,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에는 미 제국을 수괴로 하는 제국주의 7국 동맹으로 변신해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에서 전쟁 위협과 무력 도발, 불법적인 강압과 지배를 끊임없이 자행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제국주의 7국 동맹을 징벌하기 위한 ‘정의의 싸움’에서 조선이 로씨야와 연대할 것임을 명백히 천명하였고, 뿌찐 대통령이 적극 찬동하였다는 사실이다. 반제공동투쟁을 지향한 강렬한 의지, 바로 이것이 9월 13일 조로 정상회담과 3월 21일 중로 정상회담을 비교할 때 드러나는 현격한 차이다. 시진핑 주석과 뿌찐 대통령이 만난 3월 21일 정상회담에서는 반제공동투쟁을 지향한 의지가 그닥 뚜렷이 천명되지 않았다. 그 회담에서 중국과 로씨야는 “유엔 안보리의 권한을 위임받지 않은 모든 형태의 독자 제재에 반대한다”라는 것, 그리고 “어떤 국가나 집단이 군사적, 정치적 기타 우위를 도모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합리적인 안보이익을 해치는 것에 반대한다”라는 것, 그리고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평화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노력한다”라는 로씨야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정도만 언급되었을 뿐이다. 그에 비해, 이번 조로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총비서와 뿌찐 대통령은 제국주의7국동맹을 징벌하기 위한 반제공동투쟁에서 연대할 의사를 천명하였다.

3. 제국주의 7국 동맹에 맞서 싸우는 정의의 전쟁

돌이켜보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1991년 12월 26일 소련이 해체된 이후 30년 동안 반제자주전선을 지키며 단독으로 미 제국에 맞서 싸워왔다. 지난 시기 중국과 로씨야가 반제자주노선에서 이탈하여 미 제국을 수괴로 하는 제국주의 7국 동맹과 어울리면서 ‘평화로운 발전’이니 ‘공동이익’이니 하는 허망한 소리를 운운하며 반제투쟁이 배제된 중립을 지키고 있었을 때, 오직 조선만이 변함없이 반제자주전선을 단독으로 지키며 미 제국을 수괴로 하는 제국주의7국동맹에 맞서 견결히 투쟁해왔다. 미 제국을 수괴로 하는 제국주의 7국 동맹에 맞서 단독으로 투쟁하는 조선이 핵무기를 개발하여 자기의 반제투쟁역량을 결정적으로 강화하였을 때, 반제자주노선에서 이탈해 투쟁이 배제된 중립을 지키던 중국과 로씨야는 조선에 부당한 제재를 가하는 제국주의 7국 동맹의 유엔안보리 결의에 찬성했었다.

그런데 그랬던 로씨야가 2022년 2월 24일 미 제국을 수괴로 하는 제국주의 7국 동맹에 맞서 싸우는 정의의 전쟁을 개시했다. 표피적 현상만 보면 우크라이나전쟁은 로씨야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본질을 보면 그 전쟁은 지난날 반제자주노선에서 이탈했던 로씨야가 반제자주전선에 복귀한 극적인 방향 전환에 의해 일어난 정의의 전쟁이다. 지금 로씨야가 맞서 싸우는 적은 젤린스끼 종미우익 정권이 아니라 그 정권을 앞잡이로 내세워 로씨야에 대한 무력침공야욕을 대리 충족시키는, 미 제국을 수괴로 하는 제국주의 7국 동맹이다.

로씨야는 우크라이나전쟁에서 반제자주전선에 복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지를 체험하며 피의 교훈을 얻었다. 그런 체험과 교훈을 문서화한 것이 2023년 3월 31일 로씨야 외무성이 발표한 ‘로씨야연방의 대외정책 개념’이라는 제목의 정책문서다. 이 장문의 정책문서는 뿌찐 대통령 명령 제229호에 의해 승인되었다. 로씨야 외무성은 이 정책문서에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기술하였다. 이 정책문서에 기술된 새로운 국가전략 중에서 주목되는 것은 “세계적 범위에서 미국과 비우호 국가들의 지배 흔적을 제거하고, 신식민주의적 야망 또는 패권적 야망(neo-colonial or hegemonic ambitions)을 배격하는 조건을 마련하는 것”을 로씨야 대외정책 기조의 일환으로 제시한 것이다. 또한 이 정책문서에는 “국내 정치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을 노리거나, 위헌적인 정권 교체 또는 국가의 영토적 통합성에 대한 저해를 노리는, 주권국가에 대한 내정간섭을 반대하는 정치적, 외교적 조치를 취한다”라고 명시되었고, “몇몇 나라들과 국제기구들이 군사 영역에서 세계 지배를 추구하려는 시도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폭넓은 협력을 확립한다”라고 명시되었다.

위에 인용한 내용을 보면, 정의의 전쟁을 방향 전환의 계기로 삼은 로씨야가 미 제국을 수괴로 하는 제국주의 7국 동맹과 어울리던 과거를 청산하고, 반제자주전선에 복귀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난 30년 동안 ‘고립’이니 ‘폐쇄’니 하는 모욕과 비난을 들으면서도 반제자주전선을 지키며 단독으로 투쟁해온 조선은 로씨야가 반제자주전선에 복귀한 것이 눈물겹도록 고마왔을 것이다. 그래서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뿌찐 대통령에게 미 제국을 수괴로 하는 제국주의 7국 동맹에 맞서 정의의 전쟁을 벌이는 로씨야에 대한 전적인 지지와 두 나라의 전략전술적 협동을 거듭 언급했던 것이다. 로씨야에 대한 전적인 지지와 반제공동투쟁에 관한 조선의 견결한 의지는 2023년 8월 24일 강순남 국방상이 발표한 담화에 다음과 같이 서술되었다.

“우리는 국가의 주권적 권리를 수호하고 국제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로씨야 인민의 정의의 위업에 다시 한번 전적인 지지와 연대성을 보내며 공동의 원쑤를 반대하는 정의의 싸움에서 로씨야와의 전투적 우의와 단결을 백배해나갈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김정은 총비서와 뿌찐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손을 굳게 잡은 것은 두 핵강국이 진보적 인류의 공동의 적인 제국주의 7국 동맹에 반대하는 반제공동투쟁에 연대하기로 합의하였음을 보여주는 실로 극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김정은 총비서와 뿌찐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세계 정치사에 안겨준 거대한 의의가 바로 거기에 있다.

2019년 4월 25일 울라지보스토크에서 진행되었던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의 민족적 양식으로 특별히 제작된 장검을 뿌찐 대통령에게 선물로 증정하면서, “이 장검은 절대적인 힘을 상징합니다. 당신을 지지하는 나와 우리 인민의 뜻이 여기에 담겼습니다”라고 말했다. 뿌찐 대통령은 김정은 총비서에게 지난날 로씨야 기병들이 사용했던 칼 사브르(sabre)와 로씨야 전통 양식으로 제작된 다기 일습을 선물로 증정했다.

그런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선물교환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김정은 총비서와 뿌찐 대통령은 마치 서로 약속한 것처럼, 김정은 총비서도 뿌찐 대통령에게 총을 선물했고, 뿌찐 대통령도 김정은 총비서에게 총을 선물했다. 로씨야 언론보도에 의하면, 뿌진 대통령은 로씨야에서 제작된 고품격 총을 김정은 총비서에게 선물로 증정했고, 김정은 총비서도 조선에서 제작된 특별한 총을 뿌찐 대통령에게 선물로 증정했다고 한다. 김정은 총비서와 뿌찐 대통령에게 있어서 총은 정의의 전쟁을 표상하는 상징물이다. 김정은 총비서와 뿌찐 대통령이 선물로 교환한 총에는 반제공동투쟁에 나선 두 핵강국의 전투적 우의가 담겼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로씨야는 조선의 전적인 지지와 전략전술적 협동에 힘입어 정의의 전쟁을 머지않아 승리로 결속하고 미 제국을 수괴로 하는 제국주의 7국 동맹의 침공야욕을 파탄시킴으로써 유럽지역 반제자주전선을 굳건히 수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4. 대통령의 두 눈을 번쩍 뜨이게 한 단독회담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총비서와 뿌찐 대통령의 단독회담이다. 양측 대표단이 배석한 전원회담에서 논의하기 힘든,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를 비공개로 논의하는 자리가 바로 단독회담이다. 그러므로 이번 정상회담 일정 중에서 김정은 총비서와 뿌찐 대통령의 단독회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9년 4월 25일 김정은 총비서와 뿌찐 대통령의 단독회담은 약 50분 동안 진행되었는데, 이번 단독회담은 약 30분 동안 진행되었다. 이번에 단독회담이 30분 동안 진행되었지만, 통역시간을 감안하면 실제 회담시간은 약 15분밖에 되지 않는다. 15분은 여러 가지 복잡하고 중대한 문제를 논하기에 너무 짧은 시간이다. 따라서 이번 단독회담에서는 어느 한 가지 중대한 문제만 거론된 것으로 보인다. 단독회담에서 거론된 가장 중대한, 한 가지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로씨야 언론보도에 의하면, 드미뜨리 뻬스꼬브 크레믈리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번 정상회담 직후 취재기자들에게 “양국 정상은 조선반도 상황에 대해 논의했고, 세계 및 역내 정세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설명했고 뿌찐 대통령은 매우 흥미롭게 청취했다“고 말했다. 매우 흥미롭게 청취했다는 말은 정상회담의 심중한 분위기에는 어울리지 않은 어색한 표현이므로, 매우 진지하게 청취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김정은 총비서와 뿌찐 대통령의 단독회담은 통역 시간을 감안하면 약 15분 동안 진행되었으므로, 그 짧은 시간에 김정은 총비서가 한반도 정세, 동북아시아 정세, 국제 정세를 두루 해설하지는 않은 것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드미뜨리 뻬스꼬브 크레믈리 대통령궁 대변인의 말은, 김정은 총비서가 전원회담에서 한반도 정세, 동북아시아 정세, 국제 정세를 두루 설명했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김정은 총비서는 단독회담에서 약 15분 동안 뿌찐 대통령에게 한반도 정세에 관해 해설하고, 뿌찐 대통령은 그 해설을 매우 진지하게 청취한 것으로 생각된다.

단독회담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한반도 정세 해설을 매우 진지하게 청취한 뿌찐 대통령은 그처럼 중요한 정세 인식을 자기 혼자만 알고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뿌찐 대통령은 2023년 9월 15일 로씨야 남부의 휴양도시 쏘치(Sochi)에서 알렉싼드르 루까쉔꼬(Alexandr G. Lukashenko) 벨라루씨 대통령을 만났을 때 자신이 “얼마 전 조선 지도자(김정은 총비서를 지칭함-옮긴이)와 (정상)회담을 했는데, 지역 정세에 관한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당신에게 알려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뿌찐 대통령이 언급한 지역 정세는 김정은 총비서가 단독회담에서 해설한 한반도 정세를 의미한다. 뿌찐 대통령은 김정은 총비서의 한반도 정세 해설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자신과 손잡고 제국주의 7국 동맹에 맞서 함께 싸우는 루까쉔꼬 대통령에게 그것을 전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뿌찐 대통령으로부터 김정은 총비서의 한반도 정세 해설을 전해들은 루까쉔꼬 대통령은 조선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뿌찐 대통령에게 “로씨야, 벨라루씨, 조선 세 나라가 협력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조선과 로씨야의 반제공동투쟁에 벨라루씨도 합류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사 표명이다.

무척 궁금해진다. 뿌찐 대통령과 루까쉔꼬 대통령의 두 눈을 번쩍 뜨이게 한 김정은 총비서의 한반도 정세 해설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을까? 그것은 2023년 8월 말 한미연합군의 전례 없는 대규모 북침 전쟁연습(‘을지 자유의 방패’라는 해괴한 명칭의 연합전투훈련)에 의해 고조된 대결상황에 관한 해설, 그리고 그런 대결상황이 극도로 격화되면 조선인민군이 불각시 전술핵 타격으로 72시간 만에 “적들을 무자비하게 괴멸시키고 남반부 전 령토를 평정하려는 정의의 전쟁”에 관한 해설이었던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의 ‘남반부 평정 계획’에 관해서는 2023년 9월 11일 자주시보에 실린, ‘03분 전술핵타격으로 시작되는 ’남반부 평정 계획‘‘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자세히 논했으므로 재론하지 않는다.

단독회담에서 뿌찐 대통령은 미 제국과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을 제압하고, 제국주의 7국 동맹의 무력 개입을 차단하고 “남반부를 평정하려는 정의의 전쟁”에 관한 김정은 총비서의 확신 넘치는 해설을 묵묵히 듣고만 있었을까? 두 정상이 정의의 전쟁을 상징하는 총을 선물로 교환하면서 반제공동투쟁에서 연대하기로 합의한 회담 분위기를 생각하면, 단독회담에서 뿌찐 대통령은 조선이 “남반부를 평정하는 정의의 전쟁”에 나서면, 우크라이나를 평정하기 위한 로씨야의 정의의 전쟁을 조선이 전적으로 지지해주고 지원해준 것처럼, 로씨야도 “남반부를 평정하는 조선의 정의의 전쟁”을 전적으로 지지해주고 반제공동투쟁에 연대하겠다고 화답하지 않았을까?

조선과 로씨야의 반제공동투쟁은 미래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2023년 9월 13일 로씨야 따스통신 보도에 의하면, 드미뜨리 뻬스꼬브 크레믈리 대통령궁 대변인은 “로씨야는 공개하거나 발표하면 안 되는 민감한 분야에서 조선과 협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로씨야TV와의 대담에서도 “모든 군사 교류와 안보 분야의 가장 시급한 문제에 관한 의견교환 등 민감한 분야에서 (조선과 로씨야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제공동투쟁의 기치를 치켜든 두 핵강국의 전투적 우의는 진보적 인류에게 승리의 신심을 안겨주었고, 제국주의 7국 동맹에는 불안과 공포를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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