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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미국 탓’만 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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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실 작성일20-06-16 23:47 조회1,9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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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미국 탓’만 할 텐가


글: 김중산(민족통신 객원논설위원)


사진은 필자


2018년 9월19일 문재인 대통령은 환호하는 15만 평양 시민 앞에서 상기된 표정으로 감동적인 연설을 했다. “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을 확인했습니다.(중략). 우리 민족은 함께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5천 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습니다. 김 위원장과 나는 북과 남 8천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판문점과 평양에서 만난 남북 정상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 그리고 통일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철석같이 다짐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어언 2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그새 문 대통령은 평양에서 확인한 민족자주의 원칙을 얼마나 잘 지키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자주적으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혹시 미국의 눈치를 지나치게 살피느라 좌고우면 하다가 끝내 아무것도 못하고 허송세월 하지는 않았는가. 불행히도 그랬다.


그런 남측에 낙담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지난 13일 담화에서 폭파를 예고한 지 사흘 만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요란한 폭음과 함께 연기 속으로 사라졌다. 전 주영 북한 공사였던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폭파까지는 힘들 것”이라고 말한 바로 다음 날 마치 그의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폭파했다. 북한지도부는 결코 빈말을 하지 않는다. 한다면 하는 사람들이다.


폭파 전 로동신문은 대북전단 살포가 한미연합훈련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최고 존엄’에 대한 중상 모해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공화국에 대한 가장 악랄한 도전, 선전포고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남한에 전단 살포 중단을 여러 차례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남측은 마이동풍이었다. 도대체 뭘 믿고 그랬을까.


언필칭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국지전이라도 발생해 생명과 재산을 잃게 된다면 그땐 어쩔 텐가. 국민의 안전을 희생해가면서까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하는가. 나는 어떤 이유로도 표현의 자유가 국민의 안녕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단호한 응징을 예고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가 있은 후에야 통일부는 허겁지겁 대북전단 살포 방지법을 만든다느니 전단 살포를 주도하는 탈북민 단체를 고발하는 등 법석을 떨고 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부질없는 짓이다.


북은 참을 만큼 참았고, 참을 성 있게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하지만 참는 데도 한계가 있고, 기약 없는 기다림은 사람을 지치고 짜증나게 한다. 이유가 뭐든 남측은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안 중 단 한가지도 이행한 것이 없다. 이제나 저제나 인내하며 남측의 반응을 기다려 온 북측은 더 이상 기다리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거친 표현의 담화와 함께 마침내 응징에 나선 것이다.


옥류관 주방장까지 나서 문 대통령을 향해 “국수 처먹을 땐 그 무슨 큰 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 돌아가서는 지금까지 전혀 한 일이 없다”라며 힐난한 것과 관련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문 대통령이 이런 수모를 당하는 것은 미국 때문”이라며 ‘미국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정 전 장관은 “지금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해서 우리 정부가 북한에 이런 모욕 수모를 당하고 있는데 이렇게 만든 것은 사실 미국”이라면서 “미국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사사건건 제동을 거는 바람에 북측과 될 일도 안 된 결과, 북한이 대통령에게 막말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의 말에 힘없는 약소국가의 비애가 속절없이 묻어난다. 그게 우리의 운명이지만 그럴수록 힘없는 나라의 지도자는 모름지기 목숨을 걸고서라도 민족 자존감을 스스로 지켜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럴 용기와 배짱이 없으면 자신은 물론 국가가 불행해진다. 새삼 미국 책임론을 제기할 것도 없다. 한반도를 임의로 분단하고 우리 민족에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준 원죄를 통일로 갚는 대신, 분할 통치(divide & rule)를 통한 영구 분단을 정책 목표로 삼고 있는 미국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일일이 발목을 잡는 건 당연한 이치다. 이제껏 그래왔듯 미국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남북이 가까워지는 것을 막으려 들 것이고 하나가 되려는 남북 지도자들의 노력이 끝내 실패하도록 끊임없이 획책할 것이다. 문 대통령이 그런 미국의 음흉한 속내를 모를 리 없다. 언제 우리가 미국의 축복속에 남북 관계 진전을 이룰 것을 기대했던가.


지금까지 문 대통령은 미국과 반공을 금과옥조로 삼는 국내 토착왜구 분단 기득권 세력에 휘둘려 남북 정상 간 합의 사항을 하나도 이행하지 못했다. 앞으로 채 2년도 안 남은 임기 내에 문 대통령은 외세를 배제하고 남과 북이 민족자주의 원칙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세심하게 살피고 과감하게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06/16/2020) 김중산(민족통신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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