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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향한 역사흐름 못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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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3-09-09 00:00 조회1,2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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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연구 반평생 강만길 상지대 총장

역사가 정말 바뀝니까? 이 우문에 노학자는 이렇게 답했다. "세상에 아무것도 믿을 것이없다 해도, 역사가 변한다는 사실만은 믿어도 좋다" 그는 지난 6월 "역사는 변하고 만다"(당대)라는 책에 실린 "늙은 역사학자의 고백"에서 그랬다.

강만길(70) 상지대 총장이다. 다시 물었다. 진정, 반복되는 역사는 없는 것인지요? 열강들의 위세가 조선말기와 다를바 없고,보수·진보의 다툼이 해방정국처럼 난세에 가깝지않은 가 말입니다. 이번에도 그는 책으로 답했다.

12년전에 펴냈던 책에다 후속연구 2편을 보태 "조선민족혁명당과 통일전선"(역사비평)의 증보판을 최근냈다. 선문답같지만, 강만길다운 화법. 그 책은 일제 강점시기의 민족해방운동에서 국내의 좌·우익의 합작운동을 중심에 놓고 서술한 첫 독립운동사였다.

그가 근대사에서 김원봉(좌익),김규식(우익)이라는 인물에 애착을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역사공부의 반을 쏟은 이 화두에 직접 답을 듣고 싶어 지난 29일 오후 강원도 원주 상지대 총장실의 문을 두드렸다.

―반세기도 넘은 좌우합작을 다시 환기시키는 뜻이 무엇인지요.

“독립운동사에서 남쪽은 좌익의 것을 인정하지 않았고, 북쪽은 우익의 것을 내버렸어요. 하지만 좌우가 함께 벌인 중요한 독립운동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과 북은 역사를 소급해서 독립운동까지도 분단시켜버렸어요. 우리에게는 좌우 진영간에 화해와 협력의 전통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을 되살리는 것이 중요하지요.”

그는 “임시정부에서 좌우 진영이 그렸던 해방 후 국가의 성격이나 방향도 큰 차이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우익은 극우(이승만)가, 좌익은 극좌(김일성)가 주도권을 잡으면서, 또한 미국과 소련의 한반도 점령전략이 결부되면서 서로 다른 길을 갔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남·남갈등’은 더 격화되는 양상인데.

“전쟁을 통해 통일할 수 없다는 것은 한국전쟁에서 경험했어요. 흡수 방식이 옳지 않다는 것도 독일의 예가 있습니다. 결국 ‘협상통일’이어야 합니다. 지금 시끌시끌한 것은 북한을 적으로 보느냐 아니냐에 따라 갈리기 때문인데, 북을 적으로 본다면 협상통일이 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는 대북송금 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8·15 기념행사, 유니버시아드에서 벌어진 사건들이 화제에 오르자 단호하게 “역사발전에 대한 거부”라며 말을 막았다. 그는 일련의 사건에 등장한 우익단체들을 ‘보수’라는 단어 대신에 ‘반북세력’이라고 지칭했다. 이념적 보수와는 또 다른, “남북화합이 되면 분명히 설 땅을 잃어버릴, 분단이익을 누려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란다. 협상통일을 진척시킬수록 그들의 위기감은 고조될 것이고, “현단계는 그것을 가장 극렬하게 드러내는 시기”라고 답했다. 결국 평화통일을 향한 “역사의 흐름은 바꾸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었다.

강총장은 “너무 낙관하는게 아니냐”고 묻자, 도리어 “역사를 하는 이점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역사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보면 세상을 길게, 그리고 낙관적으로 보게 된다. 반역사적인 행위가 강해지면 그 세력은 몰락 직전에 있는 것이다. 큰 역사의 전환이 그랬고, 가깝게는 박정희정권이 그랬다”고 말했다.

강총장은 지난주 평양을 다녀왔다. 벌써 다섯번째 걸음이다. 이번에는 남북 역사학자들이 모여 김일성 종합대학에서 ‘국호(國號) 영문표기에 관한 남북 학술토론회’를 열었다. 강총장은 “영문표기가 ‘Corea였다가 일제 식민지 시기에 이르러 ‘Korea’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자료로 확인했지만, 당장 바꾸는 것은 비용문제부터 쉬운 일이 아니라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다시 한 나라가 됐을 때는 바꿔볼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수확은 상시적으로 역사연구 성과를 교류할 수 있는 ‘남북학술교류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이다. 강총장은 “구체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달 말에 다시 금강산에서 실무협의를 갖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로의 역사의식, 방법론이 다르지만 통일이 되기 전이라도 남북 공통의 교과서를 만들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국어교과서부터 여건이 되면 국사교과서까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으냐”고 했다. 그게 숱한 견제와 비판의 경계를 넘어온 통일론자의 ‘마지막 업’인 것 같았다.

오승훈기자 oshun@munhwa.co.kr

[출처:국민일보 03/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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