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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과 이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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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실 작성일20-08-08 00:20 조회2,7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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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과 이인영


글: 김중산(객원논설위원)


사진은 필자



1998년 6월과 10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2차례에 걸쳐 1,001마리 소떼를 몰고 판문점을 넘어간다. 1998년 6월 16일 정 명예회장은 미국 뉴스 전문 채널인 CNN이 전 세계에 생중계하는 가운데 1차분 소떼 500마리를 트럭에 싣고 판문점을 넘어 방북했다. 이어 같은 해 10월 27일 2차분 소 501마리를 이끌고 역시 판문점을 지나 방북했다. 정 명예회장이 왜 1,000마리 소에 구태여 1마리를 더 보태 1,001마리를 보냈는 지는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그가 소떼를 몰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방북하는 기상천외한 발상을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내 좁은 소견머리로는 그저 상상을 초월할 뿐이다.


정 명예회장의 이른바 ‘소떼 방북사건’은 남북 화해의 물꼬를 튼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감히 계량할 수 없을 정도의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그 결과 같은 해 11월 금강산 관광이 시작됐고, 사건이 있은 지 정확히 2년 만인 2000년 6월 분단 이후 최초의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평양에서 개최됐는가 하면 이어 8월엔 남북 경제공동체인 개성공단 건립에 합의한다. 이처럼 역사는 몇몇 담대한 극소수 ‘꿈꾸는 자’에 의해 발전한다.


이인영 신임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청문회를 전후해 밝힌 ‘북한 대동강 술과 우리 쌀 물물교환’ 형태의 교역 계획이 어쩌면 조기에 실현될 수 있을 것 같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남한의 대북 민간 사업 단체인 남북경총통일농사협동조합이 최근 개성 고려인삼술 등 북한 술을 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통일부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이번에 계약한 35종의 북한 술 1만병을 남포에서 중국 다롄을 거쳐 인천으로 반입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대북 제재 위반을 피하기 위해 1억 5,000만 원어치에 달하는 술값은 ‘벌크 캐쉬’(대량 현금)가 아닌 설탕 167톤을 현물로 건넬 것이라 한다. 설탕 대신 쌀은 왜 안 되는지 아쉬움이 크지만 아무튼 통일부가 승인해 교역이 이뤄지면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인한 5.24조치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 물품이 교역 형태로 남한에 들어오게 된다.


북한 관광 재개에 대한 이 장관의 의지 또한 강하다. 그에 발맞춰 남한 민간 기업이 평양 김일성 광장을 포함한 금강산과 묘향산 방문 등 대북 관광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기업이 남북 물물교환 방식의 교역이나 개별 관광 사업을 하다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렇다고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 순 없다. 남북 관계 개선에 남달리 강한 의지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이 장관이라면 제재 위반 논란이 있더라도 좌고우면하지 말고 자신이 구상하는 대로 밀고 나가야 한다. 지난 국회선진화법 파동 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서 ‘정치인 이인영’이 보여준 리더십이라면 못 해낼 것도 없다.


실제로 이 장관은 5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을 비공개로 만나 금강산 관광 재개와 남북 철도연결사업 등 기존 사업과 새로 추진할 남북협력사업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인도적 교류사업은 즉각 추진하겠다며 이를 미국 정부에 설득해 달라고 이 본부장에게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이 본부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워킹그룹’의 한국 측 수석대표이기도 하다. 나는 그가 한국보다 미국의 이익을 더 중시하는 이른바 동맹파가 아니길 바란다.


한미워킹그룹은 남북 협력사업이 대북 제재에 저촉되는지 한미 양국이 협의하는 기구다. 문정인 특보가 개탄했듯 말이 좋아 ‘협의’ 기구이지 실제로는 남북 관계 개선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등 내정간섭을 일삼는 기구로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미국 뜻을 따르다 보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 그룹 해체 요구가 빗발 치는 이유다. 사실 대북 식량지원과 관광은 미국과 유엔 안보리 제재와 관계가 없다. 그럼에도 못 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미국 눈치 살피고 국내 수구 보수세력을 지나치게 의식하기 때문이다. 잘못 되면 조상 탓 하듯 미국 탓만 해선 안 된다. 잘못은 자주적이지 못한 문재인 정부에 있음을 부끄러워 해야 한다.


22년 전 정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해 분단을 뛰어 넘어 남북 화해의 역사적 전기를 마련했듯 이 장관이 남북 협력사업 추진에 더해, 본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속아서 남쪽으로 와 가족을 그리며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는 류경식당 종업원 12명과 평양시민 김련희씨를 앞세우고 정 명예회장처럼 판문점을 넘어 간다면, 과연 남북 관계가 어떻게 전환될지 상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이 장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다. (08/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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