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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장의 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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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2-03-13 00:00 조회1,2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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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장의 웃지못할 인권침해

민병호 기자 minbulhan@hanmail.net

지난 3월 1일에는 "제44회 사법시험 및 제16회 군법무관임용시험 제1차시험"이 전국 주요도시에서 동시에 치러졌다. 최근에 높아진 사법시험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많은 수험생들이 응시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사법시험을 관장하는 부서가 행정자치부에서 법무부로 이전되면서 문제 형식이 바뀌기로 예정되어 있어서 수험생이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사법시험 1차 시험은 오전, 오후로 나눠서 각각 140분씩 치러졌다.

그런데 오전 시험을 치르는 도중 믿기 어려운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2시간 20분이라는 긴 시험시간도중 용변을 참지 못한 한 남자 수험생이 시험 감독관에게 도움을 청하자 시험감독관은 규정상 절대 교실 밖으로는 나갈 수 없다며, 정 급하면 안에서 해결하라고 했다. 잠시 후 시험감독관중 한 명이 그 수험생에게 비닐봉투를 내밀었다.

"후두둑~후두두둑."

얼마 후 교실 뒤편에서는 비닐봉투에 용변 채워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 후 또다른 한 명의 남자 수험생도 같은 식으로 용변을 해결했다. 같은 교실에는 물론 여자수험생도 다수 있었다. 이 웃지 못할 해프닝을 보면서 나는 말로만 듣던 공무원들의 행정편의주의를 직접 체험하게 되었다. 시험을 마치고 확인한 결과 전국의 시험장에서 똑같은 조치가 취해졌다고 한다.

그날 하루를 위해 수년간 쏟아온 노력이 아까워서 체면이고 뭐고 다 접어두고 비닐봉투에 용변을 본 남자 수험생들은 차치하더라도 같은 교실에서 시험을 치렀던 여자 수험생들이 느꼈을 수치심은 남자인 나로선 가늠하기조차 힘든 일이다.

교실 밖으로 절대 나가지 못하게 엄포를 해놓고 그 대안으로 비닐봉투를 내놓은 것은 또 얼마나 남성중심적인 사고인가? 이번 사법시험에 응시한 수천명의 여학생중에서도 남학생들 만큼이나 용변을 견디기 힘들어한 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2시간 20분의 시간은 얼마나 긴 고통의 시간이었겠으며, 시험감독관이 내놓은 비닐봉지는 또 얼마나 모욕적이고 황당한 대안이었을까?

남자, 여자가 따로 시험을 치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용변이 급하면 감독관의 동행하에 화장실을 다녀왔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20, 30대의 성인남녀가 같은 교실에서 시험을 치르는데 부정행위 방지라는 미명하에 교실에서 용변을 보게 했다는 사실은 가히 세계적 토픽감이 아닐 수 없다.

혹자는 설마 여자 수험생이 용변문제로 도움을 청했더라도 비닐봉투를 내놓았겠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법무부가 애초부터 여자 수험생들을 배려할 생각이 없었다는 것은 내가 시험을 치른 교실의 감독관 3명이 모두 남자였다는 사실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만일 그런 배려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당연히 여자화장실에 동행할 여자 감독관이 한명쯤 배치됐어야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험을 치르기 전에 자신을 ○○부 사무관이라고 소개한 감독관은 "대한민국 최고의 시험을 치르는 사람들의 자부심"을 걸고 일체의 부정행위가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시험장에서 벌어진 이 미개적인 해프닝에 인권침해의 혐의를 두는 건 과도한 생각일까?

[출처; 오마이 뉴스 20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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