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청소년, 서울서 반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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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3-10-04 00:00 조회1,49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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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요"
[현장] 부안지역 700여명 학생 상경해 평화행진
이민숙 기자
고사리 어린 손들이 "핵 없는 세상"이라고 적힌 노란 풍선을 파란 가을 하늘을 향해 날려 보냈다. 29일 서울 종묘공원 안에는 노란색 두건을 목에 두르고 노란색 옷을 입은 부안지역 학생 700여명이 모여 "바람은 사랑, 핵은 죽음"이라고 적힌 노란색 현수막을 들었다.

전북 부안에서 올라온 학생들은 오후 1시경 서울 한강 여의도 고수부지(여의나루역)에 모여 푸른 한강물에 노란 종이배를 띄었다. 자기들이 하나하나 만들어가며 직접 적은 소원을 적은 배를 한강에 띄었다.
학생들은 한강 잔디밭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고 종묘로 이동해 "핵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요"라는 주제로 문화 한마당을 열었다.
오후 2시 30분, 종묘 주위에는 부안학생들이 바라는 소망이 적힌 현수막들로 가득찼다.
"바람은 사랑 핵은 죽음"
"아름다운 세상,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유산입니다"
학생들은 부지 선정 과정과 그 결과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그려 꽁트를 만들었다.
거안 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이홍소윤(마음에 드는 학교)학생은 "바람과 태양열로 전기를 만드는 것을 배웠다"며 "어른들은 우리에게 그렇게 가르치면서 무시무시한 핵을 사용한다"고 꼬집으며 "자연은 어른들만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임세현(벽제 중학교 1학년)학생도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에겐 핵이 필요없다"며 "우리들의 땀과 노력으로 소중한 성과를 만들자"며 부안지역 학생들을 격려했다.
"내가 사는 고향은 꽃피는 부안, 산들 바다 어우러진 살기 좋은 땅.
울긋불긋 꽃 대궐 자리인 부안, 부안에서 사는 것이 행복합니다."
부안학생들의 소원이 노랫말이 되어 서울 하늘을 맴돈다.

< 이 땅의 부모님들께 >
아버지, 유난히 비가 많아서 농부님들의 마음을 아려오던 여름이 지나고, 이제 쓸쓸한 가을이 왔습니다.
태풍과 비를 맞으면서도, 정부에게 뒤통수를 맞으면서도 피곤해진 몸을 이끌고 빈핵민주광자에 모여 반핵을 외쳤던 부안군민들의 투쟁은 두달이 넘어갔습니다.
부안의 청소년들은 한달이 넘는 시간을 학교가기를 거부했습니다.
....
아버지, "핵은 죽음이다"라고 말했던 어린 아이들의 눈동자를 자세히 살펴보세요.
그 안 어디쯤에는 옛날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었던 체르노빌 사고가 있고, 원자폭탄의 버섯구름이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의 아니 세계의 수많은 반핵 싸움이 있을 것이고, 그 피눈물이 그 아이의 눈 언저리에 비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미래에 올 아이들이 한번도 쓰지 못했던 전기를 만들었던 핵폐기물 독극물을 껴안고 조상님의 영정을 향해 흘리는 눈물이 있을 것입니다.
수만년이 넘는 시간동안 우리에게 고통을 안겨줄 핵폐기장은 상처 받은 영혼들로 장식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한숨쉬며 부르는 이름들엔 부모니과 저희의 이름도 끼어 있을지 모릅니다.
어머니, 희망은 있습니다.
더운 여름에 우리를 소리없이 축복하던 바람과 언제나 아낌없이 우리를 비추던 핵살들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우리가 한때 미래의 에너지라고 생각했던 원자력 에너지의 수만배나 되는 에너지를 뿜어 주던 태양열, 아무런 쓰레기도 남지 않은 깨끗한 에너지인 우리 주위에 끝이 없어 주어져 있습니다.
부모님, 부모님의 선택이 저희의 미래를 뺏어 갈 수도 있도 있고, 잘 가꾸어 돌려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부모님의 사랑입니다. 우리 주위에 있는 깨끗한 에너지를 앞으로 쓰기로 약속하고, 핵없는 세상을 선포하며 만세 부를 그 날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9ㆍ29 핵없는 세상을 위한 부안지역 어린이 청소년 서울 평화행진단
이민숙기자
[출처; 민중의 소리 9-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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