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급박했던 5일 서명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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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j 작성일03-11-26 00:00 조회1,42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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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일 단식 지율스님 생명 위험하다”
“지율스님을 살립시다. 단식 45일 넘으면 생명이 위험합니다. 우선 사람 목숨부터 살려놓고 봅시다. 정토행자 여러분! 모든 것을 뒤로 하고 5일 안으로 도룡농 소송인단 10만명 참가자 서명을 받아주십시오.” 12일 아침 정토회 홈페이지에 지도법사 법륜 스님의 다급한 호소가 떴다. 그로부터 5일 뒤 17만5417명의 소송인단이 확보됐고, 소송인단은 천성산의 뭇 생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내놨던 지율 스님의 생명을 되살렸다.

긴박한 5일간이었다. 법륜 스님이 12일 새벽 부산시청 앞에서 40일째 단식중인 지율 스님을 만나 단식 중단을 설득할 때만 해도 스님은 막무가내였다. “제가 죽어서 뭇 생명이 삶의 터전을 잃지 않는다면, 그동안 제가 세상에게서 입은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는 것이 되겠지요. 저의 단식은 그 동안 제가 수행한다고 세상을 외면하고 살았던 과보라 생각합니다.”
눈앞이 깜깜했다. 의학계에선 단식 45일을 넘기면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뇌세포나 다른 장기들이 영양부족으로 죽어간다고 설명한다. 경찰도 45일째인 17일 지율 스님을 입원시켜 강제로 영양제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때 법륜 스님의 머리 속에 섬광처럼 스치는 게 있었다. 지율 스님은 천성산에 사는 도룡뇽을 대신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소송인이 10만명을 넘으면 단식을 멈추고 다른 방법으로 천성산 살리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때까지 서명인은 수천명에 그쳤다.
편지를 날린 뒤 법륜 스님은 불교환경연대 대표인 수경 스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수경 스님은 즉시 총무원장 법장 스님을 설득했고, 법장 스님은 미산 사회부장 스님을 현지로 급파하는 한편 전 불교계가 도룡농 소송단 서명에 나서도록 했다. 수경 스님은 시민환경단체들도 설득했다. 그 결과 12일 오전 19개 불교 단체들과 3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고 단식 중단과 정부 정책의 변화를 촉구했다. 전북 남원의 실상사 스님들은 이날부터 동정 단식에 들어가기도 했다. 정토회는 12일 아침부터 상근자 및 자원봉사자들이 일상적인 업무를 모두 중지하고 도룡농 소송단 모집에 나섰다. 법륜스님은 17일까지 매일 한통씩 편지를 띄워 서명운동을 독려했다. 16일 저녁까지 거리에서 도롱뇽소송인단 모집활동을 벌인 정토회 자원봉사자만 연인원 1600여명에 이르렀다.
수경 스님은 지율 스님의 단식이 중단된 뒤 도룡농 소송단에게 보내는 인사말에서 “지율스님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바로 생명평화를 위한 몸짓”이라며 “성공 여부를 넘어서 생명살림운동이 우리 사회에 정착하기를” 빌었다.
지율스님은 지난 3월 고속철도의 천성산 관통에 반대하며 38일간 단식을 했다. 이어 50일 동안 3000배 정진을 했으며 부산역에서 천성산 화엄벌까지 7박 8일간 삼보일배를 하기도 했다.
곽병찬 기자
[출처: 한겨레2003-11-19]
“지율스님을 살립시다. 단식 45일 넘으면 생명이 위험합니다. 우선 사람 목숨부터 살려놓고 봅시다. 정토행자 여러분! 모든 것을 뒤로 하고 5일 안으로 도룡농 소송인단 10만명 참가자 서명을 받아주십시오.” 12일 아침 정토회 홈페이지에 지도법사 법륜 스님의 다급한 호소가 떴다. 그로부터 5일 뒤 17만5417명의 소송인단이 확보됐고, 소송인단은 천성산의 뭇 생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내놨던 지율 스님의 생명을 되살렸다.

긴박한 5일간이었다. 법륜 스님이 12일 새벽 부산시청 앞에서 40일째 단식중인 지율 스님을 만나 단식 중단을 설득할 때만 해도 스님은 막무가내였다. “제가 죽어서 뭇 생명이 삶의 터전을 잃지 않는다면, 그동안 제가 세상에게서 입은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는 것이 되겠지요. 저의 단식은 그 동안 제가 수행한다고 세상을 외면하고 살았던 과보라 생각합니다.”
눈앞이 깜깜했다. 의학계에선 단식 45일을 넘기면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뇌세포나 다른 장기들이 영양부족으로 죽어간다고 설명한다. 경찰도 45일째인 17일 지율 스님을 입원시켜 강제로 영양제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때 법륜 스님의 머리 속에 섬광처럼 스치는 게 있었다. 지율 스님은 천성산에 사는 도룡뇽을 대신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소송인이 10만명을 넘으면 단식을 멈추고 다른 방법으로 천성산 살리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때까지 서명인은 수천명에 그쳤다.
편지를 날린 뒤 법륜 스님은 불교환경연대 대표인 수경 스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수경 스님은 즉시 총무원장 법장 스님을 설득했고, 법장 스님은 미산 사회부장 스님을 현지로 급파하는 한편 전 불교계가 도룡농 소송단 서명에 나서도록 했다. 수경 스님은 시민환경단체들도 설득했다. 그 결과 12일 오전 19개 불교 단체들과 3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고 단식 중단과 정부 정책의 변화를 촉구했다. 전북 남원의 실상사 스님들은 이날부터 동정 단식에 들어가기도 했다. 정토회는 12일 아침부터 상근자 및 자원봉사자들이 일상적인 업무를 모두 중지하고 도룡농 소송단 모집에 나섰다. 법륜스님은 17일까지 매일 한통씩 편지를 띄워 서명운동을 독려했다. 16일 저녁까지 거리에서 도롱뇽소송인단 모집활동을 벌인 정토회 자원봉사자만 연인원 1600여명에 이르렀다.
수경 스님은 지율 스님의 단식이 중단된 뒤 도룡농 소송단에게 보내는 인사말에서 “지율스님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바로 생명평화를 위한 몸짓”이라며 “성공 여부를 넘어서 생명살림운동이 우리 사회에 정착하기를” 빌었다.
지율스님은 지난 3월 고속철도의 천성산 관통에 반대하며 38일간 단식을 했다. 이어 50일 동안 3000배 정진을 했으며 부산역에서 천성산 화엄벌까지 7박 8일간 삼보일배를 하기도 했다.
곽병찬 기자
[출처: 한겨레200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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