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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4-01-04 00:00 조회1,50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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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 스스로 희망의 주체가 돼야 한다"
[인터뷰]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대표 신년 덕담
2003년 한 해를 되돌아보면 노동자들의 손배가압류, 농민들의 FTA, 노점상의 청계천, 부안 핵폐기장 문제 등 일련의 투쟁에다 전체적으로 파병반대 투쟁이 있었다. 한 마디로 정부와 기층 민중들의 끊임없는 싸움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노동자, 농민, 빈민 등 억압받는 이 땅의 민중들이 투쟁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나타나 옆집 아저씨 같은 인상에 구수한 입담으로 짧고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해 힘을 주는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대표를 만나 갑신년 새해 덕담을 들어 보았다.
“민중들 스스로 희망의 주체가 돼야 한다.”
정 상임대표는 “지난해 힘에 버거울 정도로 엄청난 투쟁을 했기 때문에 새해에는 투쟁이 없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말하면서도 “민중들은 휴전으로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민중에 대한 약탈이 있는 한 투쟁은 지속된다.”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희망과 전망은 농민, 노동자, 빈민 등 민중이 희망을 주는 것이지 조작된 동의의 배달부인 지도자가 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민중 스스로 희망의 주체가 되야 함을 강조했다.
그리고 구체적인 실천 지침으로는 민중 세력 부문간의 공고한 연대와 분단모순과 계급 모순의 동시 해결을 들었다.
“자본가를 대변하는 노무현 정권을 봐서는 민중운동이 연대하여 전체 투쟁에 나서지 않으면 절대 희망이 없다. 또 이 나라의 근본적인 분단모순과 계급 모순을 동시에 해결하지 않고서는 절대 희망은 없다.”
“남한 사회 변혁 위해 부문운동들 골격대오에 대동단결 해야”
정 상임 대표는 남한사회 운동주체라 할 수 있는 활동가들과 운동진영 전체에 대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노동, 농민, 빈민, 청년학생까지 망라해 남한 사회의 변혁을 목적으로 하는 운동가들이 골간대오에 결합하지 않고서는 대동단결은 불가능하다. 지금은 자신들 부문에만 몰두하고 있는데 남한 사회 변혁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 변혁 운동에 대해 모르면 부문은 잘 할지 몰라도 전체 방향을 모르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지금까지 진행돼 온 국내 파병반대 운동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사실 우리 (운동)조직이 엄청난 조직이고 멋진 조직이다. 그런데 지금 전선적인 질서가 없기 때문에 구멍가게 식으로 운동하고 있다. 그래서는 안 된다. 운동은 사회변혁운동 쪽으로 하는 것이지 자신들의 이해와 요구만 얻어내려 해서는 안 된다.”
파병반대 운동에 수많은 단체들이 결합돼 있으면서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정 상임대표는 “어느 부문에 있든지 지도자나 활동가들이 남한사회 변혁운동의 연대투쟁에 완전 결합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한때 대중운동보다 운동 주체들의 교육을 주로 담당했을 정도로 엄청난 사회과학서적을 읽었던 정 상임대표는 운동진영의 정치적 철학과 사상의 빈곤을 지적하기도 했다.
“민중진영의 희망은 대동단결인데 이것은 정치 사상적으로 노선이 통일돼야 한다. 노선이 통일돼야 형식이 통일된다. 그런데 쉽지 않다. 이것은 양쪽(NL, PD) 모두 철학, 사상이 서로 빈곤하기 때문인데 남한사회 변혁운동의 사회과학이 풍부해야 한다. 그래서 그래서 계급적 관점을 갖는 사람은 통일운동을 해야 하고 통일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계급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
“盧 정부, 기층 민중들 요구에 관심 갖지 않으면 서로 괴로울 것”
서민 이미지를 강조하며 “국민이 대통령이다”라고 외쳤던 노무현 정부는 출범 1년이 가까워 오지만 정작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정 상임대표는 “노무현 정부가 대중운동에 대한 정치적 관심을 일절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무현은 처음부터 정치꾼이었다.”고 잘라 말했다.
“나 개인은 원래부터 노무현 정권을 자본가 정권으로 규정하고 있었지만 많은 국민대중은 상당히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민중의 요구를 받아 안은 정책은 10%도 안 됐다. 처음부터 그 사람은 정치꾼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노무현 정부가 기층 민중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 한 서로 괴로울 것이다. 우리는 각오가 돼 있다.”며 “새해에는 정부가 민중들의 참여와 요구에 기초한 정책을 먼저 내 놓아 민중들에게 희망을 주었으면 한다.”는 소망을 덧붙였다.
시골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한 외모에 정치인들의 입에 발린 말이 아닌 일반 대중들의 언어로 집회에 모인 참가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만드는 정광훈 상임대표는 사실 대중투쟁의 현장에서 일약 스타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그 인기 비결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무엇보다 집회 현장의 요구를 짧고도 친근한 언어로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DOWN DOWN WTO!, DOWN DOWN FTA!, DOWN DOWN USA!, 오늘 연설 끝”
“지금 우리 나라에는 여러 병이 돌고 있다. 새들은 조류독감이 걸려 땅에 파묻고 돼지들은 콜레라에 걸려 땅에 파묻고 있다. 그런데 여의도 국회에도 지금 무서운 병이 돌고 있는데 그게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파병입니다. 국회 의원들 어떻게 할까요? 땅에 파묻어야 되겠지요.”
정 상임대표는 이 같은 구호에 대해 “내가 재미있게 얘기한 것 같아도 집회의 성격과 요구 조건을 명확히 짚어내서 오늘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지를 엄청 연구한다.”고 말했다.
언제까지나 민중들의 투쟁 속에 함께 하고 싶다고 밝히는 정광훈 상임대표. 내년에는 그의 바람처럼 민중들 스스로 희망의 주체로 일어서고 투쟁이 없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장상종기자
[출처; 민중의 소리 12-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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