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풍자 대학생 긴급체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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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4-03-30 00:00 조회1,44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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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조대표 합성사진 올려
"인터넷 표현자유 침해" 빗발
[5판] 노무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와 민주당 조순형 대표를 풍자한 합성 그림 등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대학생을, 경찰이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긴급체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3일 인터넷 유머 사이트(humoruniv.com)와 디지털 카메라 사이트(dcinside.com) 등 14곳에 탄핵안 가결이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와 조순형 민주당 대표 등이 모의한 것이라는 내용을 퍼뜨리고, ‘병렬 연결의 특징’, ‘그들만의 화이트데이’ 등의 합성 그림을 통해 두 사람을 희화화한 혐의로 권아무개(21·ㅈ대 3학년)씨를 긴급체포한 뒤 불구속 입건했다.
권씨는 국회의 탄핵안 의결 과정 등을 인기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전투 장면으로 바꿔, 세 야당이 국회를 공격해 승리하지만 총선에서는 국민의 심판을 받아 파괴된다는 합성 그림을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권씨가 스포츠신문 인기 만화의 대사를 바꿔, ‘추리닝 in 탄핵버전’(그림)이란 제목으로 최 대표와 조 대표가 총선에서 패배해 노숙자 신세가 된다는 만화도 퍼뜨렸다고 밝혔다. 경찰은 권씨의 컴퓨터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출처; 한겨레 3-23-04]
경찰 관계자는 “17대 국회의원 입후보 예정자인 최병렬씨 등 8명을 쓰레기로 비유하고, 4·15 총선에서 국민 심판으로 전원이 낙선돼 정치적 최후를 맞는다는 것은 낙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사실 게시로 현행법 위반”이라며 “권씨는 문제의 그림을 만들어 여론 조성과 허위사실 유포를 목적으로 여러 사이트에 올렸고 1만명의 네티즌이 이를 내려받아 급속히 퍼뜨릴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에 대한 비판의식에서 풍자한 것으로, 비슷한 합성 그림 등도 많아 문제가 될 줄 몰랐다”며 “법 위반이라고 한다면 인정은 하겠지만 마음속으로 수긍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함께하는시민행동은 성명을 내어, “우리 정치 현실을 패러디하고 해당 정치인들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밝힌 것에 불과한데도 경찰은 불법 선거 단속이라는 미명으로 네티즌의 자유로운 정치 참여를 탄압하고 있다”며 “불법선거 단속이 국민이 표현의 자유와 정치참여의 권리를 훼손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권씨의 긴급체포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터넷 각종 사이트에는 경찰의 조처가 지나치다는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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