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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 진보진영에 숙제를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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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족통신/평화통신 작성일05-05-23 23:51 조회1,9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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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미 대통령은 최근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다면 인간의 체세포에서 배아줄기 세포를 배양해낸 황우석 교수의 업적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진보진영은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을까?

진보진영의 명쾌한 답을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부시가 반대한다고 진보진영은 선뜻 찬성할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단순한 찬반으로만 가른다면 천성산 터널 공사 강행을 막기 위해 100일간 단식을 한 지율 스님이나 새만금 간척 사업을 막기 위해 삼보일배를 한 문정현 신부도 적어도 줄기세포 배양에 대해서는 부시와 마찬가지로 반대입장의 편에 설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물론 부시의 체세포 복제 반대는 매우 위선적이고 모순적이라 할 수 있다. 엄청난 핵무기를 보유하고 민주주의 확산이라는 이름하에 학살과 전쟁을 서슴지 않는 부시가 "생명"과 "윤리"를 운운하며 체세포 복제에 반대한다는 건 웃기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낙태와 체세포 복제에 반대하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을 의식한 탓에, 혹은 스스로 그런 근본주의의 담지자로서 부시가 체세포 복제에 반대한다고 하지만 DNA 염기서열 해독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미국이 언제까지 "생명의 윤리"를 외치며 반대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국 엄청난 산업적 잠재력을 가진 체세포 복제에 미국이 뛰어드는 것은 시간 문제이며 사실상 이미 막대한 투자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조심스런 비판이 기본 입장

그렇다면 진보진영은 줄기세포 복제에 대해 찬성할까 반대할까?

황우석 교수의 연구결과 발표에 대해 민주노동당, 참여연대, 녹색연합 등은 아직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민주노동당 홍승하 대변인은 전화통화에서 "배아복제는 엄청난 논란 거리를 가지고 있는 문제이며 생명의 기본적인 질서를 깨뜨릴 수 있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조심스런 의견을 밝혔다.

합리주의적 전통속에서 이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진보를 지향한다는 점에 비춰 본다면 전통적 좌파도 기본적으로 자연에 대한 인간의 개입력 확대를 지지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해 보인다. 생산력의 증대와 인간해방에는 과학과 기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보진영이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대해 그리 호의적인 입장을 보이지는 않았다. 지난 해 11월 민주노동당은 "황우석 교수에 대한 연구비 퍼주기에 반대한다"는 논평을 낸 바 있다. 참여연대도 지금까지 체세포 복제의 윤리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 왔다.

진보진영은 기본적으로 "무분별한 연구에 대한 엄격한 제한", "윤리적 문제에 대한 우려" 등 매우 조심스런 태도를 취해 온 것이다.

진보진영의 두가지 흐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진보라는 큰 틀에는 이른 바 "적색"과 "녹색"이라고 부를 수 있는 두 가지 흐름이 공존한다 할 수 있다.

진보진영이 체세포 복제나 핵 문제 등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이유를 보이는 이유는 우선 거대 독점 자본이 핵이나 유전자에 대한 기술을 이용해 인간과 세계의 근원적 존재기반조차 상업화, 사유화하고 통제하려는 시도에 대한 반대라 할 수 있다.

핵이나 군사력뿐 아니라 심지어는 인간의 유전 정보조차 생명공학이나 지적 재산권이란 이름으로 상업화하려는 자본의 확장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자본의 논리에 따라 행해진 기술 진보는 결국 민중이 아니라 자본에 복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면은 생태주의적 관점이다. 줄기세포 복제에 반대하는 생태주의적 논리의 근원을 한번 생각해 보자면 생태주의 철학의 대모격인 한스 요나스가 설파한 "모를 권리"라는 말로 설명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최첨단 기술로 무장했다고 주장하지만 물질과 생명의 근원에 대해 "사실은 거의 아는 바가 없는" 인간이 유전자 조작이나 핵 기술을 통해 섣부른 개입을 시도할 경우 어떤 파장을 미칠지 예측이 불가능하며 인간이 생태계와 인간 스스로를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연과 생명의 기본 질서를 그 자체로서 존중하고 개입하지 않을 것을 주장할 권리도 있다는 것이 "모를 권리"의 요지라 할 수 있다.

전통적 좌파의 입장에서 보자면, 자본의 반민중적 무한 질주에는 반대하지만 기술적 진보 자체에 대해서 무작정 반대하기는 어려운 입장이고, 생태주의적 입장에서 보자면 "반대"에 가깝지만 "그럼 어쩌자는 것이냐?"는 데 대해 명쾌한 답을 하기 어려운 것이다.

장미빛 환상 경계해야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진보 진영이 나름대로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이 없지는 않다.

전국 교수노조 전 위원장인 서울대 의대 황상익 교수는 "이번 발표가 작년 2월에 발표한 것에 비해 기술적 진척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장미빛 환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 주로 얘기되고 있는게 난치병 환자의 치료에 큰 발전이 기대된다는 것과 앞으로의 한국 경제와 산업 발전에 큰 밑천이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분석한 황 교수는 "난치병 치료와 관련해서 아직 시작단계 불과한데 마치 당장 뭔가 이뤄질 것처럼 환상을 심어주는 보도가 이뤄지는 데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산업적 측면에 대해서도 " 실현 가능성이 아직 확실하지 않은 점이 있고, 환자들이나 민중들에게 가져다 줄 이점이 어떤 게 있을까 하는 문제도 짚어 봐야한다"는 것이다.

"비유를 하자면, 삼성 전자가 엄청난 이익을 올린것이 한국 민중들의 삶에 어떤 효과나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 봐야 하는 것처럼 황우석 교수의 기술이 산업화에 성공했을 때 한국 사회나 민중에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황우석에게 노벨상을"과 같은 식의 열광적 반응에 대해서도 황상익 교수는 "그 자체로서 문제가 되는것은 아니지만, 그같은 분위기 때문에 지금 짚어야 할 문제들이 묻혀져 버려서는 안된다"며 "언론에서도 장미빛 미래만 있는 것처럼 보도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같은 지적이 타당하다 하더라도, 논란의 핵심을 해결하기엔 아직 부족해 보인다.

난치병 치료의 희망, 황우석 교수의 업적에 대한 국민들의 열광적 지지 등도 진보진영을 부담스럽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줄기세포 배양에 대해 무작정 반대 입장을 표한다면 여론의 뭇매를 맞기 십상이다.

운동이나 정치와 아무런 상관없이 365일을 연구에만 매달리던 황우석 교수는 역설적이게도 진보진영에 골치아픈 숙제를 던진 셈이다.

이동영 기자
2005년05월2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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