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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과연 실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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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족통신 작성일06-07-12 18:11 조회2,9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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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5일 북한은 7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정세는 다시금 격렬하게 요동치고 있다. 보수 언론들은 이를 계기로 남북대결을 선동하면서 사태를 더욱 위기적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12일부터 5회에 걸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어떻게 볼 것인가?>를 큰 주제로 해서, 미국과 일본의 시각, 남북대결의 시각이 아닌 민족적 시각, 남북화해협력의 시각에서 이 문제를 고찰해 보고자 한다. 연재순서는 다음과 같다. / 필자 주

1.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는 과연 실패했는가?
2. 미사일 발사는 주권국가의 자주적 권리이다
3.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과 일본의 자업자득이다
4. 전면적 대항조치는 무엇일까?
5. 미국 앞에 서면 작아지는 한국, 커지는 북한

7월5일 새벽, 북한은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미사일을 발사하였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발사된 북한의 미사일은 그 동안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왔던 미국과 일본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으며 이들로 하여금 대북정책을 근본부터 다시금 살펴보게 강제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충분히 예견한 상태에서 요격시스템을 가동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으나 단 1기의 미사일도 요격시키지 못하였다. 또한 미사일 발사 시 유엔 안보리를 통해 대북제재를 추진하겠다고 하였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이마저도 무산될 상황이<##IMAGE##>다. 간단히 말해서 미국은 이러저러한 말들은 수없이 쏟아내었지만 행동으로 실천한 것은 하나도 없다. 반면 북한은 마이크를 쥐고 목청을 높이는 것 대신 한 번의 미사일 발사로 미국과 일본의 정치정국을 근본부터 뒤흔들었다.

보수언론들은 북한이 스커드와 노동미사일, 장거리 미사일 등 총 7발을 동해를 향해 차례로 발사하였으며 이 중 장거리 미사일은 발사 수십 초 만에 추락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이들은 단거리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짧은 한국을 향하기 때문에 한국 국민들도 이제 그만 민족공조에 벗어나 미국의 편에 서자는 논리를 펴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한미동맹을 강화할 구실로 삼으려 한다.

한반도 주변 정국에 이같이 커다란 여파를 불러오는 북한의 미사일. 과연 북한의 미사일은 어떤 의미를 가졌는가. 이 글에서는 북한의 로켓개발 역사를 추적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능력, 우주개발 능력을 객관적으로 추론해 보고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북한의 미사일 개발 과정

북한 최초의 미사일은 소련으로부터 도입해 온 것으로 보인다. 1969년 북한은 사정거리 60km 급의 지대지 미사일인 프로그 미사일을 도입하였다. 1975년에는 중국으로부터 액체연료 사용 탄도미사일 DF-61을 구입하여 본격적인 미사일 연구를 시작하였다고 한다. DF-61은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로써 이는 기존의 미사일과 다른 구조였다.

미사일은 대부분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사일은 연료가 연소할 산소를 발사체 내부에 함께 넣는 로켓의 형태로 많이 제조되는데 고체연료의 경우 연료와 산소를 함유한 물질을 일정한 비율로 혼합한 덩어리 형태로 채워 넣기 때문에 제작에 용이하고 운반, 발사가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은 한번 점화되면 그 발화를 제어할 방법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 로켓으로 탄두의 궤적을 정밀하게 제어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기 마련이다.

반면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경우는 정밀제어에 훨씬 용이하다. 액체연료는 로켓에 액체로 구성된 연료탱크와 더불어 액화시킨 산소탱크를 넣고 밸브로 이들의 흐름을 조절하여 섞어서 연소시키는 방식이다.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의 경우는 연료탱크 외에도 산소탱크를 실어야 하고 이들 탱크들에서 연료가 일정하게 나와서 균일하게 혼합되어야 하는 등의 기술적 애로사항이 많다.

그로 인해 액체연료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로켓보다 일반적으로 높은 기술수준을 요구하게 된다. 게다가 액체연료는 그 연료를 발사 전에 미리 주입하여야 하는 관계로 분초를 다투는 군사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액체연료는 동체 연료의 연소량을 조절할 수가 있어 미사일의 궤적을 좀 더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복잡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널리 쓰이고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인공위성의 정확한 궤도를 맞추어야 하는 우주개발 분야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실제로 2004년 9월, 미국에서 발사하려다 폭발해버린 콜롬비아호도 액체연료 형태의 발사체였다. 북한이 1970년대 중반부터 액체연료 형태의 발사체를 연구하였다는 사실은 이들이 미사일 연구의 목표를 세계적 수준의 발사체 개발로 두고 있었으며 그 결과 곧바로 발전된 미사일 기술을 습득하고 개발할 수 있었다는 점을 암시한다.

1970년대부터 미사일 기술을 연구한 북한은 1984년에는 스커드B형 미사일을 개발하고 자체 생산함과 동시에 실전에 배치하기 시작하였다. 스커드란 소련에서 개발한 미사일이다. 북한에서 생산되는 미사일에 스커드라는 말이 붙는 이유는 북한이 1976년에 이집트로부터 소련제 스커드B미사일 본체와 발사대를 도입하여 이들 기종에 의거한 미사일을 개발하였기 때문이다. 이렇듯 북한이 1984년부터 생산한 스커드B형 미사일은 100% 북한의 기술에 기초하였다기보다는 소련과 중국의 발전된 미사일 기술을 따라가는 과정이라고 보여 진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1985년과 89년에 각각 사거리 300km(스커드B) 및 500km(스커드C) 미사일 개발에 착수하였다고 보고 있으며 이들 미사일의 이름을 각각 스커드B, 스커드C로 붙이고 있다. 1989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한 스커드C형 미사일은 약 500kg 가량의 탄두를 500km까지 보낼 수 있는 발사체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정확도는 오차범위 약 1km라고 한다. 스커드B형과 스커드C형은 그 발사체가 소련의 스커드 미사일에 바탕을 두고 있음으로 해서 근본적으로 다른 기술이라 할 수는 없다. 스커드C형은 스커드B형 미사일의 길이를 늘려 추진연료를 더 많이 넣는 방법으로 사정거리를 늘린 것이다. 다만 한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스커드C형에 사용되는 엔진은 북한에서 자체생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1990년에는 발사대에 장착된 화성5호 미사일(미국식 명칭으로 하면 노동1호)-미국은 북한의 한 지역인 ‘노동리’에서 이 미사일이 발견되어 그 이름을 노동1호라 하고 있다-이 미국 정찰 위성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 새로운 미사일은 1993년 5월29일 성공적인 시험발사를 통해 미국과 일본에 그 존재가 증명되었으며 미국 당국은 1994년부터 노동1호 미사일이 실전 배치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동1호 미사일을 가지고 스커드E형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노동1호는 스커드와는 전혀 다른 발사체계라고 보아야 한다. 스커드C형 미사일은 스커드B형 미사일과 방식이 동일한 관계로 사정거리를 늘리기 위해 탄두의 무게를 500kg으로 제한하였다.

그러나 노동1호 미사일은 이와 달리 그 사정거리가 스커드C의 550km에서 1000-1300km로 두 배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탄두의 무게는 오히려 1톤으로 더 증가하였다. 이것은 노동1호 미사일이 기존의 스커드 미사일과 그 발사체가 완전히 다른 새로운 기종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나아가 북한은 1997년 노동1호 미사일의 개량형인 사정거리 1500km의 새로운 미사일을 개발하여 실전배치 하였다.

이렇듯 노동1호 미사일은 북한의 고유기술에 의한 독창적인 미사일로 추정된다. 북한은 노동1호 미사일을 개발함으로써 일본을 미사일 발사 사정거리에 두게 되었으며 1997년 노동1호의 개량형을 실전배치함으로써 그 사정거리를 도쿄를 비롯한 일본 전역으로 늘렸다.

2. 북한 미사일 개발의 의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북한은 스커드B형 미사일로부터 출발하여 사정거리 550km의 스커드C형, 사정거리 1000km의 노동1호 미사일, 그리고 1500km의 거리를 갖는 그 개량형까지 지속적으로 미사일의 사정거리를 늘려왔다. 주한미군과 한국의 보수단체들은 이 같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두고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불순한 의도라고 공격하며 이는 북한이 아직 한국을 남침하겠다는 의도를 품고 있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과연 그러한가.

의문은 보수단체들이 북한의 공격대상이라고 주장하는 한국의 영토가 최장거리 420km로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이 한국을 남침할 목적으로 미사일을 개발한다면 사정거리 550km인 스커드C형만으로도 한국의 전역을 공격할 수 있다. 주한미군과 보수단체들의 말대로 북한이 한국을 남침할 목적으로 미사일을 개발한다면 그 사정거리를 늘리는 방향이 아니라 550km의 사정거리에서 탄두의 무게를 더욱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말이 맞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은 탄두의 무게를 증가시키는 방향이 아니라 탄두의 무게는 1톤 내외로 고정된 채 그 사정거리를 늘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들은 1500km의 노동1호 개량형 미사일 이후에는 무려 그 사정거리가 6000km에 달하는 화성6호(미국식 명칭으로 대포동 1호)를 개발하는 등 북한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제한 없이 늘어나고 있다.

애초부터 북한 미사일의 목표는 한국이 아니었던 것이다.

노동1호 미사일은 바로 일본을 그 공격대상으로 두고 있으며 1998년 발사된 화성6호, 미국식 명칭으로 대포동1호는 바로 미국본토를 조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북한이 일본과 미국을 침략하고자 미사일을 준비한다는 것도 현실성이 없다. 정답은 보수단체의 주장과 달리 북한의 미사일은 남침용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의 군사행동을 제어하기 위한 자위적 성격의 무장이라는 것이다.

3. 북한 로켓 개발의 전환적 국면 - 광명성1호

1998년 8월, 세계는 북한을 주목하였다. 북한의 신형 발사체가 하늘높이 쏘아 올려진 것이다. 이 발사체는 1단계 추진기체를 동해상에서 분리하고 2단계 추진기체는 일본을 넘어 알래스카 근해에서 분리하여 실험용 인공위성인 광명성1호를 위성궤도에 진입시키는데 성공하였다.

이것으로 미국은 발칵 뒤집히게 되었다. 인공위성을 위성궤도에까지 올릴 수 있다면 동시에 그만큼 멀리 보낼 수도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공위성 광명성1호를 발사한 발사체인 백두산1호, 화성6호는 미국본토까지 탄두를 실어 나를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광명성1호를 실어 나른 화성6호, 백두산1호는 기존의 노동미사일과는 그 구성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광명성1호와 같이 5000km 이상의 먼 거리를 비행하기 위해서는 로켓이 다단계 분리형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먼 거리를 비행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연료가 소비될 것이다. 로켓은 그 제작 특성상 발사체에 연료를 포함하게 되는데 연료가 많아지면 그 연료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엔진도 커져야 한다.

결국 사정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미사일은 갈수록 대형화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조금이라도 보완하기 위해 장거리 발사 시 로켓은 일반적으로 다단계로 분리하여 그 중량을 가능한 최소화한다. 광명성1호를 발사한 백두산1호의 경우 3단계로 분리되었는데 이는 기존의 화성5호, 노동미사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방식이다.

이와 동시에 장거리 발사체는 사정거리가 늘어날수록 비행시간이 길어져 공기와의 마찰로 인해 연료의 소비량은 매우 많아진다. 瀏【?장거리 미사일의 경우 연료손실을 줄이기 위해 공기가 거의 없어 마찰이 없는 대기권을 벗어난 상태에서 비행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대기권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발사 초기에 매우 빠른 속도가 필요한데 이 경우 고속으로 발사되는 발사체의 표면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한다.

흔히 하늘의 별똥별이 우주에서 떨어지는 운석이 공기와의 마찰로 타버리는 자연현상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발사체 표면의 온도는 쉽게 짐작이 갈 것이다. 이것은 사정거리 500km와 1000km의 기존 미사일에서는 없었던 현상으로 장거리 발사체의 또 하나의 기술적 난관이다.

초고속으로 운행되는 발사체 엔진개발과 함께 높은 온도를 극복할 수 있는 내화물질의 개발과 이들에 대한 제어기술 등, 이러한 이유로 하여 장거리 발사체만큼은 그 발사에 성공하는 국가가 많지 않다. 세계적으로도 미국과 소련, 중국만이 공식적으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광명성1호의 성공적인 발사, 그리고 알래스카 앞바다에서 확인된 2단계 로켓은 북한이 이 같은 과학기술적 장벽을 극복하였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4. 2000년대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정

북한의 발사체 연구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2003년에는 동해상에서 지대함 미사일을 발사하였으며 2004년에는 백두산1호의 성능을 보완한 화성7호, 미국식 명칭으로 대포동2호의 개발설이 유포되기 시작하였다.

이 중에서 2003년 발사된 미사일은 북한미사일 개발과정에서 새로운 변화로 보인다. 사정거리의 증가를 목표로 두던 북한미사일이 다시 단거리로 전환되면서 그 용도가 지대함, 다시 말해 육지에서 배를 향해 발사되는 형식으로 변화된 것이다.

북한의 지대함 미사일 역시 미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함선, 항공모함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무려 7개의 함대를 운용하면서 세계바다를 주무르고 있는 미국해군은 그 함선도 막강한 화력과 파괴력에 걸맞게 대형화되어 있다. 일례로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항공모함 칼빈슨 호는 초대형인 니미츠급으로 그 길이가 무려 330m에 달하고 70여대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대부분 이같이 덩치가 큰 대형함선들에 의지하여 해군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대형함선은 크기가 크면 클수록 그만큼 적군의 공격을 받을 확률이 증가하게 된다. 그래서 미국의 함대들은 최대한 적군의 공격을 받지 않기 위해 주로 근해가 아니라 육지에서 일정하게 떨어진 바다에서 활동하며 수많은 정찰부대를 가지고 적정을 끊임없이 살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들 정찰부대가 제 아무리 샅샅이 살피고 훑고 다녀도 하늘에서 떨어지는 미사일을 당해낼 재간은 없다.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국은 토마호크 순양미사일을 선전하면서 축구골대 만큼의 오차에 불과하게 목표를 명중시킬 수 있다고 선전한 바 있다. 미국의 항공모함은 축구골대가 아니라 축구장보다도 더 크다. 15년 전 개발된 토마호크의 오차범위가 축구골대인데 축구장만한 항공모함을 맞추는 것이 그리 불가능한 일은 아닌 것이다. 북한은 사정거리가 길어 미국 본토를 타격하는 장거리 발사체를 개발하는 동시에 미국의 대형군함들을 정밀 공격할 수 있는 단거리 지대함 미사일의 개발을 시작한 것이다.

2005년 2월에 조선일보는 북한이 기존의 스커드 미사일에 정확도를 더한 스커드ER을 개발하였다고 하며 그 사정거리가 600-1000km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만일 이들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그리고 북한이 1000km내외의 사정거리를 갖는 지대함 미사일을 운용중이라면 미국항공모함은 전쟁 시 서해와 동해로 들어올 수 없으며 기껏해야 제주도 남단의 동지나해에 머물러야 한다.

미국의 대북 전쟁계획인 작계 5027 등에서 목표한 집중적인 대북폭격과 공격이 이루어지려면 항공모함에서의 전투기 발진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북한은 미사일의 사정거리에 더해 정확도까지 높임으로써 미국 항공모함의 운용범위를 상당히 축소시켜 미국이 자랑하는 대규모 해군력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

5. 7월5일 미사일 발사

이러한 정황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1)사정거리 향상과 (2)정밀도 향상의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된다고 볼 수 있다. 사정거리 향상의 차원에서 백두산1호, 2호(미국식 명칭으로 대포동1호, 2호)의 개발이 추진되었으며 정밀도 향상의 차원에서 지대함 미사일, 스커드ER형 등이 개발되었다.

이번 7월5일 북한 미사일 발사는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미사일의 종합 발사였다고 보도되고 있다. 총 7발의 미사일중 스커드급, 노동급의 미사일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데 새로운 기술적 진보가 없는데도 1993년에 이미 발사하였고 파키스탄과 이란에 수출까지 한 미사일을 새삼스럽게 다시 실험할 이유는 없다. 결국 이들 미사일은 명중정밀도를 높이기 위한 실험으로 보아야 한다. 이는 2000년 이후의 북한 미사일 개발방향과도 부합하는 내용이다.

그렇게 본다면 7월 5일 발사된 스커드급, 노동급의 미사일은 발사정확도가 고도로 향상된 새로운 미사일이라고 볼 수 있으며 아울러 함께 발사된 것으로 보이는 1발의 장거리 미사일은 사정거리 향상용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미사일의 정확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유도기술과 제어기술이 뛰어나다는 말이 된다. 흔히 미국은 지난 이라크전에서 인공위성으로 유도되어 정확도가 높다는 J-DAM 미사일을 다수 운용하였는데 정밀폭격은 이제 더 이상 미국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게다가 모든 것이 대형화되어 있는 미 해군의 구조적 특성으로는 북한의 지대함 미사일, 대 항공모함용 미사일의 공격을 막아낼 재간이 없다.

북한은 노동1호 급의 미사일 100여기를 실전배치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설사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가 가동되어 북한의 미사일을 견제한다 하더라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제조되는 미사일이 동시에 발사된다면 미국이 이것을 막아낼 재간이 과연 있겠는가.

또한 미국은 7월 5일 미사일 실험에서 북한의 장거리 발사체가 발사 40여초 이후 레이더에서 사라지면서 실패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하였다. 이들은 초기에는 공중폭파 가능성을 언급하다가 1단계 로켓 분리 실패설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1단계 로켓 분리는 적어도 발사 1분 후에 시도된다는 지적이 있자 CNN을 통해 발사 직후부터 이상증세를 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실험평가가 이같이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장거리 발사체는 북한의 ‘의도된 실패’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발사체의 미국본토 도달 가능성은 1998년의 인공위성 발사로 충분히 보여준 상황에서 장거리 발사는 상용화된 인공위성일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였다. 그러나 북한의 7월 5일 실험은 단, 중, 장거리 미사일이 함께 발사되었음을 통해 볼 때 적어도 7월5일 실험에서 인공위성은 발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7월5일의 실험이 실제 장거리 미사일이었다면 북한으로써는 미국이 충분히 예견하고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섣불리 보여줄 필요가 과연 있었을까. 만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미국은 이를 빌미로 현재의 미사일 방어체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고 노무현 정부에 대한 미사일 방어체계 요구가 전면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과적으로 한반도 주변의 군사긴장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한 북한이 백두산2호, 대포동2호로 불리는 신형 장거리 발사체를 발사한다면 그 정보는 고스란히 미국의 손에 들어가 실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야 할 긴박한 상황이 도래하였을 때 그 발사체가 미국의 방어체계에 의해 격추될 가능성 역시 대비할 것이다. 얻는 것은 별로 없고 오히려 잃을 것이 더 많아진다.

그런 면에서 북한의 장거리 발사체는 고도의 정치적 노림수에 의해 의도적으로 실패된 발사라는 관측은 상당히 타당성 있다고 보여 진다. 이는 지난 2월10일, 핵실험을 하지 않고 보유선언만으로 핵보유국이 된 절차와 비슷하다고 보인다.

북한의 7월5일 미사일 실험은 단거리 미사일의 정확도를 높이는데 큰 성과를 얻고 장거리 발사체의 경우는 발사의 의지를 과시하면서 예상되는 군비경쟁을 막고 발사체 관련정보가 미국으로 흘러드는 것을 차단하는 이중의 효과를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결국 미국 부시 행정부로 하여금 북한 미사일은 외교적 해결만이 최선책이라는 결과를 낳게 만들었다.

6. 북한 미사일과 한반도 평화

미국과 일본의 강경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단, 중, 장거리 미사일을 차례로 실험하였으며 그 결과 부시 행정부의 이례적인 “외교해결 방침”을 이끌어 내었다.

원래 부시 행정부는 “대량살상무기”의 종식을 국정의 커다란 목표로 제시하였다. 단적으로 이라크전은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가졌다고 의혹을 제기하여 일으킨 전쟁이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식 표현에 따른다면 실로 다양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북한은 2005년 2월10일, 자위적 차원에서 부득이하게 핵무장을 하게 되었다고 선언하였으며 7월5일에는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맞추어 단, 중, 장거리 미사일을 종류별로 발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 행정부는 외교적 해결을 운운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현재 미국이 힘에서 북한을 제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압도적으로 유리한 힘을 보유하였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서 전면전쟁을 일으켜왔다. 그러나 지금의 미국은 북한에 대해 압도적으로 유리한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북한의 과학기술은 그 사정거리가 미국 본토에 이르는 발사체를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운용하고 있다. 미사일에 있어서는 미국이나 북한이나 그 기술적 수준이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북한은 미국이 보낼 수 있는 만큼 멀리 미사일을 쏠 능력도 있으며 미국만큼이나 정확하게 미사일을 명중시킬 능력까지 보유하고 있다.

북한의 자위적 무장력 앞에 미국은 이라크전과 같은 무력시위도 못하고 외교해결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북한이 무기인 미사일을 쏘았지만 반대로 한반도 문제의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더욱 커지는 기이한 구도가 현재 전개되고 있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은 북한의 미사일이 한반도의 전쟁을 방지하는 자위적 차원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005년의 핵보유 선언에 이은 7월5일의 미사일 실험은 미국으로 하여금 한반도 문제에 대한 군사적 해결의 가능성을 더욱 줄여 오히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더욱 든든히 해주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았지만 한국의 주식시장은 폭락하지 않았으며 한국국민들 중 전쟁을 두려워하며 라면사재기를 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현 정국은 북한의 자위적 무장력에 의해 한반도 군사대치가 갈수록 힘을 잃고 있으며 대결에서 외교로, 군비경쟁에서 평화와 안정의 국면으로 가는 과정이다. 이러한 변화는 바로 북한의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이 국방공업에 결합되면서 얻어낸 값진 성과이다



전영호 (한국민권연구소 상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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