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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준 수필-①]"네 삶의 주인공으로 다시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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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족통신 작성일10-09-12 18:06 조회5,8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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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준 목사는 고 장준하 선생의 3남2녀중 장호권, 장호성, 그다음 세째 아들이다. 1988년 남녘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목회활동을 하다가 미국에 와 미국의 UCC(United Church of Chirist)교파의 커네티커트
동포교회 개척을 위해 1999년부터 활동하면서 2개의 교회를 개척했다. 장 목사는 이 교파는 진보지향
교파로서 조국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한다. 이번주부터 기독교인 중심으로 이뤄진
재미동포사회를 염두에 두고 민족통신을 통해 교회-사회-민족과 관련하여 그의 수필을 소개하기로 했다.[민족통신 편집실]


[장호준 수필-①]

"네 삶의 주인공으로 다시 일어나라"



*글:장호준(UCC 커네티커트 코리안교회 담임목사)


‘베데스다’라는 곳이 있었다.

발음에 따라 "감람나무집"이라고 번역될 수 도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일어난 일들을 염두에 두고 사람들은 그와 비슷한 발음인 "자비의 집"이라고 불렀다.

<##IMAGE##> 채근담은 “신인자(信人者)는 인미필진성(人未必盡誠)이나 기즉독성의(己則獨誠矣)요 의인자(疑人者)는 인미필개사(人未必皆詐)나 기즉선사의(己則先詐矣)니라”고 하였는데 이 뜻은 다음과 같다.

- 남을 믿는 것은 남이 다 성실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 혼자만은 성실하기 때문이요, 남을 의심하는 것은 남이 반드시 다 속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가 먼저 속이기 때문이다 - 라고한다.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듣고 해석한다.

어떤 사람이 내게 물었다.

"목사님, 교회 다니는 사람이 술을 마시면 어떻게 되나요?"
"교회 다니는 사람이 술을 마시면.... 취하지요."
"아니, 그런 것 말고요"
"벌 받냐, 지옥 가냐 뭐 이런 것 말입니까?"
"....."
"걱정하지마세요. 술 마신다고 벌 받고, 지옥가고 그런다면 노아도 예수님도 다 지옥에 있게요"
"그럼 괜찮은 거지요? 휴, 실은 제가 술을 좀 하거든요"

그 사람은 안심하며갔다. 내가 술 마시면 지옥 간다고 했으면 안 마셨을까?

"감람나무집이든" "자비의집"이든 그건 별 상관이 없다. 다만 그들이 원하는 것이 그 곳에 있기에 그리로 모여들었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사람들은 교회엘 간다. 그곳에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이 있기에 그 곳엘 간다. 어떤 사람은 반찬 좋은 교회를 찾아간다. 그 곳에 자기 입맛에 맞는 전라도식 김치, 경상도식 찌개가 있기에 그 교회엘 간다.

베데스다에는 입에 맞는 반찬대신 병 고침의 연못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비의 집"이라고 부르며 그 곳엘 간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이곳 웅덩이 바닥에서 물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얼마 만에 제법 큰 물웅덩이가 생겼다. 못이 생기고 얼마 안되서부터 이 못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갑자기 못의 물이 움직이는 것이었다. 소문이 퍼지고 구경꾼들이 몰려들었다.

허리가 꼬부라진 할머니가 구경을 왔다. 못가에 서 있다가 물이 움직이는 것을 보려고 몰려든 구경꾼들에게 떠밀려 그만 못에 빠지고 말았다. 막상 못에 빠지고 보니 물이 그리 깊지는 않았다. 하지만 허리가 꼬부라져 얼굴을 들고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구경꾼들은 구경꾼임으로 모두 구경만하고 있었다.

내가 태어나던 날, 나는 내 출생을 기뻐하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내가 처음학교에 가던 날, 나는 나와 함께 학교에 온 친구들을 구경하고 있었고, 내가 결혼하던 날, 나는 결혼식에 온 하객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내가 죽던 날, 나는 내죽음을 구경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죽은 것을 몰랐다.

인생의 구경꾼, 그들은 결코 주인의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다.

구경꾼으로 왔다가 구경꾼으로 가는 사람들 하지만 닥친 현실은 물에 빠진 할머니의 몫이었다. 할머니는 숨을 쉬기 위해 고개를 들어야만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순간! 구경꾼에서 주인공으로 전향하는 그 순간! 그 오랜 시간 꼬부라진 채로 있었던 허리가 펴졌다.

소문은 들판의 불길같이 번져 나갔고 이 못은 병을 고치는 신비의 못이 되었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못의 물이 움직이기 시작한 후 제일 먼저 물에 들어가는 병자만이 고침을 받는다. 자비의집이라는 간판을 걸고 선착순의 논리로 운영되는 곳이다.

참 정신없이 달려왔다. 백 명만 뽑는단다. 백 한번째는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입시철은 엿이 판을 친다.

"엣다, 엿 먹고 쩍 붙어라"
하지만 덕지덕지 학교정문에 붙은 엿은 아무도 먹지 못한다. 다만 치우는 사람만을 고생시킬 뿐이다.

백 한명의 부모들이 서서 기도했다.
"우리아이가 백 번째안에 들게 해주십시오."
"저 집 아이가 백 한번째가 되게 해주십시오."

다른 사람보다 빨리 뛰어야 하고, 다른 사람보다 먼저 가야 하고, 다른 사람 보다 뛰어나야만 했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올라가기 위해서는 남의 어깨라도 밟고 올라서야만 했다. 선착순의 논리에 휩쓸려 그렇게 살아왔다. 그러나 내 등수는 항상 내가아닌 남에 의해 결정되었다. 어느 날 나는 더 이상 내 삶을 소유할 수 없었다.

38년 동안 병을 앓던 사람이 있었다. 그가 이곳으로 소문을 따라 병 고침을 받고자 왔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입에 맞는 반찬도, 장로나 집사직분도, 자식의 좋은 대학 합격도 아니었다. 오직 병 고침을 받고자하는 것 뿐 이었다. 그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만 해도 어느 정도 희망이 보였다. 내 앞에 있는 몇몇 사람들이 순서대로 고침을 받고 나면 내 차례도 오리라고 생각했다. 비록 나는 빨리 움직일 수도 없고, 나를 들어서 물에 넣어 줄 가족도 없으며, 나를 밀어 주인공이 되게 해 줄 빽이나 돈도 없다. 그러나 기다리고 있으면 순서에 따라 내 차례가 올 것 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 장밋빛 환상은 오직 먼저 들어가는 한 사람만이 고침을 받는다는 선착순의 논리에 따라 산산이 부셔져 버렸고 이제 그는 자비의 집 구경꾼 대열에 합류했다.


남으로 인해 내자리가 결정되는 구경꾼의 삶속에 예수가 왔다.

"네가 낫고자 하느냐?"
"물이 움직일 때 나를 못에 넣어줄 다른 사람이 없습니다."
"네가 낫고자 하느냐?"
"내가 가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먼저 갑니다."
"네가 낫고자 하느냐?"
"다른 사람들 때문에 내가 고침을 받지 못합니다."

예수의 질문은 나(我)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병자의 대답은 너(他)에 대한 것 뿐 이었다. 본질을 잃어버린 인생이다,

"진화론"과 "창조론"을 가지고 목에 핏대를 올리며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성철스님은"山山水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 했다. 禪은 교수하는 것이 아니고 直視하여야 한다. 우주 만물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것이禪이라했다. "神神人人" 하나님은 하나님이요 사람은 사람이다. 하나님은 "창조론"이나 "진화론" 으로 교수하거나 묶을 수없는 하나님일 뿐,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直視할 때만이 하나님의 본질을 알 수 있다. 믿음의 본질을 진리수호라는 허울로 뒤집어씌운 채 호도하고 있다. 온 우주의 하나님이 밴댕이 속알 머리만도 못한 창조론속에 꾸겨 넣어지고 있다. 내 믿음에 나(我)는 없고 너(他)의 교리, 너의 전통, 너의 고백만이 있다. 창조론이라는 구경꾼, 예정론이라는 구경꾼. 장로교, 감리교, 순복음등등 교단이라는 구경꾼. 본질은 없고 껍데기 구경꾼만 난무 한다. 내 믿음에서 나는 오직 구경꾼일 뿐 내 믿음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다. 물이 움직일 때를 넋 놓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사람들, 그들은 베데스다 못의 구경꾼일 뿐이다. 차라리 물속에 뛰어들어 연못물을 휘젓기라도 해 볼 것이지.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일등이 되기 위해서 앞서가는 자의 다리라도 걸어야 하는 선착순의 법칙이 지배하는 베데스다의 세상에서 예수께서 가르쳐주신 것은 누구와도 비교할 것 없이, 누구에게 의지 할 것 없이, 누구를 향해 원망할 것 없이 네스스로 일어나 걸어가라고 하는 것이다.

베데스다 못가에 앉아 하염없이 물을 바라보고 있던 병자를 향한 예수의 외침은 지난 38년간 하루하루 서서히 잃어버려졌던 자아(自我)를 되찾고 더 이상 너는 네 인생의 구경꾼이 아니라 네 삶의 주인공으로 다시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너는 더 이상 구경꾼이 아니다. 너는 더 이상 기다리는 자가 아니며 너는 이제 네 삶의 주인공으로 다시 일어나야 한다.

나는 이 민족이 일제에게 빼앗길 때 번쩍이는 침략군의 칼을 구경하고 있었다.
나는 이 민족이 해방 될 때 그르렁 대는 해방군의 탱크를 구경하고 있었다.

나는 이 민족이 열강의 꼭두각시가 되어 서로를 죽일 때 쌕쌕이는 연합군의 비행기를 구경하고 있었다.

이 민족의 역사 속에서, 침략과 해방, 분단과 전쟁 속에서 늘 이 민족의 민중들은 구경꾼이었다. 예수는 지금 이 민중들에게 이렇게 외친다.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이제 너는 더 이상 구경꾼이 아니다. 이제는 너는 더 이상 기다리는 자가 아니다. 이제 너는 이 민족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너, 한 민족의 민중들아 일어나 통일의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동영상 보기]

*한국 기독교의 위기





*관련 보도자료---장준하 선생 35주기 추모모임(로스엔젤레스) L




*필자의 목회약력:

Rev. Hojun Chang:

First Korean UCC / Storrs Korean Church UCC
Rev. Hojun Chang is a missionary. He was raised in presbyterian church in South Korea, ordained 1988 and sent by Kyung-Ki Presbytery, Presbyterian Church in the Republic of Korea (PROK) which overseas ecumenical partner of UCC to Connecticut Conference. He is a church founder, has experience as missionary in East Asian countries, while missionary work established several churches in different cultural setting and trained church developers. Established Korean churches in Connecticut 1999. Serving Storrs Korean Church and First Korean UCC. Has variety experience of various Asian cultures and churches.

revchang@fkuc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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