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인권영화제 - 한국작품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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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1-05-15 00:00 조회1,47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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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지와 담쟁이 ***
2000/ 60분/ 계운경/ 컬러/ 다큐
수정(36)·윤정(27) 자매에게는 특별한 꿈이 있다. 그 꿈은 누구에게나 주어질
수 있는 사랑의 자유. 사랑할 사람을 만날 준비를 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 주고자 하는 지극히 소박한 꿈. 그러나 장애인이기 때문
에 이들에게는 실현하기 어려운 특별한 꿈이 되어 버렸다. 어머니는 장애인인
아버지를 만나 결혼했다. 육남매 중 장애를 안고 태어난 두 자매는 다른 자매들
처럼 질투하고 싸우면서도 붙어 다닌다.
신체적 장애로 뚜렷한 직업도 가질 수 없었고,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지 못한
자매. 그런데 수정 언니에게 애인이 생겼다. 하지만 정식으로 프로포즈하지 않는
남자에게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 옆에서 지켜보는 윤정은 질투 반 안타까움 반
이다. 적극적인 동생 덕분에 성교육을 받고, 산부인과에 다니며 진찰을 받는 수
정. 꿈을 이루기 위한 두 자매의 일상에 초점을 맞춘 카메라는 실현되기 힘든
희망도 희망이라 말한다. 차가운 현실과 꿈 사이를 나누는 투명한 막처럼 터질
듯 아슬아슬하기만 하지만.
세상 앞에 당차게 나서고 낙천적으로 관조하는 두 자매의 강한 매력은 다큐멘
터리를 더욱 힘있게 만든다.
*** 옛날이야기 ***
2001/ 60분/ 박승우/ 컬러/ 다큐
1950년 8월 한국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국군과 미군의 방어선이 낙동강
까지 밀린 가운데, 미군의 작전지역이었던 경상남도 일대에서 수많은 민간인 학
살사건이 일어났다. "움직이는 모든 민간인은 적으로 간주하라"는 작전 명령이
떨어지자 미군은 중소도시 가옥 밀집 지역은 물론 한적한 농가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폭격을 가한다.
전쟁이 끝난 뒤엔 정부의 사찰, 연좌죄 적용 등 혹독한 사상탄압이 이어졌다.
두려움에 숨죽여 살았던 50년의 세월. 카메라 렌즈는 피해자의 증언과 상처의
흔적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끔직한 지난 역사를 짐작하게 한다.
폭탄에 맞아 뒤틀린 기둥과 무너져 내린 폐가들. 주민들의 팔 다리에 깊게 패
인 총탄과 파편의 상처, 육신의 상처보다 더 깊은 고통은 죽은 아들과 남편, 아
내와 누이, 어머니의 피맺힌 기억.....영화는 말할 수 없어 더욱 사무친 절망과 고
통을 고스란히 기록하고 있다.
주민들은 2000년 1월. 정확히 50년이 지나서야 함안지역을 중심으로 의령, 창
녕, 마산, 사천 지역의 양민학살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중심이 되어 "한국 전쟁
중 미국에 의한 양민학살 경상남도 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5월 서울 상경투쟁
으로 이어진 유가족과 경남 대책위의 절박함은 역사의 소름으로 전이된다.
*** 기억 ***
2000/ 14분/ 이맹유/ 컬러/ 극영화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김필국. 그는 27년간의 복역 중, 전향을 강요받으며 당했
던 잔혹한 고문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 고통과 절망은 죽음을 경험하는 공포에
가깝다. 삶의 희망인 자식과 아내, 그리고 통일은 그 절망에서 살아 있게 하는
유일한 희망이다. 결국 넋이 나간 듯 전향서를 쓰고 만 김씨는 비전향을 고집하
며 신음을 토해내는 동지의 울음소리에 머리를 파묻고 괴로워한다.
그러나 출소 후에도 계속되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은 결국 현재의 삶마저도 포
기하도록 유도한다. 죽음이라는 이름으로 과거를 잊고 현재를 극복하려는 것일
까? "강제적 전향이란 얼마나 반인간적인가"라는 질문에 진지하게 대답하는 대
담한 단편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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