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집 ˝조선일보는 반공 십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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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1-07-14 00:00 조회1,51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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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8년 10월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 시절 <조선일보>와 <월간조선>에 의해 `사상검증" 논란에 휘말렸던 최장집 교수(고려대·정치학)가 오랜 침묵을 깨고 당시 상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는 9일 “지난 5월16일 대학생 손승연(22·동국대 신문방송3)씨가 최 교수에게 ‘왜 조선일보의 사상공세에 정면으로 당당하게 대응하기보다는 사실과 다르다는 변명의 태도로 대응했는가’ ‘조선일보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을 왜 중도에 포기했는가’ 등을 묻는 전자우편을 보냈고, 이에 대해 최 교수가 A4용지 8장 분량의 답신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최 교수는 이 글에서 “조선일보가 나를 공격할 때 취했던 극우 냉전반공주의 논리는 ‘A’가 아닌 모든 것을 ‘Z’라고 규정하는 양극화의 논리가 핵심”이라며 “반공십자군적 태도라고 부를 수 있는 이와 같은 사고는 내가 아닌 모든 것을 적으로 간주하고 나아가 이를 쳐부수는 공격적 태도와 행태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 사건을 통해 조선일보가 주장하고 그 주장을 수용하거나 그에 가까웠던 사람들이 강조했던 것은 ‘최장집은 조선일보가 색칠한 바와 동일하거나 가까운 사상을 가졌다’고 전제하고 ‘그러한 사상을 가진 당신은 공직자로서 부적합하다’는 것”이라며 “이는 냉전반공주의 이념 이외의 다른 이념을 갖는 개인·그룹·부문은 정치과정에 참여해서는 안된다는 배제의 이념이며, 민주주의의 원리에 어긋나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어 “한국의 거대언론이 소유-경영-편집이 분리되지 않고 족벌적 위계성을 특징으로 하는 소유주의 전권 하에서 운영되고 있음은 두루 아는 사실”이라며 “거대언론이 공익성의 규범을 존중하지 않을 경우 그것은 언론사 내지는 언론 사주의 사익을 전 사회화하는 것 이상이 될 수 없고, 언론 자유는 한낱 여론·담론·언론의 독점적 영향력을 통해 사익을 실현하는 자유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최 교수는 손씨의 두 가지 질문에 대해 “명백한 사실왜곡과 이념적 색깔 칠하기에 대해 그것이 사실과 다르다고 대응했던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당시 공직자로서 이성적 논의가 불가능한 문제를 중심으로 장기적 싸움을 벌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정인환 기자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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