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의 역사의식/ 주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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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1-10-02 00:00 조회1,47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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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환 동국대 명예교수(박정희기념관 반대 국민연대 상임공동대표)는 한겨레신문 기고문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의 역사의식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지적했다. 이 기고문을 소개한다.[민족통신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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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서 유태인 학살을 사죄하는 기념관 개관식이 이달초 열려 각국의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고 한다. 독일은 2차대전 중의 죄과에 대한 철저한 역사적 반성을 기반으로 세계의 1류 국가로 우뚝 서 있다.
일본에도 원폭피해를 기념하는 유명한 히로시마 평화기념관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들의 피해를 주재로 한 기념관이다. 일본에는 외국에 대한 피해를 반성하는 기념물을 정부가 건립한 것을 찾아볼 수 없다.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나 일본의 검인정 역사교과서 왜곡은 그런 일본정부의 역사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정치가들 나아가서는 일왕이 입으로 제아무리 과거사를 반성한다고 해도 일본정부 예산으로 동경 한복판에 `전쟁반성 기념관"을 건립하지 않는 한 그들의 반성의 말들은 공허하게 들려올 뿐이다. 우리는 그런 역사인식의 수준 때문에 일본을 2류 국가로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도 일본이 2류 국가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일본의 지식인들 덕택이라고 할 수 있다.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고이즈미 수상에 대한 대중의 인기도가 매우 높다는 것을 기준으로 보면 일본의 수준은 3류나 4류밖에 안 된다. 그러나 지식인들의 역사인식은 우리보다 월등히 앞서있다는 것이 최근에 밝혀졌다. 왜곡된 교과서를 실제로 채택한 학교가 불과 0.04%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일반대중과는 달리 일본 지식인 특히 교직자들의 역사인식 수준이 독일에 버금가는 정도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을 민간교류의 승리라고 평가한 일본 학자도 있지만 나는 이것을 일본 지식인 특히 교직자들의 승리로 높이 평가하고 싶다.
독일과 일본에 비해 한국은 어느 수준일까? 박정희기념관 건립에 대한 208억원이란 거액을 국고에서 지원하고 박정희기념사업회 명예회장직을 김대중 대통령이 맡고, 세금감면 혜택을 받는 500억원의 국민모금을 허용한 나라가 우리나라다. 또한 6.15 공동선언에도 위배되고 자유민주주의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사상, 신조, 언론, 결사 등 제반 기본적 인권마저 외면하는 국가보안법을 가지고 사람들을 체포, 구금하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이런 현상들은 바로 우리 정치권의 역사인식이 3류는 커녕 4류도 안 된다는 것을 극명히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물론이고 그보다 못한 나라들도 이 정도는 아니다. 그럼 우리 지식인들은 건전한가? 역사의식이고 양심이고 뭐고 다 접어두고 잇속으로 놀아나는 지식인들이 활개치는 상황에서 우리의 지식인들이 일본 지식인들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가 묻고 싶을 정도이다. 일본에서는 자기의 신조를 지키기 위해 생명을 내던진 지식인들을 높이 사는 풍조가 일반대중 속에 자리잡고 있음을 본다. 우리의 현실과 비교되는 장면이다.
지금 정가에서는 임동원 장관 불신임 파동으로 디제이피 공조가 깨진 이후 김대통령과 여당은 홀로 서기와 정체성 확립에 골몰하고 있다. 정체성은 바로 역사의식 속에서 찾아질 수밖에 없다.
그럼 김대통령의 정체성과 역사의식은 무엇인가? 국민은 그의 정체성이 민족애와 민주정신이라고 보고 그를 지지하여 대통령에 당선시켰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지난 3년8개월 동안 제대로 그런 정체성을 발휘하지 못했다. 아니 그와는 정 반대되는 행위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박정희기념사업회 명예회장직을 맡아 한 행위들이다. 그럼으로써 김대통령은 철저히 정략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를 지지했던 수많은 국민이 그에게 등을 돌리게 된 것은 바로 그러한 정체성의 상실과 역사의식 부재에 환멸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루 빨리 이런 후진성을 극복해야 일본을 향해 제대로 된 역사의식을 요구할 수 있다.
주종환/동국대 명예교수·박정희기념관 반대 국민연대 상임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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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서 유태인 학살을 사죄하는 기념관 개관식이 이달초 열려 각국의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고 한다. 독일은 2차대전 중의 죄과에 대한 철저한 역사적 반성을 기반으로 세계의 1류 국가로 우뚝 서 있다.
일본에도 원폭피해를 기념하는 유명한 히로시마 평화기념관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들의 피해를 주재로 한 기념관이다. 일본에는 외국에 대한 피해를 반성하는 기념물을 정부가 건립한 것을 찾아볼 수 없다.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나 일본의 검인정 역사교과서 왜곡은 그런 일본정부의 역사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정치가들 나아가서는 일왕이 입으로 제아무리 과거사를 반성한다고 해도 일본정부 예산으로 동경 한복판에 `전쟁반성 기념관"을 건립하지 않는 한 그들의 반성의 말들은 공허하게 들려올 뿐이다. 우리는 그런 역사인식의 수준 때문에 일본을 2류 국가로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도 일본이 2류 국가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일본의 지식인들 덕택이라고 할 수 있다.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고이즈미 수상에 대한 대중의 인기도가 매우 높다는 것을 기준으로 보면 일본의 수준은 3류나 4류밖에 안 된다. 그러나 지식인들의 역사인식은 우리보다 월등히 앞서있다는 것이 최근에 밝혀졌다. 왜곡된 교과서를 실제로 채택한 학교가 불과 0.04%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일반대중과는 달리 일본 지식인 특히 교직자들의 역사인식 수준이 독일에 버금가는 정도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을 민간교류의 승리라고 평가한 일본 학자도 있지만 나는 이것을 일본 지식인 특히 교직자들의 승리로 높이 평가하고 싶다.
독일과 일본에 비해 한국은 어느 수준일까? 박정희기념관 건립에 대한 208억원이란 거액을 국고에서 지원하고 박정희기념사업회 명예회장직을 김대중 대통령이 맡고, 세금감면 혜택을 받는 500억원의 국민모금을 허용한 나라가 우리나라다. 또한 6.15 공동선언에도 위배되고 자유민주주의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사상, 신조, 언론, 결사 등 제반 기본적 인권마저 외면하는 국가보안법을 가지고 사람들을 체포, 구금하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이런 현상들은 바로 우리 정치권의 역사인식이 3류는 커녕 4류도 안 된다는 것을 극명히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물론이고 그보다 못한 나라들도 이 정도는 아니다. 그럼 우리 지식인들은 건전한가? 역사의식이고 양심이고 뭐고 다 접어두고 잇속으로 놀아나는 지식인들이 활개치는 상황에서 우리의 지식인들이 일본 지식인들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가 묻고 싶을 정도이다. 일본에서는 자기의 신조를 지키기 위해 생명을 내던진 지식인들을 높이 사는 풍조가 일반대중 속에 자리잡고 있음을 본다. 우리의 현실과 비교되는 장면이다.
지금 정가에서는 임동원 장관 불신임 파동으로 디제이피 공조가 깨진 이후 김대통령과 여당은 홀로 서기와 정체성 확립에 골몰하고 있다. 정체성은 바로 역사의식 속에서 찾아질 수밖에 없다.
그럼 김대통령의 정체성과 역사의식은 무엇인가? 국민은 그의 정체성이 민족애와 민주정신이라고 보고 그를 지지하여 대통령에 당선시켰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지난 3년8개월 동안 제대로 그런 정체성을 발휘하지 못했다. 아니 그와는 정 반대되는 행위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박정희기념사업회 명예회장직을 맡아 한 행위들이다. 그럼으로써 김대통령은 철저히 정략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를 지지했던 수많은 국민이 그에게 등을 돌리게 된 것은 바로 그러한 정체성의 상실과 역사의식 부재에 환멸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루 빨리 이런 후진성을 극복해야 일본을 향해 제대로 된 역사의식을 요구할 수 있다.
주종환/동국대 명예교수·박정희기념관 반대 국민연대 상임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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