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의 함세환 선생에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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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injok@minjok.c… 작성일02-01-28 00:00 조회1,53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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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양심수후원회의 <소정이 엄마>가 북녘의 함세환선생(비전향장기수)의 생신을 맞아 올린 편지 전문을 소개한다.[민족통신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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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함세환선생님께
파랗기만 했던 가을 하늘이 어느새 회색빛이 되어 하얀 눈송이를 날리고 있습니다. 선생님 건강하시겠지요. 겨울에 들어서면서 선생님의 생신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1월 24일이면 선생님의 생신인데..... 세월이 참으로 무심합니다. 올해는 남에서 맞는 마지막 생신이 되길 바라며 떠들썩하던 향수묵집에서의 선생님 생신을 생각하면 그리 오래된 것 같지 않은데 벌써 2년이 흘렀습니다.
선생님은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해마다 겨울이 되면 제 기억속엔 소정이에게 사주신 빨간 겨울신이 떠오릅니다. 아마도 그날이 선생님을 처음 뵙던 날 인 것 같습니다.
저도 선생님께 기억 속에 오래 간직하실 추억을 하나쯤 담아드릴걸 그랬습니다.
저는 지금도 소정이에게 선생님의 사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려도 제 이뻐하는 줄은 알았는지 소정이는 아직 선생님 얼굴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은 내일에 다시 뵈올 때 행여나 소정이가 기억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저의 염려에 몇 장 없는 선생님의 사진이 바래고 있습니다. 선생님 행복하시지요? 텔레비젼에 나오는 선생님을 짧은 시간 뵈었습니다.
세상이 참 좋아졌구나 싶더군요. 실제 거리보다 더 먼 거리에 계신 선생님을 뵈리라고는 생각치 못했습니다.사모님이 참 고우시던데요. 그런 모습 뵈니 주책없이 눈물이 떨어지더군요.
축하드려요. 선생님 함께 하지 못해 서운한 마음이듭니다만 다음 번 생신에는 제가 상을 봐드릴 수 있을거란 생각에 마음이 따듯해집니다. 올 겨울엔 눈이 많이 내릴거라 합니다. 선생님과 함께 하얗게 눈덮힌 지리산의 노고단을 다시 한번 오르고 싶습니다 .물론 금강산도 올라야겠죠? 선생님 그날이 올 때까지 정말정말 건강하셔야 해요 아셨죠?
그래야 선생님과 지난 짧은 시간보다 더 긴 세월을 보낼 수 있을테니 말이에요. 다시 한번 생신을 축하드릴께요. 조금 이른 감은 있지만 언제 읽으실지 모르니 할 수 없죠.(편지를 밤에 쓰다 보니 꼭 연애편지 같죠. 사모님이 질투하시진 않으시겠죠?)
밤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소정이는 벌써 잠이 들었습니다. 저도 편지를 그만 써야 할 것 같아요. 추운 겨울 감기 조심하시고요. 안녕히 계세요.
2002년1월
대전에 있는 소정이 엄마가
추신: 신인영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신인영선생님과 어머님께서 다시 만나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더 이상 분단에 의해 아픔이 생기지 않도록, 남아계신 장기수선생님들도 어서 북에 올라가실 수 있도록, 신인영선생님께서 보시지 못한 통일을 가까운 시일 내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때까지 꼭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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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함세환선생님께
파랗기만 했던 가을 하늘이 어느새 회색빛이 되어 하얀 눈송이를 날리고 있습니다. 선생님 건강하시겠지요. 겨울에 들어서면서 선생님의 생신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1월 24일이면 선생님의 생신인데..... 세월이 참으로 무심합니다. 올해는 남에서 맞는 마지막 생신이 되길 바라며 떠들썩하던 향수묵집에서의 선생님 생신을 생각하면 그리 오래된 것 같지 않은데 벌써 2년이 흘렀습니다.
선생님은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해마다 겨울이 되면 제 기억속엔 소정이에게 사주신 빨간 겨울신이 떠오릅니다. 아마도 그날이 선생님을 처음 뵙던 날 인 것 같습니다.
저도 선생님께 기억 속에 오래 간직하실 추억을 하나쯤 담아드릴걸 그랬습니다.
저는 지금도 소정이에게 선생님의 사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려도 제 이뻐하는 줄은 알았는지 소정이는 아직 선생님 얼굴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은 내일에 다시 뵈올 때 행여나 소정이가 기억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저의 염려에 몇 장 없는 선생님의 사진이 바래고 있습니다. 선생님 행복하시지요? 텔레비젼에 나오는 선생님을 짧은 시간 뵈었습니다.
세상이 참 좋아졌구나 싶더군요. 실제 거리보다 더 먼 거리에 계신 선생님을 뵈리라고는 생각치 못했습니다.사모님이 참 고우시던데요. 그런 모습 뵈니 주책없이 눈물이 떨어지더군요.
축하드려요. 선생님 함께 하지 못해 서운한 마음이듭니다만 다음 번 생신에는 제가 상을 봐드릴 수 있을거란 생각에 마음이 따듯해집니다. 올 겨울엔 눈이 많이 내릴거라 합니다. 선생님과 함께 하얗게 눈덮힌 지리산의 노고단을 다시 한번 오르고 싶습니다 .물론 금강산도 올라야겠죠? 선생님 그날이 올 때까지 정말정말 건강하셔야 해요 아셨죠?
그래야 선생님과 지난 짧은 시간보다 더 긴 세월을 보낼 수 있을테니 말이에요. 다시 한번 생신을 축하드릴께요. 조금 이른 감은 있지만 언제 읽으실지 모르니 할 수 없죠.(편지를 밤에 쓰다 보니 꼭 연애편지 같죠. 사모님이 질투하시진 않으시겠죠?)
밤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소정이는 벌써 잠이 들었습니다. 저도 편지를 그만 써야 할 것 같아요. 추운 겨울 감기 조심하시고요. 안녕히 계세요.
2002년1월
대전에 있는 소정이 엄마가
추신: 신인영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신인영선생님과 어머님께서 다시 만나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더 이상 분단에 의해 아픔이 생기지 않도록, 남아계신 장기수선생님들도 어서 북에 올라가실 수 있도록, 신인영선생님께서 보시지 못한 통일을 가까운 시일 내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때까지 꼭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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