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우리 민족의 동질성과 자주성의 새싹을 짜른 뼉쇠(나쁜 놈 중에서도 가장 나쁜 놈)이다."

15일 저녁 7시 통일문제연구소 주최로 대학로 흥사단 3층 강당에서 열린 공개특강 `부시의 방한을 반대하노라`에서 백기완(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미국에 대해 이렇게 규정했다.

백기완 소장은 최근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부시 미 대통령의 언사와 미국의 행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목조목 반박했다.

▲ `악의 축` : 진정한 `악의 축`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다. 세계에 대해 나쁜 일만 일삼는 미국은 `거대한 악`이자 `악의 제국`이다.

▲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론` : 미국의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은 단순한 북한만의 공격을 넘어 7천만 우리 민족 전체에 대한 공격이다.

▲ `북한은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라` : 핵, 탄도탄(미사일), 생화학무기를 북한이 갖고 있다는 증거는 아무데도 없다. 그러나 미국은 지구를 열 번은 초토화시킬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다.

▲ `휴전선에 있는 북한의 군대를 후방으로 물러서게 하라` : 한반도에서 주한미군 자체가 전쟁위험 요소이다. 북한과 대화를 하려면 미군을 자기 나라로 데려가야 한다. 전제조건을 달고 대화하자는 것은 대화를 하지 말자는 것과 같은 것이다.

▲ `한미동맹` : 한국과 미국과의 동맹관계는 파기되어야 한다. 한미동맹으로 인해 우리 민족은 원치 않는 전쟁에 휘말릴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백기완 소장은 미국의 이 모든 말들은 전쟁을 일으키기 위한 구실에 지나지 않으며, 따라서 부시가 방한하는 까닭은 전쟁을 도모하기 위함인데, 현재 미국의 사회경제적 모순이 전쟁을 요구하고 있고 실제로 미국은 경제후퇴 국면시 항시 전쟁을 확대하고 도모했다고 주장했다.

즉 미국은 경제가 후퇴할 때마다 ▲1960년대 말 존슨이 베트남전을 확대했으며 ▲1980년대 중반 레이건은 구 소련과 무한정 군비경쟁을 획책했으며 ▲1990년대초 아버지 부시는 페만전쟁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따라서 백기완 소장은 전쟁을 도모하려는 부시의 방한을 반대해야 하는데, 그 형식은 `방한반대`이지만 그 내용은 `미 제국주의 해체 요구`라고 강하게 못박았다.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이날 강연회는 노동자, 학생, 사회당원 등 약 300명이 참석해 시종 열띤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주최측인 통일문제연구소는 이 강연회가 `부시의 전쟁도발 음모를 분쇄하고 남북 7천만 생명과 자유,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서 미국의 군산복합체제, 그 한 묶음인 미 금융제국주의를 해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그 취지를 밝혔다.이계환 기자 (tongil@tongilnews.com)

[출처: 통일뉴스 2002-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