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김근태 민주당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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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injok@minjok.c… 작성일02-03-01 00:00 조회1,44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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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오마이뉴스>와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가 공동 주최하는 "민주당 대선주자 초청 특별 열린인터뷰" 두 번째 순서인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편이 25일 오후 2시부터 4시20분까지 2시간 20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사진은 지정 패널들과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이번 열린인터뷰는 "정간법·선거법 개정 운동"에 동참한 인터넷뉴스미디어협의회(회창 최창환)의 소속사(이데일리, 아이뉴스24, 이비뉴스,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디지털 말, NGO타임스, 유뉴스, 대자보, 통일뉴스 등 인터넷신문들이 후원하고 있습니다.
다음 번 열린인터뷰 초청자는 한화갑 상임고문(27일 수요일 오전 10시)과 정동영 상임고문(28일 목요일 오전 10시)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대통령후보 경선에 출마한 김근태 민주당 고문은 2월 25일 오후 2시 <오마이뉴스>의 "민주당 대선주자 초청 특별 열린인터뷰"에서 "동교동계가 이인제 고문을 밀고 있다는 점에서 "이인제 대세론"은 부패정치를 부활하자는 것"이라면서 "그런 경선은 (절차상 하자가 있는) 불공정 경선"이라고 말했다.
김근태 고문은 "그런 불공정한 경선에 왜 참여하느냐"는 질문에 "국민참여 경선제로 그것이 극복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그러나 정치에 대한 냉소와 불신, 입당원서에 대한 국민의 부담으로 기대만큼 (국민경선에 대한) 붐이 일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 고문은 "동교동 계파가 이인제 고문을 미는 것은 김 대통령 뜻과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관계 없다"면서 "김 대통령은 남은 임기에서 국정을 성공시켜 국민적 기대를 회복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근태 고문은 또 노무현 고문과의 연대에 대해 "부패, 특권,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열린 연대"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일부에서는 87년 양김 씨와 같은 분열을 이야기하는데 그 때와는 다르며 노 고문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연대의 큰 흐름을 형성할 수 있도록 김근태와 노무현을 도와달라"고 말했다.
김 고문은 철도 등 공공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공론화된 공기업 민영화에 대해 "기본적으로 공기업을 민영화해야 하지만 철도, 발전 분야는 완전한 민영화를 할 경우 안정성과 국민적 통합과 비상대처에 힘들 수도 있으므로 정부와 국회가 보다 더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예를 들면 발전과 송전은 민영화하고 배전은 기간산업으로 만드는 모색을 한다든지, 철도는 시설과 보수는 기간사업으로 하고, 운영과 서비스는 민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본 인터뷰 내용이다.
유시민 네티즌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오마이뉴스> 대선주자 초청 특별 열린인터뷰 두 번째 시간으로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편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유시민입니다.
지난 주 노무현 고문 편을 내보내고 나서 여러 가지 평가를 받았습니다. 형식면에서는 자유로왔다, 내용면에서는 깊이가 있었다는 호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비판의 말도 있었습니다. 다소 산만하다거나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집요함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오늘은 지난 번보다 깊이 있고 여전히 흥미있는 토론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희 토론회는 형식과 주제, 어디에도 성역이 없습니다.
지난번 노 고문 편에서는 주최쪽과 후보자가 합의해서 20분 정도 연장했었는데요. 오늘도 서로 합의된다면 10∼20분 정도 길게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러면 오늘 패널을 소개하겠습니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 정운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입니다. 예정된 순서대로 김 고문께 본인의 입장을 약 3분에 걸쳐 듣겠습니다.
김근태 안녕하십니까. <오마이뉴스> 독자 여러분, 한국 정치의 "4번 타자" 김근태 인사드립니다. 정말 지역주의, 부패와 특권과 맞서 싸워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 미국과 협력하지만 국익을 강조하고 냉전적 세력과 맞서 싸우는 김근태에게 큰 힘과 용기가 되어 주십시오.
오늘은 김대중 대통령 취임 4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저는 97년 12월 17일을 잊을 수 없습니다.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었던 참으로 깊은 감동을 잊을 수 없었던 날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감동을 많이 잊었습니다. 세월이 흘렸고, 지역주의와 이른바 게이트 때문에 옛날 일이 되었습니다. 최초의 정권교체는 우리의 노력이 이룬 결과이지만, 하늘이 우리를 도운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 때처럼 겸허했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저, 김근태는 조국이 부를 때 그 자리에 끝까지 남아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 시작합시다. 역사가 우리를 부르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아닙니다. 이회창 총재는 더더욱 아닙니다. 중산층과 서민을 외면하고 특권층만 옹호하는 세력에게 미래를 맡길 수 없습니다. 그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기면 국민통합은 요원합니다.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해서라면 우리 민족의 평화를 흔들 수 있는 세력에게 우리 미래를 맡길 수는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 함께 해주십시오. 지역주의, 부패와 특권과 전쟁을 선포해서라도 막아야 합니다. 굿바이 지역주의, 굿바이 부정부패.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한나라당은 아닙니다. 더욱 이회창 총재는 아닙니다"
유시민 모두 발언을 해주신 김 고문에게 박수를 쳐주시기 바랍니다. 긴장을 풀기 위해 가벼운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후보 순서 "4번"을 뽑은 것에 대해 불만 없습니까(김 고문은 경선 후보 번호 4번을 뽑았음).
김근태 가운데 있는데…. 행복합니다.
정대화 등록을 지난 주에 했는데요. 2억5000만원을 마련하기 어렵지 않았습니까.
김근태 (액수에 대해 당 선관위에) 몇 차례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금액이) 많습니다.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중앙당에 "수익자 부담 원칙으로 하면 안된다, 그렇다면 대통령선거도 후보가 다 내야 한단 말입니까"라고 했는데도, 얘기가 안되더군요. 경선에 나와서 당신들 이름을 알리니 일정하게 부담해야 한다더라구요. 그래서 몇 분들과 의논한 뒤, 정식으로 공문을 내서 곤란하다고 말했는데 결국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친구들에게 사정도 하고, 후원금을 보태 근근히 냈습니다.
정대화 후원금 잔금과 차입으로 했다면 문제가 많습니다.
유시민 돌려받습니까?
김근태 없습니다. 공탁이 아닙니다.
▲ 김근태 고문 열린인터뷰에 참석한 네티즌 초청 패널들
정대화 당 밖에서 보기에는 "이인제 대세론"이 있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국민경선제에 참여해도 필요 없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인제 대세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우선 "국민경선제 붐"이 일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국민경선제는 지난 97년부터 제가 강하게 주장했던 것입니다. 국민들이 후보를 뽑는데 참여해서 정치냉소를 극복해 달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정치에 대한 냉소와 불신이 커서 입당을 권유하는 것이 부담스럽습니다.
두 번째 이인제 대세론에 대해서는 비판적입니다. 이것은 부패정치를 부활시키는 것입니다. 힘이 기울었으니 줄 서라, 그것을 극복하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는 새로운 정치하자는 것이 설득력이 없습니다. 다른 하나를 고백하자면, 민주당 안에 힘 있는 계보가 있었는데 그 계보와 연계해 대세론이라고 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유시민 힘 있는 계보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동교동을 말하는 것입니까.
김근태 그렇죠. 네티즌도 다 알 거고, 그것은 그야말로 부패정치죠. 제가 오랫동안 비판해 왔습니다.
정대화 문제는 7명 경선에서 이인제 고문이 부동의 1위이고, 어떻든 이 상황을 별로 깰 수 없고 고착될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이것을 비판하는 것과 극복하는 것은 다른데, 이를 깰 가능성이 있습니까.
김근태 정말 불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쉽지 않아 보인다고 표현하죠. 여론조사가 그러니까 경선할 필요가 없다는 말은 아니지 않습니까. 왜냐하면 선거는 역동적일 수 있습니다. 상황이 낙관적이지는 않지만 변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선거의 재미입니다. 국민들이 선거에 대해 냉소와 불신이 있는데 그것은 정치 전체에 대한 것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새롭게 관심을 끌만한 요소가 개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정대화 그런 말은 많은데, 실제로 등록이 시작됐습니다. 이 상황에서 (김 고문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고정된) 상황을 예측 불가능하게 끌어갈 수 있는 전략을 말씀해주시지요.
김근태 그거 다 털어놓으면 전략이 펑크날 것 같고요. 각 단계마다 적절한 시점에서 공개하겠습니다. 미리 다 말하면 경쟁자가 다 준비하지 않겠습니까.
유시민 "비장의 카드"가 있다는 말씀인가요.
김근태 국민들의 마음이 여러 가지 상황에서 여러가지로 복잡하게 반응합니다. 타이밍에 맞는 대응이 필요하겠지요.
유시민 정 국장께서 말씀하시지요.
정운현 노 고문과 한화갑 고문이 "이인제 고문의 경선불복"을 공격했고, 지난 24일에는 김중권 고문이 이런 공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 고문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현재 상황은 민주당 경선이지만, 결국 상대는 이회창 총재입니다. 한나라당에서는 이 총재가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죠.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이 총재에 대응하는 내용이 풍부해져야 합니다.
사실 저는 이 총재에 대해 우려합니다. 미국 가서 파월 장관을 만났을 때 "전략적 상호주의"를 지지한다고 했는데, 명료하지 않고 말이 어렵습니다. 햇볕정책을 비판하는지, 반대하는지 명료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비판하는 것과는 별개로 자신의 생각을 먼저 밝혀야 합니다.
정통성·정체성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0년 4·13 총선대책위원장을 맡고 또 그 전에 민주당 결합한 것으로 경선불복 문제는 끝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민주당은, 음… 좀 인정해 주십시오. 민주당은 민주화를 위해서 노력한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인제 고문은) 민주당에 참여했기 때문에 더욱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정확히 설명해 국민들과 당원들의 동의를 분명히 받아야 합니다. 다만 감정적으로 대립하거나, 혹시 인격 모독하거나 하는 것은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상처가 됩니다. 그것은 고려해야 합니다.
""IJ 경선불복" 비판은 정당한 문제제기다"
유시민 (이인제 고문의 과거) 경선불복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비방이냐, 비판이냐 하는 논쟁이 있습니다. 민주당 선관위에서는 노 고문에게 주의 조처를 내렸습니다. 김 고문께서는 일부 주자들이 "이 고문의 경선불복" 문제를 거론하는 걸 비방이라고 보십니까, 비판이라고 보십니까.
김근태 그것은 정당한 문제제기죠. 비판이죠.
유시민 이인제 고문 캠프에서는 "흑묘백묘론"을 들고 나오는데요. 이 말은 결국은 한나라당 이 총재에 맞서 이길 수 있는 후보는 이인제 고문밖에 없다는 것인데요. 김 고문은 이인제 고문이 후보가 되면 대선에서 반드시 진다, 이른바 "필패론"이 타당하다고 보십니까.
김근태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체성·정통성은 자로 재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과거에 살아왔는가, 이에 대해 국민들이 공감하는가"라는 문제라고 봅니다. 그런 것에 대한 우려가 정통성·정체성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봅니다. 이 고문은 열린 마음으로 이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유시민 단도직입적으로 얘기를 해 주시지요.
김근태 그러니까 필패론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용어 자체는 과도하지만, 정체성·정통성 질문을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안되면 표가 늘어나지 않을 겁니다. "지역연합 표"를 넘어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결과는 뻔하지 않겠습니까.
유시민 정체성 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 필패론이 현실로 나타날 거다, 그런 말씀이죠.
김근태 그렇습니다.
유시민 혹시 민주당의 정통성·정체성이 무엇인지, 민주당의 역사적 정통성에 상대적으로 앞선 후보가 누구인지 얘기를 해 주시죠.
김근태 허허허, 제일 중요한 것은 말이죠, "사람들이 국민들과 더불어 함께 생활했는지, 싸울 때 싸우고 발언할 때 발언했는지" 그런 것이라고 봅니다.
유시민 개혁연대에 대한 네티즌 질문이 4-5개 계속 올라오고 있는데요. 끝까지 연대하지 않을 수도 있는가. 이인제 연대론에 맞서 4자 연대(노무현-김근태-정동영-한화갑)가 이뤄질 수 있는가, 노 고문으로의 후보단일화에 대해 김 고문이 기분 나빠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는데 그런가 등입니다. 김 고문께서는 이런 질문에 어떤 답변을 주시겠습니까.
김근태 우선 지금은 각 후보들이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열정적인 동의와 지지를 어떻게 받을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상당한 국민들이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좀더 잘해야 하는가 좀 피곤함을 느끼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열린 연대"를 주장해왔습니다. 부패·특권·지역주의를 극복하는 열린 연대입니다. 큰 흐름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부는 87년 양김을 이야기하는데 그 때와는 다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본선에서 노무현 고문과 김근태가 동시에 나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민주당 안에서 쇄신을 주장할 때 내가 앞서 있었고, 노 고문은 자리를 비웠습니다. 나름대로 판단이 있었겠지만 종합적으로 큰 흐름을 형성하는데 기여하리라 생각합니다.
정대화 김 고문께서는 지난해에 "지난 87년 대선에서 양 김씨의 분열이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답변을 보니 약간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김근태 양김 씨는 본선에서 그렇게 해서 승리를 놓쳤습니다. 지금은 당내 경선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회창을 이길까"가 지지자를 결집시킬 수 있는가의 중요한 지표가 될 것 같습니다. 특정인 반대를 위한 연대는 작아집니다. 흐름을 형성하는 게 중요합니다.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난쟁이들로 다 추락할 가능성 있습니다.
정대화 <오마이뉴스> 네티즌이나 개혁적 유권자들은 개혁적 분들이 경합하면 결국 본선에서 아무도 못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합니다.
김근태 싸우는 게 아니고요. 우선 그 걱정 전에 노무현 고문은 좋은 사람이고, 김근태 고문도 괜찮은 사람입니다. 문제는 다음 단계를 바라는 사람들의 흐름이 아직 형성이 못됐습니다. 그런 흐름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김근태와 노무현을 도와주십시오. 그렇게 해서 우리가 한 단계 점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유시민 바로 거기서 그런 흐름을 형성하는데 노-김의 결속이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김근태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예를 들어 햇볕정책도 그렇고, 국회에서 의원수가 작아 발목이 잡히고 있지만, 민주당 내에 정간물 법안 발의라든지에 의원들보고 서명하라고 해도 제대로 안됐습니다. 이런 것은 어떻게 극복할까요.
유시민 좋습니다. 이 문제는 계속 질문하면 이 수준까지 밖에 안될 것 같은데 다른 방식으로 가보겠습니다. 노 고문의 경선전략이 기본적으로 지역주의라고 보십니까.
김근태 87년 6·29선언 이후 대선이 세 차례 있었습니다. 두 분은 실패를 했고, 김대중 대통령도 기대만큼 높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역주의 때문입니다. 국민들이 지역주의 선거를 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사건건 충돌하다가 지지율이 떨어지면 수습이 안됩니다. 역사에서 배워야 합니다. 취지가 똑같지는 않지만 자신을 정당화하는 과정으로 이용할 과정이 높아 조심해야 합니다.
정대화 이 문제(지역주의)에 대해 계속 토론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지만, 쟁점이기 때문에 질문이 나온 것 같습니다. 후보 7명 가운데 김근태·노무현 고문은 서로 제한된 표를 잠식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김 고문은 두 후보가 합치는 게 유리하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이대로 끝까지 가는 게 유리하다고 보십니까.
김근태 지난 2월 5일 국회 대표 질문에서 두 가지를 얘기했습니다. 우선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중산층이나 서민 경제에 대해서는 실제 고민도 안하고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이 한반도 평화를 흔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개혁후보 연대론이 나오면서 관심이 이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결국 작아지는 것입니다.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는 큰 방향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내부에서 이러면 자꾸 문제를 작게 만들고 축소시킬 수 있습니다. 흐름을 크게 만들어야 하는데 정말 답답합니다. YS도 DJ도 민주화 운동하다 이러고 있는데 당신은 뭐가 다르냐고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런 문제(개혁후보 연대론) 제기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정운현 3월 9일부터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되는데, 중반쯤 가면 가시적인 윤곽이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만약 중간쯤 돼서 효과가 안 나타나면 중도 포기나 사퇴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까.
김근태 이왕이면 잘 되면 어쩔거냐고 물어야 공정한 것 아닙니까?(웃음) 저는 60년대 중반부터 민주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70년대초, 80년 초에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고만해라. 고생많이 했으니까", 많은 사람들은 "김근태는 강철같은 의지를 가지고 왔다"고 했는데 흔들렸어요. 그러나 마침내 독재가 물러가는데 김근태의 삶도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와 역사의 정체성과 한반도 평화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런 흔들리는 자리에 김근태가 있어야 한다. 이렇게 저는 확신합니다.
유시민 아까 김 고문께서 힘있는 계보가 이인제 고문을 지원하는 것이 대세론이 형선된 하나의 원인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동교동 구파, 권노갑 씨를 대표로 하는 힘있는 계보가 이인제 고문을 밀어서, 대세론이 굳어져서, 민주당 후보가 된다고 가정할 경우에 "이것이 절차상 하자가 없는 경선이다" 이렇게 흔쾌히 인정하시겠습니까.
김근태 불공정 경선이죠. 그러면 국민들이 그런 경선에 대해서 "잘했다, 맞다, 재밌었다" 라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이게 꼭 이래요. 초등학교 다닐 때 한 번 싸워서 코피가 나면 지는 것이지 않습니까. 오랫동안 그것이 그냥 갑니다. 그랬다가 청년이 되서 다시 한 번 힘을 겨뤄서 실력이 역전되지 않으면 그것이 그대로 굳어지거든요. 평생 그렇게 가는 법도 있습니다. "그런게 오늘의 민주당의 풍경이다"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유시민 불공정하다고 하셨는데요. 그런 불공정한 경선에 왜 참여하는 겁니까.
김근태 국민참여 경선제로 그것이 극복되기를 바라고 있고, 노력하고 있지만 정치에 대한 냉소와 불신, 입당원서에 대한 국민의 부담으로 기대 만큼 붐이 일지 않아 걱정입니다.
유시민 불공정 경선이고, 노력하겠지만 끝내 이것이 시정되지 않고 이것이 관철된 결과과 나올 경우 어떻게 하겠습니까.
김근태 국민참여 경선제는 진행중이고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구조적인 불공정 측면이 극복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대화 그렇다면 불공정 경선에 대한 다른 대안을 제시하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것 아닙니까.
김근태 독재시대에도 불공정 경선 많이 했습니다. 그 때는 친구와 이야기도 못하게 했습니다. 정치권에 들어와서도 항상 불공정한 처우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아직 빛나는 조명 못 받고 있지만 그것에 굴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유시민 시민기자들은 질문이 없습니까? …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정운현 최근 김 고문 후원회 소식지에 윤구병 선생(전 충북대 교수)이 글을 하나 기고했는데 김 고문께서 후보로 나서는 것은 말리고 싶다고 써 있었습니다. 김 의원은 거짓말을 안하는 정치인 1위이고, 세속적인 처세술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말리고 싶다고 했는데 이처럼 후배를 아끼는 선배의 조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그런데 정국장님이 저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글 자체에는 깊은 애정이 담겨 있고 그것은 역설적이고 반어적인 것으로 정말 잘 되길 바란다는 격려의 표현입니다. 사람 도리에 맞는데 정치권에서 상처를 입을까 걱정이라고 올린 것 같습니다.
제가 패널에게 질문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이런 사람 만나면 가슴 아프기도 합니다. 벌써 감옥도 갔다 왔으니 이젠 그만하고 집안살림 챙기라고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가슴이 찡해지지만 고맙진 않아요. 정 국장 말씀은 지나치게 공격적입니다. 글의 핵심적인 취지는 그게 아닙니다. 재야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정치에 입문한 뒤에도 저는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민주주의는 굴욕 속에서 피어나는 꽃이라고요. 국민들의 관심은 정치 속에서 어떻게 만들어 가는가 디딤돌이 될까 하는 고민입니다. 그런 노력에 대한 평가라고 생각합니다.
유시민 김 고문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는 훌륭하다, 내용 좋다, 모든 걸 다 걸고 민주화 위해 살아왔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좋은 사람인데 거기에서 끝난다고 평가하지 대통령을 해야 한다고까지는 안가는 것 같습니다. 대선토론 이후 지지도가 늘긴 했지만 민심이 폭발하거나 도약의 조짐은 없는데, 대중적인 지지도에 어려움에 처한 원인은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김근태 <오마이뉴스> 독자와 시청자들이 오늘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지지해 줬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요. 우선 민주화운동한 사람들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많이 줄었어요. 김근태는 오래 민주화 운동을 했다고 많이 알려졌지만 YS, DJ 경우와 함께 묶여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또 김근태는 수도권 사람이라 지역표가 안 몰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수도권이 지역주의로 뭉치면 대한민국은 무너집니다. 저는 지역주의로 안 몰겠습니다. 세 번째로 저는 정권교체를 위해 민주당에 참여했는데, 그 이후에 스포트 라이트를 비치는데 별로 서지 못했습니다. 그때부터 민주당 주류와는 불편한 관계를 7년 내내 유지했습니다. 좀 오마이뉴스 같은 데나 TV에 멋진 모습으로 나간다든지 했어야 했는데…. 저도 토론을 좀 해서 청문회 스타가 되려고 나가려고 하는데 부총재니까 양보하시죠, 그러더라고요.
정대화 <시사저널>에서 좋아하는 정치인을 뽑았는데 김 고문이 4위를 했어요. 그때 지지율이 11.6%였는데 최근 당선 가능성을 묻는데 김 고문은 3.6%를 얻어 7위를 했어요. 다른 신문들에 나온 공통적인 평가가 김 고문은 인물이나 리더십은 우호적인데 구체적인 접근 가능성은 지금은 아니다라는 평가예요. 김 고문께서 현실 정치 입문이 늦었는데, 지금 구체적인 경선 상황에서는 역부족이 아닙니까.
김근태 그렇지 않습니다. 대통령 경선이 인기투표는 아닙니다. 컴백 바라는 연예인으로 심은하 한석규를 뽑는 것처럼 말이죠. 인기투표로 뽑는다면 이 나라에 희망은 없어요. 실패하지 않고 국민을 통합하고 민족을 올바른 길로 끌고 나가 평화를 실현시키는 열망을 만들어가야 해요. 정 교수님 말대로 4위면 도와줘서 3위로 도와줘야지 인기가 안되니 내려와라 퇴장하라고 하면 영화인이나 탤런트를 뽑아야죠."
유시민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공격적으로 하기 위해 그런 것이지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1부가 다 지나갔는데. 10분 휴식하고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10분 휴식.
유시민 2부를 시작하겠습니다. 1부는 이인제 대세론, 개혁연대 문제를 얘기했는데, 2부는 김 고문의 개인적인 방향과 노선에 대해서 질문을 많이 하겠습니다. 신변잡기식의 질문을 하지요. 경기고등학교 나오셨죠?
김근태 예 그렇습니다. 하하하(멋적은 듯).
김근태 서울대 경제학과 나오셨죠? 속칭 KS이신데요. 지난 번 노무현 고문 열린인터뷰 때 "노 고문이 높은 대중지지도에도 불구하고 개혁연대의 중심이 되지 못하는 것은 혹시 제도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왕따"를 당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그 질문에 노 고문의 답변이 "김 고문은 함부로 살아오신 분이 아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살아오신 분이다. 그 분 나름대로 의지가 있기 때문에 강요할 문제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취지에서 혹시 노 고문이 중심에 못서는 게 학력과 관련됐다고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잘 모르겠습니다. 노 고문 입장에서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는데. KS 마크에 대해서 어릴 때는 좋아했는데. 지금은 불편합니다. 이것 또한 소수자이지만, 또 한편 일종의 한국사회의 특권층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해 불편합니다. 이 총재가 고등학교 동문 선배이고, 대학교 선배입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밝히는데 이 총재는 엘리트 코스이지만, 김근태는 출신은 주류지만 살아온 것은 중산층과 서민과 함께 살아왔습니다. 대학교 졸업 이후 내내 비주류로 살아와 김근태는 주류와 비주류를 통합할 수 있는 다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유시민 혹시 노 고문 대학·고교 1년 선배라도 끝까지 따로 출마하실 생각이십니까.
김근태 누누이 강조하는데, 지금 유시민 씨가 이야기하는 것은 사적인 문제입니다.
정운현 김 고문께서는 미국을 다녀오신 적이 있습니까.
김근태 92년 연말부터 여러 번 다녀왔습니다.
정운현 미국 국무성의 초청을 받은 적은 있습니까.
김근태 초청 받은 적은 있지만 안갔습니다. 당시는 민주화 운동을 할 때였습니다. 미국과 대화를 바랬지만 국내를 비우고 가고 싶은 생각은 없었습니다.
정운현 오늘로 동계 올림픽이 막을 내렸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특히 김동성 판결 시비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우리와 유사한 경우인 러시아에서는 푸틴도 나오고, 의회도 컴플레인을 걸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정치권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집단에서가 아니라 국민들 수준에서만 분노했고, 지도적인 수준에서 국민 정서를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이를 정치권에서는 어떻게 봐야 하는 것입니까.
김근태 김동성 선수가 어제 6위를 했습니다. 가슴이 아팠습니다. 설욕 차원에서라도 금메달을 땄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했는데 아쉬웠습니다. 김동성 선수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정말 국민들이 격려하는 마음이 모아져야 합니다. 저는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시민자격으로 홈페이지에 격려하는 마음을 올렸습니다. 김동성 선수가 앞으로의 길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일부 시민이 "미국의 일방주의를 압도하는 상황과 연결돼 있는 것이 아니냐. 솔트레이크(saltlake), 거기서 뭔가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 문제가 국가 대 국가의 문제로 비화되는 것은 바라지 않습니다. 국민과 네티즌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장하고, 발표하는 것은 필요하고 마땅하지만 시민적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해야 하고 기억해야 합니다. 저는 정치인이 아니라 시민으로서 (김동성 선수 실격패 판결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정대화 제가 김 고문님을 조사했습니다. 그 주변에 교수가 굉장히 많습니다. 매제인지 처남도 교수이고, 친구도 마찬가지이고, 알고 봤더니 김 고문님도 교수이신데요. 많은 분들이 TV 토론을 보고 교수답다고 말한다고 하는데, 그런 평가를 어떻게 보십니까.
김근태 칭찬인지 비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웃음). 아버지가 교사이셨습니다. 그래서 교수· 전문가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분들의 전문적인 조언을 받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객원교수이지 어쩌다 특강을 한 번씩 하는 상황이니 전문교수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유시민 지난 번에 맥주를 마셨는데 이번에도 김 고문께 말했지만 사양하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맹물로 때우고 있습니다. 따끈따끈한 뉴스와 관련해서 질문드리지요. 지금 서울대 앞에 경찰 병력이 어마어마하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공기업 민영화 문제로 노조가 파업중인데, 거의 공권력과의 물리적 충돌이 눈앞에 와 있습니다. 김 고문은 국가 기간사업 민영화 문제에 대해서 어떤 정치적인 대책을 가지고 있습니까.
김근태 저는 우선 지금 발생하고 있는 철도, 발전, 가스 이런 것으로 인한 노조의 파업이 원만히 수습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아무도 다치지 않고 모욕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공기업을 민영화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다시 국민적 경쟁력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 세계화 과정에서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할까."입니다. 이 과정에서 공기업 민영화는 관치경제 정비,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제거하는 의미를 갖습니다. 담배인삼공사가 그 예입니다. 공기업 민영화는 IMF 이후 약속으로 신뢰성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완전한 민영화는 안정성과 국민적 통합과 비상대처에 힘들 수도 있으므로 철도와 발전에서의 민영화 문제는 정부와 국회가 보다 더 연구해야합니다. 예를 들면 발전과 송전은 민영화하고 배전은 기간산업으로 만드는 모색을 한다더지, 철도는 시설과 보수는 기간사업으로 하고, 운영과 서비스는 민영화해야 합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야하고, 조합원들이 불안해 하는데, 고용승계와 노동조건이 후퇴하지 않는다는 것만 보장되면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정운현 지난해 언론사 세무조사가 있었습니다. 일부 언론사 사주가 구속됐구요. 그때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이 구치소에 있었을 때 김 고문이 본의 아니게 면회 간 것으로 들었습니다. 그에 대해 주위 사람들이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가지 말았어야 할 자리가 아닌가. 매정하게 뿌리칠 자리 아닌가. 어찌보면 우유부단하다. 인정스럽지만 가야할 곳, 못 갈 곳을 맺고 끊지 못하는 것 아닌가. 대통령이 되면 인정에 치우치면 안도지 않나." 그때 왜 가셨는지요. 지금도 가신 것을 후회하지 않고 계십니까.
김근태 이것은 <한겨레>가 물어서 여러 번 이야기했습니다. 반복되는데, 방상훈은 개인적으로 친구입니다. 갇혀 있는 친구가 면회와 주었으면 좋겠는데 거절하면 인간이 아닙니다. 공사는 명백히 구분되어져야 합니다. 언론문제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TV토론에 대해서 책임 있게 논쟁하고 대화했습니다. 그에 대해 대통령도 전해오기를 "정말 고맙다. 잘 지켜봤다"고 했습니다. 얼마 전 정간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부담스럽지만 서명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오마이뉴스가 원칙을 분명히 하되 모든 사람과 만나 대화하고 차이를 좁힐 수 있는 일을 해야합니다.
유시민 개인적으로 친구 사이여서 인간적으로 거절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까.
김근태 거절이 아니라 감옥에 있어서 내가 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요청이 있어서 갔죠.
유시민 그렇게 요청한 것이 정치인 김근태가 아니라 지위나 명예가 없는 그런 사람이라면 (방 사장이) 와달라고 했을까요.
김근태 내가 토요일에 갔습니다. 시민의 입장으로 친구의 입장에서 갔습니다.
유시민 김 고문은 친구 입장이지만, 그 쪽의 입장은.
김근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에 대해 의도가 뭔가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제가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 부족하게 말한 적 있습니까. 온 국민이 관심을 갖는 사회 문제와 관련된다면 제가 평가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정운현 "안티조선"의 활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민주화운동을 할 때 제일 괴로운 것은 독재의 탄압이었습니다. 그 못지 않게 괴로웠던 것은 군사독재 타도였고요. 중요한 것은 원칙이 뭐냐를 넘어 그것을 도대체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입니다. 정치인은 사람들을 만나야 합니다. 언론을 통해 사람과 만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안티조선을 할 사람들은 안티조선을 하는 것이고, 나는 언론의 독과점, 사주의 지배에 의한 국민의 알권리 침해 등을 극복하는 정간법 개정 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왜 안티조선 하는 사람들은 이런 정간법 개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주목하지 않고, 안티조선 하지 않는 것에 비판하는 것인지. 이는 공정하지 않습니다. 김근태의 보다 포괄적인 노력에 대해 평가를 해 주셔야 하지 않을까요.
정대화 97년 민주당 탄생을 "명분 없다"며 반대했고, 97년 대선 전 "DJP공조"에 부정적 견해를 밝히며 상당히 반대하셨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 출범 후 김종필·이한동 씨가 총리가 되는 과정에서는 앞장서서 지지했고, 자민련과의 합당 논의 과정에서는 JP가 총재를 맡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5월에는 김윤환 민국당 대표를 만나 "정치 선배를 본받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로써 "김근태가 현실적으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 너무 오른쪽으로 돌면서 꼬리를 내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김근태 정대화 교수는 교수 신분이므로 오른쪽 왼쪽 말하기 쉬울 것입니다. 나는 사회를 개혁과 보수로 나누는 이분법에 반대합니다. 교수는 그렇게 말하기 쉽겠지만 정치인에게 그것을 강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정치인들은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규칙을 지키는 사회를 만들까를 고민하고 누구도 특권적으로 법과 규칙을 지키지 않는 것을 막을까에 대해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나는 국민회의 창당을 반대했습니다. 명분도 없고 정권교체도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왜 갔나"라고 묻는다면 결국 "국민회의에 정통 야당 인사들이 다 모여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97년 정권교체는 하늘이 도왔습니다. 기대보다 못 미치지만 큰 방향의 개혁과 구조조정을 이뤘고, 한반도에 평화 정착 노력은 평가해 주고, 그 다음 비판해달라는 것입니다. 저는 순교자나 사상가가 아니라 어떻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까를 고민하는 정치인입니다.
유시민 좀 전에 정통성·정체성 문제가 나왔습니다. 그 발언이 범위를 넘어서지는 않았습니까.
김근태 그렇지 않습니다. 정권교체 때 DJP 연합을 지지했습니다. 그러나 "민주세력이 후보가 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것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이해해 주십시오.
유시민 지금 "비전 21"에서는 고교 평준화 문제를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김 고문은 평준화 이전 세대로서 고교 평준화의 근본적인 재검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교육문제가 중요한 문제라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런데 진념 부총리가 현재의 교육이 일제시대보다 못하다고 말한 것은 적절치 못한 것이었다고 봅니다. 진 부총리의 말에 모욕감을 느꼈습니다. 진 부총리의 의도는 그렇게 중요하고 고통스러운 문제라는 의미로 해석합니다.
두 번째는 고교 평준화의 틀을 흔들어서는 안됩니다. 다만 보완은 필요합니다. 보다 뛰어난 자질과 능력 있는 사람에게 보다 발전된 과정을 교육시켜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이동식 학급 편성이나 차별화된 수업을 만든다든지, 특수목적고 같을 것을 더욱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자립형 사립고는 신중해야 합니다.
유시민 우리나라의 입시제도 문제나 교육문제에서 서울대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전 분야에서 우수한 학생을 독점하는 한 사회 발전은 없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즉 서울대에 대해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서울대 망국론과 서울대 개혁론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김근태 그렇습니다. 지금은 교육도 경쟁을 해야합니다. 서울대가 한국에서는 1위지만, 전세계에서 100위에도 들지 못합니다. 이것부터 고쳐야하고 개선해야 합니다. 문제는 서울대를 일등으로 해서 첫 번째, 이번 번호가 매겨져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선 대학생들에게 심리적으로 부담을 줍니다. 저는 아이디어나 계획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저 개인적으로 서울대는 대학원 중심으로 가고, 기초학문을 중심으로 발전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것이야말로 교육개혁과 더불어 서울대 개혁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서울대 출신과 관련 없는 분들이 함께 토론하고, 의견을 모아야 합니다.
정대화 차기 지도자의 덕목으로 3가지를 언급한 바 있는데, 그 중 불필요한 정치자금을 강조했는데 이유가 있습니까.
김근태 IMF 때 기업들이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맞이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의 투명성을 위해 외부 감사제 등을 도입했습니다. 정치가 기업에게는 투명하라고 하면서 스스로 투명 못하면 말이 됩니까. 하지만 넌센스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대화 오늘 선거자금 시민 옴브즈만이 출범했습니다. 그래서 민주당 뿐 아니라 모두 감시하겠다는 것인데, 그래서 후보들의 약속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 고문께서는 투명하게 사용하자는 약속을 받아들이겠습니까.
김근태 이 자리를 통해서 말하는 것이 공정하지는 못하지만 전향적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유시민 시민 기자의 질문을 받겠습니다.
초청 패널 내일신문 조숭호 기자입니다. 김 고문에 대한 평가 가운데 부정적인 평가는 "비현실적"이라는 것이고, 긍정적인 평가는 "소신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이에 근거해서 김 고문이 대선주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짧게 답변해 주십시오.
김근태 선언적으로 이야기하면 김근태는 믿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거짓말이 탄로 나면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와 정치를 예측 가능한 상황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강점입니다.
유시민 네티즌이 독자 의견을 통해 한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40대"라는 아이디를 가지고 있습니다. 평화통일 방안에 대한 질문인데요. 부시 방한 전 주한미국 대사와 관저에서 단독 조찬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 고문뿐만 아니라 집권여당의 대선주자들이 차례 차례 관저에 조찬을 갖는 모습이 꼭 시험을 보러 가는 사람들처럼 보였다는 지적인데요. 이러한 지적에 대한 느낌은.
김근태 국민들이 봤을 때 좋은 그림은 아니었겠죠. 그런데 미국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크니 그림은 안 좋지만 만나서 할 말을 했느냐가 중요합니다. 대화 중에는 사적인 내용이 많기 때문에 자세하게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첫째 "한반도 문제에 대해 경청해 달라"는 것이었고, 둘째 "클린턴 정부 때 햇볕정책은 잘나갔지만 부시 정부에서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정책이라는 것이 계속성과 일관성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고, "북한문제를 다룸에 있어 북한 체면을 살려줄 수 없느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유시민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보완 수정할 것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김근태 저는 근본적으로 "햇볕정책"은 옳다고 보며 다른 대안은 없다고 봅니다. 대안을 찾는다는 것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믿어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만나서 신뢰를 키워야 합니다. 나는 다시 한번 김정일 위원장이 약속한대로 서울을 답방해야 한다고 봅니다. 애걸이 아니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답방을 해 월드컵 개막식에 참석하면 전세계는 한반도에 악의 축이 아니라 평화의 축이 뿌리 내리기 시작했다고 볼 것입니다.
유시민 보완할 것이 없다는 것입니까.
김근태 보안할 것이 있지만 부시 발언으로 평화가 흔들리는데 현재로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시간을 가지고 보완해 나가면 됩니다.
정운현 김대중 정부의 남은 1년 동안 가장 서둘러서 처리해야 할 현안 과제 세 가지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김근태 제일 중요한 것은 경제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우선 경제가 다시 살아나도록 해야 하는데 너무 들떠서 하면 안되고 개혁과 구조조정을 병행하면서 체질을 강화시켜 정말 도약할 수 있는 태세를 만들어야합니다. 두 번째는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이며 양대 선거를 상당히 공정하게 치뤄야 합니다.
세 번째는 김대중 대통령은 개인적 영광을 얻었다고 봅니다. 이제는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면 남북정상회담이 정례화 되는 길이 뚫린다고 봅니다. 앞으로는 이 문제에 야당도 참여해서 정치적으로 소외된다는 생각이 안 들도록 하면 됩니다. 또한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면 야당과의 충돌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평화가 뿌리내리는 1년이 돼야 합니다."
정대화 정치자금이 정말 부족합니까.
김근태 정말 부족합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하는데도 말입니다.
정대화 자료에 보니까 95년부터 증가하다 99년이 피크고 이후 당비 수입이 계속 떨어졌는데요. 지구당 관리를 안하고 있는 겁니까, 아니면 당비 수입이 떨어져서 입니까.
김근태 둘 다 요인입니다. 그동안 정치활동 때문에 지역민을 자주 못 만났습니다. 지금 정치자금은 어떻게 보면 너무 많고 어찌 보면 너무 적습니다. 공정하게 하려면 제도를 현실화하고 투명하게 만들어서 감시·감독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래야 정치적 결과에 승복하는 풍토가 만들어진다고 봅니다.
정대화 지금 경선비용 상한선이 없는데 상한선 만드는데 동의하십니까.
김근태 지혜가 필요합니다.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가와 국민이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가가 참여하려면 재정을 지원하고 선관위가 참여해 지도해야 하는데 법이 문제고….
정대화 공영제가 필요하다는 말입니까.
김근태 그 전에 외부 감사가 있어야죠. 그 걸 먼저 해야지 상한선 먼저 정해놓고 안 지키면 그게 더 큰 문제죠. 다 동의하는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이 참여하니 외부기관, 즉 선관위에서 감독, 감시하고 시민 옴부즈만 제도도 좋은 역할이 되겠죠. 하지만 그것이 주체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유시민 개인적으로 답답하겠습니다.
김근태 답답합니다. 저도 그렇게 하고 시민도 참여했으면 참 좋겠습니다. <오마이뉴스> 독자들이 그 말이 맞다며 메일을 많이 보내주세요.
유시민 개인적인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예전에 코 막힌 소리라는 지적을 받았는데 요즘 많이 나아졌습니다. 혹시 외과 수술을 받았습니까.
김근태 옛날 이야기는 안 하려고 했는데…. 군사독재의 극심한 고문으로 코가 많이 상했습니다. 수술 받지 않으려고 최대한 버티다 작년 후반기 수술을 받아서 조금 나아졌습니다. 옛날의 상처가 회상되는 것이 싫었습니다.
유시민 민주당 경선 참여를 결심한 시점이 언제입니까? 저 역시 옛날 상처를 일깨울 생각은 아니었는데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그 시점이 이미 결심을 했기 때문이 아닌가 해서 드리는 질문입니다.
김근태 언제쯤이라고 말하기는 힘든데요. 정권교체가 이루어졌을 때 참 신도 났고 한편으로 다 이뤘으니 이젠 놀아도 된다고도 생각했죠. 의정활동만 열심히 했는데 그러다 "옷 로비 사건"이 발생해 국민이 분노하는 걸 보고 그게 아니구나, 가야할 길이 또 있구나 하고 다시 시작하게 됐습니다. 걷고 사람 만나고 하는 일이 조금씩 쌓여서 (경선 참여를) 마음먹게 됐습니다. 코 수술 훨씬 전 일입니다.
정대화 기부금 입학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대학발전과 교육 형평성 문제가 부딪히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
김근태 먼 훗날에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같이 학벌이 인생을 결정하는 사회에서는 곤란합니다. 학생의 미래 운명이 달려 있는데 그것을 돈으로 결정하면 너무 갈등이 심합니다. 비슷한 대학이 열 개쯤 있는데 김근태가 학교에 많은 공헌을 했으니 김근태 딸 한 사람은 좀 봐주자, 그래서 사람들이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정운현 파격적인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 사이에 "3행시 짓기"가 유행입니다. 신세대 감각과 재치를 알아보기 위해 이번 경선이 시작되는 "제주도"를 시제로 낼 테니 해보시겠습니까.
김근태 못할 것 같은데요. 일단 내보시죠. 잘 되지 않는데요. 힘든 게 아니라 전기가 좀 들어와야 하는데 껌벅 껌벅 합니다.(웃음)
유시민 첫 회에서 노무현 고문은 밤 늦은 시간인데도 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20분 연장했습니다. 김 고문도 괜찮으시겠습니까.
김근태 열화와 같은 성원이 있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박수)
유시민 "국민참여 경선제"는 김 고문이 이미 97년에 제기하신 걸로 압니다. 그런데 김대중 정권 들어서는 장관이나 총리 같은 자리 하나도 못했습니다. 그에 대해 개인적으로 아쉬움은 없습니까.
김근태 저도 사람이고 정치인이므로 책임있는 자리에서 책임있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정권교체 위해 소신 갖고 일했고 손해 감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유시민 지난 4·13 총선 공천 심사과정에서 김 고문을 따르는 분들이 지지율이 높음에도 대거 탈락했다는데 사실입니까.
김근태 사실입니다.
유시민 그런 부당한 대우를 당내에서 받으면서 문제를 제기하거나 항거한 적은 없습니까.
김근태 의미있는 수준으로는 못했습니다. 문제는 제기했지만 당시 총선과 같은 전투적인 상황에서 이적행위로 간주될 우려가 있어 안했습니다.
유시민 불공정 경선이라고 했는데, 동교동 계파가 이인제를 미는 것은 김 대통령 뜻과 관계가 있는 것 아닙니까.
김근태 관계없습니다.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대통령은 남은 임기에서 국정을 성공시켜 국민적 기대를 회복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김 대통령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겁니다.
유시민 그런데 권노갑 씨는 평생 김 대통령의 지기였고 참모였고 비서실장인 분인데, 이런 사람이 특정후보를 민다면 이것이 김 대통령과 관련 있다고 보는 것이 상식 아닙니까.
김근태 지난해 11월 쇄신운동이 절정에 이른 국면에서 김 대통령이 총재직을 사퇴하면서 큰 인적 쇄신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공개적으로 언명했습니다. 그것이 동교동 계보에게 처음의 마음, 겸손했던 마음으로 돌아가라는 강력한 주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동교동 특정계보가 이런 선택으로 잘못된 해석으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명백히 아닌데, 가령 당원이나 지지자들에게 뭔가 다른 선택이 어려운 분위기로 다가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시민 차제에 김 대통령이 경선에 어떤 후보를 지지 않는다는 공식적인 천명이 필요한 것 아닙니까?
김근태 또 다른 혼란을 부를 수 있습니다. 꼭 필요한 시점이라면 모를까. 문제는 그게 아니라 경선에서 공정성이 유지되고 사람들에 의해 받아들여지도록 잘 판단해서 민주당 주류에서 결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운현 이인제 고문은 동교동 입장에서 양자입니다. 민주당 대선 주자 7명 중 적자, 장자 상속 원칙에 따를 경우 김 대통령의 장자에 누가 가장 가까울까요.
유시민 혹시 본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웃음) 비유가 맞는 지 모르지만 철학과 원칙에 따라 살아온 내력에서 (김 대통령과) 저 김근태와 같다고 봅니다. 계보도 같지 않고 87년 이후 만난 적도 없지만 나름대로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노력을 했습니다. 대선 시기만 되면 저는 감옥에 있거나 지명수배 상태에서 피신하는 등 수난 세월이 계속됐습니다. 철학과 원칙에서 제가 계승자라고 생각합니다.
정대화 최고위원 선거 때 돈 끔찍하게 썼다고 하는데 액수를 말할 수 있습니까? 대선후보 경선에서 적어도 그 대여섯 배는 쓴다, 한 100억 정도 드는 게 아니냐는 말도 했다는데, 이번 대선경선 과정에서 얼마쯤 쓸 겁니까? 혹시 조달에 애로는 없습니까.
김근태 끔찍하다는 것은 서민과 중산층 입장에서 많다는 얘기고요. 이에 대해 효과적으로 전달할 적절한 시점이 오리라고 생각합니다. 예비 경선에 100억 들어간다는 것은 어느 신문의 얘기고, 나와는 관계가 없는 사항입니다.
유시민 "도깨비"라는 네티즌의 질문입니다. 단서 달지 말고 답해달라는군요. 대통령이 된다면 국가보안법과 한총련 이적단체 규정을 어떻게 할 생각인지요.
김근태 독소조항을 개정하겠습니다.
유시민 한총련은 같이 걸려있는 거겠죠.
김근태 그렇습니다.
유시민 대통령이 고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김근태 짧게 말하라고 해서(웃음). 지금도 국회 내에서 고치려고 여러 번 노력했는데. 국회가 하는 것이죠.
유시민 남들은 정계개편 해서라도 하겠다고 하는데요.
김근태 그것은 거짓말입니다. 믿지 마십시오. 안되는 것을 된다고 하면 안되죠. 국민이 선택하지 않으면 길이 없습니다.
유시민 다음은 진보정당 관련된 질문입니다. 진보정당의 원내진출을 원활히 하기 위해 중대선거구제 도입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그것은 대통령이 할 일은 아니고 국회 일이죠. 개인적으로는 진보정당 부분도 있지만 지역주의 극복이 시급한 일입니다. 그 한 방책으로 중대선거구 도입이 필요합니다.
유시민 "강종은"이라는 네티즌의 질문입니다. 죽어가는 농촌을 살릴 방책은 어떤 게 있을까요.
김근태 농촌은 지난 30-40년 간 산업화 시기에 말할 수 없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상아탑을 우골탑이 지켰다는 얘기도 있죠. 우루과이 라운드 이후 농업개방은 막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농민 표 깎일 지는 몰라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살만한 농촌, 경쟁력 있는 농업을 위해 지혜가 필요합니다.
유시민 노 고문과 이 부분은 비슷하군요. 다른 질문은 다른 답이 많았는데 "고교 평준화" 질문에 대한 답은 비슷합니다.
김근태 그런가요.
정운현 젊은층의 투표 불참이 심각합니다. 젊은 사람들이 선거참여를 보람있게 하고 축제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지혜로운 대안이 있습니까.
김근태 그런 방안은 없습니다. 여기에 여러분들이 함께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운동 하는 분들이 호소하고 설득해야 합니다.
국민경선제에 국민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 바꾸는데 오마이뉴스도 나서 주셔야 합니다. 끝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사람에게 작은 인텐시브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면접 가산점을 주거나 인턴십 과정에 참가하는데 우선권을 준다든지 하는 것 말입니다.
정대화 용산 주한미군기지 반환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얼마 전 도날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프간 전쟁을 겪으면서 미국의 전략이 바뀌었다, 용산기지 이전이 가능하다, 그리고 외국 수도에 주한 미군이 주둔하는 것이 정서에 안 맞는다는 얘기였습니다. 이런 점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 있어서 충분한 토론과 대화 있어야 하겠고요. 그런데 방향은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정대화 김동성 선수 건도 그렇고 이 문제도 우리 정부가 저자세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김근태 당당해야 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부시가 북한에 지도부에 대해 회의적인 표시를 하자마자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가 얼어붙는 것이 현재 한반도의 현실입니다. 이것을 넘어서는 대안 없이 당당함을 넘어서서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안됩니다.
유시민 계속 무거운 얘기를 했습니다. 조금 부드러운 얘기를 하죠. 페미니스트이십니까.
김근태 대학생 딸에게 욕먹지 않는 정도입니다.
유시민 직접 요리를 해 본 적이 있습니까? 할 줄 아시는 요리가 있다면.
김근태 한 적이 있습니다. 김치찌개를 할 줄 압니다.
유시민 요리는 인재근 여사(부인)가 다 합니까.
김근태 고맙다는 성의는 표현하고 있습니다.
유시민 군대는 갔다 왔습니까.
김근태 오래 전에 다녀왔습니다, 67년도입니다.
유시민 군번은 기억하십니까.
김근태 118651입니다.
유시민 작대기 군번인 걸 보니 정말 오래 전이군요.
유시민 아드님이 있으시죠. 아드님은 어떻습니까.
김근태 지금 군대가서 보초서고 있습니다. 경기도 포천 사령부에 근무하고 있는데 정문과 후문에서 보초서고 있습니다. 면회를 몇 번 갔는데, 외출 나와서 된장찌개 먹고 맥주 한 캔씩 하는 게 재미가 있더군요.
유시민 관련해서 질문하겠습니다. 오태양 씨를 아십니까.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른 "대체 복무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저는 찬성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안보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있으므로 법원의 결정과 더불어 어떻게 대체 근무를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감옥에 있을 때 "여호와의 증인" 청년들을 만났는데 도와줄 방법이 없었습니다. 모두들 예쁘게 살아갈 젊은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대화 지난 인터뷰에서 노 고문이 이인제 고문은 타이밍 포착에 강하고, 김근태 고문은 역사와 미래에 대해 항상 고민하는 자세가 좋다고 했습니다. 노 고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좋은 사람입니다. 담대하고 솔직합니다. 이런 사람과 함께 정치한다는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유시민 2순위 투표를 통한 후보연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우선 아까도 말했지만, 강하게 주장해서 될만하면 연대론이 나와서 틀이 흔들립니다. 그래서 자꾸 작아집니다. 지금 말도 큰 흐름이 형성되면 디딤돌이 될 수도 있고 그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함께 참여해주시고 주목해 주십시오.
유시민 아까 민주당 경선을 선관위에서 관리하도록 하자는 얘기가 나왔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반대합니다. <오마이뉴스> 대선주자 인터뷰를 막는 선관위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입니다.
김근태 유시민 사회자가 중요한 얘기를 해서 말을 안할 수가 없군요. 선관위가 <오마이뉴스> 토론회를 막은 것은 명백히 시대에 뒤떨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경선 관리·감독을 못한다는 것으로 연장되면 안 됩니다. 별개의

이번 열린인터뷰는 "정간법·선거법 개정 운동"에 동참한 인터넷뉴스미디어협의회(회창 최창환)의 소속사(이데일리, 아이뉴스24, 이비뉴스,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디지털 말, NGO타임스, 유뉴스, 대자보, 통일뉴스 등 인터넷신문들이 후원하고 있습니다.
다음 번 열린인터뷰 초청자는 한화갑 상임고문(27일 수요일 오전 10시)과 정동영 상임고문(28일 목요일 오전 10시)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대통령후보 경선에 출마한 김근태 민주당 고문은 2월 25일 오후 2시 <오마이뉴스>의 "민주당 대선주자 초청 특별 열린인터뷰"에서 "동교동계가 이인제 고문을 밀고 있다는 점에서 "이인제 대세론"은 부패정치를 부활하자는 것"이라면서 "그런 경선은 (절차상 하자가 있는) 불공정 경선"이라고 말했다.
김근태 고문은 "그런 불공정한 경선에 왜 참여하느냐"는 질문에 "국민참여 경선제로 그것이 극복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그러나 정치에 대한 냉소와 불신, 입당원서에 대한 국민의 부담으로 기대만큼 (국민경선에 대한) 붐이 일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 고문은 "동교동 계파가 이인제 고문을 미는 것은 김 대통령 뜻과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관계 없다"면서 "김 대통령은 남은 임기에서 국정을 성공시켜 국민적 기대를 회복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근태 고문은 또 노무현 고문과의 연대에 대해 "부패, 특권,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열린 연대"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일부에서는 87년 양김 씨와 같은 분열을 이야기하는데 그 때와는 다르며 노 고문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연대의 큰 흐름을 형성할 수 있도록 김근태와 노무현을 도와달라"고 말했다.
김 고문은 철도 등 공공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공론화된 공기업 민영화에 대해 "기본적으로 공기업을 민영화해야 하지만 철도, 발전 분야는 완전한 민영화를 할 경우 안정성과 국민적 통합과 비상대처에 힘들 수도 있으므로 정부와 국회가 보다 더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예를 들면 발전과 송전은 민영화하고 배전은 기간산업으로 만드는 모색을 한다든지, 철도는 시설과 보수는 기간사업으로 하고, 운영과 서비스는 민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본 인터뷰 내용이다.
유시민 네티즌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오마이뉴스> 대선주자 초청 특별 열린인터뷰 두 번째 시간으로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편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유시민입니다.
지난 주 노무현 고문 편을 내보내고 나서 여러 가지 평가를 받았습니다. 형식면에서는 자유로왔다, 내용면에서는 깊이가 있었다는 호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비판의 말도 있었습니다. 다소 산만하다거나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집요함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오늘은 지난 번보다 깊이 있고 여전히 흥미있는 토론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희 토론회는 형식과 주제, 어디에도 성역이 없습니다.
지난번 노 고문 편에서는 주최쪽과 후보자가 합의해서 20분 정도 연장했었는데요. 오늘도 서로 합의된다면 10∼20분 정도 길게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러면 오늘 패널을 소개하겠습니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 정운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입니다. 예정된 순서대로 김 고문께 본인의 입장을 약 3분에 걸쳐 듣겠습니다.
김근태 안녕하십니까. <오마이뉴스> 독자 여러분, 한국 정치의 "4번 타자" 김근태 인사드립니다. 정말 지역주의, 부패와 특권과 맞서 싸워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 미국과 협력하지만 국익을 강조하고 냉전적 세력과 맞서 싸우는 김근태에게 큰 힘과 용기가 되어 주십시오.
오늘은 김대중 대통령 취임 4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저는 97년 12월 17일을 잊을 수 없습니다.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었던 참으로 깊은 감동을 잊을 수 없었던 날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감동을 많이 잊었습니다. 세월이 흘렸고, 지역주의와 이른바 게이트 때문에 옛날 일이 되었습니다. 최초의 정권교체는 우리의 노력이 이룬 결과이지만, 하늘이 우리를 도운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 때처럼 겸허했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저, 김근태는 조국이 부를 때 그 자리에 끝까지 남아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 시작합시다. 역사가 우리를 부르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아닙니다. 이회창 총재는 더더욱 아닙니다. 중산층과 서민을 외면하고 특권층만 옹호하는 세력에게 미래를 맡길 수 없습니다. 그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기면 국민통합은 요원합니다.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해서라면 우리 민족의 평화를 흔들 수 있는 세력에게 우리 미래를 맡길 수는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 함께 해주십시오. 지역주의, 부패와 특권과 전쟁을 선포해서라도 막아야 합니다. 굿바이 지역주의, 굿바이 부정부패.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한나라당은 아닙니다. 더욱 이회창 총재는 아닙니다"
유시민 모두 발언을 해주신 김 고문에게 박수를 쳐주시기 바랍니다. 긴장을 풀기 위해 가벼운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후보 순서 "4번"을 뽑은 것에 대해 불만 없습니까(김 고문은 경선 후보 번호 4번을 뽑았음).
김근태 가운데 있는데…. 행복합니다.
정대화 등록을 지난 주에 했는데요. 2억5000만원을 마련하기 어렵지 않았습니까.
김근태 (액수에 대해 당 선관위에) 몇 차례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금액이) 많습니다.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중앙당에 "수익자 부담 원칙으로 하면 안된다, 그렇다면 대통령선거도 후보가 다 내야 한단 말입니까"라고 했는데도, 얘기가 안되더군요. 경선에 나와서 당신들 이름을 알리니 일정하게 부담해야 한다더라구요. 그래서 몇 분들과 의논한 뒤, 정식으로 공문을 내서 곤란하다고 말했는데 결국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친구들에게 사정도 하고, 후원금을 보태 근근히 냈습니다.
정대화 후원금 잔금과 차입으로 했다면 문제가 많습니다.
유시민 돌려받습니까?
김근태 없습니다. 공탁이 아닙니다.

정대화 당 밖에서 보기에는 "이인제 대세론"이 있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국민경선제에 참여해도 필요 없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인제 대세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우선 "국민경선제 붐"이 일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국민경선제는 지난 97년부터 제가 강하게 주장했던 것입니다. 국민들이 후보를 뽑는데 참여해서 정치냉소를 극복해 달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정치에 대한 냉소와 불신이 커서 입당을 권유하는 것이 부담스럽습니다.
두 번째 이인제 대세론에 대해서는 비판적입니다. 이것은 부패정치를 부활시키는 것입니다. 힘이 기울었으니 줄 서라, 그것을 극복하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는 새로운 정치하자는 것이 설득력이 없습니다. 다른 하나를 고백하자면, 민주당 안에 힘 있는 계보가 있었는데 그 계보와 연계해 대세론이라고 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유시민 힘 있는 계보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동교동을 말하는 것입니까.
김근태 그렇죠. 네티즌도 다 알 거고, 그것은 그야말로 부패정치죠. 제가 오랫동안 비판해 왔습니다.
정대화 문제는 7명 경선에서 이인제 고문이 부동의 1위이고, 어떻든 이 상황을 별로 깰 수 없고 고착될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이것을 비판하는 것과 극복하는 것은 다른데, 이를 깰 가능성이 있습니까.
김근태 정말 불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쉽지 않아 보인다고 표현하죠. 여론조사가 그러니까 경선할 필요가 없다는 말은 아니지 않습니까. 왜냐하면 선거는 역동적일 수 있습니다. 상황이 낙관적이지는 않지만 변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선거의 재미입니다. 국민들이 선거에 대해 냉소와 불신이 있는데 그것은 정치 전체에 대한 것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새롭게 관심을 끌만한 요소가 개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정대화 그런 말은 많은데, 실제로 등록이 시작됐습니다. 이 상황에서 (김 고문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고정된) 상황을 예측 불가능하게 끌어갈 수 있는 전략을 말씀해주시지요.
김근태 그거 다 털어놓으면 전략이 펑크날 것 같고요. 각 단계마다 적절한 시점에서 공개하겠습니다. 미리 다 말하면 경쟁자가 다 준비하지 않겠습니까.
유시민 "비장의 카드"가 있다는 말씀인가요.
김근태 국민들의 마음이 여러 가지 상황에서 여러가지로 복잡하게 반응합니다. 타이밍에 맞는 대응이 필요하겠지요.

정운현 노 고문과 한화갑 고문이 "이인제 고문의 경선불복"을 공격했고, 지난 24일에는 김중권 고문이 이런 공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 고문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현재 상황은 민주당 경선이지만, 결국 상대는 이회창 총재입니다. 한나라당에서는 이 총재가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죠.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이 총재에 대응하는 내용이 풍부해져야 합니다.
사실 저는 이 총재에 대해 우려합니다. 미국 가서 파월 장관을 만났을 때 "전략적 상호주의"를 지지한다고 했는데, 명료하지 않고 말이 어렵습니다. 햇볕정책을 비판하는지, 반대하는지 명료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비판하는 것과는 별개로 자신의 생각을 먼저 밝혀야 합니다.
정통성·정체성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0년 4·13 총선대책위원장을 맡고 또 그 전에 민주당 결합한 것으로 경선불복 문제는 끝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민주당은, 음… 좀 인정해 주십시오. 민주당은 민주화를 위해서 노력한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인제 고문은) 민주당에 참여했기 때문에 더욱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정확히 설명해 국민들과 당원들의 동의를 분명히 받아야 합니다. 다만 감정적으로 대립하거나, 혹시 인격 모독하거나 하는 것은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상처가 됩니다. 그것은 고려해야 합니다.
""IJ 경선불복" 비판은 정당한 문제제기다"
유시민 (이인제 고문의 과거) 경선불복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비방이냐, 비판이냐 하는 논쟁이 있습니다. 민주당 선관위에서는 노 고문에게 주의 조처를 내렸습니다. 김 고문께서는 일부 주자들이 "이 고문의 경선불복" 문제를 거론하는 걸 비방이라고 보십니까, 비판이라고 보십니까.
김근태 그것은 정당한 문제제기죠. 비판이죠.
유시민 이인제 고문 캠프에서는 "흑묘백묘론"을 들고 나오는데요. 이 말은 결국은 한나라당 이 총재에 맞서 이길 수 있는 후보는 이인제 고문밖에 없다는 것인데요. 김 고문은 이인제 고문이 후보가 되면 대선에서 반드시 진다, 이른바 "필패론"이 타당하다고 보십니까.

유시민 단도직입적으로 얘기를 해 주시지요.
김근태 그러니까 필패론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용어 자체는 과도하지만, 정체성·정통성 질문을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안되면 표가 늘어나지 않을 겁니다. "지역연합 표"를 넘어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결과는 뻔하지 않겠습니까.
유시민 정체성 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 필패론이 현실로 나타날 거다, 그런 말씀이죠.
김근태 그렇습니다.
유시민 혹시 민주당의 정통성·정체성이 무엇인지, 민주당의 역사적 정통성에 상대적으로 앞선 후보가 누구인지 얘기를 해 주시죠.
김근태 허허허, 제일 중요한 것은 말이죠, "사람들이 국민들과 더불어 함께 생활했는지, 싸울 때 싸우고 발언할 때 발언했는지" 그런 것이라고 봅니다.
유시민 개혁연대에 대한 네티즌 질문이 4-5개 계속 올라오고 있는데요. 끝까지 연대하지 않을 수도 있는가. 이인제 연대론에 맞서 4자 연대(노무현-김근태-정동영-한화갑)가 이뤄질 수 있는가, 노 고문으로의 후보단일화에 대해 김 고문이 기분 나빠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는데 그런가 등입니다. 김 고문께서는 이런 질문에 어떤 답변을 주시겠습니까.
김근태 우선 지금은 각 후보들이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열정적인 동의와 지지를 어떻게 받을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상당한 국민들이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좀더 잘해야 하는가 좀 피곤함을 느끼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열린 연대"를 주장해왔습니다. 부패·특권·지역주의를 극복하는 열린 연대입니다. 큰 흐름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부는 87년 양김을 이야기하는데 그 때와는 다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본선에서 노무현 고문과 김근태가 동시에 나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민주당 안에서 쇄신을 주장할 때 내가 앞서 있었고, 노 고문은 자리를 비웠습니다. 나름대로 판단이 있었겠지만 종합적으로 큰 흐름을 형성하는데 기여하리라 생각합니다.
정대화 김 고문께서는 지난해에 "지난 87년 대선에서 양 김씨의 분열이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답변을 보니 약간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김근태 양김 씨는 본선에서 그렇게 해서 승리를 놓쳤습니다. 지금은 당내 경선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회창을 이길까"가 지지자를 결집시킬 수 있는가의 중요한 지표가 될 것 같습니다. 특정인 반대를 위한 연대는 작아집니다. 흐름을 형성하는 게 중요합니다.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난쟁이들로 다 추락할 가능성 있습니다.
정대화 <오마이뉴스> 네티즌이나 개혁적 유권자들은 개혁적 분들이 경합하면 결국 본선에서 아무도 못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합니다.
김근태 싸우는 게 아니고요. 우선 그 걱정 전에 노무현 고문은 좋은 사람이고, 김근태 고문도 괜찮은 사람입니다. 문제는 다음 단계를 바라는 사람들의 흐름이 아직 형성이 못됐습니다. 그런 흐름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김근태와 노무현을 도와주십시오. 그렇게 해서 우리가 한 단계 점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유시민 바로 거기서 그런 흐름을 형성하는데 노-김의 결속이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김근태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예를 들어 햇볕정책도 그렇고, 국회에서 의원수가 작아 발목이 잡히고 있지만, 민주당 내에 정간물 법안 발의라든지에 의원들보고 서명하라고 해도 제대로 안됐습니다. 이런 것은 어떻게 극복할까요.
유시민 좋습니다. 이 문제는 계속 질문하면 이 수준까지 밖에 안될 것 같은데 다른 방식으로 가보겠습니다. 노 고문의 경선전략이 기본적으로 지역주의라고 보십니까.
김근태 87년 6·29선언 이후 대선이 세 차례 있었습니다. 두 분은 실패를 했고, 김대중 대통령도 기대만큼 높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역주의 때문입니다. 국민들이 지역주의 선거를 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사건건 충돌하다가 지지율이 떨어지면 수습이 안됩니다. 역사에서 배워야 합니다. 취지가 똑같지는 않지만 자신을 정당화하는 과정으로 이용할 과정이 높아 조심해야 합니다.
정대화 이 문제(지역주의)에 대해 계속 토론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지만, 쟁점이기 때문에 질문이 나온 것 같습니다. 후보 7명 가운데 김근태·노무현 고문은 서로 제한된 표를 잠식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김 고문은 두 후보가 합치는 게 유리하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이대로 끝까지 가는 게 유리하다고 보십니까.
김근태 지난 2월 5일 국회 대표 질문에서 두 가지를 얘기했습니다. 우선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중산층이나 서민 경제에 대해서는 실제 고민도 안하고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이 한반도 평화를 흔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개혁후보 연대론이 나오면서 관심이 이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결국 작아지는 것입니다.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는 큰 방향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내부에서 이러면 자꾸 문제를 작게 만들고 축소시킬 수 있습니다. 흐름을 크게 만들어야 하는데 정말 답답합니다. YS도 DJ도 민주화 운동하다 이러고 있는데 당신은 뭐가 다르냐고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런 문제(개혁후보 연대론) 제기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정운현 3월 9일부터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되는데, 중반쯤 가면 가시적인 윤곽이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만약 중간쯤 돼서 효과가 안 나타나면 중도 포기나 사퇴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까.
김근태 이왕이면 잘 되면 어쩔거냐고 물어야 공정한 것 아닙니까?(웃음) 저는 60년대 중반부터 민주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70년대초, 80년 초에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고만해라. 고생많이 했으니까", 많은 사람들은 "김근태는 강철같은 의지를 가지고 왔다"고 했는데 흔들렸어요. 그러나 마침내 독재가 물러가는데 김근태의 삶도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와 역사의 정체성과 한반도 평화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런 흔들리는 자리에 김근태가 있어야 한다. 이렇게 저는 확신합니다.
유시민 아까 김 고문께서 힘있는 계보가 이인제 고문을 지원하는 것이 대세론이 형선된 하나의 원인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동교동 구파, 권노갑 씨를 대표로 하는 힘있는 계보가 이인제 고문을 밀어서, 대세론이 굳어져서, 민주당 후보가 된다고 가정할 경우에 "이것이 절차상 하자가 없는 경선이다" 이렇게 흔쾌히 인정하시겠습니까.
김근태 불공정 경선이죠. 그러면 국민들이 그런 경선에 대해서 "잘했다, 맞다, 재밌었다" 라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이게 꼭 이래요. 초등학교 다닐 때 한 번 싸워서 코피가 나면 지는 것이지 않습니까. 오랫동안 그것이 그냥 갑니다. 그랬다가 청년이 되서 다시 한 번 힘을 겨뤄서 실력이 역전되지 않으면 그것이 그대로 굳어지거든요. 평생 그렇게 가는 법도 있습니다. "그런게 오늘의 민주당의 풍경이다"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유시민 불공정하다고 하셨는데요. 그런 불공정한 경선에 왜 참여하는 겁니까.
김근태 국민참여 경선제로 그것이 극복되기를 바라고 있고, 노력하고 있지만 정치에 대한 냉소와 불신, 입당원서에 대한 국민의 부담으로 기대 만큼 붐이 일지 않아 걱정입니다.
유시민 불공정 경선이고, 노력하겠지만 끝내 이것이 시정되지 않고 이것이 관철된 결과과 나올 경우 어떻게 하겠습니까.
김근태 국민참여 경선제는 진행중이고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구조적인 불공정 측면이 극복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대화 그렇다면 불공정 경선에 대한 다른 대안을 제시하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것 아닙니까.
김근태 독재시대에도 불공정 경선 많이 했습니다. 그 때는 친구와 이야기도 못하게 했습니다. 정치권에 들어와서도 항상 불공정한 처우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아직 빛나는 조명 못 받고 있지만 그것에 굴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유시민 시민기자들은 질문이 없습니까? …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정운현 최근 김 고문 후원회 소식지에 윤구병 선생(전 충북대 교수)이 글을 하나 기고했는데 김 고문께서 후보로 나서는 것은 말리고 싶다고 써 있었습니다. 김 의원은 거짓말을 안하는 정치인 1위이고, 세속적인 처세술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말리고 싶다고 했는데 이처럼 후배를 아끼는 선배의 조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그런데 정국장님이 저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글 자체에는 깊은 애정이 담겨 있고 그것은 역설적이고 반어적인 것으로 정말 잘 되길 바란다는 격려의 표현입니다. 사람 도리에 맞는데 정치권에서 상처를 입을까 걱정이라고 올린 것 같습니다.
제가 패널에게 질문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이런 사람 만나면 가슴 아프기도 합니다. 벌써 감옥도 갔다 왔으니 이젠 그만하고 집안살림 챙기라고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가슴이 찡해지지만 고맙진 않아요. 정 국장 말씀은 지나치게 공격적입니다. 글의 핵심적인 취지는 그게 아닙니다. 재야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정치에 입문한 뒤에도 저는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민주주의는 굴욕 속에서 피어나는 꽃이라고요. 국민들의 관심은 정치 속에서 어떻게 만들어 가는가 디딤돌이 될까 하는 고민입니다. 그런 노력에 대한 평가라고 생각합니다.
유시민 김 고문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는 훌륭하다, 내용 좋다, 모든 걸 다 걸고 민주화 위해 살아왔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좋은 사람인데 거기에서 끝난다고 평가하지 대통령을 해야 한다고까지는 안가는 것 같습니다. 대선토론 이후 지지도가 늘긴 했지만 민심이 폭발하거나 도약의 조짐은 없는데, 대중적인 지지도에 어려움에 처한 원인은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김근태 <오마이뉴스> 독자와 시청자들이 오늘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지지해 줬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요. 우선 민주화운동한 사람들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많이 줄었어요. 김근태는 오래 민주화 운동을 했다고 많이 알려졌지만 YS, DJ 경우와 함께 묶여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정대화 <시사저널>에서 좋아하는 정치인을 뽑았는데 김 고문이 4위를 했어요. 그때 지지율이 11.6%였는데 최근 당선 가능성을 묻는데 김 고문은 3.6%를 얻어 7위를 했어요. 다른 신문들에 나온 공통적인 평가가 김 고문은 인물이나 리더십은 우호적인데 구체적인 접근 가능성은 지금은 아니다라는 평가예요. 김 고문께서 현실 정치 입문이 늦었는데, 지금 구체적인 경선 상황에서는 역부족이 아닙니까.
김근태 그렇지 않습니다. 대통령 경선이 인기투표는 아닙니다. 컴백 바라는 연예인으로 심은하 한석규를 뽑는 것처럼 말이죠. 인기투표로 뽑는다면 이 나라에 희망은 없어요. 실패하지 않고 국민을 통합하고 민족을 올바른 길로 끌고 나가 평화를 실현시키는 열망을 만들어가야 해요. 정 교수님 말대로 4위면 도와줘서 3위로 도와줘야지 인기가 안되니 내려와라 퇴장하라고 하면 영화인이나 탤런트를 뽑아야죠."
유시민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공격적으로 하기 위해 그런 것이지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1부가 다 지나갔는데. 10분 휴식하고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10분 휴식.
유시민 2부를 시작하겠습니다. 1부는 이인제 대세론, 개혁연대 문제를 얘기했는데, 2부는 김 고문의 개인적인 방향과 노선에 대해서 질문을 많이 하겠습니다. 신변잡기식의 질문을 하지요. 경기고등학교 나오셨죠?
김근태 예 그렇습니다. 하하하(멋적은 듯).
김근태 서울대 경제학과 나오셨죠? 속칭 KS이신데요. 지난 번 노무현 고문 열린인터뷰 때 "노 고문이 높은 대중지지도에도 불구하고 개혁연대의 중심이 되지 못하는 것은 혹시 제도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왕따"를 당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그 질문에 노 고문의 답변이 "김 고문은 함부로 살아오신 분이 아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살아오신 분이다. 그 분 나름대로 의지가 있기 때문에 강요할 문제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취지에서 혹시 노 고문이 중심에 못서는 게 학력과 관련됐다고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잘 모르겠습니다. 노 고문 입장에서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는데. KS 마크에 대해서 어릴 때는 좋아했는데. 지금은 불편합니다. 이것 또한 소수자이지만, 또 한편 일종의 한국사회의 특권층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해 불편합니다. 이 총재가 고등학교 동문 선배이고, 대학교 선배입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밝히는데 이 총재는 엘리트 코스이지만, 김근태는 출신은 주류지만 살아온 것은 중산층과 서민과 함께 살아왔습니다. 대학교 졸업 이후 내내 비주류로 살아와 김근태는 주류와 비주류를 통합할 수 있는 다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유시민 혹시 노 고문 대학·고교 1년 선배라도 끝까지 따로 출마하실 생각이십니까.
김근태 누누이 강조하는데, 지금 유시민 씨가 이야기하는 것은 사적인 문제입니다.
정운현 김 고문께서는 미국을 다녀오신 적이 있습니까.
김근태 92년 연말부터 여러 번 다녀왔습니다.
정운현 미국 국무성의 초청을 받은 적은 있습니까.
김근태 초청 받은 적은 있지만 안갔습니다. 당시는 민주화 운동을 할 때였습니다. 미국과 대화를 바랬지만 국내를 비우고 가고 싶은 생각은 없었습니다.
정운현 오늘로 동계 올림픽이 막을 내렸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특히 김동성 판결 시비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우리와 유사한 경우인 러시아에서는 푸틴도 나오고, 의회도 컴플레인을 걸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정치권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집단에서가 아니라 국민들 수준에서만 분노했고, 지도적인 수준에서 국민 정서를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이를 정치권에서는 어떻게 봐야 하는 것입니까.
김근태 김동성 선수가 어제 6위를 했습니다. 가슴이 아팠습니다. 설욕 차원에서라도 금메달을 땄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했는데 아쉬웠습니다. 김동성 선수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정말 국민들이 격려하는 마음이 모아져야 합니다. 저는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시민자격으로 홈페이지에 격려하는 마음을 올렸습니다. 김동성 선수가 앞으로의 길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일부 시민이 "미국의 일방주의를 압도하는 상황과 연결돼 있는 것이 아니냐. 솔트레이크(saltlake), 거기서 뭔가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 문제가 국가 대 국가의 문제로 비화되는 것은 바라지 않습니다. 국민과 네티즌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장하고, 발표하는 것은 필요하고 마땅하지만 시민적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해야 하고 기억해야 합니다. 저는 정치인이 아니라 시민으로서 (김동성 선수 실격패 판결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정대화 제가 김 고문님을 조사했습니다. 그 주변에 교수가 굉장히 많습니다. 매제인지 처남도 교수이고, 친구도 마찬가지이고, 알고 봤더니 김 고문님도 교수이신데요. 많은 분들이 TV 토론을 보고 교수답다고 말한다고 하는데, 그런 평가를 어떻게 보십니까.
김근태 칭찬인지 비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웃음). 아버지가 교사이셨습니다. 그래서 교수· 전문가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분들의 전문적인 조언을 받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객원교수이지 어쩌다 특강을 한 번씩 하는 상황이니 전문교수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유시민 지난 번에 맥주를 마셨는데 이번에도 김 고문께 말했지만 사양하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맹물로 때우고 있습니다. 따끈따끈한 뉴스와 관련해서 질문드리지요. 지금 서울대 앞에 경찰 병력이 어마어마하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공기업 민영화 문제로 노조가 파업중인데, 거의 공권력과의 물리적 충돌이 눈앞에 와 있습니다. 김 고문은 국가 기간사업 민영화 문제에 대해서 어떤 정치적인 대책을 가지고 있습니까.
김근태 저는 우선 지금 발생하고 있는 철도, 발전, 가스 이런 것으로 인한 노조의 파업이 원만히 수습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아무도 다치지 않고 모욕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공기업을 민영화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다시 국민적 경쟁력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 세계화 과정에서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할까."입니다. 이 과정에서 공기업 민영화는 관치경제 정비,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제거하는 의미를 갖습니다. 담배인삼공사가 그 예입니다. 공기업 민영화는 IMF 이후 약속으로 신뢰성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완전한 민영화는 안정성과 국민적 통합과 비상대처에 힘들 수도 있으므로 철도와 발전에서의 민영화 문제는 정부와 국회가 보다 더 연구해야합니다. 예를 들면 발전과 송전은 민영화하고 배전은 기간산업으로 만드는 모색을 한다더지, 철도는 시설과 보수는 기간사업으로 하고, 운영과 서비스는 민영화해야 합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야하고, 조합원들이 불안해 하는데, 고용승계와 노동조건이 후퇴하지 않는다는 것만 보장되면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정운현 지난해 언론사 세무조사가 있었습니다. 일부 언론사 사주가 구속됐구요. 그때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이 구치소에 있었을 때 김 고문이 본의 아니게 면회 간 것으로 들었습니다. 그에 대해 주위 사람들이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가지 말았어야 할 자리가 아닌가. 매정하게 뿌리칠 자리 아닌가. 어찌보면 우유부단하다. 인정스럽지만 가야할 곳, 못 갈 곳을 맺고 끊지 못하는 것 아닌가. 대통령이 되면 인정에 치우치면 안도지 않나." 그때 왜 가셨는지요. 지금도 가신 것을 후회하지 않고 계십니까.
김근태 이것은 <한겨레>가 물어서 여러 번 이야기했습니다. 반복되는데, 방상훈은 개인적으로 친구입니다. 갇혀 있는 친구가 면회와 주었으면 좋겠는데 거절하면 인간이 아닙니다. 공사는 명백히 구분되어져야 합니다. 언론문제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TV토론에 대해서 책임 있게 논쟁하고 대화했습니다. 그에 대해 대통령도 전해오기를 "정말 고맙다. 잘 지켜봤다"고 했습니다. 얼마 전 정간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부담스럽지만 서명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오마이뉴스가 원칙을 분명히 하되 모든 사람과 만나 대화하고 차이를 좁힐 수 있는 일을 해야합니다.
유시민 개인적으로 친구 사이여서 인간적으로 거절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까.
김근태 거절이 아니라 감옥에 있어서 내가 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요청이 있어서 갔죠.
유시민 그렇게 요청한 것이 정치인 김근태가 아니라 지위나 명예가 없는 그런 사람이라면 (방 사장이) 와달라고 했을까요.
김근태 내가 토요일에 갔습니다. 시민의 입장으로 친구의 입장에서 갔습니다.
유시민 김 고문은 친구 입장이지만, 그 쪽의 입장은.
김근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에 대해 의도가 뭔가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제가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 부족하게 말한 적 있습니까. 온 국민이 관심을 갖는 사회 문제와 관련된다면 제가 평가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정운현 "안티조선"의 활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민주화운동을 할 때 제일 괴로운 것은 독재의 탄압이었습니다. 그 못지 않게 괴로웠던 것은 군사독재 타도였고요. 중요한 것은 원칙이 뭐냐를 넘어 그것을 도대체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입니다. 정치인은 사람들을 만나야 합니다. 언론을 통해 사람과 만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안티조선을 할 사람들은 안티조선을 하는 것이고, 나는 언론의 독과점, 사주의 지배에 의한 국민의 알권리 침해 등을 극복하는 정간법 개정 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왜 안티조선 하는 사람들은 이런 정간법 개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주목하지 않고, 안티조선 하지 않는 것에 비판하는 것인지. 이는 공정하지 않습니다. 김근태의 보다 포괄적인 노력에 대해 평가를 해 주셔야 하지 않을까요.
정대화 97년 민주당 탄생을 "명분 없다"며 반대했고, 97년 대선 전 "DJP공조"에 부정적 견해를 밝히며 상당히 반대하셨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 출범 후 김종필·이한동 씨가 총리가 되는 과정에서는 앞장서서 지지했고, 자민련과의 합당 논의 과정에서는 JP가 총재를 맡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5월에는 김윤환 민국당 대표를 만나 "정치 선배를 본받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로써 "김근태가 현실적으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 너무 오른쪽으로 돌면서 꼬리를 내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김근태 정대화 교수는 교수 신분이므로 오른쪽 왼쪽 말하기 쉬울 것입니다. 나는 사회를 개혁과 보수로 나누는 이분법에 반대합니다. 교수는 그렇게 말하기 쉽겠지만 정치인에게 그것을 강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정치인들은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규칙을 지키는 사회를 만들까를 고민하고 누구도 특권적으로 법과 규칙을 지키지 않는 것을 막을까에 대해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나는 국민회의 창당을 반대했습니다. 명분도 없고 정권교체도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왜 갔나"라고 묻는다면 결국 "국민회의에 정통 야당 인사들이 다 모여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97년 정권교체는 하늘이 도왔습니다. 기대보다 못 미치지만 큰 방향의 개혁과 구조조정을 이뤘고, 한반도에 평화 정착 노력은 평가해 주고, 그 다음 비판해달라는 것입니다. 저는 순교자나 사상가가 아니라 어떻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까를 고민하는 정치인입니다.
유시민 좀 전에 정통성·정체성 문제가 나왔습니다. 그 발언이 범위를 넘어서지는 않았습니까.
김근태 그렇지 않습니다. 정권교체 때 DJP 연합을 지지했습니다. 그러나 "민주세력이 후보가 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것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이해해 주십시오.
유시민 지금 "비전 21"에서는 고교 평준화 문제를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김 고문은 평준화 이전 세대로서 고교 평준화의 근본적인 재검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교육문제가 중요한 문제라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런데 진념 부총리가 현재의 교육이 일제시대보다 못하다고 말한 것은 적절치 못한 것이었다고 봅니다. 진 부총리의 말에 모욕감을 느꼈습니다. 진 부총리의 의도는 그렇게 중요하고 고통스러운 문제라는 의미로 해석합니다.
두 번째는 고교 평준화의 틀을 흔들어서는 안됩니다. 다만 보완은 필요합니다. 보다 뛰어난 자질과 능력 있는 사람에게 보다 발전된 과정을 교육시켜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이동식 학급 편성이나 차별화된 수업을 만든다든지, 특수목적고 같을 것을 더욱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자립형 사립고는 신중해야 합니다.
유시민 우리나라의 입시제도 문제나 교육문제에서 서울대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전 분야에서 우수한 학생을 독점하는 한 사회 발전은 없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즉 서울대에 대해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서울대 망국론과 서울대 개혁론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김근태 그렇습니다. 지금은 교육도 경쟁을 해야합니다. 서울대가 한국에서는 1위지만, 전세계에서 100위에도 들지 못합니다. 이것부터 고쳐야하고 개선해야 합니다. 문제는 서울대를 일등으로 해서 첫 번째, 이번 번호가 매겨져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선 대학생들에게 심리적으로 부담을 줍니다. 저는 아이디어나 계획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저 개인적으로 서울대는 대학원 중심으로 가고, 기초학문을 중심으로 발전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것이야말로 교육개혁과 더불어 서울대 개혁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서울대 출신과 관련 없는 분들이 함께 토론하고, 의견을 모아야 합니다.
정대화 차기 지도자의 덕목으로 3가지를 언급한 바 있는데, 그 중 불필요한 정치자금을 강조했는데 이유가 있습니까.
김근태 IMF 때 기업들이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맞이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의 투명성을 위해 외부 감사제 등을 도입했습니다. 정치가 기업에게는 투명하라고 하면서 스스로 투명 못하면 말이 됩니까. 하지만 넌센스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대화 오늘 선거자금 시민 옴브즈만이 출범했습니다. 그래서 민주당 뿐 아니라 모두 감시하겠다는 것인데, 그래서 후보들의 약속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 고문께서는 투명하게 사용하자는 약속을 받아들이겠습니까.
김근태 이 자리를 통해서 말하는 것이 공정하지는 못하지만 전향적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유시민 시민 기자의 질문을 받겠습니다.
초청 패널 내일신문 조숭호 기자입니다. 김 고문에 대한 평가 가운데 부정적인 평가는 "비현실적"이라는 것이고, 긍정적인 평가는 "소신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이에 근거해서 김 고문이 대선주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짧게 답변해 주십시오.
김근태 선언적으로 이야기하면 김근태는 믿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거짓말이 탄로 나면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와 정치를 예측 가능한 상황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강점입니다.
유시민 네티즌이 독자 의견을 통해 한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40대"라는 아이디를 가지고 있습니다. 평화통일 방안에 대한 질문인데요. 부시 방한 전 주한미국 대사와 관저에서 단독 조찬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 고문뿐만 아니라 집권여당의 대선주자들이 차례 차례 관저에 조찬을 갖는 모습이 꼭 시험을 보러 가는 사람들처럼 보였다는 지적인데요. 이러한 지적에 대한 느낌은.
김근태 국민들이 봤을 때 좋은 그림은 아니었겠죠. 그런데 미국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크니 그림은 안 좋지만 만나서 할 말을 했느냐가 중요합니다. 대화 중에는 사적인 내용이 많기 때문에 자세하게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첫째 "한반도 문제에 대해 경청해 달라"는 것이었고, 둘째 "클린턴 정부 때 햇볕정책은 잘나갔지만 부시 정부에서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정책이라는 것이 계속성과 일관성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고, "북한문제를 다룸에 있어 북한 체면을 살려줄 수 없느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유시민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보완 수정할 것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김근태 저는 근본적으로 "햇볕정책"은 옳다고 보며 다른 대안은 없다고 봅니다. 대안을 찾는다는 것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믿어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만나서 신뢰를 키워야 합니다. 나는 다시 한번 김정일 위원장이 약속한대로 서울을 답방해야 한다고 봅니다. 애걸이 아니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답방을 해 월드컵 개막식에 참석하면 전세계는 한반도에 악의 축이 아니라 평화의 축이 뿌리 내리기 시작했다고 볼 것입니다.
유시민 보완할 것이 없다는 것입니까.
김근태 보안할 것이 있지만 부시 발언으로 평화가 흔들리는데 현재로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시간을 가지고 보완해 나가면 됩니다.
정운현 김대중 정부의 남은 1년 동안 가장 서둘러서 처리해야 할 현안 과제 세 가지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김근태 제일 중요한 것은 경제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우선 경제가 다시 살아나도록 해야 하는데 너무 들떠서 하면 안되고 개혁과 구조조정을 병행하면서 체질을 강화시켜 정말 도약할 수 있는 태세를 만들어야합니다. 두 번째는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이며 양대 선거를 상당히 공정하게 치뤄야 합니다.
세 번째는 김대중 대통령은 개인적 영광을 얻었다고 봅니다. 이제는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면 남북정상회담이 정례화 되는 길이 뚫린다고 봅니다. 앞으로는 이 문제에 야당도 참여해서 정치적으로 소외된다는 생각이 안 들도록 하면 됩니다. 또한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면 야당과의 충돌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평화가 뿌리내리는 1년이 돼야 합니다."
정대화 정치자금이 정말 부족합니까.
김근태 정말 부족합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하는데도 말입니다.
정대화 자료에 보니까 95년부터 증가하다 99년이 피크고 이후 당비 수입이 계속 떨어졌는데요. 지구당 관리를 안하고 있는 겁니까, 아니면 당비 수입이 떨어져서 입니까.
김근태 둘 다 요인입니다. 그동안 정치활동 때문에 지역민을 자주 못 만났습니다. 지금 정치자금은 어떻게 보면 너무 많고 어찌 보면 너무 적습니다. 공정하게 하려면 제도를 현실화하고 투명하게 만들어서 감시·감독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래야 정치적 결과에 승복하는 풍토가 만들어진다고 봅니다.
정대화 지금 경선비용 상한선이 없는데 상한선 만드는데 동의하십니까.
김근태 지혜가 필요합니다.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가와 국민이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가가 참여하려면 재정을 지원하고 선관위가 참여해 지도해야 하는데 법이 문제고….
정대화 공영제가 필요하다는 말입니까.
김근태 그 전에 외부 감사가 있어야죠. 그 걸 먼저 해야지 상한선 먼저 정해놓고 안 지키면 그게 더 큰 문제죠. 다 동의하는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이 참여하니 외부기관, 즉 선관위에서 감독, 감시하고 시민 옴부즈만 제도도 좋은 역할이 되겠죠. 하지만 그것이 주체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유시민 개인적으로 답답하겠습니다.
김근태 답답합니다. 저도 그렇게 하고 시민도 참여했으면 참 좋겠습니다. <오마이뉴스> 독자들이 그 말이 맞다며 메일을 많이 보내주세요.
유시민 개인적인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예전에 코 막힌 소리라는 지적을 받았는데 요즘 많이 나아졌습니다. 혹시 외과 수술을 받았습니까.
김근태 옛날 이야기는 안 하려고 했는데…. 군사독재의 극심한 고문으로 코가 많이 상했습니다. 수술 받지 않으려고 최대한 버티다 작년 후반기 수술을 받아서 조금 나아졌습니다. 옛날의 상처가 회상되는 것이 싫었습니다.
유시민 민주당 경선 참여를 결심한 시점이 언제입니까? 저 역시 옛날 상처를 일깨울 생각은 아니었는데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그 시점이 이미 결심을 했기 때문이 아닌가 해서 드리는 질문입니다.
김근태 언제쯤이라고 말하기는 힘든데요. 정권교체가 이루어졌을 때 참 신도 났고 한편으로 다 이뤘으니 이젠 놀아도 된다고도 생각했죠. 의정활동만 열심히 했는데 그러다 "옷 로비 사건"이 발생해 국민이 분노하는 걸 보고 그게 아니구나, 가야할 길이 또 있구나 하고 다시 시작하게 됐습니다. 걷고 사람 만나고 하는 일이 조금씩 쌓여서 (경선 참여를) 마음먹게 됐습니다. 코 수술 훨씬 전 일입니다.
정대화 기부금 입학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대학발전과 교육 형평성 문제가 부딪히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
김근태 먼 훗날에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같이 학벌이 인생을 결정하는 사회에서는 곤란합니다. 학생의 미래 운명이 달려 있는데 그것을 돈으로 결정하면 너무 갈등이 심합니다. 비슷한 대학이 열 개쯤 있는데 김근태가 학교에 많은 공헌을 했으니 김근태 딸 한 사람은 좀 봐주자, 그래서 사람들이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정운현 파격적인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 사이에 "3행시 짓기"가 유행입니다. 신세대 감각과 재치를 알아보기 위해 이번 경선이 시작되는 "제주도"를 시제로 낼 테니 해보시겠습니까.
김근태 못할 것 같은데요. 일단 내보시죠. 잘 되지 않는데요. 힘든 게 아니라 전기가 좀 들어와야 하는데 껌벅 껌벅 합니다.(웃음)
유시민 첫 회에서 노무현 고문은 밤 늦은 시간인데도 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20분 연장했습니다. 김 고문도 괜찮으시겠습니까.
김근태 열화와 같은 성원이 있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박수)
유시민 "국민참여 경선제"는 김 고문이 이미 97년에 제기하신 걸로 압니다. 그런데 김대중 정권 들어서는 장관이나 총리 같은 자리 하나도 못했습니다. 그에 대해 개인적으로 아쉬움은 없습니까.
김근태 저도 사람이고 정치인이므로 책임있는 자리에서 책임있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정권교체 위해 소신 갖고 일했고 손해 감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유시민 지난 4·13 총선 공천 심사과정에서 김 고문을 따르는 분들이 지지율이 높음에도 대거 탈락했다는데 사실입니까.
김근태 사실입니다.
유시민 그런 부당한 대우를 당내에서 받으면서 문제를 제기하거나 항거한 적은 없습니까.
김근태 의미있는 수준으로는 못했습니다. 문제는 제기했지만 당시 총선과 같은 전투적인 상황에서 이적행위로 간주될 우려가 있어 안했습니다.
유시민 불공정 경선이라고 했는데, 동교동 계파가 이인제를 미는 것은 김 대통령 뜻과 관계가 있는 것 아닙니까.
김근태 관계없습니다.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대통령은 남은 임기에서 국정을 성공시켜 국민적 기대를 회복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김 대통령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겁니다.
유시민 그런데 권노갑 씨는 평생 김 대통령의 지기였고 참모였고 비서실장인 분인데, 이런 사람이 특정후보를 민다면 이것이 김 대통령과 관련 있다고 보는 것이 상식 아닙니까.
김근태 지난해 11월 쇄신운동이 절정에 이른 국면에서 김 대통령이 총재직을 사퇴하면서 큰 인적 쇄신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공개적으로 언명했습니다. 그것이 동교동 계보에게 처음의 마음, 겸손했던 마음으로 돌아가라는 강력한 주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동교동 특정계보가 이런 선택으로 잘못된 해석으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명백히 아닌데, 가령 당원이나 지지자들에게 뭔가 다른 선택이 어려운 분위기로 다가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시민 차제에 김 대통령이 경선에 어떤 후보를 지지 않는다는 공식적인 천명이 필요한 것 아닙니까?
김근태 또 다른 혼란을 부를 수 있습니다. 꼭 필요한 시점이라면 모를까. 문제는 그게 아니라 경선에서 공정성이 유지되고 사람들에 의해 받아들여지도록 잘 판단해서 민주당 주류에서 결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운현 이인제 고문은 동교동 입장에서 양자입니다. 민주당 대선 주자 7명 중 적자, 장자 상속 원칙에 따를 경우 김 대통령의 장자에 누가 가장 가까울까요.
유시민 혹시 본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웃음) 비유가 맞는 지 모르지만 철학과 원칙에 따라 살아온 내력에서 (김 대통령과) 저 김근태와 같다고 봅니다. 계보도 같지 않고 87년 이후 만난 적도 없지만 나름대로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노력을 했습니다. 대선 시기만 되면 저는 감옥에 있거나 지명수배 상태에서 피신하는 등 수난 세월이 계속됐습니다. 철학과 원칙에서 제가 계승자라고 생각합니다.
정대화 최고위원 선거 때 돈 끔찍하게 썼다고 하는데 액수를 말할 수 있습니까? 대선후보 경선에서 적어도 그 대여섯 배는 쓴다, 한 100억 정도 드는 게 아니냐는 말도 했다는데, 이번 대선경선 과정에서 얼마쯤 쓸 겁니까? 혹시 조달에 애로는 없습니까.
김근태 끔찍하다는 것은 서민과 중산층 입장에서 많다는 얘기고요. 이에 대해 효과적으로 전달할 적절한 시점이 오리라고 생각합니다. 예비 경선에 100억 들어간다는 것은 어느 신문의 얘기고, 나와는 관계가 없는 사항입니다.
유시민 "도깨비"라는 네티즌의 질문입니다. 단서 달지 말고 답해달라는군요. 대통령이 된다면 국가보안법과 한총련 이적단체 규정을 어떻게 할 생각인지요.
김근태 독소조항을 개정하겠습니다.
유시민 한총련은 같이 걸려있는 거겠죠.
김근태 그렇습니다.
유시민 대통령이 고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김근태 짧게 말하라고 해서(웃음). 지금도 국회 내에서 고치려고 여러 번 노력했는데. 국회가 하는 것이죠.
유시민 남들은 정계개편 해서라도 하겠다고 하는데요.
김근태 그것은 거짓말입니다. 믿지 마십시오. 안되는 것을 된다고 하면 안되죠. 국민이 선택하지 않으면 길이 없습니다.
유시민 다음은 진보정당 관련된 질문입니다. 진보정당의 원내진출을 원활히 하기 위해 중대선거구제 도입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그것은 대통령이 할 일은 아니고 국회 일이죠. 개인적으로는 진보정당 부분도 있지만 지역주의 극복이 시급한 일입니다. 그 한 방책으로 중대선거구 도입이 필요합니다.
유시민 "강종은"이라는 네티즌의 질문입니다. 죽어가는 농촌을 살릴 방책은 어떤 게 있을까요.
김근태 농촌은 지난 30-40년 간 산업화 시기에 말할 수 없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상아탑을 우골탑이 지켰다는 얘기도 있죠. 우루과이 라운드 이후 농업개방은 막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농민 표 깎일 지는 몰라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살만한 농촌, 경쟁력 있는 농업을 위해 지혜가 필요합니다.
유시민 노 고문과 이 부분은 비슷하군요. 다른 질문은 다른 답이 많았는데 "고교 평준화" 질문에 대한 답은 비슷합니다.
김근태 그런가요.
정운현 젊은층의 투표 불참이 심각합니다. 젊은 사람들이 선거참여를 보람있게 하고 축제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지혜로운 대안이 있습니까.
김근태 그런 방안은 없습니다. 여기에 여러분들이 함께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운동 하는 분들이 호소하고 설득해야 합니다.
국민경선제에 국민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 바꾸는데 오마이뉴스도 나서 주셔야 합니다. 끝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사람에게 작은 인텐시브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면접 가산점을 주거나 인턴십 과정에 참가하는데 우선권을 준다든지 하는 것 말입니다.
정대화 용산 주한미군기지 반환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얼마 전 도날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프간 전쟁을 겪으면서 미국의 전략이 바뀌었다, 용산기지 이전이 가능하다, 그리고 외국 수도에 주한 미군이 주둔하는 것이 정서에 안 맞는다는 얘기였습니다. 이런 점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 있어서 충분한 토론과 대화 있어야 하겠고요. 그런데 방향은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정대화 김동성 선수 건도 그렇고 이 문제도 우리 정부가 저자세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김근태 당당해야 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부시가 북한에 지도부에 대해 회의적인 표시를 하자마자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가 얼어붙는 것이 현재 한반도의 현실입니다. 이것을 넘어서는 대안 없이 당당함을 넘어서서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안됩니다.
유시민 계속 무거운 얘기를 했습니다. 조금 부드러운 얘기를 하죠. 페미니스트이십니까.
김근태 대학생 딸에게 욕먹지 않는 정도입니다.
유시민 직접 요리를 해 본 적이 있습니까? 할 줄 아시는 요리가 있다면.
김근태 한 적이 있습니다. 김치찌개를 할 줄 압니다.
유시민 요리는 인재근 여사(부인)가 다 합니까.
김근태 고맙다는 성의는 표현하고 있습니다.
유시민 군대는 갔다 왔습니까.
김근태 오래 전에 다녀왔습니다, 67년도입니다.
유시민 군번은 기억하십니까.
김근태 118651입니다.
유시민 작대기 군번인 걸 보니 정말 오래 전이군요.
유시민 아드님이 있으시죠. 아드님은 어떻습니까.
김근태 지금 군대가서 보초서고 있습니다. 경기도 포천 사령부에 근무하고 있는데 정문과 후문에서 보초서고 있습니다. 면회를 몇 번 갔는데, 외출 나와서 된장찌개 먹고 맥주 한 캔씩 하는 게 재미가 있더군요.
유시민 관련해서 질문하겠습니다. 오태양 씨를 아십니까.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른 "대체 복무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저는 찬성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안보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있으므로 법원의 결정과 더불어 어떻게 대체 근무를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감옥에 있을 때 "여호와의 증인" 청년들을 만났는데 도와줄 방법이 없었습니다. 모두들 예쁘게 살아갈 젊은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대화 지난 인터뷰에서 노 고문이 이인제 고문은 타이밍 포착에 강하고, 김근태 고문은 역사와 미래에 대해 항상 고민하는 자세가 좋다고 했습니다. 노 고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좋은 사람입니다. 담대하고 솔직합니다. 이런 사람과 함께 정치한다는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유시민 2순위 투표를 통한 후보연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근태 우선 아까도 말했지만, 강하게 주장해서 될만하면 연대론이 나와서 틀이 흔들립니다. 그래서 자꾸 작아집니다. 지금 말도 큰 흐름이 형성되면 디딤돌이 될 수도 있고 그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함께 참여해주시고 주목해 주십시오.
유시민 아까 민주당 경선을 선관위에서 관리하도록 하자는 얘기가 나왔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반대합니다. <오마이뉴스> 대선주자 인터뷰를 막는 선관위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입니다.
김근태 유시민 사회자가 중요한 얘기를 해서 말을 안할 수가 없군요. 선관위가 <오마이뉴스> 토론회를 막은 것은 명백히 시대에 뒤떨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경선 관리·감독을 못한다는 것으로 연장되면 안 됩니다. 별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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