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주 한총련 임시의장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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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injok@minjok.c… 작성일02-03-30 00:00 조회1,50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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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을 극복하고 좀 더 아름다운 사회를 건설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 소위 말하는 모든 진보진영은 자기조직의 울타리를 넘어야 해. 어깨동무하고 갈 사람들말고도 옆구리에 끼고 가야할 사람들까지 모아내야 하는 슬기로움을 발휘해야 하지"
2001년 유뉴스에서 학생운동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담론을 들어보고자 기획했던 "학생운동에 바란다"에 처음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던 통일광장 대표 권낙기 선생의 말이다.
이는 현재 대중조직으로서 한총련의 슬기롭지 못한 행태를 두고 한 말이다. 지난해 간부충원을 둘러싸고 벌어진 문제는 한총련의 이러한 문제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사례다. 지난 3월 10일 최광용 경북대회장은 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총련의 폐쇄성, 패권주의, 비민주성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다 함께 고쳐나가자고 제안해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 3월1일 한총련 사상 최초의 임시의장경선에서 10기 한총련 임시의장으로 당선된 김형주씨(전남대, 96)씨는 한총련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난 18일(월) 김형주 임시의장과 만나 현재 한총련 운동전반의 비판에 대한 생각등을 들어봤다.
그는 학생운동 대중화 약화에 대해 "우리들의 활동이 미약해서일 뿐, 옳고 진보적인 이야기를 하면 분명히 학우들은 따라올 것이라 확신한다"고 단언했다.
또 그는 "이적규정 등 한총련에 대한 탄압속에서도 오히려 보다 적극적이이지 못하고 움츠러들었던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것으로 지난 한총련에 대한 평가를 대신하며 현재 학생운동의 분열에 대해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큰길에서 몇 열로 갈까 하는 사소한 문제"라고 일축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현재 학생운동과 한총련에 보이는 분열이란 6·15 공동선언의 이행 등 정치적 목표에 동의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속도감 있게 벌려갈 것인가 하는 방법상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것.
따라서 그는 당면한 간부인선의 문제 등을 단결의 원칙을 중심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고했다. "간부인선 문제 등은 대중과의 공개적 토론에 앞서 서로 다른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 믿음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학생운동 연대에 대해 "지금까지와 다른 파격적인 수준에서 학생운동의 연대체를 구성해야 한다"며 "각 단체와 잦은 만남을 통한 믿음 속에서 대단히 포괄적인 수준에서의 학생운동 연대단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인터뷰전문>
"좋아하던 운동도 산책으로 대신할만큼 바빠 "
임시의장이 되고 나서부터 최근까지 어떻게 지냈는지?
중앙위원회, 중앙상임위원회, 상집회의, 연대단체 회의 등 계속되는 회의 일정에 참여하고 있어요. 그리고 사회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인사도 하고, 여하튼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습니다.
술을 마셔야 될 자리가 많을 텐데, 평소 얼마만큼 술을 마시나?
소주 한 병에서 한병반 정도. 임시의장 결의자때는 전국 학교를 돌며 거의 매일 마시듯 했어요. 지금은 학생회 일꾼들을 만났을 때 한두잔 하는 정도죠.
평소 좋아하던 취미생활은?
"구(球)"자가 들어가는 운동은 다 좋아합니다. 농구, 축구, 탁구 등 구기종목은 다 좋아해요. 예전에는 간부들과 공도 차고 농구도 하고 재미있게 지냈었는데 좋아하던 "운동"도 임시의장에 결의하고 나서는 제대로 즐겨본 일이 없습니다. 마음대로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평상시 혼자 산책을 즐기거나 철봉을 하는 것으로 만족하곤 합니다.
대중간부로서 일반 학생들과는 어떤 방식으로 만나 대화를 나누는가?
아직 말을 걸어본 적은 없어요, 사실 현재 내가 처한 상황에서 어느 학교에 있는지 위치가 알려지는 것이 좋지 않기 때문에 드러내놓고 한총련 임시의장이라고 소개할 수도 없는 처지입니다. 그렇지만 정말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총학생회장일 당시 조선대에서는 "회장" 명찰을 달고 다니면서 학우들에게 말도 걸어보고 잘 모르던 친구들도 친한 척 하며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안되니까, 짬을 내서 간간히 학교 총학생회 일꾼들 만나는게 다예요.
학생회 일꾼들과는 주로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가?
주로 학자투쟁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얼마전 숭실대에서 만난 02학번 새내기가 기억에 남는데, 한총련에 대해서 물어보니 "통일을 바라는 단체"라고 대답하더군요. 예전에 비해서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죠. 특히 신입생들은 대체로 열려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옳은 이야기 하면 대중은 따라올 것"
임시의장으로 지켜본 "학생들"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허영구 부위원장은 형식화된 학생운동, 돈키호테식 운동에 대해 비판하면서 자기대중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해할 것 주문하기도 했었는데?
저는 학생들이 여전히 진보를 추구하고 변화발전에 대해 요구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단히 자주적으로 살아가려 하죠. 특히 최근에는 어느 때보다 한총련 이야기를 할 때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의 부족함때문에 대중이 투쟁으로 나서는데, 표현하는데 소극적이지 않을까요? 그 실천을 높이도록 만들어가는 것이 운동의 대중화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학생들은 여전히 한총련과의 거리감을 느낀다는 여론이 많은데
솔직히 거리감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말씀드렸듯이 우리 학우들은 스스로 투쟁하고자 합니다. 얼마전 인터넷상에서 보여줬던 반미운동을 보아도 잘 알 수 있는 사실 아닙니까? 이것은 그간 우리 운동의 성과가 축적되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런 활동들이 아직 광범위하게 나타나지 않는 것은 우리들의 "활동"이 미약해서일 뿐이라는 거죠.
지배 이데올로기에, 지배사상에 물들어 있기 때문이지, 옳고 진보적인 이야기를 하면 분명히 따라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오히려 한총련에 대한 잘못된 영상을 고치는 것이 중요하겠죠.
탄압속에서도 적극적이고 주동적이지 못하고 움츠러들었던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차이, 대로(大路)속에서 몇 열로 갈까 하는 사소한 문제일 뿐"
어느해부턴가 한총련 "분열"은 현실적으로 존재한다. 지난 2일 있었던 임시중앙위도 그랬는데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있었던 한총련에 대한 가공할만한 탄압, 이적규정 등 어려웠던 시기를 거쳐오면서 일꾼들이 가진 열정만큼 세련미가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소한 차이를 크게 보고 논쟁과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죠. 그러나 2001년도 이후부터 한총련을 강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들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토론들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이런 차이는 지난 한총련 운동에 대한 평가에서부터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총련 운동 평가에서 오는 차이란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차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큰 틀속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작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것이 부각된 것이 마치 커다란 차이처럼 보이게 하고 합쳐지지 못하는 것이죠. 한총련이 오솔길을 걸어왔다면 대로(大路)로 접어들고 있는 운동조건의 변화에 있다고 봅니다. 지난 한총련이 오솔길을 걸어오다가 6·15 남복공동선언 등이 발표되면서 드디어 대로로 접어든 것이죠. 여기서 한총련 운동을 전진시켜나가자는 것에는 다들 동의하지만 이 넓어진 대로(大路)를 이제 1열로 갈까, 2열로 갈까, 3열로 갈까 하는 방식에 대한 차이가 아닐까 생각해요. 이런 것들이 마치 커다란 차이가 있는 것 마냥 부각된 것이 오히려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임시중앙위 퇴장한 중앙위들도 자기의 정치적 뜻 표현한 것"
그러나 현실적으로 중앙위의 파국과 같은 일도 있지 않았는가. 중앙위 평가도 같이 들어보고 싶다.
저는 중앙위를 가슴 뜨겁게 평가합니다. 10기 한총련 중앙위원들이 보여준 통일 단결에 대한 열의와 열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한총련 분열을 책임지고자 하는 진실을 확인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퇴장하신 중앙위원들도 자기의 정치적 뜻을 표현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회의진행에서 다소 경직되어있다, 미숙했었다 하는 평가를 듣긴 했었습니다.
최광용 회장은 마지막 발언을 통해 임시의장의 용단으로 논란되고 있는 간부들을 다 품고갈 것을 요청하기도 했었는데.
통일단결의 원칙을 중심에 두고, 중앙상임위에서부터 토론해가고 있습니다. 크게 논란되었던 간부 결의자중 중 3인의 인선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미 두분이 사업주체를 맡아서 결의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중앙위의 핵심적인 사안이었던 간부인선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예정인가?
중상 논의를 통해서 다소나마 원칙을 세우려고 합니다. 결정은 대의원대회에서 내리고자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통일단결의 원칙을 중심에 두고 풀어나가는 것이겠죠.
최광용 회장이 사퇴할 때 같이 사퇴할 마음은 없었는가?
결의자때부터 그런 생각을 하긴 했었습니다. 정말 많은 고민들을 했죠. 그러나 내 입으로 결의한 만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정말 한총련 의장답게 살아야 한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임시의장으로써 올해 개인적으로 세운 한총련 운동의 목표가 있다면?
한총련 조직적으로는 체계와 질서를 바로잡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직도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한총련 운동의 대중화와 통일단결을 이룩하는 문제도 중요하게 실현해야 하는 문제죠. 또 대선정국에서 학생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정치적 영향력(정치세력화)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에 고민하고 있습니다.
"파격적 수준에서 학생운동 연대체 꾸릴 생각"
지난 임시의장 결의자때 발표했던 정책총론에서 학생운동단체 연대기구 건설에 대한 이야기가 있던데
한총련 운동을 더욱 확대하고 강화하는 것이 올해 한총련 운동의 중요한 과제라면 이런 것들을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 각계각파로 흩어져 있는 학생운동을 아우를 수 있는 조직을 건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때문에 학생운동단체 연대기구를 한총련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만들어갈 고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도 몇가지 필요한 원칙이 있겠죠. 무엇보다 기본적으로는 자주, 민주, 통일을 지지할 수 있는 조직 이여야 한다는 것도 그 중 하나입니다.
어느 정도의 수준을 이야기하는 건가?
예를 들면 지난 학원자주화 투쟁을 중심으로 꾸렸던 "교육학생연대"처럼 민중생존권 쟁취 학생연대, 국가보안법 철폐 학생연대와 같은 조직들을 꾸려낼 수 있다고 봅니다. 더 큰 범위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말입니다.
학생운동 연대기구는 예를 들면 한총련 이름을 바꾸거나 하는 것까지 포함되는 것인가?
아직 구체적인 구상을 하기에는 좀 이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의원대회 등 한총련의 전체 총의를 모으는 과정도 필요한 만큼 이름을 바꾸거나 틀을 새롭게 한다거나 하는 것은 아직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어쨌든 그런 고민까지 포괄하는 파격적 수준에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낡은 틀을 가지고 이야기하지는 않겠다는 것입니다.
학생운동 연대기구를 꾸리겠다는 의지도 밝혔는데 이 인터뷰를 빌어 전학협, 연대회의 등 여타 학생운동 단체들에게 연대메세지를 보낸다면
"한국학생운동을 고민하는 학생들 답게, 진보를 추구하는 학생운동 단체들답게 이후 계속되는 만남과 토론을 통해 새로운 단계의 높이로 발전시켜나갔으면 좋겠다." 이정도로 하겠습니다.(웃음)
"낡은 강령, 규약이라도 지키는 것이 성원의 도리"
다른 학생운동 단체와의 연대, 운동의 대중화를 위해선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한총련의 이미지를 변화하는 문제가 앞서야 하지 않나? 그간 한총련과 함께하는데 부정적인 조직도 많았다
물론 그런 조직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한총련이 미국상품불매운동을 벌려나간다고 하니까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단체들도 있어요. 한총련과 같이 할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는 그들 조직에서 논의하는 문제겠지만 만나서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한총련 강규를 보더라도 한총련은 자주적 대중조직으로써의 자기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만큼 한총련을 이해할 수 이해할 수 있도록 한총련의 영상을 개선해 나가야 하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입니다.
지난 중앙위에서도 그렇고 대중조직에서 강령과 규약이 대중들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지 않은가, 때문에 형식적·권위적이다던가 관료적이다라는 비판도 있는데
조직이 발전하면 강령과 규약을 더욱 세밀하게 만드는 것은 당연하죠. 한총련의 강령과 규약이 그런 운동발전의 요구를 따라잡는 것은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한총련 강령규약 개정 특별위원회 등 강령과 규약을 개정하기 위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부족하지만 강령과 규약은 한총련 성원들이 지켜야하는 최소한의 규율입니다. 한총련이 자주적 대중조직인 만큼 낡은 강령과 규약이라도 한총련 성원은 강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주적 대중조직은 개별성원의 이해관계 담는 것 아니다"
"자주적 대중조직"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구체적으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모든 대중조직들이 다 조직성원들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합니다. 그런 요구 중에서는 흔히 그들의 개별적 이해를 대변하는 것이 있을수도 있고 또한 이런 것들을 뛰어넘어 자주적으로 살고자 하는 요구들을 대변하는 것이 존재할 수도 있지요. 한총련을 자주적 대중조직이라 부르는 것은 무엇보다 한총련이 자주·민주·통일 등 바로 대중의 개별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자주적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는 것을 지상과제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좀전 강령과 규약에 대한 이야기도 했었는데 한총련의 강령과 규약이 바로 이런 요구를 담고 있기에 중요한 것입니다.
"소모임, 연구회를 잘 꾸리는 것 중요"
과학생회를 살리기 위한 묘안이 있다면?
소모임, 연구회를 잘 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3년 가다가 없어지는 경우가 태반인데 이런 모임을 적극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총련 10개과 모범창출운동"을 벌려가고 있습니다. 내용은 과,반에서 더욱 창조적으로 고민했으면 합니다. 한총련도 나름대로 "과·반 학생회발전특별위원회(과발특위)", "과반교류" 사업을 적극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고민을 지속해야겠지요. 또 한 축으로는 부문운동을 활성화시킬 문제도 중요할 꺼라 생각 합니다.
개인적으로 어느대학이 대체적으로 과학생회가 잘되고 있다고 생각하나
부산대, 광운대, 전남대 등이 있는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대중적 토론에 앞서 불신 해소가 중요"
간부인선 문제 등 한총련 운동의 여러 문제들을 공개적으로 토론해 볼 의향은 없는가?
대중적 토론에 앞서 불신과 믿지 못하는 풍토들을 우선 해소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읽고 있는 책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여운형 선생님의 "나의 아버지"를 하루저녁동안 다 읽을 정도로 빠져들었어요. 사실 5기 한총련 의장이었던 강위원 선배님이 선물로 주신 책인데, 해방전후 복잡했던 시기에 운동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도움을 많이 얻습니다.최범수 기자
[출처:유뉴스 3/25/2002]
www.unews.co.kr

이는 현재 대중조직으로서 한총련의 슬기롭지 못한 행태를 두고 한 말이다. 지난해 간부충원을 둘러싸고 벌어진 문제는 한총련의 이러한 문제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사례다. 지난 3월 10일 최광용 경북대회장은 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총련의 폐쇄성, 패권주의, 비민주성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다 함께 고쳐나가자고 제안해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 3월1일 한총련 사상 최초의 임시의장경선에서 10기 한총련 임시의장으로 당선된 김형주씨(전남대, 96)씨는 한총련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난 18일(월) 김형주 임시의장과 만나 현재 한총련 운동전반의 비판에 대한 생각등을 들어봤다.
그는 학생운동 대중화 약화에 대해 "우리들의 활동이 미약해서일 뿐, 옳고 진보적인 이야기를 하면 분명히 학우들은 따라올 것이라 확신한다"고 단언했다.
또 그는 "이적규정 등 한총련에 대한 탄압속에서도 오히려 보다 적극적이이지 못하고 움츠러들었던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것으로 지난 한총련에 대한 평가를 대신하며 현재 학생운동의 분열에 대해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큰길에서 몇 열로 갈까 하는 사소한 문제"라고 일축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현재 학생운동과 한총련에 보이는 분열이란 6·15 공동선언의 이행 등 정치적 목표에 동의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속도감 있게 벌려갈 것인가 하는 방법상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것.
따라서 그는 당면한 간부인선의 문제 등을 단결의 원칙을 중심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고했다. "간부인선 문제 등은 대중과의 공개적 토론에 앞서 서로 다른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 믿음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학생운동 연대에 대해 "지금까지와 다른 파격적인 수준에서 학생운동의 연대체를 구성해야 한다"며 "각 단체와 잦은 만남을 통한 믿음 속에서 대단히 포괄적인 수준에서의 학생운동 연대단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인터뷰전문>
"좋아하던 운동도 산책으로 대신할만큼 바빠 "
임시의장이 되고 나서부터 최근까지 어떻게 지냈는지?
중앙위원회, 중앙상임위원회, 상집회의, 연대단체 회의 등 계속되는 회의 일정에 참여하고 있어요. 그리고 사회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인사도 하고, 여하튼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습니다.
술을 마셔야 될 자리가 많을 텐데, 평소 얼마만큼 술을 마시나?
소주 한 병에서 한병반 정도. 임시의장 결의자때는 전국 학교를 돌며 거의 매일 마시듯 했어요. 지금은 학생회 일꾼들을 만났을 때 한두잔 하는 정도죠.
평소 좋아하던 취미생활은?
"구(球)"자가 들어가는 운동은 다 좋아합니다. 농구, 축구, 탁구 등 구기종목은 다 좋아해요. 예전에는 간부들과 공도 차고 농구도 하고 재미있게 지냈었는데 좋아하던 "운동"도 임시의장에 결의하고 나서는 제대로 즐겨본 일이 없습니다. 마음대로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평상시 혼자 산책을 즐기거나 철봉을 하는 것으로 만족하곤 합니다.
대중간부로서 일반 학생들과는 어떤 방식으로 만나 대화를 나누는가?
아직 말을 걸어본 적은 없어요, 사실 현재 내가 처한 상황에서 어느 학교에 있는지 위치가 알려지는 것이 좋지 않기 때문에 드러내놓고 한총련 임시의장이라고 소개할 수도 없는 처지입니다. 그렇지만 정말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총학생회장일 당시 조선대에서는 "회장" 명찰을 달고 다니면서 학우들에게 말도 걸어보고 잘 모르던 친구들도 친한 척 하며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안되니까, 짬을 내서 간간히 학교 총학생회 일꾼들 만나는게 다예요.
학생회 일꾼들과는 주로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가?
주로 학자투쟁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얼마전 숭실대에서 만난 02학번 새내기가 기억에 남는데, 한총련에 대해서 물어보니 "통일을 바라는 단체"라고 대답하더군요. 예전에 비해서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죠. 특히 신입생들은 대체로 열려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옳은 이야기 하면 대중은 따라올 것"
임시의장으로 지켜본 "학생들"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허영구 부위원장은 형식화된 학생운동, 돈키호테식 운동에 대해 비판하면서 자기대중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해할 것 주문하기도 했었는데?
저는 학생들이 여전히 진보를 추구하고 변화발전에 대해 요구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단히 자주적으로 살아가려 하죠. 특히 최근에는 어느 때보다 한총련 이야기를 할 때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의 부족함때문에 대중이 투쟁으로 나서는데, 표현하는데 소극적이지 않을까요? 그 실천을 높이도록 만들어가는 것이 운동의 대중화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학생들은 여전히 한총련과의 거리감을 느낀다는 여론이 많은데
솔직히 거리감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말씀드렸듯이 우리 학우들은 스스로 투쟁하고자 합니다. 얼마전 인터넷상에서 보여줬던 반미운동을 보아도 잘 알 수 있는 사실 아닙니까? 이것은 그간 우리 운동의 성과가 축적되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런 활동들이 아직 광범위하게 나타나지 않는 것은 우리들의 "활동"이 미약해서일 뿐이라는 거죠.
지배 이데올로기에, 지배사상에 물들어 있기 때문이지, 옳고 진보적인 이야기를 하면 분명히 따라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오히려 한총련에 대한 잘못된 영상을 고치는 것이 중요하겠죠.
탄압속에서도 적극적이고 주동적이지 못하고 움츠러들었던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차이, 대로(大路)속에서 몇 열로 갈까 하는 사소한 문제일 뿐"
어느해부턴가 한총련 "분열"은 현실적으로 존재한다. 지난 2일 있었던 임시중앙위도 그랬는데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있었던 한총련에 대한 가공할만한 탄압, 이적규정 등 어려웠던 시기를 거쳐오면서 일꾼들이 가진 열정만큼 세련미가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소한 차이를 크게 보고 논쟁과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죠. 그러나 2001년도 이후부터 한총련을 강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들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토론들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이런 차이는 지난 한총련 운동에 대한 평가에서부터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총련 운동 평가에서 오는 차이란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차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큰 틀속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작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것이 부각된 것이 마치 커다란 차이처럼 보이게 하고 합쳐지지 못하는 것이죠. 한총련이 오솔길을 걸어왔다면 대로(大路)로 접어들고 있는 운동조건의 변화에 있다고 봅니다. 지난 한총련이 오솔길을 걸어오다가 6·15 남복공동선언 등이 발표되면서 드디어 대로로 접어든 것이죠. 여기서 한총련 운동을 전진시켜나가자는 것에는 다들 동의하지만 이 넓어진 대로(大路)를 이제 1열로 갈까, 2열로 갈까, 3열로 갈까 하는 방식에 대한 차이가 아닐까 생각해요. 이런 것들이 마치 커다란 차이가 있는 것 마냥 부각된 것이 오히려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임시중앙위 퇴장한 중앙위들도 자기의 정치적 뜻 표현한 것"
그러나 현실적으로 중앙위의 파국과 같은 일도 있지 않았는가. 중앙위 평가도 같이 들어보고 싶다.
저는 중앙위를 가슴 뜨겁게 평가합니다. 10기 한총련 중앙위원들이 보여준 통일 단결에 대한 열의와 열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한총련 분열을 책임지고자 하는 진실을 확인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퇴장하신 중앙위원들도 자기의 정치적 뜻을 표현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회의진행에서 다소 경직되어있다, 미숙했었다 하는 평가를 듣긴 했었습니다.
최광용 회장은 마지막 발언을 통해 임시의장의 용단으로 논란되고 있는 간부들을 다 품고갈 것을 요청하기도 했었는데.
통일단결의 원칙을 중심에 두고, 중앙상임위에서부터 토론해가고 있습니다. 크게 논란되었던 간부 결의자중 중 3인의 인선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미 두분이 사업주체를 맡아서 결의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중앙위의 핵심적인 사안이었던 간부인선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예정인가?
중상 논의를 통해서 다소나마 원칙을 세우려고 합니다. 결정은 대의원대회에서 내리고자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통일단결의 원칙을 중심에 두고 풀어나가는 것이겠죠.
최광용 회장이 사퇴할 때 같이 사퇴할 마음은 없었는가?
결의자때부터 그런 생각을 하긴 했었습니다. 정말 많은 고민들을 했죠. 그러나 내 입으로 결의한 만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정말 한총련 의장답게 살아야 한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임시의장으로써 올해 개인적으로 세운 한총련 운동의 목표가 있다면?
한총련 조직적으로는 체계와 질서를 바로잡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직도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한총련 운동의 대중화와 통일단결을 이룩하는 문제도 중요하게 실현해야 하는 문제죠. 또 대선정국에서 학생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정치적 영향력(정치세력화)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에 고민하고 있습니다.
"파격적 수준에서 학생운동 연대체 꾸릴 생각"
지난 임시의장 결의자때 발표했던 정책총론에서 학생운동단체 연대기구 건설에 대한 이야기가 있던데
한총련 운동을 더욱 확대하고 강화하는 것이 올해 한총련 운동의 중요한 과제라면 이런 것들을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 각계각파로 흩어져 있는 학생운동을 아우를 수 있는 조직을 건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때문에 학생운동단체 연대기구를 한총련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만들어갈 고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도 몇가지 필요한 원칙이 있겠죠. 무엇보다 기본적으로는 자주, 민주, 통일을 지지할 수 있는 조직 이여야 한다는 것도 그 중 하나입니다.
어느 정도의 수준을 이야기하는 건가?
예를 들면 지난 학원자주화 투쟁을 중심으로 꾸렸던 "교육학생연대"처럼 민중생존권 쟁취 학생연대, 국가보안법 철폐 학생연대와 같은 조직들을 꾸려낼 수 있다고 봅니다. 더 큰 범위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말입니다.
학생운동 연대기구는 예를 들면 한총련 이름을 바꾸거나 하는 것까지 포함되는 것인가?
아직 구체적인 구상을 하기에는 좀 이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의원대회 등 한총련의 전체 총의를 모으는 과정도 필요한 만큼 이름을 바꾸거나 틀을 새롭게 한다거나 하는 것은 아직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어쨌든 그런 고민까지 포괄하는 파격적 수준에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낡은 틀을 가지고 이야기하지는 않겠다는 것입니다.
학생운동 연대기구를 꾸리겠다는 의지도 밝혔는데 이 인터뷰를 빌어 전학협, 연대회의 등 여타 학생운동 단체들에게 연대메세지를 보낸다면
"한국학생운동을 고민하는 학생들 답게, 진보를 추구하는 학생운동 단체들답게 이후 계속되는 만남과 토론을 통해 새로운 단계의 높이로 발전시켜나갔으면 좋겠다." 이정도로 하겠습니다.(웃음)
"낡은 강령, 규약이라도 지키는 것이 성원의 도리"
다른 학생운동 단체와의 연대, 운동의 대중화를 위해선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한총련의 이미지를 변화하는 문제가 앞서야 하지 않나? 그간 한총련과 함께하는데 부정적인 조직도 많았다
물론 그런 조직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한총련이 미국상품불매운동을 벌려나간다고 하니까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단체들도 있어요. 한총련과 같이 할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는 그들 조직에서 논의하는 문제겠지만 만나서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한총련 강규를 보더라도 한총련은 자주적 대중조직으로써의 자기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만큼 한총련을 이해할 수 이해할 수 있도록 한총련의 영상을 개선해 나가야 하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입니다.
지난 중앙위에서도 그렇고 대중조직에서 강령과 규약이 대중들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지 않은가, 때문에 형식적·권위적이다던가 관료적이다라는 비판도 있는데
조직이 발전하면 강령과 규약을 더욱 세밀하게 만드는 것은 당연하죠. 한총련의 강령과 규약이 그런 운동발전의 요구를 따라잡는 것은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한총련 강령규약 개정 특별위원회 등 강령과 규약을 개정하기 위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부족하지만 강령과 규약은 한총련 성원들이 지켜야하는 최소한의 규율입니다. 한총련이 자주적 대중조직인 만큼 낡은 강령과 규약이라도 한총련 성원은 강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주적 대중조직은 개별성원의 이해관계 담는 것 아니다"
"자주적 대중조직"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구체적으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모든 대중조직들이 다 조직성원들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합니다. 그런 요구 중에서는 흔히 그들의 개별적 이해를 대변하는 것이 있을수도 있고 또한 이런 것들을 뛰어넘어 자주적으로 살고자 하는 요구들을 대변하는 것이 존재할 수도 있지요. 한총련을 자주적 대중조직이라 부르는 것은 무엇보다 한총련이 자주·민주·통일 등 바로 대중의 개별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자주적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는 것을 지상과제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좀전 강령과 규약에 대한 이야기도 했었는데 한총련의 강령과 규약이 바로 이런 요구를 담고 있기에 중요한 것입니다.
"소모임, 연구회를 잘 꾸리는 것 중요"
과학생회를 살리기 위한 묘안이 있다면?
소모임, 연구회를 잘 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3년 가다가 없어지는 경우가 태반인데 이런 모임을 적극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총련 10개과 모범창출운동"을 벌려가고 있습니다. 내용은 과,반에서 더욱 창조적으로 고민했으면 합니다. 한총련도 나름대로 "과·반 학생회발전특별위원회(과발특위)", "과반교류" 사업을 적극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고민을 지속해야겠지요. 또 한 축으로는 부문운동을 활성화시킬 문제도 중요할 꺼라 생각 합니다.
개인적으로 어느대학이 대체적으로 과학생회가 잘되고 있다고 생각하나
부산대, 광운대, 전남대 등이 있는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대중적 토론에 앞서 불신 해소가 중요"
간부인선 문제 등 한총련 운동의 여러 문제들을 공개적으로 토론해 볼 의향은 없는가?
대중적 토론에 앞서 불신과 믿지 못하는 풍토들을 우선 해소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읽고 있는 책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여운형 선생님의 "나의 아버지"를 하루저녁동안 다 읽을 정도로 빠져들었어요. 사실 5기 한총련 의장이었던 강위원 선배님이 선물로 주신 책인데, 해방전후 복잡했던 시기에 운동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도움을 많이 얻습니다.최범수 기자
[출처:유뉴스 3/25/2002]
www.u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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