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되지 않은 발전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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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2-05-02 00:00 조회1,48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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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파업 두 달이 되어 가는 23일, 명동성당의 오후는 고즈넉했다. 이번달
초까지만 해도 전경들에 의해 둘러싸여 24시간 출입을 통제당하며 느낄 수
있었던 살벌함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마치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며...
하지만, 파업대오 대부분이 현장에 복귀한 현 시점에서도, 이호동 위원장 등
발전노조 간부들은 명동성당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곳에서 김주헌 당
진화력 지부장을 만났다.
"파업이 중단된 거죠. 종료된 것은 아닙니다." 김 지부장이 꺼낸 말머리였
다. 파업을 지속시킬 수 있는 동력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파업
종료를 선언할 수 없는 발전노조 지도부의 고뇌가 엿보였다. 그도 그럴 것
이 3백48명 해고, 8백94명 고소, 2백3십억여원 가압류, 복귀자에 대한 "파업
불참" 서약서 강요 등 발전회사 쪽은 일단 투쟁의 기세가 꺾인 발전노조를
노골적으로 탄압하고 있었다.
김 지부장에 의하면, 고소당한 8백94명은 파업 직전 근무한 후 업무 인수인
계를 하지 않고 파업에 참가한 자, 파업 당시 불법연행된 후 복귀서를 쓰고
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자 혹은 노조 상임집행 간부다. 쉽게 얘기해 회사에
"미운털이 박힌" 자들이다. 이들은 경찰 조사와는 별도로 회사 쪽으로부터 1
대1로 감사를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일일이 "파업투표 당시 찬성표를 던졌
는지, 앞으로 파업에 참가할 것인지"에 대해 답변을 강요받았다고 한다. 회
사 조직의 거대한 권력 앞에 조합원 개개인의 양심의 자유가 짓밟혔던 것.
"회사측이 심한 탄압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인사권, 징계권, 감사권 등 물리
력을 동원해 현장을 최대한 통제하고, 조합원들 사이에 파업무용론, 노조무
용론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파업 당시 노조 위주의 분위기였
던) 현장을 회사 위주로 이끌어 가려 하고 있지요." 현 상황에 대한 김 지
부장의 진단이었다.
하지만 발전노조는 꺼져가는 투쟁의 불씨를 다시금 지피고 있었다. 지난 18
부터 5일간 발전노조 해고자 원직복직을 위한 전국순회투쟁을 전개했다. 2
3∼24일에는 용인 흥국생명 연수원에서 해고자 수련회를 열고 「발전노조
해고자 원직복직 투쟁위」 건설을 꾀한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오는 세계노
동절을 기점으로 조직력 복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
공공연맹 및 기간산업범대위와 함께 교육사업을 기획하고 있고, 회사 쪽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법적 투쟁도 준비하고 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김 지부장의 핸드폰은 간간이 울렸다. 비록 몸은
명동성당에 묶여 있어도 현장과의 긴밀한 의사소통은 항시 이루어지고 있음
을 느낄 수 있었다. 5월 말까지 제2파업을 위한 조직역량을 만들 것이라는
발전노조의 계획은 명동성당의 고요함 속에서 꿈틀대고 있었다. [범용]
초까지만 해도 전경들에 의해 둘러싸여 24시간 출입을 통제당하며 느낄 수
있었던 살벌함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마치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며...
하지만, 파업대오 대부분이 현장에 복귀한 현 시점에서도, 이호동 위원장 등
발전노조 간부들은 명동성당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곳에서 김주헌 당
진화력 지부장을 만났다.
"파업이 중단된 거죠. 종료된 것은 아닙니다." 김 지부장이 꺼낸 말머리였
다. 파업을 지속시킬 수 있는 동력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파업
종료를 선언할 수 없는 발전노조 지도부의 고뇌가 엿보였다. 그도 그럴 것
이 3백48명 해고, 8백94명 고소, 2백3십억여원 가압류, 복귀자에 대한 "파업
불참" 서약서 강요 등 발전회사 쪽은 일단 투쟁의 기세가 꺾인 발전노조를
노골적으로 탄압하고 있었다.
김 지부장에 의하면, 고소당한 8백94명은 파업 직전 근무한 후 업무 인수인
계를 하지 않고 파업에 참가한 자, 파업 당시 불법연행된 후 복귀서를 쓰고
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자 혹은 노조 상임집행 간부다. 쉽게 얘기해 회사에
"미운털이 박힌" 자들이다. 이들은 경찰 조사와는 별도로 회사 쪽으로부터 1
대1로 감사를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일일이 "파업투표 당시 찬성표를 던졌
는지, 앞으로 파업에 참가할 것인지"에 대해 답변을 강요받았다고 한다. 회
사 조직의 거대한 권력 앞에 조합원 개개인의 양심의 자유가 짓밟혔던 것.
"회사측이 심한 탄압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인사권, 징계권, 감사권 등 물리
력을 동원해 현장을 최대한 통제하고, 조합원들 사이에 파업무용론, 노조무
용론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파업 당시 노조 위주의 분위기였
던) 현장을 회사 위주로 이끌어 가려 하고 있지요." 현 상황에 대한 김 지
부장의 진단이었다.
하지만 발전노조는 꺼져가는 투쟁의 불씨를 다시금 지피고 있었다. 지난 18
부터 5일간 발전노조 해고자 원직복직을 위한 전국순회투쟁을 전개했다. 2
3∼24일에는 용인 흥국생명 연수원에서 해고자 수련회를 열고 「발전노조
해고자 원직복직 투쟁위」 건설을 꾀한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오는 세계노
동절을 기점으로 조직력 복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
공공연맹 및 기간산업범대위와 함께 교육사업을 기획하고 있고, 회사 쪽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법적 투쟁도 준비하고 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김 지부장의 핸드폰은 간간이 울렸다. 비록 몸은
명동성당에 묶여 있어도 현장과의 긴밀한 의사소통은 항시 이루어지고 있음
을 느낄 수 있었다. 5월 말까지 제2파업을 위한 조직역량을 만들 것이라는
발전노조의 계획은 명동성당의 고요함 속에서 꿈틀대고 있었다. [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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