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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운동권 딸과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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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injok@minjok.c… 작성일02-10-13 00:00 조회1,4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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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대학을 다니고 있는 우완 씨(서울대 국문과 4년)는 소위 말하는 "운동권"이다. 대부분의 운동권 학생들이 그렇듯, 완이 씨도 집안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다. 어머니 이혜원 씨(51세)는 곱게 기른 딸이 미래도 보장되지 않는 험한 일을 하는 것이 못마땅하다. 두 모녀를 만나 부모와 자식, 그 갈등을 들어보았다.

"운동, 내 딸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7927_1033532974.jpg[사진]▲딸 우완씨와 어머니.

"엄마는 졸업하면 운동 정리하고 대학원 가는 줄 알아요. 이번이 10학기 째인데 내년에 대학원 가겠다고 거짓말했거든요." 졸업문제만 해도 부모님은 형편없는 학교 성적 때문에 제 때에 졸업하지 못하는 딸을 이해하지 못했고, 결국 완이 씨는 "대학원에 가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거짓말을 하게 된 것이다. 사실 완이 씨가 운동을 하는 것을 부모님이 알게 된 계기도 완이 씨의 "자발적 의사"는 아니었다. "2000년에 인문대 학생회장 선거 나갈 때 집에서 알게 됐어요. 집에 늦게 들어오니까, 아빠가 가방을 뒤졌는데 그 때 "발각" 된 거죠."
완이 씨의 어머니 이혜원 씨(51세)도 운동하는 딸이 마냥 못 마땅한 것만은 아니다. "선거 나왔을 때 연설하는 거 봤더니, 저거 내 딸 맞아 싶을 정도로 잘하더라. 근데 걱정되는 게 평생 저 짓만 하겠다면 어쩌나? 세상사는 게 저것만은 아닌데…" 부모맘이 다 똑같겠지만, 이혜원 씨는 "내 딸은 안 했으면 좋겠죠. 나쁜 일 아닌 건 알지만, 경제적 능력이 필요한 시대인데, 언제까지 그런 일만 할까?"

그래도 어머니는 딸의 운동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서울대 총학생회 홈페이지나 완이 씨가 활동하는 학생조직 홈페이지도 자주 들른다. 지난번 완이 씨가 동대문 운동장역에서 장애인이동권연대 서명운동을 받고 있을 때는 어머니가 직접 찾아와서 서명을 하기도 했다.

아버지와의 갈등… 집 나오다

완이 씨는 아버지와의 갈등 때문에 지난해 3월부터 학교 앞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 "총학생회 선거가 끝나고 늦게 들어갔더니 아빠가 나가라고 하더라고요, 그 땐 과외도 하고 있고 해서 진짜 나갈까 하다가 아빠가 아침에 나가면서 엄마한테 "날 가두라"고 했는데, 약속이 있어서 나가려니까, 아빠가 전화해서 소리소리 지르더라구요. 그 때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짐을 싸기 시작했어요." 어머니도 완이 씨가 집을 나가는 것에 찬성했다. 어머니는 "애 아빠랑도 완이 때문에 엄청 싸웠어요. 아빠는 "늦게 들어오는 게 싫다"는 거야. 밤에 치한도 많고 여자애가 밤늦게 들어오면 불안하잖아.

완이가 안 들어오면 나한테 화내니까 속상해요. 편들면 애 망친다 그러고, 자면 애 안 들어왔는데 잔다고 뭐라 하고. 에휴"라고 말하며 완이 씨가 나가 사는 게 차라리 속이 편하단다. "자식이 뭔지? 내가 오죽하면 나가 살라고 했겠어?"

완이 씨와 아버지의 갈등은 오래 곪은 종기다. 완이 씨는 50대 중년 남자인 아버지의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태도가 싫고 아버지는 제 멋대로 사는 완이 씨가 불만이다. 그 사이에서 어머니만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다.

가정문제는 "시지프스의 노동?"

"신문에 "시민단체의 이해"라고 연재되는 글을 보니까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월급은 커녕 용돈도 못 받는다던데… 그리고 시민단체 같은 데 가면 학교 때 지가 아무리 잘났어도 거기 가면 쫄따구 밖에 더 하겠어요? 그런데서 심부름만 하느니, 차라리 교수가 돼서 뜻있는 애들 가르치는 게 더 보람있잖아. 교사라도 돼서 아이들을 가르쳐라. 욕심이야 교수가 되면 더 좋지만." 완이 씨 어머니는 완이 씨가 평생 운동을 하는 것은 결사반대다.

"고등학교 때까지 공부도 잘 하는 모범생이었는데, 이쁘고 잘나게 잘 길러서 고생길 훤한데 왜 내보내겠어요? 고시공부해서 딱 붙었으면 좋겠지. 기집애가 저러다 시집갈 때 지장 있으면 어쩌나? 곱게 있다 시집이나 잘 가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나 완이 씨의 생각은 다르다. "전 평생 운동하며 살고 싶어요." 완이 씨는 답답한 맘에 "차라리 부모님과 일주일 정도 같이 살아봤으면 좋겠어요. 나 이렇게 살아서 집에 늦게 들어갈 수밖에 없고 나쁜 짓 하는 거 아니라고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말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완이 씨의 말, ""너, 이제 어떻게 할 거냐" 그 말이 제일 무서워요. 거짓말을 하거나 야단을 맞을 수밖에 없으니까. 난 내 미래에 자신이 있는데, 부모님은 돈벌이 못할까봐 걱정인가봐요."어머니의 말, "누구한테 인정받는 일도 아닌데, 평생 백수할거야? 사회에서 무능력한 사람이 된다니까."

대학생신문 김조영혜 kimjoeda@hanmail.net

[출처:유뉴스 200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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