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균교수, 좌파이론 행사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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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H 작성일02-10-21 00:00 조회1,49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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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마르크스를 주제로 한 대규모 학술문화행사인 ‘마르크스코뮤날레’(가칭)가 내년 5월1일 노동절 즈음에 열린다.
진보적 학술연구자들과 문화예술가들 사이에 이해와 소통의 장을 마련할 이 행사는 마르크스주의의 이론적 쟁점들을 점검하고, 한국사회의 변혁운동과 세계좌파운동의 지형도를 그릴 전망이다. 이 행사 집행위원장인 김세균(서울대 교수·정치학)씨를 지난 10일 서울대 연구실에서 만났다.
다양한 진보이론들이 모두 마르크스로 환원될 수는 없지 않나. 지금 다시 마르크스를 불러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인 계급관계와 자본의 지배를 밝혀내고, 일하는 대중의 사회적 해방을 추구했다. 물론 현실에는 성적 억압과 지적·인종적 차이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차별·적대가 존재하고, 이는 계급적 모순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사회주의 붕괴 이후 진보진영이 자꾸 계급적 모순을 외면하면서 진보이론이 방향을 상실한 것도 사실이다. 199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대중의 삶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자본주의에 대한 마르크스의 통찰이 지금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으면 진보진영이 나아갈 데가 없다.
진보이론이 다시 마르크스를 패러다임으로 삼는다면, 실제 운동에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나.
=환경·여성문제 등이 계급문제로 환원될 수는 없지만, 현실에선 서로 불가피하게 뒤엉켜 있다. 대다수의 여성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도 결국 여성문제 아닌가 민중운동과 결부된 시민사회운동이 필요한데, 내년 행사에 이들도 참여해 함께 토론을 벌였으면 한다. 계급문제만 해결되면 모든 차별과 모순이 해결된다는 인식도 문제다. 진보진영의 성폭력 문제도 한국 노동운동계가 굉장히 가부장적이기 때문에 발생한 거다. 좌파의 내부투쟁을 전개하면서, 여성운동과의 적극적 연대를 생각해봐야 한다.
‘마르크스코뮤날레’ 준비위원회에는 전통좌파와 신좌파, ‘이데올로기 비판’ 진영과 ‘욕망의 정치학’ 진영이 고루 참여하고 있다. 두 진영 사이의 만남이 쉽지만은 않을 텐데.
=마르크스 주의의 역사에서는 항상 논쟁을 통해 어떤 이론적 흐름이 지적 헤게모니를 차지해간다. 엥겔스에서 카우츠키로, 다시 레닌에서 스탈린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마르크스주의가 순결한 하나의 이론으로 전개된 적은 없다. 또 그람시 같은 비주류적 조류도 항상 존재했다. 지금 우리 대중운동이 위기국면에 처한 것은 사실이지만, 신자유주의에 저항하는 급진적 이론진영 가운데 지배적 흐름이 나타날 것이다.
1회 행사의 주제가 ‘마르크스의 현재성’이다.
=이론·연구 진영도 입장에 따라 서로 갈리고, 문화운동 하는 사람들과 접촉할 기회도 없었다. 이번 주제는 국내의 이론·문화진영의 힘을 최대한 합쳐보자는 뜻에서 정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악튀알 마르크스>, 독일의 <체> 같은 잡지를 중심으로 이런 학술대회가 해마다 이어진다. 내년 4월에 논문이 나오면 한국 마르크스 진영도 자신의 이론적 수준을 점검하는 계기를 갖게 된다. 12월께에는 일부 완성된 논문들의 중간발표를 위한 워크숍을 열 계획이다.
글·사진 한겨레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출처; 한겨레 2002-10-11] |

다양한 진보이론들이 모두 마르크스로 환원될 수는 없지 않나. 지금 다시 마르크스를 불러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인 계급관계와 자본의 지배를 밝혀내고, 일하는 대중의 사회적 해방을 추구했다. 물론 현실에는 성적 억압과 지적·인종적 차이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차별·적대가 존재하고, 이는 계급적 모순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사회주의 붕괴 이후 진보진영이 자꾸 계급적 모순을 외면하면서 진보이론이 방향을 상실한 것도 사실이다. 199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대중의 삶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자본주의에 대한 마르크스의 통찰이 지금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으면 진보진영이 나아갈 데가 없다.
진보이론이 다시 마르크스를 패러다임으로 삼는다면, 실제 운동에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나.
=환경·여성문제 등이 계급문제로 환원될 수는 없지만, 현실에선 서로 불가피하게 뒤엉켜 있다. 대다수의 여성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도 결국 여성문제 아닌가 민중운동과 결부된 시민사회운동이 필요한데, 내년 행사에 이들도 참여해 함께 토론을 벌였으면 한다. 계급문제만 해결되면 모든 차별과 모순이 해결된다는 인식도 문제다. 진보진영의 성폭력 문제도 한국 노동운동계가 굉장히 가부장적이기 때문에 발생한 거다. 좌파의 내부투쟁을 전개하면서, 여성운동과의 적극적 연대를 생각해봐야 한다.
‘마르크스코뮤날레’ 준비위원회에는 전통좌파와 신좌파, ‘이데올로기 비판’ 진영과 ‘욕망의 정치학’ 진영이 고루 참여하고 있다. 두 진영 사이의 만남이 쉽지만은 않을 텐데.
=마르크스 주의의 역사에서는 항상 논쟁을 통해 어떤 이론적 흐름이 지적 헤게모니를 차지해간다. 엥겔스에서 카우츠키로, 다시 레닌에서 스탈린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마르크스주의가 순결한 하나의 이론으로 전개된 적은 없다. 또 그람시 같은 비주류적 조류도 항상 존재했다. 지금 우리 대중운동이 위기국면에 처한 것은 사실이지만, 신자유주의에 저항하는 급진적 이론진영 가운데 지배적 흐름이 나타날 것이다.
1회 행사의 주제가 ‘마르크스의 현재성’이다.
=이론·연구 진영도 입장에 따라 서로 갈리고, 문화운동 하는 사람들과 접촉할 기회도 없었다. 이번 주제는 국내의 이론·문화진영의 힘을 최대한 합쳐보자는 뜻에서 정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악튀알 마르크스>, 독일의 <체> 같은 잡지를 중심으로 이런 학술대회가 해마다 이어진다. 내년 4월에 논문이 나오면 한국 마르크스 진영도 자신의 이론적 수준을 점검하는 계기를 갖게 된다. 12월께에는 일부 완성된 논문들의 중간발표를 위한 워크숍을 열 계획이다.
글·사진 한겨레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출처; 한겨레 2002-1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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