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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인간답게 살 권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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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3-01-09 00:00 조회1,6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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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재개발에 내몰리는 삶의 터전

<인권하루소식>은 사회권 박탈의 현 주소를 5회에 걸쳐 살펴본다. 차디찬 겨울, 서울의 몇 남지 않은 달동네 중의 하나인 성북구 하월곡3동 주민들이 살아가는 삶 속에서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주거권, 사회보장권, 건강권, 노동권, 교육 권"의 참 모습을 찾아보고자 한다.[편집자주]

"그저 죽지 못해서 사는 거지요…."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산 2번지 김태환(무직, 70)씨의 집을 처음 들어갔을 때의 느낌은 이렇게 비좁고 열악한 곳에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냉장고와 작은 찬장, 그리고 한사람이 누울 수 있는 요가 차지하면 남는 공간은 거의 없 다. 공책 크기 만한 창으로는 한낮에도 볕이 들지 않아 불을 켜지 않으면 어두 침침하다. 김태환 할아버지를 비롯하여 산 2번지의 주민들은 대부분 공동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다. 집안에 화장실이 없는 가구가 대부분이었고, 그나마 있는 집도 고장으로 사용할 수가 없 어서, 공동화장실을 쓰는 실정이다. 이렇듯 산 2번지 주민들의 대부분은 화장실, 부엌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단칸방에서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또한 가옥자체가 낡고 위험한 경우도 눈에 띈다. 김예덕(무직, 79) 할머니의 집은 지붕에 서 물이 새고 있다. 이 때문에 천장이며 벽면까지 곰팡이가 쓸었으며, 천장 지붕이 약간 내려앉았다. 또 문이 틀어져서 맞지 않아 바람이 사정없이 들어온다. 이 때문에 한낮임에 도 불구하고 집안 전체는 썰렁하기만 하다. 난방비가 부담스러워심하게 추운 날씨가 아 니면 보일러를 켜지 않는다는 할머니는 "따스게 자면 난방비는 어떻게 대"느냐고 하신다.

하월곡동 산 2번지와 맞닿아 있는 77번지는 이미 재개발이 확정되었으며, 산 2번지의 경 우 재개발이 예정되어 있다. 철거가 예정되어 있는걸 대부분 알고 있을텐데도 불구하고, 이후대책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주민들은 "그냥 이렇게 살다가 돈 맞춰서 싼 데로 가야 지요"라는 막연한 대답을 한숨 섞어 할 뿐이다.

얼마 안되는 이주비를 받고 주민들이 갈 수 있는 곳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많 은 주민들이 곧 철거가 공시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집 값을 현실적으로 지불할 수 있는 산 2번지로 이주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산 2번지 8통에서 오래 살았다는 통 장 아저씨는 "77번지의 재개발로 산 2번지로 이사온 사람이 많다"라고 했다.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임대주택은 사실상 입주요건이 까다로울 뿐 아니라, 그나마도 일 정정도의 돈이 있어야 입주할 수 있는 형편이다. 그렇다면 다양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체 계를 통하여 일정정도 이주희망자를 수용하여야 하지만, 현재 민간건설회사가 초기단계 부터 개입하는 이러한 사업은 공공성보다는 수익성을 우선시하고 있다. 실례로 현재 재 개발중인 인근 하월곡 4동의 공공임대아파트의 경우 총 1,610세대 중 단지 288세대만이 임대 아파트로 건설되고 있으며, 그나마도 전용면적 9평이어서 부양가족이 많은 경우 입 주하기가 꺼려지는 것이 현실이다. 77번지에서 임대아파트를 분양 받아 들어가려 했었 던 한 주민의 경우 식구가 다섯이라 13평에 방 두칸 짜리로는 살기가 힘들어서 대신 이주 비를 받고, 그 돈으로 집을 구할 수 있는 산 2번지로 다시 들어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금 소원은 임대아파트에 들어가는거야"라며 임대아파트에 들어가고는 싶었으나, 그 렇지 못한 현실에 대해서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한다.

곽길자(무직, 32)씨의 경우에는 하월곡 4동에서 이주비를 받고 산 2번지로 이사를 와서 살고 있다. 여섯 식구가 모두 함께 다리를 쭉 뻗고 누워 있을 만한 충분한 공간은 아니지 만, 보증금 없이 매달 10만원 방세를 내고 있는 형편에 재개발이 된다면, 이주대책은 전 혀 없다고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고정적이지 않은 남편의 노동을 통해 여섯 식구의 생계 를 꾸려나가는 형편으로 천만 원이 넘는 임대아파트 입주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고등학생인 아들과 함께 사는 김민생(무직, 44)씨의 유일한 이주대책은 아들이 고등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얻어 나가게 되면, 자신도 숙식이 해결되는 직장을 얻어 사는 것 이다. 이산가족이 되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행 재개발 사업은 주거환경개선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방식은 실질적 으로 비용부담을 할 수 없는 어려운 이웃들을 무책임하게 내몰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 주 거의 문제는 국가가 책임지고 보장해주어야 하는 삶의 가장 기본적인 정책이다. 그러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미명 하에 오히려 삶의 터전을 빼앗고 더 어려운 환경 으로 내모는 일이 지금도 하월곡 3동에서 자행되고 있다.[박유민]


[출처: 인권하루소식2003-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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