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반전예술단체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작성일03-04-11 00:00 조회1,500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시의 적절하고 기동력 있게 움직여야 하기에 작품의 퀄리티는 담보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커뮤니케이션의 의미는 거둘 수 있지 않겠는가. 전쟁을 막기에는 이미 늦었으며 막을 수도 없었다. 그러나 실천 가능한 것을 찾아 나서는 것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일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 그 때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찾는 것, 이것이야말로 현재의 시점에서 가장 빠른 실행이 될 것이다." 카페 시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려진 "A4반전" 취지문의 한 대목이다.

문화연대 문화행동센터 소장인 작가 조경숙씨는 "엽서 수거를 시작한지 1주일만에 수천장이 모였다"며 "반전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자기의 생각과 느낌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눈길을 끌고 예술가 개개인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수거된 엽서들은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인사동 관훈미술관에서 열리는 "반전평화엽서전"에서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반전시위현장에선 청년 문화 행동단들의 활동이 눈길을 끈다.
3월 1일 촛불시위에 "유관순 누나" 인형을 시작으로, 한 손엔 달러를, 다른 한 손엔 총을 든 "부시인형", "소파개정", "NO WAR"라고 적힌 방패를 든 "전경인형" 등이 시민들의 인기였다.
이 인형들을 직접 제작, 들고 나온 이는 취미미술 동호회 "바람아래"의 박건웅씨다. 만화작업을 하고 있는 그는 일하는 틈틈이 벌써 인형 5개를 만들었다.
"그림이나 피켓은 많은데, 사방에서 볼 수 있는 작품들은 없더군요. 지난 3월 1일 유관순 누나 인형을 시작으로 만들기 시작했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요. 지난 주말엔 아이를 안고 있는 "바그다드의 어머니"를 만들었는데, 이번엔 자유의 여신상을 패러디한 부시인형을 만들어볼 생각이에요."
현재 박씨가 만든 인형 3개는 국회 앞 파병반대 시위대 가운데 놓여 있다.
효순이 미선이 촛불시위를 계기로 만들어진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모임인 "네모성" 회원들은 지난 29일 국회 앞 반전집회에서 "파"를 "병"에다 꽂아 기발한 방식으로 "파병반대"의 뜻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들은 회원들과 함께 천사 옷을 만들어 입거나 반전평화 마녀 모자를 만들어 쓰거나 반전평화를 기원하는 글을 쓴 풍선을 들고 행진하고, 반전평화 티셔츠 판매, 포스터 나눠주기, 반전놀이, 반전 장터 등을 열고 있다.
티셔츠행동당은 현재 대학로에서 매주 반전콘서트를 열고 있는 "맘맘 바이러스", 네티즌들의 모임 "네모성"의 젊은 회원들과 함께 자발적인 반전티셔츠 제작 판매에 나섰다. 이들은 인사동에 반전장터를 열고 외국인, 일반시민들을 상대로 취지를 설명하며 티셔츠를 판매하기도 했다.
티셔츠 행동당 왕언니는 "티셔츠 제작 원가를 제외한 나머지는 다 이라크 지원금으로 사용된다. 지금까진 5종류의 디자인을 만들었는데 반전의 메시지를 담은 좋은 디자인이 나오면 언제든지 제작할 준비는 되어있다."고 말한다. 반전티셔츠는 최근 온라인 판매(www.thet.co.kr)도 시작했다.
야만적인 문명의 파괴현장을 기록하는 예술가(시민)들의 행보는 쉬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문주 기자 cmjoo@ngotimes.net
[출처; 시민의 신문 4-6-0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