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 만나서 안을 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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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3-05-03 00:00 조회1,48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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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욕심이 많은가봐. 이번엔 꼭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손잡아보겠다고 했는데... 같이 식사도 하고..."

손에 든 "묵주"를 다잡고 어머니는 기도를 한다. 아들의 석방을 바라는 기도이다.
"민혁당" 사건으로 구속 중에 있는 이석기씨의 어머니 김복순(85세)는 지난 3일부터 정부 과천청사에서 일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아들이 하루라도 빨리 사면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자궁경부암 3기 판정을 받은 어머니는 여간해서 병원에 가지 않는다.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자신의 건강보다 아들의 석방이 더욱 간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머니의 바람은 정부에 의해 "욕심"이 돼버렸다. 오는 30일 있을 특별사면 대상에 이석기씨가 제외됐기 때문이다.
"우리 아들 만나서 안을 수만 있다면 한이 없겠어" 말을 잇는 어머니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힌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이석기씨가 사면대상에서 제외됐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려 벼락을 맞는 것 같았어. 법무부 장관도, 대통령도 사면한다 하고, 모든 신문에서 우리 아들이 나온다고 해 축하한다는 전화도 왔어. 그 기쁨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본인도 그렇고 나도 당연히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제외됐다는 소식에)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어요. 모든 양심수 다 같이 나오는 게 당연하잖아. 우리 아들 만나서 안을 수만 있다면 한이 없겠어. 이거 부모 아니면 헤아릴 수 없어.
지난 3월 항고심 재판 당시의 심정은.
재판장에서 큰 망치로 두드려 맞은 것처럼 까무러쳤어. 우리 자식들 없었으면 병원에 실려 갔을 거야. 그래도 희망이 생기더라고. 우리 아들이 언젠가는 꼭 나올 거란 생각에. 그런데 희망이 큰 만큼 실망하는 마음이 ..후.. 실망이 너무 크니까.. 내가 욕심이 많은가봐. 이번엔 꼭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꼭 손을 잡아보겠다고 했는데, 같이 식사도 하고.
정부 과천청사에서 일인시위를 하는데.
위에 분들이 내 심정을 알아서 우리 아들하고 모든 사람(양심수) 다 같이 석방해주면 좋겠다하는 심정으로 나왔어요. 마음속으로 기도하면서 낼모레가 아흔살이 되는 내 마음을 알아주셔서 내 아들뿐만 아니라 모든 양심수가 다 나왔으면 해서. 그런데 이렇게 무너지니까.. 무너지니까...
아들이 나오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안아줘야지. 나오면 석기가 하고 싶은 일도 하겠지만, 몸 건강하게 우리 가족 다 같이 일년 동안 공기 맑은 곳에 가서 못한 것 다 하고, 식사도 같이 하고. 손자손녀 생각하면 아빠 품에 하루빨리 안겨야..
건강은 어떠한지.
골밀도 검사를 했는데 다 됐대. 그래도 난 정신력으로 버텨요. 우리 아들만 나오면 더 바랄게 없어. 그 힘으로 여기 나온거야. 우리 아들 보고싶은 마음에. 힘들지만 우리 아들이 앞에 있다 생각하면 힘이 생긴다고. 난 잘 모르지만 국가보안법 그거 없어져야 돼.
박종모기자
[출처;민중의 소리 4-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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