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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문학예술

2009년 1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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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3-03-21 20:13 조회68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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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이날 강민혁은 준공식을 앞둔 녕원발전소건설장에 와있었다.

그가 이곳으로 가라는 총리의 지시를 받은것은 전날 초저녁이였다.

총리는 이 지시를 하면서 김정일동지께서 낮에 흥남가스화대상공사장을 현지지도하시였다는 소식을 전하고 대형산소분리기를 생산해야 할 과업이 내각에 떨어졌으니 그더러 녕원으로 가기 전에 조직사업을 하라고 하였다. 총리는 녕원에는 무엇때문에 가야 한다는 말은 없이 도착시간만 대주었다.

그때 강민혁은 림태섭이와 마주앉아 침수된 재령광산의 물을 푸기 위한 대책을 협의하고있던중이였다.

그는 잠간 협의를 중단하고 전화로 락원을 찾았다.

그가 제기된 사연을 이야기하자 지배인이 그의 말을 군말없이 받아물었다.

강민혁은 기뻤다.

《강선의 호소에 정신이 든 모양이구만!》

《그렇다고 봐야지요.》

지배인의 대답에 뭔가 얽혀있다는것이 느껴졌으나 발통질을 안하는것만 해도 다행이다싶어 이제 곧 조직사업을 해주겠으니 준비하라고 흔연히 말하면서 송수화기를 놓으려는데 지배인의 격한 목소리가 뒤따랐다.

《부총리동지! 왜 어루만지기만 합니까?》

《?》

《왜 불이 번쩍 나게 달구어대지 않는가 말입니다.》

지배인의 말이 너무 파격적으로 흐르는 바람에 강민혁은 한동안 할말을 못 찾았다.

《왜 내가 엇드레질할 때마다 버릇을 떼놓지 못했나 말입니다.》

지배인의 목소리는 주체못할 감정으로 떨리고있었다.

그 어떤 비상한 충격을 받은것 같았다.

《여보, 달리는 말에 채찍이야 왜 얹겠소. 그런데…》

강민혁이 무슨 말인가 더 하려는데 전화가 끊겼다.

강민혁은 자신이 기계전문가였으므로 대형산소분리기를 제기일내에 만든다는것이 조련치 않으며 락원지배인이 받아물기는 했으나 전화 한통으로 될 일이 아니라는것을 알고있었다. 그는 녕원에 갔다와서 락원으로 갈 생각을 하며 림태섭이와 하던 협의를 계속했다.

그의 파견으로 재령광산을 다녀온 림태섭은 이미 신심을 가지고있었던것만큼 실질적인 대책을 구체적으로 세워가지고 왔다.

예견했던대로 전력문제가 제기되고있었다.

림태섭은 이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대책안을 내놓았다.

현재 재령광산은 ××변전소의 전기를 받는다. ××변전소는 황해남도의 농업용전기와 공장기업소의 전력을 보장하는 변전소로서 연백과 나무리벌 등 주요곡창지대와 수십개의 단위에 전력을 보장하고있다.

농업도인 황해남도에서는 농사가 우선시된다. 따라서 전기도 자연히 긴요한 곬을 찾아흐르기마련이다. 더우기 오래동안 침수되여 생산이 중지된 상태여서 재령광산은 전력공급에서도 말단단위에 속해있다.

그러지 않아도 변전소가까이에 위치하고있거나 중시되는 단위들은 그럭저럭 전력을 보장받지만 멀리 떨어져있거나 차요시되는 말단단위들은 도중전력손실이 많기때문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받지 못하고있다.

사람에게서 손과 발이 아무리 중요해도 심장에서 제일 멀리 있는 관계로 늘 피순환이 끝자리를 차지하는 리치이다. 해결방도는 변전소에서 가급적으로 재령광산에 따로 선을 늘이는것이다.

양수기문제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광산이 가지고있는 양수기로는 1년이 걸려도 물을 풀수 없을뿐아니라 장마철에 물이 불어나면 오히려 침수수위가 더 높아질수 있다.

해결방도는 황해남도의 농업용양수기들을 림시동원하는것이다. 그 양수기로 와닥닥 물을 퍼내고 농번기전에 돌려주면 별문제가 없다.

강민혁은 림태섭이 제출한 이러한 문건과 설명을 듣고 그를 다시 보게 되였다. 당정책이라면 칼날우에도 올라설 사람이 세운 대책안 역시 두리뭉실하지 않고 칼로 자르듯 명백했다.

강민혁은 그 대책안에 기초하여 3개월내에 물을 풀 결심을 내렸다. 강민혁은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그는 림태섭을 돌려보낸 다음 사무실에서 잠간 눈을 붙였다가 이른새벽에 떠나 지금 녕원에 와있는것이였다.

강민혁은 천만산악을 거느리고 웅건장중하게 솟구쳐오른 언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 서있었다.

당보를 비롯한 우리 나라 신문들에서 매일과 같이 보던 글줄들이 떠오르면서 더욱 감회가 깊어진다.

거창한 언제는 위성발사대를 방불케 했고 아득히 펼쳐진 산중의 대인공호수를 바라보느라니 우주의 높이에 올라서서 온 지구를 내려다보는듯 한 장쾌한 느낌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어느모로 보나 미남이라고 할만 한 언제도 장관이지만 우리 식으로 새롭게 만들어낸 대형설비들은 또 얼마나 흐뭇하며 대동강의 풍부한 물원천을 리용하여 전기도 많이 일구고 수도 평양을 큰물피해로부터 보호할수 있게 되였으니 얼마나 좋은가.

예로부터 산을 떠옮기고 강을 다스리면 기적이라 했는데 대동강의 시원이 멀지 않은 첩첩산중에 이런 희한한 창조물이 일떠섰으니 이야말로 기적이라 하지 않을수 없다.

강민혁은 군인건설자들의 위훈에 가슴이 뭉클했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자신께서 직접 무어주시고 대동교의 복구로부터 옥류교와 미림갑문, 봉화갑문, 성천갑문, 순천갑문건설 등 대동강을 락원의 강으로 길들이는 《근면한 부대》, 《일 잘하는 부대》, 《전투력있는 부대》로 키워주신 건설의 근위병들에게 녕원발전소건설을 맡겨주시면서 위대한 생애의 마지막나날까지 수백차례의 가르치심을 주시며 손잡아 이끌어주시였다.

그때로부터 오늘에 이르는 이 기간은 조국이 부강할 때, 나라살림이 넉넉하던 때의 기간이 아니였다.

공사가 시작되여 얼마 지나지 않아 《사회주의붕괴》라는 어지러운 바람이 지구를 휩쓸었다. 우리의 군인건설자들은 사회주의배신자들에 대한 증오로 피를 끓이며 한치한치 언제를 높여나갔다.

또 몇해후에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민족의 대국상으로 온 건설장이 피눈물의 바다에 잠기였고 병사들은 《높이 들자 붉은기》의 노래를 부르며 슬픔을 힘과 용기로 바꾸어 공사를 다그쳤다.

원쑤들의 악랄한 경제봉쇄와 자연재해로 고난의 행군을 해야 했고 세멘트 한톤, 강재 한톤 보장받기 어려운 형편에서도 우리의 근위병들은 총대와 함께 건설의 마치를 더 힘있게 틀어잡고 최후의 승리를 하루 또 하루 앞당겨왔다.

한 민족에게 있어서 생존조차 불가능하다고 할수 있었던 그 어려운 시기에 언제공사를 중단하지 않고 마침내 완공의 날을 안아왔다는 그자체가 력사에 새겨놓을만 한 빛나는 위훈이며 그 완강한 정신, 백절불굴의 투쟁력은 그 어떤 부의 창조와도 대비할수 없는 위대한 기적이였다.

조국을 위해 바친 병사의 피와 땀, 이것이 더없이 소중하다.

누구나 할수 없다고 하던 일감을 놓고 조국이 제일 어려운 시련을 겪는 때에 동면한것이 아니라 눈물겨운 투쟁으로 한치한치 언제를 쌓아올려 준공의 기발을 꽂고야만 완전무결한 실천력, 대를 이어서라도 어버이수령님의 유훈을 꽃피우고 최고사령관동지의 명령을 관철하는 백절불굴의 투쟁력, 승리를 굳게 믿고 승리를 자기 힘으로 기어이 쟁취하는 위대한 정신력이 오늘의 우리 조국에는 무엇보다 귀중하다.

나라의 살림이 그처럼 어려울 때 대상건설을 맡았지만 우는소리로 세월을 보낸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애국, 실적을 쌓는 애국으로 대동강상류의 마지막발전소까지 우리 대에 성과적으로 완공하여 로동당시대의 대동강문화건설에 빛나는 한페지를 아로새긴 최고사령관동지의 근위병들.

이미 발전소를 완공하고 철수했던 그 근위병들이 지금 대렬차로 도착하고있었다. 이제는 강민혁이 사연을 알아차렸다.

자기를 여기로 오게 한분이 김정일동지이시고 자기에게 부족하면서도 제일 필요한것인 정신력, 근위병들이 발휘한 그 투쟁정신을 그이께서 다름아닌 자기에게 보여주려 하신다는것을.

근위병들의 정신적창조물을 목격하면서 격동되여있던 강민혁의 심장은 더욱 고동쳤다.

이때 그의 운전사가 전망대로 달려와 몹시 흥분된 어조로 전화를 받으라면서 손전화기를 내주어서 귀에 대니 차철군의 목소리가 들렸다.

《강동무, 도착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소. 장군님께서는 병사들과 함께 발전소완공의 기쁨을 나누시자고 그들을 부르시였소. 그들과 함께 동무도…》

강민혁은 사연을 짐작하고있던차라 묵묵히 듣고만 있다가 한마디 정중히 물었다.

《장군님께서 건강하십니까?》

《건강하시오. 그런데 너무 무리하셔서 걱정이요.》

《함흥서 여기가 천리길인데…》

《천리가 뭐요, 2천리길을 왔소.》

《그건 어떻게 하는 말이요?》

《락원에 들리시였댔소. 함흥에서 락원, 락원에서 녕원

《락원?!…》

강민혁이 뒤말을 잇지 못했다. 자기를 왜 다몰아대지 못했는가고 반발하듯 웨치던 락원지배인의 목소리가 후려치듯 들려왔다. 옳은 말이다. 내각이 평소부터 계획집행에 대한 강한 요구성만 제기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것이다.

내각이 경제지휘에서 주인구실을 하라고 내각책임제, 중심제를 국책으로까지 정해주셨지만 아직 멀었다. 기름진 룡마도 주인이 똑똑해야 대공을 날수 있는 법이다.

강민혁은 가슴이 무너지는듯 하여 손전화기를 간신히 귀에 대고있었다. 그의 숨소리가 높아졌다.

《아니 웬일이요?》

《…》

《강동무!》

《음-》

강민혁이 신음소리를 내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내가 죄를 지었소. 락원에 전화 한통 걸고 펄짝하니 있었으니장군님을 잘 모신다는건 빈말뿐이였소. 차동무, 이제 무슨 낯으로 그이를 대한단 말이요.…》

《그 말을 듣고보니 나도 생각이 많아지누만.》

《…》

《동무에게 좋은 일이 생겼소. 뭔가하니 희천건설에 군인들이 동원되게 되오. 경수로건설도 시작하게 되고…》

《거짓말같은 소리…》

《어데라고 그런 거짓말을 한단 말이요!》

《그렇소? 그렇다면 만세요, 만세!》

《너무 좋아하지 마오. 그러다 입이 째지겠소. 역시 강동문 전기밖에 몰라. 장군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였소.》

《전기만 풀린다면 아무 말씀을 하셔도 좋소. 죽어도 좋단 말이요!》

《쉿, 조용히 …》

강민혁은 얼결에 입을 다물었다.

차철군의 바빠하는 목소리에 이어 뜻밖의 웃음소리가 전화기에서 울려나왔던것이다.

그것은 분명 그이의 웃음소리

김정일동지께서는 환한 웃음을 지으시고 언제우에 정렬해있는 군인들앞으로 걸어나가시였다.

그러나 그이를 뵈옵는 군인들은 영광과 행복감보다도 죄스러움이 앞섰다.

결사관철을 생명으로 하는 근위병들로서 어버이수령님의 유훈을 이제야 끝냈다는 죄송함이였고 대규모수력발전소건설에 그토록 깊은 관심을 돌리시는 위대한 장군님께 하루라도 빨리 기쁨의 보고를 올리지 못했다는 전사의 자책감이였다.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신듯 그이께서는 걸음을 멈추고 말씀하시였다.

《발전소건설이 늦어진것은 동무들의 잘못이 아니요. 나라사정이 어려워 국가에서 아무것도 도와준것이 없소. 발전소건설을 못한다고 해서 누가 탓할 사람도 없지. 하지만 동무들은 자체의 힘으로 기어이 해냈소. 그것도 고난의 행군을 앞장서 헤쳐나가면서 말이요.》

순간 병사들도 군관, 장령들도 어린애가 된것처럼 고마움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며 만세를 부르고 또 불렀다. 그러던 만세소리가 갑자기 뚝 멎더니 언제우에 산중의 고요와 같은 정적이 깃들었다.

그이께서 답례대신 고개를 숙이고 서계시였던것이다. 전망대란간을 꽉 움켜잡으신 그이의 안광에는 뜨거운 눈물이 서서히 고여오르고있었다.

이윽고 그이의 갈리신 음성이 울렸다.

《나도 눈물이 납니다. 착공의 첫삽을 박을 때 태여난 아이들이 다 자라 군대에도 나가고 대학도 졸업할 나이가 되였습니다. 옹근 한세대가 바뀌였습니다. 동무들중에는 그때 태여난 세대들도 있을것입니다.…》

그이께서는 모든것을 다 알고계시였다.

기나긴 공사의 나날 언제우에서는 어제날의 신랑신부가 이제는 새 세대의 결혼을 축하하는 소박한 의식도 있었고 나이많은 초기복무사관들이 병사들의 축복속에 생일상을 받는 가슴뜨거운 화폭도 펼쳐졌으며 희생된 군관의 아들이 아버지가 섰던 건설장을 지켜서고 인민군대에 입대하는 자식들이 언제에 올라 아버지들처럼 최고사령관동지를 받들겠다고 맹세다지는 결의모임도 진행되군 하였다는 사실을…

그렇다! 그이께서는 다 알고계시였다. 그 모든 감정이 하나로 응축되여 울리고있었다. 그이께서는 오열을 누르고 말씀하시였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납니다. 그러나 울지 맙시다. 지금은 울지 맙시다. 최고사령부는 동무들에게 희천발전소건설을 맡기기로 했습니다. 희천에서 다시 만납시다.》

정렬해있는 군인들속에서 만세의 함성과 결의의 구호가 터져올랐다.

그이께서는 앞줄에 서있는 군인들의 손을 하나하나 잡아가며 대렬 앞을 지나가시다가 중위의 령장을 단 군관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시였다.

《중위동무는 얼굴이 낯익구만. 이름이 뭡니까?》

《옛, 권혁입니다.》

《나이는?》

《28살입니다.》

《아버지는?》

《옛. 군대입니다. 장령입니다!》

《장령? 누군데?》

중위가 뭔가 말하려는 때에 차례를 기다리던 군인들이 저마끔 그이품에 안겨들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차에 오르시면서 오른손을 높이 쳐들고 크게 다시 말씀하시였다.

《희천에서 만납시다!》

그이의 차가 먼저 떠나고 수행성원들의 차가 렬을 지어 뒤따르기 시작했다.

권혁이가 강민혁의 차를 멈춰세운것은 이때였다.

《부총리동지, 전 최고사령관동지앞에서 솔직하지 못했습니다. 저를 대신해서 사죄의 말씀을…》

강민혁이가 들은것은 영문 모를 이런 말이였다.

운전사가 앞차를 놓치지 않으려고 차를 내몰았기에 뒤말을 듣지 못했다.

강민혁은 고개를 돌려 차창으로 군관을 바라보았다.

무틀지게 생긴 체격이 큰 군관이였다. 누군데 솔직하지 못했다는것은 또 무슨 말인가?

한편 김정일동지께서는 차안에서 이렇게 물으시였다.

《차동무, 이자 그 중위 말이요.…》

《예, 제가 알고있는 동무입니다. 그의 아버지가 1994년 여름장마때 희생된 이 부대의 장령이였습니다.》

《권철민장령?》

《옳습니다. 권철민동무는 눈을 감으면서 아들을 저에게 부탁했습니다. 그때 열서너살쯤 됐는데…》

《이름이 권혁이라구 했지?》

《예.》

《권혁이라…》

《그는 아직 아버지가 살아있는것으로 생각하며 장군님께 말씀드린것 같습니다.》

《그럴수 있지.》

×

내각으로 돌아온 강민혁은 윤진병이와 마주앉아있었다.

강민혁이 괴로움속에 말했다.

《책임비서동무, 언제면 위대한 장군님의 뜻을 따를가요.》

《나도 총리동지한테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장군님께서 락원을 다녀오셨다는 이야기를.》

《함흥에서 락원, 락원에서 녕원 2천리길입니다. 그것도 단 한번의 휴식도 없이…》

그이를 직접 만나뵙고 돌아온 강민혁은 목이 메여 말을 잇지 못했다.

《락원지배인동무도 장군님께서 락원에 오시였을 때 자리에서 일어서실 때마다 무릎을 두드리군 하셨다고 하면서 내놓고 통곡하더랍니다.》

윤진병은 손수건을 꺼내여 슬그머니 눈굽을 훔쳤다.

《나도 차체에 얼음고드름이 가득한 그이의 차를 보면서 눈물이 나는것을 겨우 참았습니다. 돌아오면서 보니 녕원발전소까지 새로 낸 도로에 눈사태와 락석이 얼마나 널려있는지

우리 죄가 큽니다. 전화를 걸고 문건을 떨구는 일이야 누군들 못하겠습니까. 내각이 이런 식으로 일하니 장군님께서 고생하십니다. 나부터 비판해주시오.》

《…》

《장군님께 경제사업부담을 드려서는 안된다고 하시던 어버이수령님의 유훈을 생각하면…》

《그래서 말입니다. 어버이수령님의 령도사적을 책으로 묶을가 합니다. 그이께서 내각수반으로 계실 때 하신 일을 빠짐없이 적은 그 책이 내각의 교범으로 될수 있을것입니다.》

《옳습니다. 그게 방도입니다. 어버이수령님께서 하시던대로만 하면 경제사업이 안될리 없습니다. 우리 내각일군들은 그 책을 보면서 수령님을 생각하고 늘 수령님과 함께 있을것입니다.》

강민혁은 대번에 쌍수를 들어 호응해나섰다.

《전 책의 제목까지 생각해두었습니다. <우리 수령님과 내각>입니다.》

《됐습니다! 전통이 위대한데 안될 일이 있겠습니까!》

《그 일은 당조직이 맡겠습니다. 사적부문 일군들과 내각에서 수령님을 모시고 일해온 오랜 일군들을 동원하렵니다.》

《책을 기다리겠습니다.》

이때 윤진병을 바라보는 강민혁의 얼굴에 그 어떤 격정이 내비치였다.

《말씀하십시오.》

윤진병이 차분한 어조로 여유를 두었다.

《전 오늘 녕원에서 언젠가 수령님께서 하시던 말씀을 생각했습니다. 녕원발전소까지 세우면 곱게 땋아오던 처녀의 외태머리에 댕기를 달아놓는것과 같다, 그렇게 되면 나는 대동강에 해줄것은 다 해준다.… 그래서였을겁니다. 오늘 위대한 장군님께서 류달리 눈물을 많이 흘리신것도…》

그 말에 윤진병의 가슴도 격정으로 달아올랐다.

그들은 잠시 침묵속에 앉아있었다. 이윽고 윤진병이 입을 열었다.

《부총리동지, 이제 전체 당원들에게 보내는 당중앙위원회의 편지가 내려옵니다.》

《그래요?! 당원들끼리니 말이지 당원들이 나서서 안될 일이 있습니까. 힘이 생깁니다!》

《한가지 더 알려줄게 있습니다.》

《뭔데요?》

《군대가 경제건설에 동원되는것과 관련하여 련합지휘부가 나왔는데 전기석탄부문 지휘를 부총리동지가 맡게 되였습니다.》

강민혁이 응답하기 전에 전화신호가 먼저 울렸다.

송수화기를 들어 귀에 대였던 윤진병이 그것을 강민혁에게 넘겨주었다.

강민혁은 인민군장령의 이런 목소리를 들었다.

《부총리동지, 부대는 출동준비되였습니다. 목적지와 출발날자를 대주십시오.》

《알았습니다.》

강민혁은 저도 모르게 군대식으로 대답이 나갔다. 군대와 마주서니 한 10년은 젊어지는것 같았다.

이 순간 그의 뇌리에는 왜 그런지 녕원발전소에 갔을 때 차를 세우고 밑도 끝도 없는 말을 하던 군관의 무틀진 얼굴이 스쳐지나갔다. 무슨 사연이여서 그렇게 다급해했을가?

강민혁은 이 순간 이번 경제전역에서 그 군관을 다시 만날것 같은 예감을 느끼였다.

사회주의건설장으로 진출하는 인민군대렬이 자동차로, 도보로 도로를 꽉 메우며 흘러가고있었다.

고금동서를 둘러보아도 군대를 위해 부담을 지는 국가는 있어도 나라에 덕을 입히고 인민에게 만복을 가져다주는 그런 군대는 없었다.

예로부터 《천일양병, 일일용병》이라는 말이 있다. 군대는 한번의 싸움을 위해 천날을 훈련시킨다는 말이다. 그 부담이 하도 커서 예로부터 사람들은 군대가 많으면 백성이 헐벗는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 인민군대는 조국보위도 사회주의건설도 다 맡아안고있다. 사회주의건설의 주요전선마다 군대가 맡아나서지 않는 곳이 없다. 이것이 위대한 최고사령관의 시대, 우리 조선에만 있는 자랑스러운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 군대가 한번 번쩍하면 만년언제가 치솟고 군대가 한번 건설의 마치를 들면 현대적인 공업기지들이 우쩍우쩍 일떠서고 군대가 한번 소리치면 최첨단기술의 요새가 단숨에 점령된다고 하는것이다.

불가능을 모르고 그 무엇이나 최상의 경지에서 완전무결하게 해놓는 위대한 최고사령관의 군대야말로 만능의 힘을 지닌 행복의 개척자, 선구자들이다.

조국이 맺어준 전우의 우정은

포연속에 더 불타리

화선의 탄피로 승리의 축배를

우리모두 함께 들리

그리운 장군님 계시는 곳

전선에서 만나자

대렬선두지휘차에 장령과 함께 앉아있는 강민혁의 가슴은 터질듯이 부풀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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