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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전역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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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2-03-09 19:47 조회3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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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1 회

상원사람들

리 명 순

5

2016년 10월 2일

《견인기, 다시 이어진 배구경기》


출하직장에서 세멘트싸이로에 들어가면 장쾌한 맛을 금할수 없다. 화차들에 세멘트가 떨어지는 소리, 폭포라면 그보다 더하랴. 전시체계로 바뀐 철도에서는 하루에 화차를 150량까지 대주었다. 꼬리를 물고 들어오는 화차에 세멘트를 실어주는 작업은 매번 긴장을 동반한다. 이제는 견인기가 부족했다. 기름을 받으러 가야 하지, 고장도 나지… 그런 때에는 할수없이 작업을 중지해야 하는것이다.

로동자들은 늘 하얗게 세멘트가루를 작업복에 묻히고 산다. 먼지처럼 보드라운 세멘트알갱이들은 땀에 젖은 작업복에 그대로 굳어져버리군 한다. 하지만 누구도 그것을 못 느끼고 일에 열중한다.

재혁이 출하직장마당에 들어섰을 때 거기에서는 한창 배구경기가 벌어지고있었다. 점심시간이기도 했지만 북부피해복구용 세멘트생산이 시작된 후 교대를 끝낸 사람들이 단 하루도 번지지 않고 배구경기를 한다고 했다. 힘이 들수록 생활조직을 락천적으로 해야 한다는것이 그들의 좌우명이였다.

《자, 지배인동지가 깜짝 놀라게 본때들을 보이자!》

머리가 벗어지기 시작하는 출하직장장이 소리쳤다.

허참, 뭐 지배인이 왔다는걸 그렇게 알려야 하나?… 그러나 한동안 서서 구경하였다. 솜씨들이 보통이 아니였다.

《지배인동지, 어서 이걸 받으십시오. 북부피해복구전투가 끝나면 배구경기를 조직합시다. 상품도 크게 내걸구 말입니다.》

출하직장장이 공을 던지며 소리친다.

《뭘 내걸가?》

《견인기.》

《뭐라구?!》

어벌이 커도 분수가 있지… 헌데 그들이 견인기때문에 애를 먹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그 심정을 충분히 리해할수 있었다. 기업소적으로 본다면 생산이 잘된다는 증거라고도 할수 있지만 그들에게만은 초미의 문제였다.

아닌게아니라 경기가 한창 고조기에 들어섰는데 견인기가 고장났다는 련락이 왔다. 경기는 중지되였다.

재혁은 견인기가 숨을 죽이고 서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기사장도 와있었다. 혈압환자인 기사장은 자주 약을 먹으면서 일하군 했는데 지금도 얼굴색이 붉은게 심상치 않았다.

《기사장동진 가서 치료부터 받으십시오.》

《일없습니다. 이렇게 퉤나가는데만 없으면 치료 안 받구두 일없겠는데 이거야 어디…》

《오래 걸립니까?》

《한 서너시간은 걸릴것 같습니다.》

서너시간이라니… 그 시간이면 렬차 한대는 떠나보내겠는데… 더구나 생산되는 세멘트를 빨리 뽑지 못하면 소성로를 세워야 한다는 말이 또 나올수 있지 않는가.

《뭐가 있어야 합니까?》 기사장에게 물었다.

《지금 당장은 기름부터 가져와야 합니다. 헌데 운수직장에 차가 없다는군요.》

재혁은 손전화기로 운수직장장을 찾았다. 눈물이 찔끔 나오게 욕을 했지만 사업조직을 다시 하는데는 지장이 없었다.

한참 전화를 하고났는데 다시 손전화기가 징징 울었다.

《여보시오! 지배인동지십니까?》

귀선 목소리였다.

《지배인동지, 듣습니까? 전에 전화를 걸었던 려명거리 돌격대원입니다.》

생각났다. 전투가 시작되기 전 일요일 아침이였지… 려단적으로 제일먼저 내부미장공사를 끝냈다고 정을 담아서 인사를 보내온 사랑스러운 청년, 지금은 무엇을 하고있을가.

《지배인동지, 우린 지금 북부에 와있습니다. 하루에 한시간 잠자면서 살림집건설을 하고있습니다. 세멘트는 우리보다 먼저 와있더군요.… 세멘트가 흔하니 얼마나 일하기가 재미있고 수월한지 모르겠습니다.》

《…》

《지배인동지, 어쨌든 고맙습니다!》

재혁은 아무 말도 못하고 손전화기를 그냥 들고만 있었다. 영길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가 이 말을 들으면 얼마나 기뻐했으랴!…

재혁은 목이 꽉 잠겨서 전화를 끝내고 숨죽이고 서있는 견인기를 바라보았다.

속수무책으로 서있는 자기가 말할수 없이 저주로웠다. 아직은 생산이 80%계선이였다. 안도의 숨을 내쉴 때는 아직도 멀었다. 결승선을 눈앞에 두었다고 시간을 이렇게 흘려보내고있을 때 북부전역에서는 인민군군인들과 돌격대원들이 얼마나 힘겨운 전투를 벌리고있는가. 만약 세멘트생산이 늦어져 단 한세대의 사람들이라도 추위에 떨게 된다면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얼마나 가슴아파하시랴!…

재혁은 화차들이 있는 곳으로 씨엉씨엉 걸어갔다. 그곳에서는 기사장과 출하직장장 그리고 청년들이 화차를 밀어서라도 싸이로에 갖다대자고 윽윽대고있었다.

《가만!》

재혁은 열을 내며 토의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들어보였다.

《사람의 힘만으로야 어떻게 그렇게 하겠소? 화물차 석대를 대서 끌면 어떻겠소? 그게 더 빠를것 같은데…》

《아, 그게 좋겠습니다.》 기사장이 찬성했다.

《하지만 싸이로안에까지 그렇게는 못 끌고가지 않습니까.…》 출하직장장은 역시 타산이 빨랐다.

《그럴 때에야 우리가 있지 않습니까? 우릴 믿으십시오.》

청년들이 소리쳤다. 이윽고 화차들이 석대의 화물차에 련결고리를 달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화차가 움직이는것이 너무도 다행스럽고 기뻐서 그냥 어깨들을 들이대고 함께 밀었다. 재혁은 그들과 함께 걸어갔다. 그도 어깨를 화차에 대고있었다.

《지배인동지, 영화에서 말입니다. 락원의 열명당원들이 기관차를 이렇게 미는 장면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라고 그렇게 못한다는 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우린 상원사람들이 아니요!》

재혁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상원사람들!》

출하직장장이 뒤에서 시를 읊듯이 외웠다.

재혁은 묵묵히 생각에 잠겨서 화차를 밀어갔다. 목이 메여왔다. 생겨날 때부터 숱한 전설들을 남기며 태여났고 걸음걸음 위대한 장군님의 사랑의 손길에 떠받들려 우리 당의 사회주의강국건설위업을 받드는 길에서 전초병들로 자라난 상원사람들!

나라가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던 그 잊지 못할 나날에도 상원은 위대한 장군님의 믿음과 사랑속에서 자력갱생의 기치를 날리며 주체조선의 위력을 남김없이 떨쳐왔다. 전국의 발전소건설장들과 사회주의대건설장들마다에서 상원은 위대한 장군님을 명예지배인으로 모신 자기의 위용을 남김없이 과시하였다.

재혁은 격정에 넘쳐서 낮으나 저력있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동무들! 우린 지금 단순히 세멘트생산만을 하는게 아니지 않습니까. 장군님의 슬하에서 일하는 법을 배우고 사는 법을 배운 우리 상원사람들을 얼마나 믿으셨으면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이번에도 부탁하신다는 사랑의 말씀을 보내주셨겠소. 명령하시고 지시하실수도 있었지만 그이께서는 부탁하시였소. 혈육보다 더 가까운 정을 나는 사람들사이에만 있을수 있는 부탁이라는 이 말의 의미를 새기면 새길수록 걸음을 하나 걸어도 말을 한마디 해도 상원사람답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소.》

사람들은 달리다싶이 걸었다. 마음이 북받치니 힘든줄 몰랐다.

한번, 또 한번… 싸이로주변에서 견인기를 대신하여 화차를 미는 작업은 쉽지 않았지만 마음이 후련해지는 시간이였다.

한시간후 견인기가 가동하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던가싶게 다시 배구경기를 계속하였다. 그들은 경기에 재혁을 기어코 끌어당겼다.

《지배인동지, 자, 공 넘어갑니다!》

날아오는 공을 두손으로 힘껏 떠받아보냈다. 푸른 하늘로 날아오르는 공처럼 마음도 한껏 부풀어올랐다.

《지배인동지.》

돌아오는 길에 기사장 윤성철이 의미심장한 어조로 말하였다.

《난 오늘 또 하나의 견인기를 보았습니다.》

《예?! 무슨 과찬의 말씀을…》

그러나 싫지 않았다. 일군들이 대중의 앞장에 선 기관차가 되라는것은 당의 요구가 아닌가. 과연 진짜 견인기라고 말할수 있을가.… 북부피해복구전투는 어쩌면 자기자신속에 숨어있던 그 힘, 자기자신도 보지 못하고있던 놀라운 초인간적힘을 떠올리게 해준 신비스러운 나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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