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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전역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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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2-02-08 19:16 조회38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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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회

《화선결혼식》

김해룡


광명은 군복을 입기 전 시내의 건설장들에 야간돌격대로 자원해서 나가군 했다. 광명에게 있어서 이것은 대학시절에도 그랬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수년간 어길수 없는 일과로 되고있었다. 영아는 그 사실을 언니가 이야기해주어서야 알게 되였다. 아직 광명은 그런 말을 영아에게 해주지 않았던것이다.

그때 광명은 저녁이면 짬짬이 영아에게서 외국어를 배우고있었다.

정열적인 광명은 대학시절에 배운 외국어외에 다른 외국어까지 전공할 목표를 내세우고있었다.

그날 영아는 시간이 지났지만 우정 광명을 놔주지 않았다.

여느때없이 새물새물 웃으며 참고서의 본문을 하나 더 암기하자느니, 발음을 마저 해결하자거니 하며 딱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야간돌격대에 함께 나가는 동무들과 만날 시간이 가까와오고있어 광명은 바빠났다. 그렇다고 사실대로 말하자니 난 장한 일을 하고있어 가야겠소 하고 제 자랑을 하는것 같아 멋적었다. 광명은 안절부절을 못했다.

그러는 광명을 긴 속눈섭을 치켜들고 찬찬히 올려다보던 영아는 속에 웃음을 감추고 물었다.

《왜 집중하지 못하세요. 누굴 만나려고 그러지요? 말 못하는걸 보니 광명동질 기다리는 처녀가 있는 모양이군요. 아하, 그렇군요. 그럼 어서 가봐요.》

광명은 두눈만 둥그렇게 뜨고 어쩔줄 몰라했다.

하지만 번쩍 깨도가 되는것이 있었다.

아차, 그러니 영안 내가 야간돌격대에 나간다는걸 알아냈구나. …

영아는 훈시하듯 말했다.

《어느 책에서 보니 사랑은 서로 마주본다는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방향으로 본다는것을 의미한다고 했더구만요. 광명동지가 그걸 모를리가 없겠은즉 아마 내가 광명동지와 한방향을 함께 볼 대상이 못되기때문이겠지요 뭐.》

광명은 자신의 실책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밤부터 영아를 데리고 야간돌격대에 나갔다.

피아노앞에서 소녀시절을 보낸 영아였고 유보도길에서 신에 흙 한점 묻히지 않으며 자란 영아였지만 이악하게 광명을 따라다녔다.

영아는 건설로동자들과 어울려 힘든 일을 도맡아하는 광명의 모습에서, 힘겨워도 내색할줄 모르고 자기의 힘을 성실하게 깡그리 바쳐가는 광명의 모습에서 큰 충격을 받았었다.

지금도 말등덕우에서 씨엉씨엉 앞장서나가는 광명의 모습을 바라보는 영아의 생각은 깊어갔다.

(…저 모습이였던가? 저 성실함과 완강한 기질이 나로 하여금 광명동지를 따르게 했던가? … 분명 더 큰것이 또 있었어. …)

그들은 탁아소건설전투장에 도착하자마자 또 혼합물을 이기기 시작했다.

미구하여 새날이 희붐히 밝아오기 시작했다. 군민이 북부에서 벌리는 사생결단의 전쟁의 새날이 또 밝아오고있는것이였다.

저쪽 천막에서는 여전히 영아의 어머니가 식당근무성원들을 도와 돌격대원들에게 국수를 대접하느라 바삐 돌아치고있었다. 돌격대원들의 국수그릇에 덧국수를 듬뿍이 놓아주는 어머니의 그 모습을 보니 어릴적에 언니와 자기를 앉혀놓고 해주던 소리가 귀전에 울려왔다.

《자, 너희들에게 빵이 한개 차례졌다. 그런데 우린 모두 셋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그거야 세몫으로 나누어야지요 뭐.》

《아버지가 오셨다.》

《그럼 네몫으로 나누어야 해요.》

《그런데 아버지가 기업소의 사람과 함께 왔다.》

《야, 그럼 다섯몫으로 나누어야겠는데 너무 작아지지 않아요?》

《순아야, 영아야, 작아도 나누어가져야 한단다. 앞으로 꼭 그렇게 나누어가지는 고운 마음씨를 지녀야 한단다. 항상 꼭같이 먹고 꼭같이 입고 꼭같이 쓰고 살아야 한다는걸 잊지 말아라. 혼자 잘먹구 혼자 잘살겠다는 생각을 하면 머리에 나쁜 뿔이 난단다.》

그런 마음씨를 지닌 어머니여서 이 북부로 떠나올 때도 집재산을 아끼지 않고 지원물자를 마련하는데 바친것이 아니랴. …

우리 딸들을 키우시느라 고생도 많았던 어머니…

여전히 탁아소건설전투는 백열전을 이루고있었다. 탁아소건설전투의 삼일째되는 날 저녁에는 지붕씌우기공사를 진행하게 되였다. 그날따라 아침부터 찬비가 내렸다. 하지만 찬비도 탁아소건설전투로 온몸을 불태우는 군민의 열의를 식히지 못했다.

발판을 만들기 위해 아름이 넘는 통나무를 날라오는 군인들의 어깨에선 땀김이 펄펄 날리고있었고 어기영치기영 지붕에 씌울 색철판을 나르는 돌격대원들의 동가슴에서도 무럭무럭 김이 피여오르고있었다. 판자들을 나르고 물초롱을 들고 다니는 녀맹지원자들의 발에도 자개바람이 일었다.

기적적인 건설속도가 창조되고있었다. 그것은 군민의 힘이였다. 군민이 하나가 된 힘이였다. 영아는 왜선지 이 전투장에서 군민의 오가는 정에 대해 깊은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아마도 놀라운 힘을 창조하는 그 정이 뜨겁게 가슴을 적시군 해서였던것 같았다.

저 군인들과 인민들의 관계가 혈육의 관계처럼 뜨거워서일가?

군인들은 돌격대원들과 녀맹원들을 친형이나 친누이, 친동생처럼 여기며 아껴주고 보살펴주고있었다. 또 돌격대원들과 녀맹지원자들도 군인들을 오빠나 동생처럼, 친혈육처럼 여기며 무엇인가 돕고싶고 위해주고싶어 정을 다하고있었던것이다.

하지만 기적을 창조하고있는 그 사랑과 정은 결코 단순한 혈육의 사랑과 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랑과 정은 분명 깊디깊은 뿌리를 가지고있었다.

하다면 무엇일가? 군대와 인민의 힘을 하나로 합하게 하고 더더욱 강한 하나로 되게 하는 그 뿌리는 무엇일가?…

한쪽에서는 부대지휘관이 군인들속에서 지붕씌우기작업을 진행할 인원들을 선발하고있었다. 비가 내리고있고, 밑에서 한창 내부미장을 비롯한 여러 작업들이 진행되고있는 조건에서 지붕씌우기작업을 긴장하게 진행하여야 하였던것이다. 부대지휘관이 군사칭호와 이름을 부르면 군인들의 힘찬 대답이 울려퍼지군 했다.

그것은 엄숙한 부름이였고 엄숙한 대답이였다. 전화의 그 나날 고지공격전투를 앞둔 화선병사들이 심장으로 웨쳤던 부름이였고 대답이였다. 녀맹일군도 건장한 젊은 돌격대원들을 데려왔다.

《상좌동지, 우리도 이 탁아소건설의 지붕씌우기공사에 동원시켜주십시오.》

《안됩니다. 자칫하면 사고가 날수 있는 요소가 많기때문에 공사에 단련된 우리 군인들이 해야 합니다.》

《우리 돌격대의 이 동무들도 이런 공사에 많이 참가했던 동무들입니다.》

녀맹일군은 떼질을 하듯 달라붙어서야 색철판을 지붕까지 올리는 작업을 분담받을수 있었다. 영아도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색철판을 맞들었다. 비를 맞아 미끈미끈한 발판을 아래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한치한치 올라섰다. 이젠 그만하라고 군인들과 돌격대원들이 말렸지만 영아는 더 이악을 부렸다.

영아의 온몸은 비와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하지만 그런것이 영아의 아름다움을 씻어버릴수는 없었다. 비도 땀도 영아의 정이 함뿍 어린듯싶은 고운 눈매와 항상 미소를 머금은듯싶은 입가의 고운 선은 지우지 못했던것이다.

이제는 건설장을 떠날 때가 되였다. 이제 빨리 올라가야 결혼식날자를 빠듯이라도 맞출수 있었던것이다.

광명도 빨리 평양에 가서 결혼식을 하라는 부대정치위원의 엄한 명령을 받고 지붕우에서 내려왔다.

아쉬워도 떠나야 했다. 하지만 이 전투장에 자기들의 량심과 성실을 부끄럼없이 바쳤다는 생각으로 마음은 한결 가벼웠다.

영아와 광명이 떠나려던 바로 그 순간 뜻밖의 일이 터졌다. 그것은 예견 못했던 광풍이였다. 연두봉을 넘어 우사막골을 거쳐 휘몰아쳐온 사나운 바람이 온 건설장을 들었다놓을듯이 마구 들이닥쳤던것이다. 미처 못을 박지 못했던 색철판들의 한쪽귀가 들리웠다. 그러자 광풍은 무지한 힘으로 절반나마 씌웠던 색철판을 통채로 들어올렸다.

영아는 비명을 내질렀다. 지붕우에서 전투를 벌리던 군인들의 모습이 눈앞에서 사라져버렸다. 순간 철판이 탁아소옆의 마당에 떨어지는 요란한 소리가 폭탄터지는 소리처럼 터져올랐다. 영아는 놀란 가슴을 안고 지붕우를 올려다보았다.

다행히 지붕우의 군인들은 무사했다. 안도의 숨이 나갔다. 위기일발의 순간 지붕에서 함께 일하던 부대지휘관과 정치위원이 다른 군인들을 철판을 씌우지 않았던 곳으로 밀어던졌던것이다. 정치위원의 한쪽팔에서는 피가 줄줄이 흘러내리고있었다. 누군가 그의 팔에 붕대를 감아준다.

군인들과 인민들이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어떤 힘으로 날라올리고 어떤 힘으로 씌운 철판이였던가? 이제 또 무슨 힘으로 저 지붕을 씌운단 말인가. … 영아는 그 자리에 폴싹 주저앉았다. 녀인들의 얼굴에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린다. 돌격대원들과 녀맹지원자들이 맥을 놓고 주저앉았다.

이때 붕대를 감은 팔을 부여잡은 부대정치위원이 지붕우에 높이 섰다.

건설장의 여러곳에 세워놓은 붉은 기발이 펄펄 휘날리고있었다. 사나운 바람에 군복자락을 펄펄 날리며 그는 귀에 익은 석쉼한 목소리로 웨쳤다.

《동지들! 지금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는 북부피해지역 인민들 걱정으로 침식을 잃고계십니다. 인민들의 아픔보다 더 큰 비상사태는 없으며 인민의 불행을 가셔주는것보다 더 중차대한 혁명사업은 없다는것이 열과 정으로 가득찬 그이의 뜨거운 심장의 호소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이 세상 그 누가 사랑이 대하처럼 굽이치는 그런 진정을 바칠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사랑의 전쟁을 하고있습니다. …》

전투장은 갑자기 폭풍을 만난 밤바다처럼 파도치기 시작했다.

불사신처럼 일떠선 군대와 인민은 울며 웃으며 손잡고 전투에 뛰여들었다.

더더욱 백배한 힘으로 철판을 다시 올리고 지붕을 씌워나갔다.

영아와 광명도 그 철의 대오에 스스로 뛰여들었다. 사나운 비바람속에서 투쟁의 불길을 또다시 지펴나갔다. 그래서 이 전투장을 떠날수 없었다.

지금 영아의 작은 가슴은 크나큰 충격으로 세차게 들먹이고있었다.

영아의 눈길은 끌린듯이 탁아소건설장 앞마당에 서있는 대형속보판에 가 멎었다. 군대와 인민이 함께 세운 군민현장속보판에 씌여진 글발이 영아의 가슴을 꽉 메우며 안겨왔다.

《꿈을 찍는 사진사는 없습니까?…》

노래를 불러도 피해지역 인민들을 생각하시며 이밤도 잠 못 드실 경애하는 원수님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의 노래를 불렀고 꿈을 꾸어도 기적을 창조한 새 선경거리에 원수님을 모시는 꿈을 꾼 군대와 인민!

매일 밤 새 마을을 돌아보시며 환한 미소를 보내시는 원수님을 만나뵙는 꿈을 꾼 군인들과 인민들이 그 꿈을 사진에 담고싶어했던것이다.

영아는 그 순간 심장을 치는 대답을 들었다.

이 전장에서 군민의 힘이 그리도 강했던것은 경애하는 원수님에 대한 그리움과 그이의 사상과 뜻을 따르고 받들려는 심장이 하나였기때문이였다.

색철판을 맞들고가던 영아와 광명의 눈길이 부딪쳤다. 그 순간 영아는 뜨거운 그 눈길에서 잊지 못할 그날을 떠올렸다.

그렇다! 바로 그날이였다.

광명은 영광스럽게도 경애하는 김정은동지를 모신 어느 한 중요대회행사에 참가하였다. 광명은 금수산태양궁전을 영원한 태양의 성지로 꾸리는 사업에 적극 기여하여 경애하는 원수님의 감사를 받아안는 영광을 가슴에 안고 살고있는 훌륭한 청년이였다. 또 대학시절에도 그랬지만 사회에 나와서도 인민군초병들에 대한 성의있는 원호사업도 수십차례 진행하여 대회에 참가하는 영광을 지닐수 있었던것이다. 행사에 참가하고 온 그날 광명은 격정으로 높뛰는 가슴을 진정할줄 몰랐다. 영아는 이토록 흥분한 광명을 아직 보지 못했었다.

《영아, 난 우리 원수님의 영명하신 영상을 뵈오며 심장을 끓였어. 한생을 원수님의 사상과 뜻을 앞장에서 받드는 참된 사람이 되겠다고말이야.

그래서 난 이미 조직에 제기했어, 군복을 입겠다고. 군복을 입고 우리 당정책을 앞장에서 받들어나가겠다고 말이야. …》

영아는 그때 부끄럼도 잊고 광명의 손을 꼭 마주잡았었다. 영아의 그 눈길에는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정의 고백이 력력히 어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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