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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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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1-12-29 12:42 조회2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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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장

17년이 지나 새 고장에서


3


허명숙은 그처럼 정이 든 고장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반동놈들에게 피살된 라순돌의 묘소를 찾았다. 그는 그곳에 오래동안 서있었다. 들판으로부터 눈가루가 섞인 맵짠 바람이 불어와 솜옷자락이 펄럭이고 치마가 다리에 휘감기였다.

(라순돌위원장동지, 저는 당조직의 조치에 의하여 다른 고장으로 갑니다. 하지만 이곳에 저는 저의 심장의 한쪼각을 두고 갑니다.)

그는 이렇게 마지막인사를 하고 관리위원회가 있는 소재지마을로 내려왔다. 언제 왔는지 석영진이 차에서 기다리고있었다.

승용차는 곧 북쪽을 향해 떠났다.

사망한 첫 리당위원장과 작별하고 차에 오른 명숙의 기분이 밝을수 없었기때문에 석영진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석영진이 그의 표정을 살피다가 사람은 의리를 중하게 여겨야 한다, 나는 명숙동무의 그 의리심에 감동을 금할수 없다고 하며 그를 위안해주었다. 명숙은 그렇게 하는것은 인간의 초보적인 도덕이라고 대답하였다.

《우리 황해도땅에는 특히 애국선렬들의 피가 많이 흘렀지.》

석영진이 말했다.

그들은 잠시 생각에 잠겨 말들이 없었다. 그들의 머리속에는 리룡진, 조옥희, 김제원 등 황해도가 낳은 영웅들의 이름들이 피뜩피뜩 스치였으며 신천에서 학살된 애국농민들에 대한 생각도 갈마들었다. 그들은 모두가 대지의 훌륭한 아들딸들로서 후대들이 마땅히 본받아야 할 선렬들이였으며 후대들은 그들의 피에 젖은 이 땅우에 그들의 념원을 꽃피워야 할것이다.

명숙은 차츰 이제부터 가서 일에 착수해야 할 고장에로 마음이 끌려가기 시작했다. 그 고장도 황해도땅이며 연백벌과 마찬가지로 나라의 곡창지대이며 애국선렬들의 눈물과 땀과 붉은 피가 스며있을것이다. 조국의 대지 어디인들 무심히 대할수 있으랴.

이제부터 만나 같이 일하게 될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겠는가. 리당비서, 기사장으로부터 평범한 농장원들에 이르기까지 다 생소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마음을 같이하고 손을 잡고 일해야 할 사람들이며 연백벌사람들처럼 정을 붙여야 할 사람들이다. 잠정리에 잠간 오는것이 아니다. 잠간 왔다간다 해도 정을 주고받으며 진심이 통해야 하겠는데 명숙은 새 고장에 새롭게 뿌리를 내릴 결심이니 벌써부터 더워지는 심정을 금할수 없었다.

석영진이 말없는 명숙을 돌아보면서 《남편이 보안원이지?》 하고 두툼한 입술에 미소를 짓고 물었다. 《듣자니 이전 군당위원장이 소개를 해주었다고 하던데?》

명숙은 붉어지는 얼굴을 숙이며 대답했다.

《그렇다고 말할수 있습니다.》

《농장에 묻혀 일하느라 시집갈 궁리를 안하기때문에 군의 어른이 직접 나섰겠지.》

명숙은 대답하지 않았다. 석영진의 말이 사실과 꼭 맞는다고 할수 없었지만 군당위원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것만은 사실이였다.

석영진이 또 물었다.

《아이들이 몇이요?》

《넷입니다. 아들 하나, 딸 셋입니다.》

《아들이 맏이요? 몇살이요?》

《열세살입니다.》

《막내딸이 보은이겠소?》

《예.》

《몇살이요?》

《다섯살입니다.》

《벌써 그렇게 됐나?》

막내딸의 이름을 《보은》이라고 지은 유래를 잘 알고있는 석영진이였다. 받아안은 은혜에 보답한다는 뜻이 담겨져있는 거기에는 가슴뜨거운 사연이 깃들어있었다.

점심때가 거의 되여올무렵에 그들은 잠정리에 도착했다. 군당책임비서, 군협동농장경영위원장, 리당비서, 기사장이 관리위원회마당에서 그들을 기다리고있다가 맞이했다.

석영진은 마중나온 사람들에게 《잠정농장 관리위원장 허명숙동무요.》 하고 명숙을 소개한 다음 계속하여 명숙이에게 군당책임비서와 군경영위원장을 소개했다.

군당책임비서는 몸이 호리호리한 사람으로 40살쯤 나보이였다. 칼칼한 인상이였다. 군경영위원장은 키가 크고 버쩍 마르긴 했어도 뼈마디가 굵직굵직하여 건장해보였다. 이 두사람은 도당책임비서가 온다고 해서 군에서 내려와 기다리고있었다.

석영진은 리사람들도 알고있었다.

《동무가 리당비서지?》 그는 차성재의 손을 잡아주며 물었다.

《관리위원장동무와 인사를 하오.》

크지 않는 키에 몸매가 다부진 차성재는 매우 친절하게 명숙이와 인사를 나누었다. 명숙은 머리를 깊이 숙이였다. 첫인상에 자기와 나이가 비슷해보이는 리당비서가 마음에 들었다.

기사장이 어떤 일군인가 하는것도 홀시할수 없다. 농장에서 기사장은 전반적인 농산작업과 기술문제를 안고 수걱수걱 일하는 실무일군으로서 관리위원장에게 가리워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명숙은 기사장을 중시하며 그의 방조에 기대를 걸고있으며 내세워주려 하였다.

잠정리 기사장은 어떤 사람이겠는가, 명숙은 그와 인사를 나누며 우선 그가 나이가 많은데서 어려움을 느꼈다. 그리고 머리를 약간 숙여 인사하는 그의 얼굴은 어떻다고 딱 짚어 말할수 없는 모호한 표정인데 딱딱한감을 주었다. 석영진은 차를 타고오는중에 그가 오랜 농업일군으로서 잠정리실력가라고 알려주었다. 그러면 되는것이다. 첫인상을 가지고 사람을 다 알수 없다.

《추운데 안으로 들어갑시다.》

차성재가 석영진에게 권고했는데 석영진은 이렇게 물었다.

《관리위원장의 집을 잘 손질해놨소?》

《예, 기사장동무가 노력을 해서 잘 손질해놓느라고 했는데 마음에 들겠는지.…》

석영진은 로정만을 돌아보았다. 로정만은 눈길을 떨구었다.

《가봅시다. 내가 동무들에게 온돌까지 덥혀놓으라고 했는데 그렇게 한건 관리위원장이 녀성이기때문이요. 녀성이니까 남자들과는 달리 부엌일도 하게 될거란 말이요.》

그러고보니 석영진은 매우 다심하고 깐깐한 사람이였다. 명숙은 집을 잘 손질하느라 노력을 했다는 기사장이나 구태여 집에까지 가보자고 하는 도당책임비서가 다 고마왔다.

차성재는 가족들은 후에 온다고 하기에 이웃집할머니가 이따금씩 와서 관리위원장의 일을 도와줄것이라고 걸어가며 설명을 했다.

큰 수로뚝 가까이에 있는 기와집은 방도 부엌도 넓어 안이 시원하고 편리한 구조를 가지고있었다.

석영진은 집안에 들어가보고 부엌에도 들려보았다. 그다음 밖으로 나와 창고와 돼지우리, 터밭들을 돌아보았다.

《어떻소. 마음에 드오?》

그가 명숙에게 물었다.

《저에겐 밥을 먹고 잠을 잘수 있으면 됩니다. 이 집은 과분한감이 듭니다.》

명숙이가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석영진은 일행을 이끌고 관리위원회로 가서 위원장사무실로 들어갔다. 사무실도 깨끗이 정돈되여있었다. 명숙은 잠정리사람들이 새 관리위원장을 맞이하기 위해 기울인 성의에 몹시 감동되였다.

《농장에서 새 관리위원장을 맞이할 준비를 잘했구만.》하며 석영진은 긴 앞상을 마주하고 장판을 한 방바닥에 앉았다. 《위원장동무는 자기 자리에 앉소.》

그는 앉은뱅이책상을 가리켰다.

《괜찮습니다. 여기가 좋습니다.》

명숙은 간부들을 어려워하며 한쪽구석으로 가려고 하였다. 석영진이 자기 옆자리에 군일군들을 앉히고 맞은편에 리사람들을 앉히는것으로 좌석배치를 끝냈다.

시종 고개를 숙이고있는 명숙을 보며 석영진이 말했다.

《허명숙동무는 연백벌에서 벌방농사경험을 충분히 쌓았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역시 벌방지대인 이곳에서 그닥 애로를 느끼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농장마다 실정이 다르고 기후와 토지조건이 같지 않는것만큼 우선 잠정농장일군들에게서 배우고 한편 동무들은 새 관리위원장을 적극 도와주어야 하겠습니다. 기사장동무는 여기서 다년간 기사장사업을 해온것만큼 이 고장의 기후풍토와 실정에 밝을것입니다. 젊은 녀성관리위원장을 잘 도와야 하겠습니다.》

로정만은 눈길을 떨군채 잠자코 있었다. 표정을 보아서는 속마음을 알수 없었으나 명숙은 그가 석영진의 권고를 진지하게 대한다고 보았다. 가볍게 《잘 알았습니다.》, 《힘껏 돕겠습니다.》 하고 대답하는것보다 오히려 묵직한 태도에 믿음이 갔다.

석영진이 기사장에게 올해농사차비정형이 어떤지 물어보았다.

《자급비료생산은 계획량의 한 절반을 했고 반출은 40프로정도 했습니다.》

로정만은 수첩을 꺼내들고있었지만 들여다보지도 않고 활창대, 지주목, 나래 등의 랭상모판에 필요한 자재확보정형까지 수자들을 거침없이 렬거하였다.

허명숙은 그가 새해농사차비정형을 머리속에 수자로 다 장악하고있는데 놀랐고 또한 그 준비가 상당한 수준에서 진척되고있는것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기사장이 렬거한 수자들은 잠정리가 새해영농준비에서 앞선 자리를 차지하고있다는것을 말해주는것이였다. 듣던바대로 기사장은 일자리를 내는 사람인것 같다. 관리위원장이 없는 형편임에도 이와같이 일이 잘되여가고있다고 생각하니 그가 여간 돋보이지 않았다.

석영진이도 만족하여 머리를 끄덕이였다.

《그만하면 새해농사차비가 괜찮게 진척되고있다고 볼수 있소. 기사장동무가 수고하누만. 올해에 알곡생산이 더 장성해야지? 올해알곡생산계획이 눌러졌소?》

이 물음에는 웬일인지 기사장이 대답하기 난처해하였다. 군경영위원장이 대신 대답했다.

《지금 확정하는중입니다.》

《그래?》 석영진은 기사장 로정만에게 눈길을 주며 다시 물었다.

《기사장동무, 현재 농장이 안고있는 애로가 뭐요?》

로정만은 이마를 손바닥으로 쓸어만지며 잠시 생각하고나서 대답했다.

《연유가 잘 보장되지 않고있습니다.》

기계화수준이 비교적 높은 농장인데 연유가 잘 보장되지 못한다는것은 그저 스쳐지내보낼 문제가 아니였다. 석영진은 어떻게 된것인가고 묻는 눈길로 군경영위원장을 돌아보았다.

군경영위원장 한광훈이 대답했다.

《군에서는 잠정리에 연유를 우선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있습니다. 그런데 년초에는 농촌에 연유가 잘 공급되지 않습니다.》이런 사정을 로정만이 모른단 말인가? 경영위원장은 얼굴빛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그들 두사람은 사업상으로뿐만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련계가 깊었다.

《또 뭐요?》

석영진이 물었다.

《올해 우리 농장의 알곡생산계획을 지내 높이 떨구었습니다.》

로정만이 한광훈이를 흘끔 쳐다보며 대답했다.

군경영위원장이 설명하였다.

《잠정농장만 올해계획이 높아진것은 아닙니다. 올해에 국가는 알곡총생산량을 작년에 비해 105프로 장성시킬 전투적과업을 제시했고 그에 따라 도와 군의 계획이 세워졌고 매 농장의 계획도 세워졌습니다. 도당책임비서동지도 다 알고있는 사실입니다. 물론 로정만동무도 알고있지요.》

그는 로정만에 대해 불만스러워하는것 같았다.

《그거야 누구나 다 알고있지.》 석영진이는 다 알고있는 사실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그를 좋지 않는 눈길로 바라보았다. 《올해에 열리는 당 제6차대회를 높은 정치적열의와 빛나는 로력적성과로 맞이하기 위해 새해 첫걸음부터 총진군을 하고있는데 농업전선에서도 비상한 각오를 가지고 나서야 할것은 명백한거요. 잠정리 기사장이 이러한 정세의 요구를 모를 사람인가. 그런데도 왜 알곡생산계획이 지내 높다고 하는가 하는거요. 기사장동무, 작년에 비해 얼마 장성이요?》

《105프로 장성입니다.》

로정만이 이렇게 대답하는데 군경영위원장이 덧붙여 설명했다.

《국가 알곡장성비률과 같습니다.》

석영진이 기사장에게 다시 눈길을 돌렸다.

《그런데 지내 높다는것은 무슨 뜻이요?》

로정만이 대답했다.

《작년에 우리 농장은 힘껏 했습니다. 현재의 농장실정에 비추어볼 때 한해사이에 그렇게 비약하기가 어려울것 같습니다.》

도당책임비서앞에서 지내 당돌하게 나오는것이 아닐가? 새로 온 명숙이도 그렇고 이미 같이 일하고있는 리당비서도 불안한 눈으로 석영진을 바라보았다.

석영진은 경험있고 능력있는 기사장인 로정만이 솔직하게 말하는것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그렇단 말이지!… 그래서 연백벌에서 이름난 관리위원장을 데려왔단 말이요.》

석영진의 굵은 눈섭이 움씰거리고 얼굴이 더 붉어졌다. 그는 군경영위원장에게 동무는 105프로라는 장성수자를 국가의 장성비률에 맞추어 기계적으로 내려보냈는가고 물었다.

《잠정농장은 잠재력이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다른 농장에 비해서 더 할수 있습니다.》

군경영위원장이 기사장 로정만이에게 골탕을 먹이듯 이렇게 설명하였다.

《기사장동무, 동무가 솔직히 말한건 좋소.》

석영진이 이야기를 마감지을 때가 왔다고 인정하고 이렇게 말했다.

《그렇지만 군에서는 동무네가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있단 말이요. 동무들이 만성화되여 그 잠재력을 잘 보지 못할수 있소. 그러니까 이제부터 새로 온 관리위원장동무는 참신하고 혁신적인 눈으로 농장실태를 들여다보고 올해계획을 전투적으로 수행할 방도를 찾아내시오. 기사장동무와 리당비서동무, 올해가 어떤 해인지 알지? 새 관리위원장을 도와 일을 잘해야 하겠소.》

차성재리당비서가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고 로정만기사장은 몸짓으로 노력하겠다는 뜻을 나타내였다.

석영진은 작년 10월에 남조선에서 유신독재자가 사살된 후 미국놈들이 무력을 증강하고 유신잔당의 두목인 전두환이가 칼부림을 하며 민주와 통일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마구 잡아넣고있는 오늘 정세가 격화되고있는 시기이지만 우리 당과 정부는 1980년대의 첫해인 올해에 사회주의경제건설에서 커다란 전진을 일으킬데 대한 전투적과업을 내놓았으며 지금 온 나라 인민이 비장한 열의를 가지고 새해전투에 진입했다는것을 강조하고 잠정농장과 재성군이 알곡계획을 반드시 수행할것이라고 기대한다며 말을 맺았다.

석영진의 당부는 명숙을 고무했고 흥분을 억제할수 없게 했다. 계획수자가 높다고 제기했던 로정만기사장도 도당책임비서의 말에 공감하고 설복된듯싶었다. 그와 손잡고 높이 세워지게 될 알곡생산계획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여 당의 기대에 보답하자!

이제부터는 여기가 나의 초소이며 이 농장이 우리의 농장이다. 본때있게 일해보자.

명숙은 마음다졌다. 둥그스름한 얼굴이 발그레해지고 검은 눈이 빛났다.

협의회가 끝나고 석영진이 떠나려 할 때 차성재가 미소를 짓고 말했다.

《새 위원장동무도 부임해오고 그래서 간단한 점심식사를 준비했습니다. 식당으로 갑시다.》

석영진은 불기우리한 얼굴에 재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래야지. 점심식사를 준비한건 잘했소. 확실히 동무들이 인사차림을 할줄 아오. 그런데 말이요, 이것 참 안됐는데 나는 평양에 가야 할 시간이 촉박하고 보다는 밥먹는데서만은 흥미없는 사람이요.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도당책임비서고 몸이 이렇게 뚱뚱하니까 아마 굉장히 잘 먹고 많이 먹을것이라고 생각할수 있는데 사실 나는 맹물만 마셔도 몸이 나는 체질이요. 나한테서는 이게 제일 큰 걱정거리요.》 모두 웃었다. 《빵 한개에 사이다 한병이면 점심식사는 충분하오. 그건 늘 가지고다니는것이니까 차안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겠소. 미안한대로 나는 갈테니까 동무들끼리 식사를 하시오. 그럼 잘들 있소.》

그는 승용차에 오르다가 마지막으로 허명숙에게 신심을 주듯 손을 쳐들어보이였다.

도당책임비서가 떠나가자 군의 일군들도 차성재와 로정만이 만류했지만 점심식탁에 같이 앉지 않고 군으로 올라가려 했다.

《수고하오, 기사장동무.》 군경영위원장은 로정만의 손을 잡아주며 만족한듯 말했다. 《도당책임비서한테 말하면 해결될줄 알았겠지요?》

로정만이는 입이 쓰거운지 더 말하려 하지 않았다.

셋이서 리식당에 가서 점심식사를 했다. 도당책임비서까지 참석할것으로 예견하여 준비했던것만큼 음식들이 남아돌아갔다. 로정만이 년장자답게 젊은 녀성관리위원장에게 맛있는 음식들을 련이어 권했다. 명숙은 대상하기가 어렵다고 느꼈던 첫인상과는 달리 기사장이 어지간히 친절한 사람이라고 생각되며 인간적으로도 마음이 맞을것 같은 기대를 품게 되였다.

《오후엔 푹 휴식하시오.》

식사를 마치고 리당비서가 명숙이에게 말했다.

합숙관리원이 명숙을 집에까지 안내하여주었다. 명숙이가 자기 집이 어딘지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하고있을것이라고 판단하고 리당비서가 관리원처녀를 붙여주었다.

집에 가 뜨뜻한 구들에 앉아서 옆집할머니와 한동안 이야기를 하고있는데 그 관리원처녀가 다시 왔다. 기사장이 보낸것이라고 하며 움에 저장한 사과를 한바구니 가져왔다.

붉게 익은 큼직하고 먹음직스러운 사과 한알을 들고 명숙은 생각에 잠겼다. 사과에서는 향기가 풍기고있었다. 새 고장에서의 사업과 생활이 과연 어떻게 흘러갈것인가. 달콤한 사과향기만이 풍기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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