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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전환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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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1-03-16 20:01 조회37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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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 장

창문으로 아침해빛이 눈부시게 비쳐들었다. 길가에 줄지어선 살구나무들은 마치 노을을 받은 구름처럼 연분홍빛 덩어리를 이루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벌써 며칠사이에 몰라보게 달라진 거리풍경을 내다보면서 전화를 걸고계시였다. 오늘 하루는 꼬박 《고타강령비판》을 토론해야 하기때문에 사전에 몇가지 일을 포치해야 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전화로 전상환이한테 천세봉의 그후 생활을 알아보시였다. 특히 그의 건강상태를 물어보시였다. 전상환이 흥분해서 말하는데 의하면 창작상과오와 관련해서 담화를 하고난후에 천세봉은 완전히 딴 사람이 되였다고 하였다.

온몸에 활기와 열정이 넘쳐흐른다는것이였다.

(하지만 우선 그를 좀 휴식시켜야 한다. 기분전환도 있어야 하고…)

그이께서는 며칠전부터 저산성위염에 좋다는 광천을 알아보시였다. 국내에도 몇군데 있기는 하지만 되도록이면 기분전환도 필요하기때문에 유럽의 어느 나라가 좋을것이였다.

전화통을 당겨 여러곳을 알아보시였다. 외무성에서 말하는데 의하면 체스꼬가 좋을것 같다고 하였다.

그이께서는 전상환에게 그 료양소를 다시 알아보도록 하고 본인이 동의한다면 인차 떠나도록 하는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주시였다.

전상환은 전에 없이 안정된 기분이였다.

《천세봉위원장의 경우를 보면 사람은 자기 결함과 과오를 알게 되면 기분이 순간에 달라지는것 같습니다.》

《그래요.》

얼마후 그이께서는 엄한정을 비롯한 례의 그 학자들이 모여있는 사회과학원으로 나가시였다. 거기서는 엄한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

《오늘은 맑스의 저서 <고타강령비판>을 토론하게 되여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의자를 당겨놓으면서 말씀하시였다.

《그동안 모두 준비를 잘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저서에 비해서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그렇게 한것은 이 저서에 현시기 우리가 해결을 보아야 할 원칙적문제들이 적지 않게 포함되여있기때문입니다. 다 알고있는것처럼 <공산당선언>을 토론하면서 우리는 혁명운동에서 수령의 출현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다음 단계에서는 <자본론>을 놓고 그 내용에서 제시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토론했지만 보다는 그것을 둘러싸고 수령을 받드는 혁명가들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토론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수령의 혁명사상을 포기하거나 거기에서 리탈될 때 어떤 지경에 이르게 되는가 하는것을 론의하게 될것 같습니다. 좀더 풀이를 해 말한다면 수령의 출현이란 곧 수령의 혁명사상의 출현을 의미하며 수령을 받든다는것은 곧 수령의 혁명사상을 지지옹호한다는것을 말할것입니다.》

이렇게 서두를 떼놓고나서 그이께서는 이 저서의 출판경위와 그 당시의 사회적환경과 기본내용을 요약해서 말씀하시였다.

이것은 다른 때 비해 어느 정도 이례적인것이였다. 여느때는 흔히 그것이 생략되거나 아니면 성원중 어느 누구에게 말해보라고 하는 식으로 되였었다. 그것으로 미루어보아도 이 저서에 의의를 크게 부여하고계신다는것을 잘 알수 있었다.

《<고타강령비판>은 맑스가 힘을 들여서 저술하였지만 아쉽게 생전에 빛을 보지 못한 저서중의 하나라는건 알려진 사실입니다.》라고 말씀하고나서 그 경위를 설명하시였다. 맑스는 이 저서를 1875년에 썼다. 그러나 당시 도이췰란드사회민주당지도부성원들은 저서의 내용이 대중에게 알려지는것이 두려워 뒤골방에 파묻어두고말았다. 엥겔스는 도이췰란드사회민주당 에르푸르트대회에 앞서 고타대회의 교훈으로 도이췰란드의 로동계급을 교양할 목적밑에 끝내 이 원고를 찾아내여 맑스가 서거하여 8년이 지난 1891년에야 서문을 달아 출판하였다. 제2국제당 기회주의자들은 여러모로 이 저서의 출판을 방해하였으나 엥겔스는 끝내 이를 성공시키고야말았다.

이 저서는 도이췰란드사회민주당 아이제나흐파와 전 도이췰란드로동자총동맹 라쌀파와 합동대회에서 채택하려던 기회주의강령초안을 비판하기 위해 집필한것이다.

이 저서에는 국가에 관한 맑스의 견해를 밝혔다. 라쌀주의자들은 부르죠아국가를 미화분석하여 《자유인민국가》로 되게 해야 한다고 초계급적주장을 하였다. 저서에서는 또한 프로레타리아독재를 거부하는 소부르죠아개량주의를 비판하면서 맑스주의의 유명한 명제를 내놓았다. 《자본주의사회와 공산주의사회사이에는 전자로부터 후자에로의 혁명적전환의 시기가 놓여있다. 이 시기에 상응하여 또한 정치적과도기가 있게 되는데 이 과도기의 국가는 프로레타리아트의 혁명적독재 이외 다른 아무것도 될수 없다…》 이 저서에서는 또한 자본가계급을 계급투쟁의 대상자로서가 아니라 《인민의 성원》으로 보며 《생산협동조합》을 조직하는 방법으로 폭력이 없이도 사회주의혁명이 승리할수 있다고 한데 대하여 날카롭게 비판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이상과 같이 저서의 내용을 개괄하고나서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앞에서도 우리가 한번 상기해보았지만 이 저서를 통해서 우리는 무엇보다 수령의 혁명사상에서 리탈할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가를 잘 알수 있습니다. 수정주의란 수령의 혁명사상을 수정외곡하는것을 말하지 않습니까. 때문에 현시기 가장 큰 위험이 현대수정주의로 되는것입니다. 그러면 저서에 씌여진 순위를 따라가면서 토론합시다.》

먼저 엄한정이 일어났다. 언제보나 몸가짐이 단정하고 침착한 그는 탁자우에 널린 책들을 한군데 모아놓고나서 수첩을 펼치였다.

《저는 라쌀주의자들이 내놓은 소위<자유인민국가>라는 주장을 읽으면서 신통히도 쏘련공산당 제20차대회에서 제기한 <쏘련은 전인민국가>로 되여야 한다는 주장과 공통점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주장이 가지고있는 독소는 프로레타리아독재의 포기라는 혁명에서 근본문제, 비유해 말하면 병사에게서 총을 빼앗는것과 같은 반동적견해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주장을 번역하면 곧 <혁명을 포기한다>이렇게 될것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고개를 끄덕이고나서 엄한정을 향해 말씀하시였다.

《하나 묻겠습니다. 레닌이 창건한 쏘련공산당이고 또 거기에는 제딴의 맑스주의대가들이 수두룩하겠는데 그들이 머리를 짜서 만들어낸 <전인민국가>라는 견해에 대해서 독소가 강한 반동리론이라고 평가해도 일없겠습니까. 인구나 령토와 당원수로 볼때 자그마한 조선로동당에서 그것도 평범한 한당원이 감히 그렇게 말할수 있는가말입니다.》

《있습니다. 공산주의자는 설사 죽는 경우에도 진리를 베고 죽어야 한다지 않습니까.》

그이께서는 대견스레 엄한정을 쳐다보시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으시였다.

《확실히 엄선생은 제철소에랑 나가서 현실체험을 하더니 달라졌습니다.… 론문도 많이 전진이 있다고 봅니다.… 생산자대중이 생산의 주인으로 되고 당위원회의 집체적지도에 의하여 관리운영되는 대안의 사업체계… 그런데 이 생산자대중이 생산의 주인으로 되게 하고 당위원회의 집체적지도가 은을 내게 하는 기본요인에 대하여 생각해보았습니까?》

《…》

엄한정은 가슴에 마쳐오는것이 있었으나 얼핏 그것이 무엇이라고 말씀올릴수가 없었다.

《제철소에서 유상철로장을 만나 보셨겠지요? 그가 해방후나 전후에 어려운 고비를 여러번 겪으면서도 쓰러지지 않고 제철소의 당당한 주인으로서 긍지높이 일하며 생활하고있는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위대한 수령님에 대한 충실성입니다.》

엄한정은 얼굴을 환하게 빛내이며 웨치듯 말씀올리였다.

《그렇단 말입니다.… 바로 그것입니다. 수령님의 현명한 령도를 받드는 로동계급의 충성… 그러니 바로 엄선생의 론문에서는 무엇이 핵으로 되여야 하겠습니까?… 수령의 현명한 령도… 당의 령도란 본질에서 수령의 령도가 아니겠습니까?…

대안의 사업체계란 수령님께서 창시하신 공업관리체계인데 그것은 곧 사람중심의 체계입니다. 다시말해서 경제관리에서 우리 당의 군중로선이 구현된 체계입니다. 맑스나 레닌은 사회주의경제를 운영해보지 못했고 쓰딸린이 얼마간 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실정에 비추어보면 거기에서 경험을 찾아볼만한것은 별로 없습니다. 엄선생은 현실에 나가 좋은 체험을 많이 했습니다. 그곳 로동계급은 수정주의적리윤본위제, 리베르만식 관리방법을 받아물지 않았습니다. 용해공들은 돈이 아니라 혁명을 위해 일하기때문에 <가화페>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보십시오. 이것이 사람중심의 경제입니다. 수령님께서 창시하신 대안의 사업체계는 주체적인 경제관리체계입니다.

저는 요 얼마전에 군대들앞에서 <일당백>을 설명하면서 전쟁승패의 요인은 무기가 아니라 총을 잡은 사람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여기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어떻습니까?》

엄한정은 진리의 탐구자가 일상적인것, 평범한것에서 불현듯 비상한 사상의 도출을 보듯 감격과 황홀감에 잠겨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지당한 말씀입니다. 지극히 옳은 말씀입니다.》 하고 되뇌이였다. 동시에 가슴속에서는 돌각담같은것이 와르르 무너져내리는것 같았다. 얼마전까지만해도 금이 생기고 그런대로 겨우 지탱해왔던것이 무엇이던가. 제딴에 정교하게 다듬어 쌓아올렸던 고전에 대한 절대적인 숭배가 형체없이 무너지는것이였다.

이 정신적 충격과 변화는 엄한정에게 있어서 실로 운명적인것이였다. 하지만 그는 가슴을 움켜잡은채 아무말도 못하고 묵묵히 서있기만 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이 모든것을 이미 간파하였는지 그렇지 않으면 그저 평범사로 보고 넘기는것인지 태연하게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우리는 현재까지 한 1년동안 줄곧 맑스-레닌주의고전을 연구하면서 지난 한세기동안의 공산주의운동을 돌이켜보고있습니다.

맑스-레닌주의를 형성한 그 매개의 저작들이 모두 훌륭합니다. 하지만 이미 그것은 과거의것입니다.》

여기까지 거침없이 말씀하시고 일단 중단하시였다.

그이께서는 마치 사전에 준비라도 하고있었던것처럼 적절한 비유와 실례를 들어가면서 사상리론활동에서 원칙적이고 중요한 문제들을 내놓으시였다. 약간 동안이 생겼을 때 엄한정이 한걸음 나서며 말하였다.

《방금 말씀하신 그 모든 문제들을 전적으로 접수합니다. 털어놓고 말해서 저는 우리 수령님께서 창시하신 주체사상에 기초해서 모든것을 보고 해석하지 못했습니다. 맑스나 레닌의 명제를 될수록 많이 외우고 그것을 무턱대고 부둥켜안고 토받침 하나 틀릴가봐 벌벌 떨었습니다.》

주의깊게 듣고계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고개를 끄덕이고나서 말씀하시였다.

《이번에는 원선생이나 리선생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우리가 늘 강조하는것이지만 저작의 원문에서 집착해서 그 단어해석이나 본문분석에만 국한하지 말고 일단 본문을 딛고 올라서서 이를테면 거시적관점에서 오늘의 국제국내적실태를 분석하고 결론을 도출해내야 할것입니다. 자, 그럼 원선생 의견부터 먼저 들어봅시다.》

원시준은 말을 많이하는 축이였다. 유럽나라당들에서 현대수정주의이야기가 나왔기때문에 거기에 가서 여러해동안 류학한 그의 의견을 들어보자고 하시였다.

《저도 엄한정동무와 같은 의견입니다. 자료에 의하면 서유럽의 몇개 당들에서 당대회와 국제회의들이 있었지만 전략적견지에서 보면 크게 차이가 없고 평화전략이라는것을 계속 끌고나가고있는것은 사실입니다.》

손바닥으로 푸릿푸릿한 턱을 썩썩 문대면서 원시준은 상당한 정도로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것은 저작을 연구한데 기초해서 도출해낸 의견이 아니라 상식에 속하는 뜬소리를 가지고 말했다고 스스로 느껴졌기때문이였다. 하지만 그로서는 오래동안 생각해두었던것을 내놓았기때문에 전혀 허무맹랑한 말이 아니라는 신심을 가지고있었다.

다음에 토론하게 된 리종화는 주로 50년대 후반기부터 60년대 전반기에 일어난 국제적사변들을 가지고 토론하면서 라쌀주의의 현대판이 오늘 국제공산주의운동에 얼마나 큰 해독을 주고있는가 하는데 대하여 토론하였다.

《때문에 우리는…》 하고 리종화는 현대수정주의에 대하여 강하게 반대하는것은 물론이지만 우리 당안에까지 마수를 뻗칠수 있다는데 대하여 경고하였다.

토론은 무척 시간을 끌었다. 한사람이 한시간이상 걸리다보니 시간이 무척 걸리였다. 토론을 일단 중단하고 휴식을 하게 되였다.

여느때도 그런것처럼 이날에도 역시 로대에 나가 담배를 피우며 한담을 하게 되였다.

엄한정은 교조에서 벗어나게 된 자기자신을 《똑똑한 머저리》 또는 《눈뜬 소경》으로 묘사하면서 사물과 현상에 대한 본질을 안다는것이 무척 힘든 노릇이라고 하였다. 그렇게 되자 매사에 유모아를 섞기 좋아하는 원시준이 제꺽 말꼬리를 붙잡았다.

《박사선생, 눈뜬 소경이라고 해도 그건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수다. 선생도 잘 아는 16세기의 철학가인 서화담이 있잖습니까, 서화담에게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하루는 글을 읽다가 소풍을 하기위해 밖에 나갔는데 웬 중년사나이가 길 한복판에서 쿨적쿨적 울고있더랍니다. 그래서 화담이 자네 왜 그러고있나, 혹시 몸이라도 불편해 그러나 하니 아니올시다, 저는 어린아이때 눈이 멀었는데 오늘 명의를 만나 침을 맞고 눈을 번쩍 떴소이다. 그런데 눈을 뜨고 보니 통 어데가 어덴지 알지 못해 집을 찾아갈수 없어 그럽니다. 하더랍니다. 그래 서화담이 하는 말이 아 그런가, 그럼 여보게, 다시 눈을 감고 이전처럼 지팽이로 더듬어가보게 하니까 그 사나이는 지팽이로 더듬어 어렵지않게 집으로 찾아가더랍니다. 흐흐흐.》

원시준은 제가 먼저 웃어버렸다. 모두들 따라웃었다. 리종화도 따라웃다가 홀연 무슨 생각이 났는지 엄한정의 팔을 다치며 야유조로 말하였다.

《그러니 엄박사두 다시 눈을 감으면 되겠소그래.》

또다시 모두 웃게 되였을 때 김정일동지께서 손을 들고 말씀하시였다.

《아니지요. 서화담은 그때 아무리 좋은것이라 해도 익숙된 감각과 관습을 갑자기 변동시키면 즉시에는 응당한 효과를 볼수 없다는것을 말하기 위해 그랬을겁니다. 하긴 눈감은 사람의 일화는 우리만이 아니라 유럽에도 있는것 같습니다. 고대그리스의 어느 한 철학가는 말년에 자기 눈을 자기 손으로 멀구었다는 전설같은 말이 있습니다. 왜 그렇게 했는가고 물으니 사물과 현상의 본질을 더 정확히 보기 위해 그랬다고 대답했답니다. 그리고 프랑스의 백과사전학파 디드로라는 사람은 <눈뜬 사람에게 교훈을 주는 눈감은 사람에 관한 편지>라는 유명한 글을 썼습니다. 여기서도 눈뜬 사람보다 눈감은 사람이 더 잘 알고있다는 결론을 도출하고있습니다. 그런데…》

그이께서는 손을 흔들며 웃으시였다. 그리고 계속하시였다.

《여기서 우리는 항상 남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말고 자기 머리로 정확성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것입니다. 그러니 엄선생이 방금 눈을 떴다던 그 눈을 절대로 다시 감으면 안되겠습니다. 하하하.》

모두 또 한바탕 즐겁게 웃었다. 엄한정은 눈굽에 물기가 어릴 정도로 웃었다.

휴식이 끝나고 다시 모여앉았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차를 들면서 나직이 말씀을 시작하시였다.

《현대수정주의가 지금 어느 지경에 이르렀는가를 보시오.》 하고 그이께서는 서글픈 표정을 지으며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반쓰딸린깜빠니야가 얼마나 지독하게 벌어지고있는가 하는겁니다. 크레믈리궁전앞에 안장하였던 쓰딸린의 시신을 얼마전에 꺼내다 불태우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사람들이 이럴수 있습니까. 자기 혁명선배의 시신까지 들고다니는 정도니까 그 악착성을 짐작할수 있지 않습니까. 이러니까 쓰딸린의 자식들이 자기 조국인 쏘련에서 살지 못하고 여기저기 류랑하고있습니다.

현대수정주의자들은 여러가지 말을 하고있지만 결국에 가서 혁명의 수령을 반대하는데 귀착되고있습니다. 이런것을 보고 제국주의자들은 박수갈채를 보내고있습니다. 그런데 반수령, 이것은 오늘 비로서 창안해낸것이 아니라 제1국제당의 빠꾸닌이나 그후에 뜨로쯔끼가 이미 써먹은것을 다시 반복하고있는것입니다. 빠꾸닌은 초기에 맑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는 당신의 학생이며 이것을 나는 영광으로 생각하고있다.>라고 했습니다. 그후 그는 제1국제당의 지도권을 탈취하려는 음모가 실패되자 맑스를 헐뜯으면서 <하나의 도이췰란드사람으로서 또하나의 유태인으로서 그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권위주의자이며 독재자이다>라고 중상하였습니다. 제2국제당시기 카우츠끼도 레닌을 <일신교의 신같다>느니 <맑스주의를 국교의 지위에까지 끌어올렸다>느니 하면서 모독하였습니다. 제3국제당시기 변절자 뜨로쯔끼도 쓰딸린을 <전제주의자>라고 모독하였으며 <관료주의자 쓰딸린은 비렬한 지도자 숭배를 만들어내고 지도자에 신적인 성격을 부여했다>고 악담을 퍼부었습니다. 그런데 흐루쑈브는 쓰딸린만세를 제일 많이 부르고 쓰딸린을 자기 아버지라고까지 하다가 그의 시신을 끝내 불태우고야말았습니다.

배신자, 야심가들은 모두 이렇습니다.》

그이의 음성은 심각하면서도 처절하게 울리였다. 잠시 아무 말씀도 없이 담배 한대를 다 태우고나서 수첩을 펴놓고 말씀하시였다. 《우리가 여기서 주의를 돌려야 할것은 야심가들의 책동이 다른데만 있고 우리에게는 전혀 없다 이렇게 되지는 않는다는것입니다. 저는 100년사상사총화를 하면서 동시에 우리 당의 현실태를 전면적으로 주의깊이 료해하였습니다. 그 결과 우리 당안에도 야심가들이 있다는것입니다. 그 형태와 규모는 다르지만 목적은 동일합니다. 때문에 우리의 이 토론이 어떤 저작을 보고 순수 과학론의나 그 독후감을 내놓는 마당으로 되여서는 안되겠다는것입니다. 이제 앞으로 우리의 실태를 공개적으로 빠개놓고 토론할 기회가 있을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동무들의 토론이 모두 일리가 있습니다. 각자 문제점들을 잘 잡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엄한정선생이 교조주의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립장에 서겠다는것은 매우 신중하고 사상생활에서 큰 변화라고 말할수 있을것입니다.

엄한정선생도 말했고 또 우리들이 잘 알고있는것처럼 교조주의는 일종의 미신입니다. 때문에 우리가 당건설은 물론이고 혁명과 건설에서 지켜야 할 기본원칙은 무조건 주체사상을 지도적지침으로 해야 한다는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주체사상이란 그저 자주, 자립, 자위의 사상이라고 하는데 철학적으로 더 파고들어야 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시며 계속하시였다.

《다 아는 상식에 속하는 말을 몇마디 해보겠습니다.

인간이 인간자체에 대하여 언제부터 학문으로 연구하게 되였는가, 이에 대해서는 누구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철학의 흐름을 자꾸 거슬러올라가면 고대그리스에 가닿게 되는데 당시 관념론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지혜의 신전 현판에 <자기자신을 알라.>라고 씌여있는것을 보고 인간자체를 연구하기 시작했다는것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근세에 와서는 포이에르바하도 인간론을 연구하려고 했습니다. 사실여부는 어떻든가에 우리는 이것을 통하여 인간은 생겨나서부터 자신을 알려고 하는 욕망이 있었고 학문으로서 인간의 연구는 적어도 2천년을 훨씬 넘기였다는 사실입니다. 그동안 인류발전에 대한 엥겔스의 견해가 나온것이 있는데 발로 걷는 시대로부터 <머리로 걷는> 시대가 도래했다는것입니다.

오늘은 위대한 주체사상이 창시됨으로써 자주성의 새로운 시대에서 우리는 살고있습니다.

주체사상은 인간을 자연의 한 부분으로부터 자연의 주인으로, 세계의 주인의 지위에로까지 승화시켰습니다. 때문에 주체사상만이 온갖 사회정치적문제를 정확하게 해결할수 있는 자막대기로 되는것입니다.

<고타강령비판>도 그렇고 그외 어떤 문헌이나 리론도 모두 우리의 자막대기로 재보고 정확성여부를 가늠하는것이 옳습니다. 주체사상의 자막대기만 가지면 자기 눈을 자기스스로 멀굴 필요도 없고 무엇이나 정확하게 식별할수 있게 됩니다.

그런 견지에서 오늘 론의한것을 결속지으면 현대수정주의자들은 결국 라쌀주의자들이 들고나왔던 <자유인민국가>를 간판만 바꾸어 <전인민적국가>로 하자는것, 프로레타리아독재는 비인도적이기때문에 그것을 포기하고 부르죠아를 <인민의 성원>으로 포함시켜야 한다는것, 이 모든것은 결국 고타에서 채택하게 되였던 강령을 모스크바에서 약간 각색해서 내리먹이자는 음모외 다른것이 아니라는것을 알수 있습니다.》

그이께서는 말씀을 중단하고 좌우를 둘러보시였다. 평범하고 부드러운 어조였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는 서리발처럼 랭철하다는것이 알리였다. 무엇을 생각하였는지 그이께서는 미소를 띠고 다시 말씀을 시작하시였다.

《다시금 강조하거니와 맑스-레닌주의는 낡지도 않았으며 수정할수도 없습니다. 그 진수, 그 혁명적원칙은 오늘도 여전히 의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현실, 다시말해서 바야흐로 자주성의 새 시대가 꽃피는 오늘의 력사적환경에 맞게 우리를 더욱 흥분시키는 주체철학을 더 심화시켜나감으로써 주체사상의 철학적기초를 더욱 튼튼히 축성해나가야 할것입니다. 이 길만이 맑스와 엥겔스, 레닌이 개척한 공산주의혁명운동을 발전시켜나가는 길입니다…

인민대중에게 묻고 그에 의거해서 그들을 위한 정치방식을 찾아내는것은 우리 수령님의 혁명방식이며 령도방법입니다. 인민대중을 중심으로 하는 주체철학도 여기로부터 나온것입니다. 물론 우리는 앞으로 맑스-레닌주의저작을 계속 더 연구해야 하며 그 혁명적진수를 온갖 좌우경기회주의로부터 옹호해야 합니다.

리론을 위한 리론일수 없으며 따라서 현시대의 혁명실천과 력사발전에서 합법칙적으로 도출되는 주체사상으로 론의를 전개시켜나가야 할것입니다. 다시말해서 주체사상의 시점에서 맑스-레닌주의고전들을 돌이켜보며 깊이 연구해봐야 할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1년동안 론의하고 얻은 결론만 가지고도 이것을 확언할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수령님께서 창시하신 주체사상으로 우리 혁명의 앞길을 개척해나가야 하며 조선혁명이라는 함선은 주체의 항로를 따라 공산주의미래에로 가닿아야 합니다!》

엄한정이 격정에 넘쳐 부르짖었다.

《주체의 항로!》

김정일동지께서는 한손을 들어올리시며 힘을 주어 뒤를 이으시였다.

《우리는 위대한 수령님께서 창시하신 주체사상으로, 우리가 선택한 항로로 갈것입니다.》

이날 토론은 이것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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