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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전환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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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1-02-16 17:48 조회3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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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장

김정일동지께서는 이날 책상에 마주앉아 당선전사업실태자료를 정리하고계시였다. 늘 그러하신것처럼 그이께서는 글을 쓰면 오직 글을 쓰기만 하거나 독서를 하면 독서 하나에만 국한하는것이 아니라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벌리군하시였다. 이때도 그이께서는 새로 창작되였다는 통속가요에 대한 테프를 돌리면서 동시에 새로운 혁명문학건설에 대한 방도를 모색하고계시였다. 뒤이어 최근 당사상사업에서 나타나고있는 일부 편향자료들을 종합정리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어제 전상환이 참고삼아 보아달라고 가져온 문건을 번지시였다. 거기에는 각 극장에서 공연하게 되는 작품정형들과 당면한 출판물계획이 반영되여있었다. 얼마간 주의를 집중하고있는데 경음악반주의 녀성독창이 주의를 끌었다. 얼마전에 수령님께서는 통속가요를 더많이 창작할데 대한 교시를 주시였다. 무대에서 부르는것도 좋지만 방안이나 혹은 길을 가면서 혼자서라도 흥얼흥얼 부를수 있는 가요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하시였다. 때마침 벼이삭 설레이는 풍년든 논벌을 걸어가면서 부르기 알맞춤한 노래가 나왔던것이다.

노래가 끝나자 계속해서 그이께서는 금년도 출판물발행계획을 보시였다.

(연극 《일편단심》을 출판한다?)

문건을 번지시던 손이 문득 멎었다. 며칠전에 전상환이 설명하는데 의하면 대본을 완성하지 못하여 계속 작업중이라고 했는데 그것을 어떻게 출판에까지 회부할수 있단 말인가!

그이께서는 《일편단심》이라는 제목아래에 밑줄을 긋고 일력장을 들여다보시였다. 거기에는 하루동안에 해야 할 일과가 적혀있었다. 《대성산에 동행》이라는데를 짚었는데 그 날자에서 추석이 멀지 않았다는것을 직감하게 되시였다.

추석이 오면 어머님의 서거일이 돌아왔다는것을 의미하는것이다. 양력으로 9월 22일이기때문에 추석은 그보다 며칠 앞이 아니면 며칠 뒤에 걸리군하였다.

그이께서는 일력장을 번져서 22일이 되는 날을 접어놓고 자리를 뜨시였다.

수령님께서 오늘 대성산을 돌아보겠다고 하시였는데 몇시쯤으로 되겠는지 알아보아야 하셨다. 복도를 걸어나가시는데 맞은쪽에서 군복을 입은 장령이 급히 다가왔다. 키가 껑충한 오진우였다.

《아 마침입니다. 난 혹시 자리를 뜨시지 않았나 했는데…》

그러면서 느닷없이 이렇게 말했다.

《참말 면목이 없습니다.》

《면목이라구요?》

하시면서도 김정일동지께서는 미소를 지으시며《천천히 얘기를 합시다. 자 들어가십시다.》 하고 오진우의 팔을 잡고 방안으로 이끄시였다. 그이의 여유작작하신 표정과 태도에 오진우는 너무 심각해진 자신이 스스로도 면구스러운듯 《아닙니다. 제생각에만 파묻히다나니…》

하면서 여느때없이 어줍은 미소를 띄웠다. 옆차대를 사이에 두고 각기 쏘파에 앉았다.

《무슨 일입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부드럽게 물으시였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오진우가 고개를 들어 맞은편벽을 지그시 바라보며 말했다. 《생각해보면 이 오진우는… 제 사상정신상태는 졸고있은셈입니다.… 그토록 바쁜 시간을 내서 대덕산에까지 가서 일깨워주셨는데…》 그는 끝내 말꼬리를 마무리지 못하였다.

(대덕산!…)

김정일동지께서는 속으로 뇌이시며 어떤 예감이 드는것을 느끼시였다. 어째서 오진우를 보는 첫순간에 그런 짐작이 드시였는지 그것은 자신으로서도 설명하기 어려웠다. 그것이 신비한 령감처럼 순간에 뇌리를 스치였다고 말해야 옳을것이다.

…사흘전 오후 첫시간에 김정일동지께서는 오진우에게 전화로 가까운 군부대에 같이 나가보자고 하시였다. 오진우는 동해안의 어느 집단군 사령관으로 있다가 민족보위성 부상 겸 군사대학 학장으로 옮겨왔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곳 구분대에 나가 어느 한 모범중대를 방문하려고 하시였다.

오진우가 미리 전화를 했기에 사단장을 비롯한 구분대지휘관들이 중대병실 마당에서 대기하고있었다. 또한 오진우가 한발 먼저 내보낸 군사대학 부학장과 군사과학의 권위자들인 두 대좌가 이미 나와있었다. 중대교양실, 병실, 식당… 이런 순서로 돌아보았다. 교양실안에 갖추어진 직관물들, 정갈하면서 편리하게 꾸려진 병실…

김정일동지께서는 미소를 지으신채 중대장의 설명을 들으시며 구분대지휘관들과 오진우일행을 번갈아보면서 자주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오진우는 말이 없었다. 그는 중대장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는것 같기도 하고 듣지 않는것 같기도 하였다.

중대부가까이 있는 남새포전과 집짐승우리에도 가보았다. 중대예술소조공연도 있었다. 저녁식사를 위해 식당에 들어가면서 비로소 김정일동지께서는 오진우한테 물으시였다.

《어떻습니까? 오부상동지의 의견은?》

《글쎄… 중대교양실에 회상기학습자료도 있고 잘갖추어진것 같습니다만…》

그 대답을 들으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고개를 끄덕이시며 오진우의 내심을 들여다보신듯 미소를 지으시였다.

군사대학 학장으로 취임한 얼마전에 오진우가 말하지 않았던가.

《대학과정안을 보면 일반적으로 군사예술이라고 하면서 수령님의 군사사상이 잘 구현되지 못하고있습니다.》

중대부를 떠나 돌아올 때 김정일동지께서는 오진우를 불러 같은 차에 타게 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차가 떠나기 시작하자 물으시였다.

《부상동지, 중대를 돌아본 인상이 어떻습니까?》

《전반적으로 괜찮습니다.》

《그렇습니까?… 모범중대로서 나무랄데가 없습니다.… 한데… 어디에도 <일당백>구호는 보이지 않습니다.》

《네? <일당백>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일당백>!》

《아!…》

오진우는 부지중 신음비슷한 탄성을 지르며 더 말을 못했다. 스스로도 여직껏 안고오던 불만을 뚜렷이 깨달은것만 같다.

중대교양실에서 볼수 있은것처럼 대덕산 현지지도는 최고사령관동지의 사적으로만 간단히 언급되여있을뿐이다. 돌아오는 도중 오진우는 내내 심각한 사색에 묻혀있었다. 그래서 찾아온 오진우였다.

지금 오진우는 고개를 떨구고 앉았다가 어째선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요즘 생각이 많습니다.

<일당백>을 이모양으로 만든 책임은 우리 보위성에서부터 져야 합니다. 저도 잘못이 큽니다. 하지만 제때에 병집을 지적해주셨으니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나가겠습니다.

아! 참말 몇십년동안 수령님의 전사로 살아오면서 제정신을 가진다는게 어떤건지 지금에 와서 똑똑히 깨닫게 됩니다.》

오진우는 괴로와하고있었다. 어깨가 오르내리면서 숨소리가 순탄치 않았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보온병에서 차를 따라 권하며 오진우의 흥분을 눅잦혀주시였다.

《제정신… 그렇습니다. 그걸 알았다면 됐습니다. 누가 뭐라든 어떤 장애가 있든 상관있습니까? 모모한 사람들이 <일당백>을 받아물지 않는다고 해도 그런자들이 몇이겠습니까.

거기에 타격을 주고 우린 수령님의 뜻을 지켜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저의 잘못부터 찾고 투쟁해나가겠습니다.》

오진우는 다소 진정이 되고 반성과 결심이 동시에 어린 진지한 표정이였다.

《투쟁을 각오한다니 좋습니다. 군대에 오진우동지와 같은분이 있다는게 참말 마음이 놓입니다. 그러나 투쟁이란 항상 순탄치 않습니다. 우리 함께 힘을 냅시다.》

시간이 퍼그나 흘러 김정일동지께서는 오진우의 팔을 잡으며 층계 있는데까지 바래주시였다.

《부상동지, 아무때건 시간을 내서 같이 백두산에 있는 청봉숙영지에 가봅시다. 원상대로 꾸렸다는데.》

《그렇습니까? 인차 비행기편이 있을것 같습니다.》

《그럼 더욱 좋습니다.》

오진우는 깍듯이 거수경례를 하고 층계를 내려갔다. 현관밖에까지 나가 바래주고난 그이께서는 사무실에 돌아와 생각에 잠기시였다.

오진우는 예나 지금이나 당에 충실한 군사일군이며 변덕을 모르는 고지식한 인간이였다.

현관을 나서면서 그가 하던 마지막말이 되살아났다.

《수령님을 직접 만나뵈올가 했었는데 차라리 잘 됐습니다. 속에 있는걸 다 털어놓으니 가슴이 후련합니다.…》

오진우는 해방되는 그때까지만 해도 재능이나 수완에서 남들보다 특별히 뛰여난 지휘관이 아니였다. 한데 당에서 공부를 시켰고 군건설에서 중요한 직책도 맡기는 과정에 부쩍부쩍 성장하게 되였던것이다. 사업능력도 그렇지만 군사와 관련한 리론면에서도 확고한 일가견을 가지게 되였다.

나뽈레옹의 전법이나 현대전쟁론의 대가라는 도이췰란드의 크라우제위치나 그밖에 쏘련의 이름있는 군사가들의 학설에 대해서도 잘 알고있었다. 다만 그에게 결함이라고 한다면 알고있는것을 절반도 표현해내지 못하는 언변의 부족이라 할가. 그리고 또하나 참작해야 할것은 오진우가 가지고있는 론리의 정확성이였다. 그는 암기력보다 응용력이 훨씬 더 발달된 두뇌를 가지고있었다. 흔히 오진우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은 명령에 대한 복종성이 강하고 자기 견해를 내세우지 않는 사람으로 알고있었다. 그러나 생활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것을 보여주었다.

몇해전에 있은 일이였다. 우리 나라 고위군사지휘관들이 모인 자리에서 쏘미간의 군사전략을 론의한적이 있었다. 한데 그자리에서 오진우는 독특한 자기 견해를 내놓아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따라서 오진우의 응용두뇌가 대단한 수준에 있다는것이 인정되게 되였다.

쏘미군사전략을 론하면서 대체로 가진 견해는 인적, 물적 력량에서 쏘련이 미국에 비해 압도적우세를 보이고있다고 하였다. 핵무기에서 앞선것은 더 말할것도 없고 발동기마력수에 있어서나 과학분야에서 쏘련은 미국을 앞서고있다고 하였다. 그 례증으로서는 핵무기우위와 기타 장비에서도, 즉 하늘땅, 바다우에서의 속도도 쏘련이 월등하다고 하였다. 계속 침묵을 지키고있던 오진우는 맨나중에 《그것은 부당한 말입니다.》라고 단마디로 부정해나섰다. 그런후에 그는 쏘련이 미국보다 우월한것은 책략하나뿐이지 군사과학이나 무장에서 모두 미국보다 렬세에 있다고 하였다.

오진우는 말하기를 미국은 2차대전후에 군사전략을 어떻게 세웠는가, 륙군보다 해군을 중시하는 립장을 취하였다, 그래서 해군건설에 치중했는데 해군중에서도 항공모함을 위주로 나갔다, 그다음에는 공군을 중시하였다, 공군중에서도 초대형폭격기를 기본으로 하였다, 그다음에는 핵무기를 효과있게 휘둘러 열전에서 얻지 못한것을 랭전에서 얻으려고 한것이다, 이에 대응해서 쏘련은 두뇌진을 강화해서 미군의 항공모함에다가 잠수함을 대치시켰고 초대형폭격기에다가는 대륙간탄도미싸일로 맞서게 하였다, 이 책략에서 쏘련은 예상외의 횡재를 하여 미국보다 우위를 차지할수 있었다.

이때 옆에 앉아계시던 김정일동지께서 오진우의 견해에 찬동을 표시하시였다.

오진우는 리론적준비에서나 정황판단에서 그 누구보다 못지 않은 확고한 립장을 가지고있었다. 사회적으로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군대에서 들고나가려는 《일당백》구호는 그 탄생지가 최전연에 위치한 대덕산이고 이미 그것은 기정화되여있었던것이다. 지금으로부터 3년전 군부대를 현지지도하시던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병사들앞에서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다가… 그러니 동무들도 신심을 단련해서 모두《일당백》장수가 되여야 하겠습니다.… 옛날부터 싸움을 잘하는 장수를 《일당백》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하나가 백을 당한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고무의 말씀을 주시였는데 부대에서는 즉석에서 환성을 올리고 그것을 구호로 웨치였던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창가로 다가가시였다.

창밖에는 여전히 밝은 해빛이 쏟아져내려 정원 한복판에 자리잡은 향나무의 운치를 한결 더 돋구고있다. 그런가 하면 멀찍이 바라보이는 언덕에는 수양버들이 한가롭게 가지를 흐느적이고있다.

《이건 심각한 문제지.》

그이께서는 얼굴을 창유리에 가까이 한채로 혼자소리를 내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언뜩 팔목시계를 들여다보시였다.

오전 11시가 다되였다.

《오! 대성산…》

그때 문기척소리가 났다. 뒤이어 들어선것은 허담이였다. 그는 다가오자마자 《시간을 좀 낼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영문을 알수 없어 잠간 망설이는데 《대성산에 좀…》 하고나서 시선을 돌리는것이였다. 처음 나타났을 때는 그에게 특유한 미소가 온 얼굴에 함뿍 어려있었는데 금시 쓸쓸한것으로 변해버리였다.

《대성산이라구요?》

김정일동지께서는 무심중 받아외우시였다. 대성산용무라고 한다면 아직 누구도 알지못하는 일인데 어떻게 되여 그것을 앞질러 묻게 되는것인지 알수 없으시였다.

《필요하다면 시간을 내야지요. 그러나 오전은 이미 굴렀고 혹시 오후에 가봐야 알겠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러면 기다리겠습니다.》

허담은 《오후라…》 하고 혼자소리를 하면서 한시름 놓았다는듯이 다시 기분이 명랑해진다.

《그럼 그렇게 알겠습니다.》

허담이 나간후에 김정일동지께서는 자리로 돌아오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대성산을 돌아본다는것이 언제쯤으로 되겠는지 알아보기 위해 수령님의 집무실로 들어가시였다.

대성산을 돌아보시는것만이라면 현관이나 정원에서 기다리면 될것이였지만 몇가지 긴요하게 말씀드려야 할것이 있었던것이다.

수령님께서는 통신자료를 읽으시다가 안경을 벗어놓으며 응접탁이 놓인곳으로 자리를 옮겨앉으시였다.

《아무리 읽어봤대야 신통한 소식은 눈에 띄는것이 없군그래.》 하고 수령님께서는 거의 체념상태에 들어간 기분으로 말씀하시였다.

《그러니 결국 금년이 국제공산주의운동에서 큰 발전이 없는 해로 되고말자는것인지.》

수령님께서는 언제나 그러하신것처럼 이편에서 말할수 있게 여유를 주시였다. 그와 함께 수령님께서는 김정일동지가 나타나기만 하면 인차 기분이 밝아지고 무엇인가 기대가 쏠리는 안색이시다. 서방통신이요, 동방의 소식들이요, 또 남조선소식들로 해서 기분이 착잡해졌었는데 그것이 안개걷히듯하면서 일종의 쾌감에 잠기게 되시였다.

《그에 대해서는 역시 저도 공감입니다.》 하고 김정일동지께서는 수령님께서 자리잡으신 왼쪽켠에 다가서시였다.

《그러나 한가지 명백한것은 제국주의자들의 침략적마수가 아시아에서 꺾어지게 되리라는 점입니다.》

《그것 참 흥미있소. 그 무슨 징조라도 느낀것이 있소?》

수령님께서는 담배에 불을 달고 손짓을 해서 옆자리를 권하시였다.

《별건 아니지만 윁남전쟁 하나만 놓고보더라도 그것이 느껴집니다.》

《윁남전쟁! 그래서.》

《윁남전쟁은 미군사전문가들이 조선전쟁의 재판이 될가봐 겁을 먹고있는데 결국 또 같은 함정에 빠져들고있습니다. 이를테면 마라손식 장기전에 현대전과 유격전이 결합된 새로운 전쟁방식에 말려들었습니다.

요 얼마전에 발행된 맥아더의 회상록에는 조선전쟁에서 자기가 대상한 김일성은 유격전에만 능한것이 아니라 현대전에도 록록치않은 수완을 가졌더라고 썼습니다. 결국 그자들이 까밝히지는 않았지만 현대전에서 유격전을 배합하는것이 얼마나 무서운가 하는것을 뼈저리게 체험한 모양입니다. 적을 향해 진격하는 일선형을 형성하기 어렵고 누가 적이고 어데를 점령해야 할지 방향을 가릴수 없었답니다.

진격했다고 보았는데 포위에 들었고 불바다를 만들었다고 보았는데 땅밑에서 콩나물을 길러먹으며 휴양도 하였다고 했습니다.

윁남에서도 결국 우리것을 재판해서 크게 한몫 보는셈인데 어쨌거나 미제는 장기전의 흔들레판에 빠져서 헤여나오기 힘들게 되였습니다. 아마 그 전략의 전환점이 금년이나 래년으로 될것 같습니다.》

《듣고보니 그럴듯하오.》 하고 수령님께서는 방금 들여온 차잔의 뚜껑을 여시였다. 뚜껑에 물방울이 맺힌것을 보시자 그이께서는 그것을 잔안에 털어놓고나서 천천히 말씀을 이으시였다.

《하긴<비행기사냥군조>, <갱도전> 등등 우리의 주체적전법에 의해 현대적기술수단이 맥을 못춰 허우적거리며 놈들이 크게 애를 먹은것만은 사실이고.》

《나뽈레옹도 모스크바까지 쳐들어갔다가 꾸뚜조브장군한테 녹아난것이 기성화된 전법이 아니라 마구잡이에 녹아났다고 비명을 지르지 않았습니까. 그건 그렇고 요새 한가지 주목할만한것은 프랑스대통령 드골의 쏘련방문입니다. 세상에 알려지기는 공산주의자들일반이 모든것을 정치화하기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부르죠아정객이 그것을 본따고있다는 점입니다. 아직 정식으로 선포되지 않았지만 필경 그렇게 되리라는 보도계의 예측입니다.

드골이 브레쥬네브를 방문하게 되는데 날자가 바로 나뽈레옹이 지금으로부터 150여년전에 모스크바에 입성한 그날로 될것이라 합니다.》

《하하하.》

수령님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방안을 울리였다.

수령님께서는 한바탕 웃고나서 두팔을 벌려 흔들면서 말씀하시였다.

《그건 쏘련에 대한 프랑스의 야유지. 큼직한 엿이나 하나 먹어라 하는 식이거든. 그리고 하나의 상징이기두 하구. 무엇을 상징하고있는가 하는것은 이제 두고봐야 알겠지만 분명히 하나의 비유이며 상징이요. 결국 보면 공산주의자들이 어덴지 모르게 어수룩한데가 좀 있거든. 야박하고 깐지지 못해.》

《그건 사실인것 같습니다. 일본도 도이췰란드도 제국주의자들은 다 복수심이 강하고 매우 악착한데가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승냥이도 낯을 붉힐 정도입니다.

빠리에서 북쪽으로 한 200리 가면 <흔들리는 숲>이라고 불리우는 산림이 있는데 1차대전시기 도이췰란드가 패망했을 때 이 숲속을 지나간 철도의 객차방통안에서 프랑스가 항복조인을 받아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2차대전을 일으킨 히틀러는 이번에는 다른데도 아닌 바로 그 숲속 렬차방통안에서 프랑스한테서 항복서를 받아냈습니다.

결국 보면 이 악착성과 잔인성은 그들의 피에 관계되는것보다는 부르죠아지들이 정치에서 가장 독성이 강한 수법을 쓴다는걸 말합니다.》

《내 그러니까 상징이라고 하잖소. 나뽈레옹의 모스크바입성 바로 그날에 드골이 들어간다, 브레쥬네브는 그것을 맞아들인다, 다른것이 있다면 나뽈레옹이 말을 탔다면 드골은 비행기를 탔다는것뿐이겠지.

한마디로 말하면 지금 쏘련사람들은 사상리론분야에서나 당과 국가의 령도분야에서 또 국제관계에서 술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고있소. 쏘련사람들이 내흔드는 평화전략이란 참으로 어리석고 한심한거요. 평화적공존, 평화적이행, 평화적경쟁 이것이 이른바 흐루쑈브가 내놓은 평화전략이라는것인데 부르죠아에게는 이처럼 달콤한 말이 또 어데 있겠소.

미국놈들은 지금 분렬된 나라인 조선, 윁남 등을 하나하나 먹어치우자고 하는데 거기에 대고 평화요, 뭐요 하고있소.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더이상 참고만 있어서는 안되오. 이제는 우리도 공개적으로 자기 립장을 천명할 때가 되였소.

우선 먼저 미제를 때려야 하오. 수정주의자들은 제국주의본성이 변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허황한 소리고 더구나 미제국주의가 변했다고 하는것은 전혀 맞지 않소. 우리가 한걸음이 아니라 단 반걸음도 양보하거나 물러서서는 안되오. 적들은 약간이라도 양보하거나 후퇴하는 기미를 느끼기만 하면 몇배로 더 포악해지고 교활해지니까.

그런것으로 볼 때 <경호함>을 때린것이나 정찰기를 냅다 갈긴것은 참말 잘한 일이요. 다음에는 사회주의나라간의 호상관계인데 우리는 온갖 방법과 노력을 다해서라도 호상 리해하도록 하고 단결할것을 주장해야 하오.

사회주의나라들이 분렬된다는것은 로동계급앞에, 인류앞에 씻을수 없는 죄악으로 될거요. 투쟁하면서 단결하고 단결하면서 투쟁해야지 어느 한쪽에 기울어져도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되오.

그리고 우리는 자주성을 견결히 고수해야 살아날수 있소. 자주성을 던지면 사회주의도 혁명도 다 던지게 되고말거든.

자주성을 견지하는데서 특히 중요한것은 대국주의자들의 압력을 물리치는것이요. 한때 우리에게 <쎄브>에 들지 않는다고 되게 압력을 가해왔지만 우리는 끝내 그에 굴하지 않고 자립적민족경제를 건설하였소. 대국주의자들은 자기한테 유리할 때는 살을 베먹일것처럼 그러다가도 일단 수가 틀리면 무자비한 적으로 변하니까.

우리 조선력사를 보면 사대주의를 하다가 당한 피의 교훈으로 얼룩져있소. 지금은 사대주의를 타고 수정주의가 들어올수 있소. 일부 일군들속에는 벌써 침투돼있소.

정세가 이러니 우리가 지금 준비하고있는 당대표자회를 잘할 필요가 있을것 같소. 보고서 초안도 됐으니까 이제 내가 며칠동안 시간을 내서 수정완성하면 되오. 그런데 우리가 먼저달에 <로동신문>에 <자주성을 옹호하자>라는 론설을 낸것이 있지 않소. 그게 참 잘되였소. 보고서를 쓰는데도 참고되는 점이 많아. 그걸 만드느라고 수고를 많이 했소. 고심한 보람이 있거든. 국제적반영도 대단하더구만…》

《그렇습니다. 그 론문이 8월 12일에 나갔는데 며칠사이에 세계 중요 통신, 방송, 신문 등 보도기관들이 다 받아물었습니다. 지금까지 한달 남짓한 사이에 100여개 나라에서 그 내용을 보도하였습니다.》

더 많이 그리고 더 구체적인 자료를 첨부할수 있었지만 김정일동지께서는 말씀이 길어질것 같아 이 정도로 일단 중단하시였다.

《그렇구만. 대단해…》 수령님께서 서가에 놓였던 바로 그 신문을 펼치면서 만면에 웃음을 지으시였다.

《내가 여기서 좋다고 보는것이 무엇인가. 전반에 걸쳐 우리가 제기하고있는 주체사상을 정치분야에 적용해서 풀이를 한것이 좋단 말이요. 그가운데서도 중간제목들을 잘 달아놓은것이 좋거든. 글의 내용과 체계가 명백히 알려와…》

수령님께서는 신문지를 펼쳐 손으로 짚어가며 계속하시였다.

《이것보오. <첫째, 자기 머리로 사고해야 한다.> 이게 얼마나 좋은가. 뭐니뭐니해도 문제의 총적귀결은 여기에 있는거요. 자기 머리로 사고하는것. 철학적이고 문학적이여서 매우 간단명료하고 알기쉽거든… 다음에는 <자기힘을 믿어야 한다.> 이것이 또 얼마나 좋소. 자기 힘을 믿는외 무엇이 또 있는가. 그다음에는 <남의 경험을 기계적으로 모방하지 말아야 한다.>, <자립적민족경제는 자주성의 물질적기초이다.> 이 얼마나 투철하고 대단한 선언인가. 결국 이 론설에는 내가 하고싶던 말이 거의다 들어있단 말이요.》

수령님께서는 손바닥으로 신문장을 두드리면서 호탕하게 웃으시였다.

자리에서 일어나신 김정일동지께서 손을 저으면서 말씀올리시였다.

《저희들이 한것이란 별로 없습니다. 기일이 림박해서 며칠동안 밤새움을 했을뿐입니다. 결국 이 론문은 수령님께서 이러저러한 기회에 말씀하신것을 그대로 옮겨놓았을뿐입니다.》

《그럴수도 있겠지. 그러나 어쨌든 수고했소. 또 결과에 있어서 그만치 보람도 있구. 난 이제 며칠동안 들여박혀 보고서를 완성하겠는데 내가 여기서 주장하자는것은 이런거요. 지금 지구상에는 어느곳하나 편안하고 조용한데가 없지 않소. 그런데 그 근원은 모두 미제의 침략의 마수가 미쳐있기때문이요. 이런 형편인데 사회주의운동안에는 현대수정주의가 대두해서 옥신각신이 벌어지고있소. 그러면 이런 형편에서 우리가 뚫고나갈 가장 최선의 방도란 어떤것인가. 그것은 우리가 정신을 똑똑히 차리고 자기가 할바를 목숨을 걸고 해내는거요. 하늘이 무너져도 솟을 구멍은 있소. 그 구멍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한손에는 총을 들고 다른 한손에는 낫과 마치를 들고나가는것이요. 우리는 이 로선을 몇해전에 제기했는데 오늘에 와서 당의 기본로선으로, 경제와 국방을 병진하는 로선으로 선포하려 하오. 그것만이 우리의 사회주의제도를 지키고 번영에로 이끌어나갈것이요.

군사를 중시하고 국방건설을 잘해야 하오. 이것은 무조건적이요. 먼 앞날에 가서 이 로선이 옳았다는것을 력사는 증명해줄것이요.

그러기 위해 시재당장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것인가. 그것은 자기 대오를 강철같이 다지는것이요. 나는 이번 회의에서 이것을 기본으로 제기하려고 하오. 아마 이것은 우리 당원들은 물론 세계혁명적인민들이 지지할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있소.》 잠간 말씀이 중단되였다. 수령님께서는 붉게 상기된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시는것이였다.

《그렇습니다.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저도 거듭 생각해보았는데 무력을 강화하는외 다른 길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총대에서 혁명이 나오고 총대에서 당도 국가도 사회주의제도도 나온다는 결론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감동어린 시선으로 수령님을 바라보면서 계속하시였다. 《지금 국제국내정세를 보아 그길외 다른 길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이제 10월에 있게 되는 당대표자회의에서는 우리의 주체적인 혁명로선이 다시금 천명될것입니다. 경각성을 높이고 품을 들여 해야 하는 일은 당사상사업에서 주선을 장악하고 그것을 줄기차게 밀고나가는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당중앙위원회에서 사업을 시작해서 약 1년동안에 느끼게 된것이 이것입니다. 현재 어느 부문이나 얼핏보면 일이 잘되고 순조로운것 같습니다. 그러나 깊이 파고들어가보면 당중앙의 의도가 줄기차게 하부말단까지 흘러내려가지 않고 중간에서 흐지부지되거나 외곡집행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옳소! 뭐니뭐니해도 우리 당이 강철같이 통일단결되면 정세가 아무리 복잡해도 문제될것이 없소.》

《바로 그 점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시금 놀라움을 금할수 없으시였다. 정세판단의 예민성은 더 말할것도 없고 수령님의 그 결단성은 맑은 하늘에서 천둥을 몰아오는것 같은 단호한것이였다. 하여 그이께서는 큰소리로 말씀을 받으시였다.

《정세가 아무리 복잡해도 우리자체가 빈틈이 없으면 문제될것이 없습니다. 첫째도 둘째도 우리자신을 강철로 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적으로 동감이요. 그래서 내가 큰 회의를 하나 하자는것이 아니요.》

김정일동지께서는 조리있게 말씀드리자고 준비하고있었지만 너무나 론리가 급격하게 번져지기에 잠간 흥분을 누르시고야 말씀을 드릴수 있으시였다.

《현재 우리 나라에도 이른바 <평화전략>에 대한 수정주의영향으로 평화적기분과 안일해이한 분위기가 더러 있습니다. 당의 사상사업이라는 날카로운 무기를 가지고 종횡무진으로 적을 쳐갈기며 나가는것이 아니라 어떤 부문에서는 왕청같은데 가서 헤메고있습니다.

이제 그에 대한 실례를 몇가지 들어보겠습니다.》

안락의자에 편안히 앉으시였던 수령님께서 이쪽으로 몸을 기울이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오래전부터 자신이 느끼였고 또 남들의 말에서 혹은 자료에서 직접 보고 알게 된것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셨다.

영천서점의 《목민심서》도 그렇고 무대들에서 혁명적인것은 딱딱해서 재미없다면서 《배꽃타령》, 《에스메랄드》같은것만 내놓으려는것도 모두 그러한 관점으로 보시였다. 제철소에서 보게 된 리윤본위의 《리베르만》 방식의 도입 등등…

군사분야의 일부에서 《일당백》이 무시되고있는데 대한것도 언급하시였다.

《결국 이러저러한 현상을 하나로 집약해놓고보면 우리 당안에 이색적인 사상이 얼마간 흘러들고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그이의 음조에는 확신성과 견결한 의지가 어려있었기때문에 다시 타진해볼 여지조차 없었다.

수령님께서 심중히 관심하고계신다는것을 느끼신 그이께서는 잠간 동안을 두셨다가 내처 자신의 의견을 말씀드리였다.

《우리 사상사업분야에서 현재 나타나고있는 이 사실들을 방임해두면 안될것 같습니다.

결국 보면 이러저러한 편향들이 당의 의도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말하는 뜻을 알만하오. 그 문제는 그만하기요.》

수령님께서는 고개를 끄덕이시며 천천히 차잔을 들어 한모금 드시였다. 그러시고는 의자등받이에 몸을 젖히며 화제를 돌리시였다.

《그건 그렇고 천세봉동무는 그후 어떻게 됐소?》

《자신의 준비도 그렇고 그동안 혁명문학을 할만한 작가들을 선발하느라고 시간이 좀 걸렸는데 이제 곧 착수하게 될것이라고 합니다.》

《천세봉동무를 잘 도와주어야겠습니다. 며칠동안 지내보니까 역시 정책적안목이 좀 약한것 같아… 그런데 도당위원장 림귀현동무 있잖소. 그 동무가 안목이 똑바른것 같더구만.》

《로동계급출신이여서 그런지 립장이 확고하고 견결합니다.》

《전번날 내가 만나서 동무는 어디서 일했소 하고 물으니 우리가 홀동광산에 갔을 때 채굴마구리에서 착암공으로 있었다고 해서야 알게 됐소. 한개 도에 그런 일군이 한두명씩만 있어도 마음을 놓겠는데…》

수령님께서는 자리를 뜨면서 대성산으로 가자고 하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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