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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강자 39, 4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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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1-01-30 16:06 조회3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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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요즘 창근은 속에 좀이 쓰는것 같았다.

목형이 선행되여야 조형과 주형을 하겠는데 섬세한 손로동을 요구하는 목형제작은 좀처럼 일자리가 나지 않았다.

다른 조에서는 구상화주철을 만들 개량재가 완성되였다며 빨리 목형을 완성해달라고 불같이 독촉을 하고있다.

그때문에 로동시간외에 연장작업까지 들이대니 도저히 몸뺄 시간이 없었다.

성가실 정도로 부탁한 가구를 언제 제작해주겠는가고 야단을 떠는 주문자들의 성화는 리속을 채울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아쉬움을 부채질하였다.

그보다 더 급한것은 자기를 대외건설지배인에게 소개해주겠다고 한 그 집 처의 복닥질이였다.

전번에 약속한 화장용경대때문이였다.

다른건 못하더라도 그것만은 꼭 해주어야겠는데 눈을 떠야 별을 볼게 아닌가.

밤늦게까지 연장작업을 하고 지친 몸을 끌고서 집으로 가서도 무겁게 내리감기는 졸음을 쫓으며 짬짬이 가공을 해놓았는데 몇시간만 품을 들이면 완성할수 있다.

그런데 그 시간을 내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힘들다.

심사가 바오라기가 되여 뽐프의 날개바퀴목형을 하는 창근의 손은 더디게 움직이였다.

처음 안내몸체를 맡았을 때 한번 본때를 보이리라 야심을 품고 있는 솜씨를 깡그리 발동하여 완성했더니 목형반장을 비롯한 목공들이 역시 창근의 솜씨를 따를 사람이 없다고 비행기를 태우며 이번에는 뽐프의 심장부나 같은 날개바퀴목형을 맡겨주었다.

과잉된 열성이 말썽이 되여 이렇게 오도가도 못하는 불상신세가 되였다고 생각하니 후회가 막심하였다.

이럴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목형은 자신이 없다고 나자빠지는건데…

날개바퀴가공은 보통 예민한것이 아니였다.

주물에 대하여서는 잘 모르기는 하지만 날개의 각도가 도면의 요구를 0. 01미리메터라도 벗어나도 뽐프의 압력에 지장을 준단다.

그때문에 웬만한 기능공이 아니고서는 해낼 엄두를 못한다.

주물직장에서 유일하게 모든 뽐프의 날개바퀴만을 가공하는 기능공이 지금 위병이 심해 료양을 간 상태여서 목형반장이 생각끝에 창근이에게 맡겼다.

믿어주는것은 고마운데 품과 시간이 곱절 드는 작업이니 언제 가구주문자들의 사정을 생각할새가 있겠는가.

싱숭생숭해진 마음을 날려보낼듯 엉치를 뗐다가 다시 쭈그리고앉은 창근은 일손을 잡았다.

에라, 아무래도 김서방이 먹을 떡인데 빨리 끝내고말자.

이걸 끝내면 어떤 구실을 대서라도 다음번 부분품은 맡지 않으리라.

윽벼르며 톱질을 하는데 손전화기에서 신호음이 울리였다.

이건 웬 전화야 하며 손전화기를 꺼내보던 창근의 얼굴에 환희가 피여났다.

창근이가 믿고있는 그 사람이였던것이다.

가슴이 금시에 바람맞은 숲처럼 설레이였다.

《안녕하십니까, 정창근입니다.》

상대방의 걸걸한 목소리가 창근의 마음을 효모빵처럼 부풀게 하였다.

《드디여 소식이 왔네. 오후에 대외건설지배인이 자네를 만나보겠다고 직접 내려오겠다누만.》

《그렇습니까?》

《내 말만 듣고는 광고가 너무 요란하다며 직접 자네 솜씨를 보겠다누만. 그 사람이 부쩍 호기심이 동한것 같아.》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래서 내 생각엔 자네가 만든 제품을 하나 보여주고… 그리구 실지 자네의 솜씨를 볼수 있는 뭔가 만들었으면 하는데… 그래야 지배인이 인정할수 있거던.》

잠시 생각을 더듬던 창근은 자신있게 대답하였다.

《집에 전번에 아주머니가 부탁한 화장용경대를 미처 완성하지 못했는데 그걸 마무리하는것으로 하면 어떻겠습니까?》

《그거 좋구만. 그런데 어디서 한다? 그렇지! 아무래도 경대를 완성하면 우리 집에 놓아야 할테니까… 우리 집으로 오라구.》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창근은 풍선처럼 붕 뜬 마음을 한동안 진정 못하고 서성거리였다.

드디여 기다리던 때가 왔는가.

대외건설지배인이 직접 내 솜씨를 보겠다고 한단 말이지.

보여줄테다. 눈이 휘딱 뒤집히게 이 정창근의 솜씨를 시위할테다.

마음이 격동된 창근의 눈앞에 자기의 솜씨를 보고 엄지손가락을 내보이는 대외건설지배인의 모습이 환영처럼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흥분을 가라앉힌 창근은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오전 10시가 다되였다.

지금 가공중인 날개바퀴는 한시간정도만 품을 들이면 완성할수 있었다. 그다음에는 집에 가서 준비를 해가지고 《시험장》 으로 간다.

그런데 어떤 구실을 대고 빠진다?

오후까지 시간을 받자면 구실이 명백해야겠는데… 동창생생일? 아니아니, 그건 통하지도 않아. 그럼 어머니 위경련? 그것도 아니야…

머리를 쥐여짜며 적당한 구실을 생각해보던 창근은 궁리가 잘 떠오르지 않아 머리를 저었다.

하여튼 일부터 끝내고 보자.

도면의 수치들을 들여다보면서 잽싸게 손을 놀리며 바퀴의 날개홈을 가공하기 시작하여 예견한대로 한시간만에 완성하였다.

다시한번 도면과 완성한 목형을 대조해본 창근은 쾌재를 올리였다.

멋있어! 하긴 누구 솜씨라고.

그것을 번쩍 쳐든 창근은 안내날개를 맡아 가공작업을 하고있는 목형반장에게로 다가갔다.

머리를 짓수그리고 끌로 안내날개의 홈을 파는 목형반장은 마치 로련한 모사같았다.

온 정신을 거기에 파묻은듯 한 그를 부르기가 서슴어졌다.

세공사마냥 홈을 가공하던 목형반장은 기척을 느낀듯 고개를 쳐들다가 눈앞에 장승처럼 버티고 서있는 창근을 보고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창근은 력기선수처럼 날개바퀴목형을 쳐들고 서있었다.

《어, 이건 뭔가?》

《다 끝냈습니다.》

《벌써?》

창근이가 내려놓은 날개바퀴목형을 본 반장이 혀를 찼다.

《역시 창근인 손기가 빠르구만.》 하더니 도면과 현품을 대조해보기 시작하였다.

은행회계원 장부 따지듯 눈을 까밝히고 들여다보던 목형반장이 날개의 한 부분을 가리켰다.

《이 날개각도가 도면과 차이나는것 같다?…》

긴장해있던 창근은 도면에 눈길을 박으며 머리를 흔들었다.

《그럴수 없어요. 내가 몇번이나 대조해보았는데요 뭐. 보라요, 도면에 지적된 각도와 실물각도가 꼭같지 않나요.》

창근의 고집에 목형반장이 고개를 궁싯거렸다.

《내가 잘못 보았을수도 있지. 좌우간 수고했네.》

날개바퀴목형을 이미 완성한 부분품들옆에 놓은 목형반장이 도면 한장을 집어 창근에게 내밀었다.

《이번엔 이걸 하라구.》

얼결에 도면을 받아쥔 창근은 우거지상이 되였다.

《또요?》

《또라니? 자네도 알지 않나. 래일까지 목형이 끝나야 쇠물을 붓는다는걸.》

《알긴 아는데…》

맥빠진 소리를 하는 창근의 머리가 베아링처럼 회전하면서 기막힌 구실이 튕겨나왔다.

《그런데… 좀전에 옆집에서 련락이 왔는데 어머니가 갑자기 혈압이 올라가서 집에 누워있는데 빨리 오라고…》

천연스럽게 꾸며대는 창근의 거짓말에 목형반장이 오히려 제편에서 급해맞아 펄쩍 뛰였다.

《뭐라구? 그 소릴 왜 이제야 하는건가. 혈압이라는거야 오르기 시작하면 자칫하다가 뇌출혈로 번지기 십상인데… 빨리 가보라구, 빨리!》

《예, 고맙습니다.》

콩볶듯 하는 목형반장에게 떠밀린 창근은 총구를 벗어난 총알처럼 밖으로 냅다 내달렸다.

송화가 작업장에 나타난것은 이때였다.

자전거를 타고 쫓기듯 내달리는 창근의 뒤모습을 알아본 송화는 묻는듯 한 눈길로 목형반장을 쳐다보았다.

《야단났다. 창근이 어머니가 갑자기 혈압이 올라가서 누웠다는데 마음이 놓이지 않는구나.》

그 소리에 송화는 가슴이 철렁하였다.

창근의 어머니가 혈압이 높다는 소릴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혈압이 올라가다니…

또 무슨 판을 벌리려고 꿍꿍이를 한게 아닐가.

창근에 대한 미련을 털어버리려고 굳게 결심한 송화였지만 그의 어머니에게는 죄스러운 마음을 금할수 없었다.

자기를 며느리감으로 점찍어놓고 금이야 옥이야 하는 창근이 어머니는 마음이 비단결같고 시내물처럼 맑고 깨끗한 녀인이였다.

너무도 인정이 무른 탓에 고삐풀린 망아지같은 아들을 다잡지 못하고 속을 썩인다.

그런 어머니가 불행을 당한다면… 가보아야 한다.

불행을 외면하는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

숨이 턱에 닿아 창근의 집앞에 이른 송화는 먼 눈빛으로 돼지물바께쯔를 들고 나오는 창근의 어머니를 발견하고 어마지두 놀라며 그 자리에 굳어졌다.

창근에게 속히웠다는 분함이 불뭉치가 되여 가슴을 지지였다.

비렬한 인간, 아무리 리기심이 머리속에 꼴깍 찼다고 해도 어떻게 어머니까지 팔수가 있는가.

뒤뜨락으로 돌아가는 창근의 어머니를 멀거니 지켜보던 송화는 맥없이 돌아섰다.

괘씸한 생각같아서는 창근의 어머니를 만나 사실그대로 토설하고싶었지만 못난 자식때문에 속을 태우는 그 마음에 아픔을 덧싣고싶지 않았다. 가슴이 소금을 뿌려놓은듯 쓰려났다.

어쩌면 사람이…

세살난 아이도 어머니의 눈빛을 보고 자기가 게정을 부리면 어머니가 속상해한다는것을 안다고 했는데 그 동문 도대체 어머니의 가슴에 얼마만큼 재를 채워야 정신을 차리겠는가.



40

공업시험소를 나서는 명선은 하늘을 날듯 기뻤다.

어제 저주파유도로에서 뽑은 구상화흑연주철(일명 개량주철)이 완성된것이다.

시험결과 기계적성질의 세기가 일반주철보다 4배이상으로서 강철과 비슷하고 가공성은 강철보다 더 높다는 수치가 나왔다.

이제는 그것을 10~15미리메터크기로 분쇄하여 용선로에서 용해된 쇠물에 첨가하여 고양정뽐프부분품들의 주형에 부으면 된다.

그다음 해체한 부분품을 가공직장에서 설계의 요구대로 가공하여 조립하면 제작이 기본적으로 끝난다.

구상화흑연주철의 성공은 리대철과 박영식을 기쁘게 해주었다.

《역시 엄명선은 어금이야.》

박영식의 칭찬에 리대철은 처음 엄명선을 데려오자고 했을 때 실뚱해서 도리질을 하던 생각이 나서 얼굴이 뜨끔했다.

그때 명선을 외면하였더라면 어쩔번 하였는가.

리대철은 이번 기회에 일군의 일욕심은 인재에 대한 욕심이라는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였다.

《이제야 고양정은 먹어놓은 떡이구만요.》

박영식의 호기있는 소리에 리대철은 자신만만하게 웃음을 지었다.

《그럼요.》

《요즘 윤상배가 속이 근질거리겠는걸.》

《근질거려도 어쩌겠습니까. 리석민사장도 함구무언인데 전들 별수가 있습니까?》

《그래도 정신을 가다듬고있어야 합니다. 그 사람들이 언제 또 무슨 언터구를 잡자고 할지 모르니까요.》

《그랬댔자 하늘에 대고 주먹질하기지요.》

《래일 주물을 하겠습니까?》

《예.》

《잘돼야겠는데…》

《잘될겁니다.》

허나 생활은 성취했다고 장담하던 일이 왕왕 수포로 돌아가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튿날 용선로에서 용해한 쇠물을 부은 주형에서 사고가 생길줄이야.

사락작업을 끝낸 부분품들을 하나하나 도면과 대조해보던 제작조 성원들의 눈길이 날개바퀴주형에서 멎었다.

날개의 각도가 도면치수와 약간 차이나는것을 발견하였던것이다.

잘못 본게 아닌가 해서 날개바퀴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보던 리대철이 명선에게 물었다.

《명선동무, 내 눈이 잘못되였는지 모르겠는데 도면수치와 차이가 나지 않았소?》

주머니에서 자를 꺼낸 명선이가 날개바퀴를 재보고나서 자기 생각을 비쳤다.

《차이가 있는것 같습니다. 날개각도가 약간 차이가 생긴데다가 주물시 수축을 계산하지 않고 목형을 하다나니 조금 작아졌습니다.》

공감이라는듯 머리를 끄덕이는 리대철은 한동안 생각에 잠기였다.

이런 경우 사고의 원인을 두가지로 갈라볼수 있다.

목형에서 도면의 요구를 지키지 않았거나 조형을 잘못한것이다.

《날개바퀴조형을 누가 했소?》

아까부터 속이 한줌만 해 서있던 송화가 얼굴이 해쓱해지며 기여드는 소리를 했다.

《제가… 제가 했습니다.》

흘끔 송화를 띠여본 리대철이 이번에는 주물직장장에게 소리쳤다.

《가서 목형을 가져오오.》

주물직장장이 급한 걸음으로 작업장을 떴다.

《누가 했소?》

얼굴이 소태씹은 상을 하고있던 목형반장이 기가 죽어 떠듬거렸다.

《저… 그건…》

말끝을 여물구지 못하는 목형반장이 낫날에 찍힌 풀대처럼 고개를 꺾었다.

《왜 말 못해! 갑자기 벙어리가 됐소?》

펀뜻 얼굴을 쳐든 목형반장이 무슨 말인가 할듯말듯 하다가 무거운 한숨을 내불었다.

날개바퀴목형을 안고 나타난 주물직장장이 그것을 주물품옆에 나란히 놓았다.

성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거친숨을 내불며 그것들을 대조해보던 리대철이 겁질린 눈길로 목형을 기웃해보는 목형반장을 날카로운 눈초리로 노려보았다.

《이걸 보오. 목형에서 사고가 생겼단 말이요.》

한풀 꺾인 목형반장이 초점잃은 눈으로 목형을 들여다보다가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어이쿠!》

그 모양을 보는 송화의 가슴은 얼음장을 안은듯 선뜩해났다.

사고의 원인이 누구의 탓인지 가늠이 갔다.

목형반장이 저렇듯 무참하게 욕을 당하면서도 말을 못하는것은 창근이때문이리라.

리대철이 꼬집었다.

《창근이가 했소?》

초절임이 된 목형반장은 땅바닥에 퍼더버리고앉은채 땅이 꺼지게 한숨을 내쉴뿐 응대가 없었다.

《사람이 없어서 그녀석에게 뽐프의 심장부나 같은 날개바퀴를 맡겼소? 사람이 없어서… 하긴 누굴 탓할것도 못되지. 그녀석을 이 일에 끌어들인 내가 잘못이지. 이번 기회에 사람구실을 하는가 했더니…》

늙은이 넉두리하듯 하던 리대철이 누군가를 찾듯 주위를 두릿거리였다.

《창근이가 왜 안 보이오?》

누구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불길이 이글거리는 리대철의 눈길이 말뚝처럼 오똑하니 서있는 송화에게로 날아들었다.

흠칫 몸을 떠는 송화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리였다.

송화에게서 눈길을 떼지 못하는 리대철은 이렇게 말하는듯 싶었다.

송화, 난 너를 믿고 창근이를 제작조에 끌어들이였는데 넌 어쩌면 그렇게도 랭담해졌느냐? 네가 곁에서 고삐를 쥐고 신칙만 잘했어도 이런 일이 없었을게 아니냐?

리대철을 마주보기 두려워 왼고개를 트는 송화의 가슴에서는 이름 못할 의분이 끓었다. 그 어떤 결심을 한듯 입술을 사려문 송화가 팩 몸을 돌리더니 밖으로 걸음을 내짚었다.

공장에서 사고가 나서 벅작 떠드는 그 시각 창근은 셈평좋게 대외건설지배인과 마주앉아있었다.

오늘 용선로에서 뽑은 쇠물로 뽐프부분품주형을 한다는것을 모르는바 아니였지만 그것은 창근이가 상관할바가 아니였다.

운명의 돛배를 몰아갈 삿대를 쥔 이 어른의 환심을 사는것이 급선무였던것이다.

그런데 어제는 자기의 목공기술을 보고 만족해하더니 왜 결론이 없는가. 싫다는건지 아니면…

속이 조마조마해서 눈치를 살피는데 창근을 소개한 사람과 머리를 맞대고 한동안 수군거리던 지배인이 넌지시 한마디 하였다.

《내 결심은 동무를 데리고 가자는거요.》

숨도 크게 못 쉬고 긴장해있던 창근에게는 그 소리가 우승한 선수에게 어서 시상대에 오르라고 알려주는 방송원의 목소리만큼 크게 들리였다.

막혔던 숨이 나가고 가슴속에선 격랑이 일었다.

됐구나! 하는 흥분으로 만세라도 부르고싶은 심정이였다.

허나 그 기쁨은 한순간.

《그런데 동무네 공장에 알아보니 동무에 대한 평정이 좋지 않더구만. 참 아쉽게 됐소.》

《?!》

그 말에 용암처럼 끓던 창근의 가슴이 금시에 싸늘해졌다.

이 무슨 청천벽력인가. 공장에서 나에 대한 평정이 좋지 않다?

그러니 불합격이라는 소리가 아닌가. 속이 덜컹 뒤집히였다. 누가 남의 운명에 제멋대로 도장을 찍었는가, 누가?… 아니요 하고 목터지게 항변을 하고싶었지만 혀가 돌아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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