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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강자 37, 3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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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1-01-29 18:48 조회4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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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리대철의 마음에서는 하늬바람이 일었다.

어제 구상화주철을 만들기 위한 개량제를 뽑았는데 분석시험을 해보니 배합이 고르롭지 못하여 실패하였던것이다.

눈을 까밝히고 분석표를 들여다보며 너무 속상해서 한숨을 내쉬던 엄명선의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서 어룽거린다.

구상화주철이 완성되여야 용선로에서 뽑은 쇠물에 첨가시켜 주형을 부을수 있다.

혹시 전압관계로 용해물이 설익어 그런게 아닐가 하는 의견들이 제기되였는데 변압기를 개조하여 전압을 끌어올린 상태에서 저주파유도로를 가동시킨것만큼 그것을 의심할 리유가 없었다.

하다면 원인이 무엇이겠는가.

이렇게저렇게 머리를 쥐여짜며 원인을 꼬집어보았으나 도저히 가늠을 할수가 없었다.

생각에 골똘하여 주물직장에 들어서니 엄명선과 기술발전과장을 위시로 한 기술자들이 모여있었다.

그들속에 송화 아버지 최금석도 있었다.

《지배인동무! 오래간만일세.》

리대철은 무등 반가왔다.

《안녕하십니까. 건강이 여의치 않다는 말을 듣고도 찾아뵙지 못해 미안합니다.》

《원, 당치않은 소리. 고뿔을 앓은걸 가지고… 소문도 참.》

《어떻게 나오셨습니까?》

《응, 내가 뭘 좀 도을게 없을가 해서 나왔더니… 이제 보니 난 안되겠어. 낡았거던.》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아바이야 주물에서는 일인자가 아닙니까.》

《말말게. 솔직한 말로 구상화주철에 대해선 자신이 없어.》 하던 최금석이 갑자기 리대철을 한쪽으로 끌고갔다.

《나 좀 보세.》

영문을 모르고 따라서는 리대철에게 최금석이 노여움비슷한 소리를 하였다.

《우리 송화년 말일세, 요즘 그년의 눈치가 이상해. 창근이를 멀리하는것 같단 말일세. 몇번 따져물었더니 자물쇠 한가지인데 왜 그런지 지배인은 눈치챈게 없나?》

리대철은 당황해졌다.

언젠가 창근이가 세상에 처녀가 송화 하나뿐이냐며 불만을 터놓던 일이며 현지지도기념일 체육경기때 있은 둘사이의 좋지 못한 감정마찰이 번개처럼 눈앞에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최금석이 정확히 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사이가 버그러진것은 사실이였다. 그에 대하여서는 안해도 속상해하고있다.

언제부터 송화와 창근을 불러놓고 화해를 시켜야겠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일이 바쁘다고 뒤전에 미룬것이 후회되였다.

사실대로 말을 하자니 최금석을 실망시키고싶지 않았다.

《일이야 무슨 일이 있겠습니까. 요즘 송화가 일이 바쁘니까 창근이를 만날 시간이 없어서겠지요.》

《아니야, 그런것 같지도 않아. 그전엔 창근이에 대해 물어보면 신바람이 나서 있는 소리, 없는 소리를 다 끄집어내던 년이 지금 노는 꼴이 딴 녀석이 생기지 않았는가 하는 의심이 든다니.》

《허허허! 의심이 병이라고 그런 말씀 마십시오. 참, 창근이는 요새 집에 자주 옵니까?》

《응, 오긴 오는데 그전처럼 자주 오지는 않아. 와서는 이것저것 몇마디 하다가 인차 자리를 일군 하는데 꼭 무슨 고민을 하는 사람같다니. 무슨 일인지 속시원히 말을 했으면 좋으련만… 그걸 보면 그녀석이 사내답게 속이 탁 트이지 못한것 같아. 허허허!》

《두고봅시다. 요즘 처녀총각들 사랑이라는것이 곧은 길만 있는게 아니지 않습니까. 아바이때나 우리때와두 또 다른것 같습니다.》

《하긴 그 말도 옳아. 어쨌든 우리 송화년을 잘 신칙해주게.》

《알겠습니다.》

《허, 여기선 무슨 좋은 일이 있는게지요?》 하는 소리에 두사람이 고개를 쳐드니 언제 왔는지 박영식이 웃음을 짓고 서있었다.

《비서동무, 안녕하시우.》

《안녕하십니까.》

사말사적인 최금석의 이야기가 끝이 없을상싶어 속이 간질간질해있던 리대철은 박영식의 출현이 여간만 다행스럽지 않았다.

그 어떤 기술적인 문제라면 장시간이라도 이야기를 나누련만 어성버성해진 송화와 창근의 관계를 놓고 옴니암니하자니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따분하기 그지없었다.

《그래 실패원인을 찾았습니까?》

박영식의 물음에 리대철은 대답이 궁해졌다.

《아직…》 하던 리대철은 명선이쪽에 대고 소리쳤다.

《다들 이쪽으로 좀 오오.》

명선이네가 우르르 밀려왔다.

《생각되는것이 있으면 말해보오.》

리대철의 제기에 모두 서로의 얼굴들만 쳐다보는데 명선이가 한발 나섰다.

《아직까지 딱히 결론하기는 어렵지만 의견들을 종합해보면 마그네시움의 품질에 문제가 있는것 같습니다.》

《마그네시움?》

구상화흑연주철, 일명 개량주철의 구성요소는 규소철과 마그네시움, 희토류와 석회석, 생석회이다.

여기서 마그네시움은 순도가 거의 100프로에 가까운것을 써야 한다.

마그네시움의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것은 순도가 낮다는것을 의미한다.

《마그네시움을 세천에서 생산하던가?》

박영식의 물음이였다.

《옳습니다.》

명선의 대답에 박영식은 한동안 생각을 더듬다가 결단성있게 물었다.

《현재 마그네시움재고량이 얼마 있소?》

《50키로그람은 잘됩니다.》

《그걸 차에 싣소.》

리대철이 뜨아해서 물었다.

《어쩌자는겁니까?》

《마그네시움의 순도가 낮다면 세천에 가서 바꾸어와야지요. 시간이 급한데 말공부만 해서야 되겠습니까?》

《비서동지가 가시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사람이 없어서 비서동지가 가신단 말입니까? 여기서 세천이 얼마나 멀다구… 그만두십시오.》

한사코 만류하는 리대철을 보며 박영식은 능청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챠, 이렇게도 눈치가 무디다구야. 내가 거기까지 가겠다고 할 때야 다 쪼간이 있어서인데… 그만두라면 할수 없지.》

《아니, 그건 어떻게 하시는 말씀입니까?》

《허허, 실은 세천에 내 동서벌되는 친척이 있는데 언제부터 한번 왔다가라는걸 언제 몸뺄새가 있어야지요. 더 나이들기 전에 한번 가본다가본다 하면서 이붓아비 제사날 미루듯 했는데 마침 기회가 생겼거던요. 이런걸 보고 뽕도 따고 님도 만난다고 하던가요?》

리대철은 쭝깃해졌다. 박영식에게서 세천에 동서가 있다는 말을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었던것이다.

하긴 조만해서 사적인 일에 대하여 말을 하지 않는 그에게서 그런 말을 들을수가 없었다.

방금 말한것이 사실이라면 등을 떠밀어서라도 보내야 한다.

공장에 온지 수년이 지났지만 어느 하루 휴식이라는것을 모르고 일해온 박영식이였다.

어느해인가 평양에 사는 사위가 뜻밖에 불상사를 당하였을 때 장마비에 불어나는 강물에 부업지뚝이 넘어날가봐 마음이 놓이지 않아 집사람만 올려보냈었다.

후에야 그 사실을 안 리대철은 박영식을 원망했다.

《너무합니다. 사위도 자식이나 같은데 마지막길이야 바래주었어야지요.》

그때 마음속 고뇌를 달래듯 담배연기를 말아올리는 박영식의 눈귀에는 물기가 내배여있었다.

《내 딸한테도 사위한테도 죄를 지었습니다.》

침통하게 뇌이는 그 말을 들으며 리대철은 가정사보다 공장일을 더 중시한 박영식의 인간됨됨에 머리를 숙이였다.

마침 잘되였다.

이번 기회에 세천에 보내여 푹 휴식을 하게 하자.

《그럼 가서 마그네시움은 차편에 실어보내고 비서동진 떨어져서 동서도 만나보고 며칠 푹 쉬고오십시오.》

《알겠습니다. 허, 오래간만에 호강을 하게 됐군요.》

공장에 재고량으로 있던 마그네시움을 차에 실은 박영식은 그날로 세천으로 떠나갔다.

그런데… 이튿날 순도가 100프로 되는 마그네시움을 싣고 돌아온 차에서 박영식이 내릴줄이야.

리대철은 물론 모두 깜짝 놀랐다. 지금쯤 오래간만에 만난 동서와 회포를 나누며 휴식을 할줄 알았는데 이 무슨 일인가.

알고보니 세천에 동서가 있다는것은 거짓말이였다.

어쩌면 그럴수가 있는가고 나무람하는 리대철을 보며 박영식은 허허 웃었다.

《어찌겠습니까. 분과 초가 귀한 때에 지배인동무를 보내겠습니까, 기술자들을 보내겠습니까. 이런 일엔 무재간인 내가 적임자지요, 허허허.》

박영식은 이런 인간이였다.


38

요즘 선월은 식음을 전페하다싶이 하고 울적한 나날을 보냈다.

요전날 집에 왔다가 글 몇자 써놓고 간다는 인사도 없이 바람처럼 사라진 정향의 처사에 격분한 윤상배는 그날 성이 독같이 나서 노발대발하였다.

《배은망덕한 년, 이제껏 호강시키며 키워놓았더니 뭐가 어쩌구 어째? 제 애비가 역적으로 보인단 말이지. 맘대로 하라구 해. 그까짓 딸년 하나 버린셈치면 되는거지.》

입에서 구렝이가 나가는지 뱀이 나가는지 망탕 씹어대는 남편을 보는 선월은 기가 차서 야단을 해댔다.

《아니, 당신 그것도 말이라구 해요? 철없는 애의 글 몇자 놓고 딸을 버린셈치겠다구요? 그게 제정신있는 소리예요, 예? 제 보기에도 지금 당신 하는 일이 옳은것 같지 않아요. 마음이 불안한게…》

《뭐, 뭐요? 당신이 알면 얼마나 안다구 그런 소릴 해? 주제넘게. 집안에 박혀있으면 허튼 생각말구 방걸레라두 한번 더 치오. 록화기나 보구.》

《예?》

억이 막혀하는 선월을 쏘아보던 상배는 자신이 지나쳤음을 느낀듯 입을 봉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것은 수십년동안 함께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생긴 불화였다.

채 닫기지 않은 문가쪽을 실성한 사람모양 멍해서 쳐다보는 선월의 가슴은 찢어지는듯 아팠다.

그렇게 나간 남편은 며칠동안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저녁시간마다 전화로 안부를 묻는 정도였다.

거치른 사막에 홀로 남은듯 한 선월의 량볼로 쩝쩔한 눈물이 줄지어내리였다.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고 단란하다고 자부하였던 집안이 이 무슨 재변인가.

여적 남편이 하는 일에 대하여 다 옳다고만 여겨온 선월은 집안에 사치한 물건이 생기고 주머니가 빌사이 없이 채워지는 돈이 무역일군인 남편이 정정당당하게 벌어들이는것으로 여겨왔었다.

그런데 집에 왔던 정향이의 말을 들어보니 이번에 남편이 하는 일이 안개속처럼 뿌연게 마음에 걸리였다.

남편의 립장에 서보면 온 나라의 관심속에 일떠서는 창전거리건설이 끝난 후 살림집들에 리용할 뽐프를 수입해오는것은 그 어느 일개인의 주장이 아니라 국가적인 대책이겠는데 그걸 놓고 누가 시야비야한단 말인가 .

한편 정향의 말을 음미해보면 동주뽐프공장에서는 자체의 힘과 기술로 얼마든지 만들수 있는데 무엇때문에 귀한 외화를 탕진하면서 (그것은 정향이의 표현이였다.) 사오겠는가 하는것인데 그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선월은 지금 경제강국건설에서 자금 한푼한푼이 얼마나 귀한지 모르지 않는다.

더구나 우리 자체의 힘으로 만들수 있는 설비나 제품은 수입하지 말라는것이 당의 요구가 아닌가.

생각만 하여도 온몸이 졸아드는듯 싶었다.

이제라도 남편을 설복하여야 하지 않을가. 하지만 늦은것 같았다.

딸의 진정을 무시한 남편이 자기 말이라고 귀를 기울일텐가. 남편을 돌려세운다는것은 바람난 차를 멈춰세우기보다 힘들것 같았다.

다음은 그 문제의 뽐프때문에 아버지와 딸사이에 생긴 장벽이였는데 지금같아서는 영원히 허물수 없을것만 같았다.

정향이가 쪽지편지에 뭐라고 썼던가.

행복은 정직하게, 성실하게 일할 때 이루어진다고 했지.

정향의 유치원시절이 생각났다.

어느날 유치원에서 돌아온 정향이가 선월의 품에 매달리며 물었다.

《어머니, 우리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사람이 행복하려면 정직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게 무슨 소리나요?》

《응… 그건…》

예상외의 질문이라 선월은 인차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생활에서 자주 하는 말이고 많이 듣는 소리였지만 철없는 딸이 리해할수 있도록 가르쳐주자니 생각을 깊이 해보아야 하였다.

행복하려면 정직해야 한다. 어떻게 말을 해주어야 리해할가.

《응, 그건 남을 속이지 말며 남의 물건을 욕심내지도 말고… 그리고 자기가 할수 있는 일을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해야 하고… 하여튼 그 의미는 수없이 많단다.》

머루알같은 눈을 깜빡거리며 선월을 빠끔히 쳐다보던 정향이가 알겠다는듯 고개를 까닥거렸다.

자라면서 정향은 정직하게 살기 위해 애썼다.

아버지가 무역일군이여서 외국에 출장갔다가 사다주는 물건은 우리 나라것도 좋은데 싫다며 받지를 않았다.

남들이 쓰지 않는 사치한 물건을 쓰면 사람의 값이 올라가는것이 아니라 오히려 깎인다면서…

중학교를 졸업할 때 남편은 정향이를 외국어대학에서 공부시켜 외국에 내보낼 의향을 비쳤었다.

그때 정향은 나는 위대한 장군님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실력있는 대학이라고 높이 평가하시는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공부하여 사회주의강국건설에서 빛이 나는 일을 하겠다며 아버지의 요구를 거절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향은 언제한번 아버지의 의향과 요구를 귀담아 들어본적이 없었다.

그때문에 남편은 이따금 정향을 두고 자기 피를 받은 애같지 않다고 하여 사람을 웃기군 하였다.

대학에 입학하여 세상을 보는 눈이 트인 정향은 어머니의 일에 간섭하기 시작하였다.

남들보다 색다른 물건을 쓰고 색다른 옷을 입으려고 하면 우리 나라 상품도 좋은것이 많은데 하필이면 왜 남의것을 탐내는가고, 그것은 자존심이 없는 표현이라고 속상해하였다.

여하튼 정향은 특이한 애였다.

물먹은 솜처럼 나른해진 몸을 겨우 일으켜앉은 선월의 정기없는 눈길이 맞은편 벽에 걸려있는 사진액틀에서 멎었다.

호함진 꽃다발에 싸인 얼굴에 환한 웃음을 한가득 담고 찍은 정향의 사진이 선월을 마주보고있었다.

저 사진은 남편이 정향이가 대학을 졸업하던 날 딸의 졸업사진은 자기가 직접 찍어주어야 한다며 일부러 대학에까지 찾아가 찍어준것이였다. 그날 정향은 얼마나 기뻐하였던가.

세상에 우리 아버지가 제일이라고 하였었지.

이윽토록 딸의 모습을 보느라니 이제라도 정향의 마음을 돌려세울수 있지 않을가 하는 실낱같은 기대가 머리를 쳐들었다.

부모자식간의 의견상이는 모래불에 찍힌 어지러운 자욱이 파도에 지워지듯 한다지 않는가.

선월은 책상에로 팔을 내뻗쳐 손전화기를 집어들었다.

인차 정향이가 나왔다.

《어머니, 저예요.》

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선월은 불쑥 눈물이 솟구쳤다.

《정향아, 그날 그렇게 가는 법이 어디 있니?》

《엄마, 미안해. 달리는 할수 없어서 엄마가 노여워할줄 알면서도 집을 떠났어.》

순식간에 달아오른 흥분을 가까스로 눌러앉힌 선월은 담담히 말을 이었다.

《정향아, 난 너의 처신이 리해 안되는구나. 아버지가슴에 그렇게 못을 박는 법이 어디 있니?》

《아니예요. 어머니, 아버지는 지금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을 한다는 외피를 쓰고 아니해야 할 일을 하고있어요. 우리 나라에서도 얼마든지 만들수 있는것도 무턱대고 다른 나라에서 들여오겠다는 사람은 민족적자존심도 애국심도 없는 사람이예요. 아버지가 바로 그런 사람이란 말이예요.》

서슴없이 하는 정향의 말에 선월은 가슴이 두방망이질을 하였다.

《야! 너 그게 무슨 말본때냐.》

《난 그렇게밖에 말할수가 없어요. 명백한것은 이제라도 아버지가 여기 동주뽐프공장 로동계급이 하자는대로 하면 되는거예요. 그것은 당의 요구이니까요. 그러면 떳떳할수 있고… 기어코 자기 주장을 고집한다면 나라에 죄를 짓게 될거예요.》

《뭐라구?!》

그 말이 선들선들 날이 선 비수가 되여 가슴을 쿡 찔렀다.

어쩌면 경망스럽다 할 정도의 딸의 훈시질에 선월은 그만 리성을 잃다싶이 하였다.

《야, 무슨 계집애가 그렇게 독살스러우냐? 아무 말이나 탕탕… 못쓴다, 못써. …》

《나에 대해 별말을 다해도 좋아요. 어머니, 난 자식으로서 아버지가 나라의 존엄을 지키기를 바랄뿐이예요. 그리고 우리 집이 행복하기를 간절히 소원하는거구요. …》

정향은 전화를 끊었다.

선월은 미여지는듯 한 가슴을 움켜쥐고 방바닥에 쓰러졌다.

그 서슬에 그의 손에서 미끄러진 손전화기가 저발치에서 나딩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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