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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총대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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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0-12-20 17:06 조회5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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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불멸의 향도》

장 편 소 설 총대


박 윤

( 제 34 회 )

제 5 장

6

김정일동지께서는 포대경으로 전방을 바라보시였다.

《그래 결전진입할 부대를 누가 지휘하오?》

《한철준참모장동무입니다.》

리평해의 목소리에는 애정과 자부심이 비껴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반색을 하시며 미소를 지으시였다.

《아, 철준동무!… 그 부대 병사동무들이 보고싶구만. 시간이 얼마 남았소?》

리평해가 야전시계에 눈을 가져가며 보고드리였다.

《…시간이 없구만. 하지만 그 동무들은 해낼거요. 우리 병사들을 믿읍시다!》

훤하게 트인 북산강기슭 다리목지점은 아직 고요하였다. 숨가쁜 시간이 더디게 흘러갔다.

쌍안경으로 그쪽을 지켜보던 유진성이 리평해를 바라보며 실망어린 표정을 지었다.

《사령관동무, 시간이 거의 됐구만. 어찌된 일이요? 이 시각에 동무네가 결전진입을 못하게 되면 승리적인 작전은 기대할수 없소.》

그 순간 포대경을 들여다보시던 김정일동지께서 《저게 뭐요?》하시며 가벼운 탄성을 지르시였다. 땅크 한대가 재빛숲속에서 살같이 달려나와 다리쪽을 향하여 공격출발계선을 통과한것이다.

《장군님, 한대뿐입니다.》

유진성이 아쉬워하며 말씀올리자 김정일동지께서는 허리를 펴시고 리평해를 돌아보시였다.

리평해가 한철준참모장이 탄 지휘땅크라는것을 보고드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가볍게 머리를 끄덕이시였다.

《지휘땅크라… 지휘땅크가 제 시간에 결전진입했으니 한철준동무네가 장해!》

《최고사령관동지, 저길 보십시오!》

리평해가 김정일동지의 야전복소매를 허물없이 잡으며 환희에 넘쳐 소리쳤다.

선두땅크가 북산강다리를 향하여 드세찬 불을 뿜는것과 때를 같이하여 수많은 땅크들이 숲길에서 엇갈려 벗어나오며 사격을 시작했다. 삽시간에 북산강다리부근은 화염과 포연에 잠겨버렸다. 격전의 장엄한 서곡이 시작된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일군들을 돌아보시며 만족한 미소를 지으시였다.

《보시오. 우리 병사들이 어떤 영웅들인가. 사실 작전이 제2방안으로 넘어갈 때 신발고지를 제시간에 넘지 못할것이라고 우려한 일군들이 적지 않았소. 하지만 우리 병사들은 해냈거든! 정말 장하오!》

강무전소장이 한걸음 나서서 우회속의 우회를 과감히 진행한 로정과 리만순정치위원과 최명진분대장의 위훈에 대하여 자세히 말씀올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흥분으로 달아오른 강무전의 굵은 목과 너부죽한 얼굴을 바라보시며 한동안 아무 말씀도 없으시였다. 그이께서는 잔디가 파랗게 살아있는 흉장을 짚으시였다. 밤새 내린 궂은 비에 잔디도 땅도 아직은 푹 젖어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최고사령부 작전지휘성원들쪽으로 돌아서시였다.

《최남호동무가 왜 보이지 않소?》

《최고사령관동지, 부국장동무는 지금 주타격방향인 로영진부대에 내려가 그들의 훈련을 지도하고있습니다.》

리평해사령관이 눈시울을 떨며 나직이 말씀드렸다.

《음, 아버지와 아들이 한 전호에서 이 준엄한 행군을 하고있구만. 이게 우리 선군시대의 군인가정이지. 내 보기엔 최남호동무네 가정이 남들이 배울만 한 군인가정이요. 최명진이는 내가 파악이 있는 군인이요!…》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의 모습을 상기하시였다. 가슴이 알싸하게 자극되시여 답답하시였다.

《그런 병사를 키워낸게 지휘관들이거든. 리만순정치위원동무도 내 기억속에 깊이 남아있는 충직한 정치일군이요. 지난해말이요. 내가 군부대 부대장들과 정치위원들을 만나보고 떠나려던 때였소. 모든 일군들이 내 손을 잡고 우리 부대에 꼭 오십시오 하더란 말이요. 그런데 이 강무전동무곁에 서있던 리만순동무가 날보고 뭐랬는지 아오?

〈최고사령관동지, 우리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우리 부대에 오신것으로 알고 싸움준비를 더 잘하겠습니다.〉

철령을 넘으며 내내 그 동무의 마지막말이 생각나서 어디 그냥 갈수가 있어야지. 그래 되돌아서서 그곳 부대를 찾아갔던거요. 눈이 강산같이 내린 때였소. 그런데 신기한건 군부대를 떠나서 그곳 부대까지 되돌아간 거리가 신통히 216km였단말이요. 허허허, 이 최고사령관은 병사들과 한운명이라는걸 숙명적으로 시사해주었다 할가.

그날 리만순정치위원이 직접 지도한 중대예술소조공연을 보았드랬지. 병사들이 마감에 그만 대사실수를 하였소.

김창모라는 땅크장이 맡은 대사였소. 청진내긴데 여간 아니요. 그 대사가 뭔가 하면 요즘 동무들이 자주 외우는〈당신이 없으면 조국도 없다〉인데 당황한 중사동무가 그만 합창시의 그 부분에서 딱 막혔다가 문득 웨친다는것이 〈최고사령관동지, 당신이 없으면 조국도 없고… 중대도 없고, 나도 없습니다.〉라고 했거든.

김창모중사는 어쩔바를 몰라하고 리만순동무가 당황해할 때 우리는 그 말에서 큰 충격을 받았소. 난 리만순동무에게 말했지.

〈허허, 정치위원동무. 내가 왜 힘들 때마다 철령을 넘어 병사들을 찾아오는지 아나? 바로 저 소리를 듣자는거요!〉

리만순이! 그 정치위원에 그 병사들이요. 유진성동무! 빨리 해당 부문에 지시해서 이들을 원상회복시켜 자기 대오에 떳떳이 서게 해야 하오!》

《알았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돌파구가 형성되고 강기슭에서 부대의 한개 구분대가 다리도하를 시작하자 상대측은 기본도하장으로 예견했던 중류지점에서 일부 력량을 급히 그쪽으로 보강했다. 하지만 아직도 중류지점의 방어화력은 조금도 약해지지 않았다.

《리평해동무, 동무네가 강력한 력량을 불의에 긴급이동시켜 다리쪽을 장악하고 도하를 시작했지만 〈방어선〉이 약해진것 같지 않아? 기본도하가 불가능한게 아니요?》

김정일동지께서 의미있는 시선으로 리평해를 띄여보시자 유진성이 주석을 달았다.

《그렇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제2작전방안은 실패를 면치 못하게 되였습니다. 우리의 예비대를 돌려야 할것 같습니다.》

《예비대라…》

김정일동지께서는 문득 시계를 들여다보시였다.

리평해가 엄숙한 자세로 김정일동지를 바라보며 침착하게 말씀올렸다.

《최고사령관동지, 유진성대장의 말이 옳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의 가르치심에 립각하여 작성한 대응전술인 제3작전방안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 말씀하시였다.

《좋소! 결심대로 집행하시오!》

리평해사령관은 절도있게 자기 위치로 돌아가 각 타격부대들에 제3방안으로 넘어가 일제히 결전진입할데 대한 명령을 하달했다.

이윽고 다리부근이 아닌 여울목과 하구쪽에서 위장했던 장갑차, 땅크들이 일제히 전투서렬을 편성한후 선견대로서 강을 도하하기 시작했다. 때를 같이 하여 강력한 비행대가 하늘을 까맣게 덮으며 한발 먼저 타격지점인 다리목과 비행장과 포진지, 주요군사시설들을 타격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포병대의 지원밑에 여러개의 타격부대가 다리목으로 기세있게 몰려들었다. 급작스러운 장갑보병의 진출이 전개되자 상대측 방어선은 더 견디여내지 못하고 력량을 일제히 다리목돌파지역으로 이동시켜버렸다.

긴장한 눈길로 전방을 감시하던 리평해사령관이 드디여 아끼고아꼈던 예비대를 주타격방향으로 전환된 중류지역에로 밀어넣었다.

장엄한 기계화타격집단의 도하가 시작되였다. 먼저 강을 도하한 선견대의 뒤를 따라 예비대로 증강된 강력한 철의 대오가 강행도하를 시작하였다.

주타격방향의 기계화집단들은 강을 도하한 기세로 그냥 공격출발계선을 지나 멈춰서지 않고 돌진하여 결전진입계선을 통과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시계를 들여다보시였다. 그것은 최고사령부가 지적한 결전진입시간이였다.

이 장엄한 강행도하가 절정에 이르자 다리목쪽의 방어선이 갈팡질팡하며 다시 성글어지였다.

로영진이 지휘하는 부대도 이 틈을 타서 일제히 다리도하를 끝마친 후 급속히 전략도로를 따라 타격지점의 배후로 진출하였다. 퇴로를 차단하려는것이다.

땅크들과 장갑차 그리고 방사포들이 한데 어울려 아직 비행대의 타격이 끝나지 않은 《기지》의 대상물들에 집중적인 포화력을 들씌우며 《시내》로 전진하고있었다. 쉿쉿 불줄기들이 날아가고 재빛창공에서 파렬탄들이 벙긋거렸다. 각이한 철갑대오가 멈춰섬이 없이 일제히 불을 토했다.

가상적인 《기지》는 불바다로 변하였다.

화염과 연기가 치솟아오르고 포성과 폭음이 드넓은 대지를 흔들었다. 강물은 물기둥, 물보라로 온통 끓어번지고 땅과 하늘이 불탔다.

최고사령관기를 앞에 날리며 장갑포병들이 돌격선에 들어섰다. 만세의 함성이 들려온다.

그 순간 어디선가 장중한 음악이 터지더니 하늘땅을 뒤흔드는 노래소리가 도하장에 메아리쳤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포대경을 돌려 익측을 바라보시였다. 순간 그이의 입가에 미소가 어리였다.

조선인민군공훈합창단 성원들이 전방지휘소 옆언덕에 진을 치고 기운차게 혁명군가를 목청껏 부르고있었다. 그이께서 훈련후 병사들앞에서 할 공연임무를 몇시간전에 주셨는데 어느새 현지에 도착했다. 고성능음향설비에 실려 장엄한 군가는 전장으로 메아리쳐가고있었다. 그것은 일어서는 노도같고 높이 솟은 산악같고 설레이는 밀림같았다. 군가에 발을 맞추어 병사들이 진격하고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가야 할 혁명의 길에

김정일동지께서는 눈굽이 뜨거우시였다.

(동지들, 공훈합창단의 나의 동지들! 고맙소! 동무들은 나와 함께 이 준엄한 선군혁명시대의 폭풍을 헤치고있소.

동무들은 나와 함께 총대를 높이 들고 병사들을 위훈에로 부르며 승리의 길을 걸어온 선군시대의 동지들이요!… 그래! 바로 여기 철의 대서사시가 펼쳐지고 나의 총대인 병사들의 전투적랑만이 넘치는 전선이야말로 저런 힘있는 군가가 울릴 곳이다!)

포성과 만세의 함성, 힘찬 혁명군가에 놀란 뭇새들이 고요하던 숲에서 튕겨올라 하늘을 날아옌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유진성과 리평해를 돌아보시였다.

《유진성대장동무, 아까 우리의 예비대에 대해서 언급했지요? 바로 저 공훈합창단이 가장 중요한 작전에 인입하는 나의 전략적예비대입니다!》

《?!…》

유진성의 얼굴은 격정으로 검붉어지고 가슴이 세차게 오르내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주런이 늘어서서 철과 불이 부딪치는 거창한 광경을 주시하는 인민무력부 책임일군들과 군사령관들쪽으로 돌아서시였다.

《어떻습니까? 차수동무들, 사령관동무들, 작전이 비교적 최고사령부의 의도에 맞게 진행되는것 같습니다. 군부대가 우리의 구상과 의도를 작전실천에 대담하게 구현하였습니다. 현대전은 립체전입니다. 이 동무들은 종래의 기존공격방식에서 대담하게 벗어날데 대한 당의 주체전법을 관철하는데서 돌파구를 열었습니다. 재래식잔재를 털어버렸단 말이요. 타격력량을 새롭게 형성하고 공격출발계선과 결전진입계선에서 지난 기간 굳어져있던 낡은 틀을 마사버렸습니다. 실지 전쟁이 시작된다면 전격전으로 넘어가야 하며 장갑부대들을 결정적인 돌파단계에 리용하여 전선이 고착되는 일이 절대로 없어야 합니다. 이러한 작전전술적의미에서 오늘의 군부대의 군사행동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를 하는것입니다.

군사예술이란 하나의 창조이며 탐구입니다.

작전형식에서만이 아니라 작전수행에서도 이들은 비상한 탐구와 창조성을 발휘하여 우리가 의도적으로 불의에 조성한 정황에 맞게 가장 과학적인 대응전술을 세워 타격작전을 빛나게 장식하였습니다. 이 과정은 지휘관들의 작전전술능력을 보여주고 평가하는 하나의 두뇌전이였으며 병사들의 혁명적군인정신이 높이 발현된 실전의 나날이였습니다. 최고사령부가 내린 작전시간을 엄수하기 위해 장병들이 발휘한 위훈과 대중적영웅주의는 정말 우리 건군력사에 남을만 한 귀중한 경험이요. 나는 오늘의 기동타격훈련을 원만히 수행한 군부대장병들에게 최고사령관의 이름으로 감사를 줍니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일동지의 감사의 말씀이 확성기를 통하여 훈련장에 전달되자 공훈합창단의 우렁찬 환영곡이 천지를 진감하였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일동지 만세!》

《위대한 김정일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혁명의 수뇌부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결사옹위! 김정일!》

봉명주소장은 한눈에 안기에는 너무나도 거창한 철과 불의 서사시를 흥분과 감동속에 바라보며 마음을 진정할수 없어 심호흡을 크게 하였다. 위대한 령장의 지도밑에 우리의 혁명적무장력이 올라선 그 높은 경지가 이 순간 젊은 장령의 가슴을 바다처럼 넓혀주고있었다.

우리 혁명군대의 위력은 붉은기 날리는 혁명의 수뇌부를 결사옹위하는 천만대오의 높은 정신력과 현대적인 공격과 방어를 완벽하게 겸비한 비상한 군사력, 작전전술의 놀랄만 한 창조성으로 그 백승이 담보되는것이 아니겠는가.

문득 페리일행과 함께 얼마전 오찬후 바다기슭을 산책할 때의 일이 떠올라 그는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봉명주는 동방례의지국의 전통을 살린다는 의미에서 우리 나라를 찾은 손님인 그들을 경치좋은 백사장으로 데리고가 점심 한끼를 차렸다. 그곳은 군대가 관리하는 위수구역의 호젓한 바다기슭이였다. 식사가 끝날무렵 자동보총을 멘 두 병사가 전투근무를 마치고 멀찌감치에서 철수하고있었다.

참섭으로 만든 어죽을 세그릇째 정신없이 비우고있던 리오타국장이 문득 봉명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봉장령, 한가지 청을 드려도 일없겠습니까?》

점잔을 빼고있는 페리에게 한창 색채가 진한 야담을 들려주던 봉명주는 옆을 돌아보았다. 관직에 따르는 륜리규범이 강한 페리가 마뜩지 않은 눈길로 리오타를 쏘아보았다. 옛 국방장관앞에서 버릇이 없다는 엄한 눈길이였다.

리오타는 한순간 주눅이 들었으나 이미 엎지른 물이였다.

《저기 가는 병사들 말입니다. 한번 당신네 북조선군의 사격술을 보고싶어 그럽니다.》

봉명주와 페리의 눈길이 지나가는 병사들에게 가서 멎었다. 봉명주의 속생각은 착잡하였다. 군사외교일군은 림기응변을 떠나선 존재할수 없다. 얼핏 보니 페리의 우멍눈에도 숨길수 없는 호기심이 찰랑거렸다. 봉명주는 옆에서 거들고있는 리천중좌를 급히 병사들에게로 보냈다.

중좌의 뒤를 따라 약간 당황한 표정의 중사와 초급병사가 급히 달려와 상관인 낯모를 장령앞에 차렷자세를 취했다.

《중사동무, 이 외국손님들이 우리 병사들의 사격솜씨를 좀 보았으면 하누만. 어떻소?》

《소장동지, 목표를 정해주십시오.》

눈이 맑고 중키지만 근육이 솟은, 넓은 어깨를 가진 중사가 미소를 짓고 물었다.

봉명주가 설명하자 리오타는 페리를 넘겨다보았다.

페리는 주위를 살피다가 백사장앞 바다물속의 기슭에서 얼마간 떨어진 목표를 가리켰다.

《사격준비!》

중사가 짤막하게 명령하자 초급병사는 그만 울상이 되였다.

《분대장동지, 저긴 참섭이 서식하는 곳인데…》

《됐소. 우리 인민군대의 위력을 보여줘야지.》

첫 순간 봉명주는 이들이 무엇때문에 총 한방 쏘는것을 놓고 주저하는지 리해할수 없었다.

리오타의 얇은 입가에 가벼운 조소가 지나갔다.

볼이 능금알같은 초급병사는 자동보총을 들고 목표를 겨냥하였다.

크지 않은 총성이 울렸다. 순간 눈앞에서 비상한 기적이 일어났다. 거대한 재빛물기둥이 치솟더니 이윽고 물보라가 사라지자 집채같은 목표는 순식간에 자취를 감춰버리고말았다.

놀란 페리와 리오타가 벌떡 일어나 넋을 잃은채 바다를 바라보고있었다.

봉명주도 속으로는 어지간히 놀랐으나 그냥 배포유하게 퍼더앉아 맥주병을 땄다.

《동무들! 수고했소. 자, 청량음료니 사양말고 마시오. 내 동무네 부대장을 만나 사과해야겠소. 이 알량한 손님들때문에 참섭만 녹아났단 말이요.》

군인들이 돌아간 후에도 리오타와 페리는 마치 추위에 시달린 사람들처럼 얼굴이 퍼래서 앉아있더니 빨리 평양으로 돌아가자고 독촉했다.…

전방지휘소밑에서는 리평해와 로영진이 강무전을 놓고 한참 시까스르고있었다.

《강동무, 아직도 동무네 부대를 놓고 불평할테요?》

《사령관동지, 동무네 부대라니요? 아직 전직관념으로 부르십니까?》

강무전이 목덜미가 뻘겋게 달아올라가지고 롱조로 받았다.

세 장령이 배집이 터지게 시원한 웃음을 터치는데 유진성이 허둥지둥 그들에게로 반달음쳐왔다.

《사령관동무, 급히 최남호동무를 찾아야겠소.》

《왜 그럽니까?》

리평해는 정색해서 말하는 상대방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최고사령관동지께서 말씀이 계셨소. 최명진동무가 상했는데 자신께서 직접 야전군의소에 가보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아버지를 보내야겠다고 걱정하셨소. 그이께서는 최남호동무차가 진탕에 빠져 말이 아니겠는데 자신의 야전승용차를 내주라고 당부하셨소.》

《뭐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리평해는 그만 충격에 젖어 그 자리에 굳어지고말았다.

리평해는 장령모를 벗고 땀에 젖은 머리를 손으로 비다듬었다. 아침바람이 지나가면서 머리칼을 시원하게 흔들었다.

그는 고개를 들고 파랗게 개인 여름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눈부신 태양이 먼 보라빛산악우로 기세있게 떠올라 누리를 비치고있다.

(최고사령관동지는 우리 모든 전사들의 태양이십니다. 태양이 수림을 비추일 때 그 수림전체만이 아니라 그 수림속의 한그루한그루의 나무들이 다 따사로운 해빛을 아낌없이 받습니다.

그래서 우리 전사들은 행복합니다.)

리평해는 시인적기질이 전혀없는 진중한 군인이였으나 이 순간만은 시인이 되여버리고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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