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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범 열사 장례식, “그가 목숨 대신 지키려 한 것은 노동자의 꿈과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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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3-12-25 12:17 조회4,9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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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범 열사 장례식, “그가 목숨 대신 지키려 한 것은 노동자의 꿈과 희망”

55일만의 장례...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노제 진행

윤정헌 기자 yjh@vop.co.kr
입력 2013-12-24 16:42:12l수정 2013-12-24 20:03:42
"55일 동안 그 차가운 냉동고 속에서 얼마나 추웠습니까.
이제 배고픔은 면하셨습니까.
또 동지들의 모습을 보기는 편해지셨습니까.
우리가 열사의 뜻에 도움은 되었습니까.
열사 가족들의 가슴에 맺힌 한을 조금이라도 풀어주었습니까.
삼성에 맺힌 한은 여기에 털어버리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날아가소서"


-권영국 변호사 조사 중-

'전국민주노동자장 장례위원회'는 24일 오후 1시 45분께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고(故) 최종범 열사의 노제를 진행했다. 고인이 자신의 차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지 55일 만이다.

이날 노제에는 유가족인 부인 이미희씨와 딸 별이,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동료 조합원을 비롯해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 민변 권영국 변호사, 민주당 우원식·은수미·장하나 의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노제는 천구를 시작으로 민중의례, 조사, 조가, 유족 인사, 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마지막 헌화는 마석 모란공원에서 진행하는 하관식에 참여하지 못하는 참가자 위주로 진행됐다.

고 최종범씨는 지난 10월 31일 유서를 통해 삼성전자서비스의 노동환경의 부당함을 알리며 향년 33살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금속노조는 "최씨의 죽음이 삼성전자의 불법적인 노조탄압과 생존권 말살이 부른 것"이라며 서울 서초구 삼성 본관 앞에서 무기한 노숙농성을 벌여왔다.

최씨의 장례를 중단하고 진행된 노숙농성 끝에 지난 21일 교섭권을 위임받은 한국경영자총엽회와 금속노조의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양자 간 합의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서비스는 23일 협력업체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협의 내용은 ▲협력업체에게 리스차 3000여 대 제공 ▲자차 사용 기사에게는 유류비 지원 ▲성수기 인센티브 지급 ▲컨설팅 지원 등이다. 또 최종범 열사 유족과 동료 노동자들에게 유감을 표명하기로 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사용자인 삼성전자서비스는 끝까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사용자임을 인정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서울시 서초구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진행된 고 최종범씨 노제
서울시 서초구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진행된 고 최종범씨 노제ⓒ민중의소리


"서른 세살 종범이가 지키려 한 것은 노동자의 꿈과 희망"

제일 먼저 조사에 나선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은 "우리의 최종범 열사를 학살한 살인마 이건희는 오늘도 이곳에 나오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앞으로 더 이상 학살자 앞에 머리를 조아리지 말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 가사처럼 당당하게 걸어가는 고 최종범 열사의 곁을 산자인 우리가 따를 것"이라고 투쟁 결의를 전했다.

함께 노조활동을 해온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라두식 수석부지회장도 "종범이가 서른 세살의 생목숨을 끊으면서 지키려 한 것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꿈과 희망이었다"며 "회사의 노예, 기계로 대접받는 노동자가 아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근로기준법을 보장받는 당당한 노동자의 모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라 수석부지회장은 "이제는 조합원 모두가 종범이의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해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며 "우린 종범이를 보내야 하지만 그는 항상 우리의 뜨거운 가슴 속에 꿈과 희망으로 남아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남편을 떠나보내는 슬픔에 쉽게 입을 열지 못하던 최씨의 아내 이미희(30)씨는 "처음 남편이 떠났을 때는 꿈만 같았지만 이제야 실감이 난다"면서 "한편으로는 남편을 잘 보내줄 수 있어 마음이 놓인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남편의 죽음이 작은 성과로 나타났지만 이것이 시발점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삼성서비스 직원분들이나 노조 분들이 끝까지 잘 싸우셔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노제를 마친 장례위원회는 오후 2시 40분께 출발해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 최씨를 안장했다.

앞서 전국민주노동자장으로 치러진 최씨의 장례는 이날 오전 8시께 천안의료원 장례식 발인을 시작으로 오전 10시30분 삼성전자서비스 천안두정센터 앞의 영결식으로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는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과 장례위원장인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가 조사를 낭독했다. 또 조가와 조시 등이 이어진 뒤 헌화가 진행됐다.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이 고 최종범씨의 노제에서 술을 올리고 있다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이 고 최종범씨의 노제에서 술을 올리고 있다ⓒ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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