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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저주의 대상이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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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족통신 작성일11-07-17 22:19 조회2,2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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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대자동차에 다니고 있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트럭을 만든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에 다니고, 자동차를 만드는 사람들이 모두 현대자동차 직원은 아니다. 현대자동차는 내가 현대자동차를 만들고 있는데도 자신들과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현대자동차에는 직영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고 하청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즉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공존하는 공장이 현대자동차다. 둘 다 똑같이 현대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처우는 완전히 다르다.

일을 할 때는 아무도 모른다. 똑 같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저 사람이 직영인지, 하청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월급날이 되면 서로의 표정이 다르다. 비정규직의 월급명세표는 정규직 노동자의 절반이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은 현대차의 복리후생을 적용받지 못한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자녀들의 대학 학자금을 모두 회사에게 지원받는다. 그러나 비정규직은 땡전 한 푼 없다. 우리 큰 아이는 가고 싶은 대학을 포기하고, 지역의 등록금이 싼 국립대학에 진학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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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과 함께 가장 서럽고 눈물나는 것이 병원비다. 정규직 노동자들의 가족은 아프면 2천만원까지 지원받지만, 비정규직은 모두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 아이들 셋을 키우면서 아파도 병원에 보내지 못하는 현실 앞에 피눈물을 삼켜야 했다.

공장에 처음 들어가던 날

현대자동차에 처음 들어간 날을 나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업체 관리자에 의해 작업장 한 구석으로 불려간 나는 허름한 케비넷에 널려 있던, 남이 신던 안전화를 골라 신어야했다. 냄새를 피해 고르다 보니 짝짜기로 골라 신었었다. 작업복 역시 남이 입다 남긴 헌옷이었다.

업체 관리자가 씨익 웃으며 한말이 이렇다.
“이렇게 입히니 이제야 작업자 같네.”

사청업체 사장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용하는 장갑, 귀마개, 토시 등 사소한 물품에서도 수량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면서 10원짜리 하나라도 더 뜯어내려고 눈들이 뒤집혀 있었다.

공장에 다니면서 수많은 차별과 설움을 겪고, 정규직 노동자들 앞에서 기가 죽어 생활하는 동료들을 보았다. 작업복을 정규직에게 얻어 입던 동료들, 업체 조.반장들의 반말에도 아무 말 못하고 행여 눈밖에라도 나서 다음날 나오지 말라고 하면 그 즉시 사라지던 동료들...

왜 이렇게 살아야 할까? 똑 같은 사람인데, 아니 똑같이 일하고 있는데 뭐가 다를까? 비정규직의 설움을 어찌 말로 할 수 있을까? 이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설움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이런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괴물이 되어 버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눈물의 원인은 현대자동차다. 현대자동차는 일단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엄연히 제조업에는 파견이 금지되어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고 파견 노동자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정규직으로 고용했어야 할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말이다.

쉽게 비유를 들어 말하자면 자기 욕망을 채우기 위해 불륜을 저질러 아이를 낳아 놓고 “나와는 상관없는 아이”라고 우기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7월 22일 대법원에서 2년 이상 근무한 사내하청 노동자는 현대차 정규직이라는 판결을 내렸는데도 현대자동차는 사과의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

현대자동차는 지금 이 시간에도 경제위기를 이유로, 신차 생산을 이유로, 자동화를 이유로 정규직을 비정규직 자리에 투입하는 가장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비정규직을 공장에서 쫓아내고 있다.

현대자동차 8천명 불법파견 사내하청

현대자동차는 2011년 현재 생산직 노동자 중 20.11%인 7,650명의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를 불법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2~3차 하청과 청소, 식당노동자들을 합하면 비정규직 노동자가 12,587명에 이른다.

2008년 가을 시작된 세계경제위기로 2009년 자동차산업에 위기가 다가왔으나, 이명박 정권은 폐차보조금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세금을 투입했다. 이로 인해 2009년에도 높은 매출액과 순이익을 올렸고, 2010년 경제위기에서 벗어나자 매출액과 순이익이 더 큰 비율로 늘어났다.

현대차는 매출액 15%, 순이익은 무려 78% 늘어났으나, 종업원은 153명, 0.27% 증가하는데 그쳤다. 당연히 정규직으로 채용했어야 할 자리에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불법으로 사용해 착취했기 때문이다. 기아차 역시 매출액 26%, 순이익 55%가 늘었으나 종업원은 도리어 25명이 줄어들었다. 결국 국민들의 세금은 고스란히 재벌들 일가의 곳간 속으로 쌓이고 말았다.

현대차의 이러한 막가파식 기업운영은 이윤에만 눈이 먼 천민자본의 모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 해 당기순이익이 5조원이 넘는 현대자동차의 회장 정몽구는 주주총회를 통해서도 수백억씩의 배당금을 챙겨간다.

정몽구회장의 9백 억짜리 전용기에는 정규직 노동자는 물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볼트와 너트가 되어 꽂혀 있는 것이다. 어디 정몽구회장만 그러한가? 정몽구 회장이 그 아비 정주영 회장한테 단지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엄청난 부를 물려받았듯이 정몽구 회장의 아들 정의선 역시 글로비스라는 회사를 30억에 설립하여 이른바 몰아주기를 통해 수천억 자산의 엄청난 회사로 불려 놓았다.

부당세습, 불법파견, 부당노동행위, 탈법, 탈세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비리와 불법이 현대자동차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25일 울산 1공장 점거파업의 기억

그러면 현대자동차의 이러한 만행에 가까운 불법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비참한 생활을 막을 수는 없는 것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착취와 차별에 시달리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003년부터 노동조합을 만들고 끊임없이 저항해 왔다. 그 과정에서 2004년 노동부로부터 불법파견이라는 판정도 이끌어 냈으며 그에 따른 파업과 투쟁을 끈질기게 해왔다. 결국 작년 7월 22일에는 대법원이 현대자동차에서 2년 이상 근무한 사내하청 노동자는 정규직이라는 판결을 끌어냈다.

그동안 차별에 분노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순식간에 노동조합으로 뭉치고, 투쟁이 시작되었다. 현대차 1공장 점거파업을 중심으로 1월 15일부터 시작된 이 싸움은 대한민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이 세상에 알렸고,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가 시험대에 오르는 계기가 됐다.

25일간의 파업 기간 동안 헌신적으로 연대한 정규직 활동가들, 간식을 걷어서 올려 보내고 십시일반 돈을 걷어서 올려 보낸 정규직 노동자들의 감동적인 연대도 이어졌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엄청난 힘을 받았고 이번에야말로 “기어이 정규직 사원증을 받아서 내려오겠다” 는 결의가 충천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노조내의 연대는 형편없었으며 심지어는 파업을 파괴하려는 움직임마저 시도되었다. 이러한 내부의 분열과 연대의 미약함으로 의기양양하던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의 파업은 25일 만에 중단되고 말았다.

다시 일어서는 비정규직 노동자

그로부터 7개월이 흘렀다. 내려올 때 다짐했던 2차 투쟁은 말만 무성했지 만들어지지 못했다. 울산의 비정규직노조 집행부는 난 데 없는 조합비 유용으로 중도 사퇴했고 전주와 아산 비정규직노조도 이견차이만 확인하며 전혀 투쟁을 조직하지 못하고 시간만 흘러갔다.

울산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나 집행부를 세우지 못하고 제대로 된 싸움도 만들어내지 못한 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활동가들의 집행부 구성을 둘러싼 이전투구는 조합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주었고 조직력 후퇴로 이어졌다.

다행히 최근 현대자동차 울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새로운 집행부를 결의했다. 현장에서 신뢰를 받는 간부들을 중심으로 빠른 시간 내에 지회장 선거를 진행하여 노동조합을 정상화하고, 2차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을 시작할 전망이다.

금속노조와 비정규직 투쟁본부는 불법파견 정규직화의 불씨를 다시 살려내기 위해 대법원 판결 1주년을 즈음하여 7월 18일 ‘비정규직 없는 공장 만들기 희망버스’를 출발시켰다.

대표적 정규직 0명 공장인 현대모비스 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불법파견의 대명사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불법파견 사업장, 그리고 비정규직 공장을 순회하며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결의를 다진다.

정규직에 연대를 호소함

7월 18일부터 23일까지 5박 6일의 순회투쟁은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전국의 사업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골고루 참여한다. 특히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에서는 비정규직 담당대의원들이 21일에서 23일까지 2박 3일을 참여하기로 결의했다.

이 번 순회 투쟁에 앞서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3개 공장 순회투쟁을 했다. 아산과 전주를 거쳐 울산까지 공동투쟁을 하면서 조합원들의 분위기도 많이 올라와 있다. 2차 불법파견 투쟁은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이 선봉에 설 것이지만, 현대자동차만의 투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현대자동차를 넘어선 전체 불법파견 사업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같이 일어서야 한다.

해당 사업장 정규직노조의 연대, 금속노조의 지지와 엄호,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함께 한다면 불법파견 투쟁은 승리할 것이다. 특히 현대차지부와 금속노조는 작년 투쟁의 패배를 거울삼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실제적으로 힘이 되어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연대를 조직해야 한다.

김형우(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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