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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세상을 어찌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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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하 작성일19-12-18 02:30 조회9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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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의 이아무개 선생의 글을 공유합니다.
자본주의 세상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곡예입니다.  다들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지냈기에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을뿐>


아이가 취직을 하다.

딸애가 취직을 했다. 전화를 통해 듣는 녀석의 목소리가 밝다. 1년을 준비해서 가까스로 취업한 것이다. 좋겠지...녀석이 취업을 하다니...나도 기뻤다.

녀석이 취업하는 걸 보니 옛날 내 생각이 난다. 대학 4년을 집에서 거의 경제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고 돈에 쫓기면서 살아서인지 취직되니 나 스스로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에 나 또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직장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문제는 연이어 등장하고 한 고비 넘으면 또 한 고비, 첩첩산중이었다. 난 6년반 만에 직장을 그만두었고 그 이후 힘든 고비를 여럿 넘기며 지금까지 살고 있다. 입에서 약간 단내가 난다.

내가 회사생활 할 때만 해도 직장 생활 오래 할 수 있었다. 내 동기들 대부분 부장은 했고 이사까지 오른 친구들이 있으니 대략 20여 년 이상은 한 셈이다. 요즘은 다른 모양이다. 이른바 신자유주의 시대, 노동자의 단결된 힘은 약해지고 해고는 쉽게 되었다. 해고는 한 개인의 절박한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해고되면 한두번 정도 자영업을 시도하는데, 그 한두번이 대개는 한 사람이 지닌 인적, 물적 자원을 모두 동원하는 것이라서 실패하면 이내 회복 불가의 곤경으로 내몰리는 것이다. 중산층의 삶과 노숙자의 삶이 종이 한 장 차이다.

쌓아놓은 재산 없이 오로지 몸뚱아리 하나로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세상에서 산다는 것은 얼마나 불안하고 위태위태한 일인가. 흔들리는 직장, 몇 안 되는 인맥, 든든한 배경이 되지 못하는 가족을 삶의 조건으로 해서 기나긴 삶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한달 한달 벌어들이는 월급이 곧 생존이 되고 자식들의 미래가 된다. 이런 삶조차 고마워해야 하는 시대다. 직장을 잡지 못한 청춘들이 거리를 헤맨다.

그렇다고 직장생활이 온실처럼 따사로운가. 경쟁해야 하고, 인사고과로 자신의 향후 행로에 결정적인 권한을 가진 상사의 눈치를 보아야 한다. 박봉을 쪼개 저축하여 치솟는 집값을 준비하고 태어날 자식을 교육을 준비해야 한다. 일이 적성에 안 맞고 회사와 상사의 부당한 갑질이 있어도 꾹 참고 견뎌내야 한다.

나는 자식들에게 재산을 남겨줄 만한 처지가 못 된다. 안쓰럽다. 오로지 아이들이 이 야박한 세월을 잘 견뎌내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랄 뿐이다. 한편 홀가분하기도 하다. 이제 녀석은 독립할 것이고 내 어깨의 짐도 그만큼 가벼워지는 것이다. 나도 이젠 피곤하다. 30년을 쉬지 않고 뛰었다.

녀석은 말했다. “아빠, 취업축하 겸 졸업축하 겸 선물 하나 사줘야지?” 나는 기분이 좋았다, 마지막 아닌가. 이제 용돈 줄 일도 거의 없다. “당연하지, 뭐 하나 사줄까?” “아이폰” 아이폰은 비쌌다. 뭔 상관이랴....한 녀석을 독립할 때까지 키워냈다는 생각에 홀가분하면서도 마음은 하염없이, 하염없이 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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