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대진연의 추모 공연은 이창기 동지의 시를 노래로 만든 ‘바보처럼 산다는 것’, ‘그런 사람’ , ‘벗’을 불러 추도식에 참가한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창기 동지가 생전에 늘 애정을 가졌던 어린이·청소년단체 ‘세움’ 학생의 결의 발언. 율동 ‘가리라 백두산으로’는 추도식에 참가한 사람들의 마음을 따듯하게 해주었다.
김수현 세움 학생은 “이창기 삼촌은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고 나보다 다른 사람을 아껴주는 사람입니다. 우리 학생들에게 책을 선물해주셨습니다. 어릴 때 만나서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추모집을 읽고 사진도 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내년에 통일선봉대도 가겠습니다. 내년엔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삼촌은 안 계시지만 통일이 되면 삼촌을 생각하며 평양과 백두산에 가겠습니다”라고 말해 힘찬 박수를 받았다.
박한균 기자가 대독한 김병길 자주시보 대표는 추도사를 통해 “과거는 망각 속에 묻힌다지만 동지에 대한 그리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만 갑니다. 정의에 대한 불타는 그 열정, 민중에 대한 따뜻한 사랑, 민족통일에 대한 절절한 갈망은, 그대의 온몸과 넋의 전부였습니다”라고 이창기 동지를 회고했다.
계속해 김 대표는 추도사에서 “불같이 뜨거운 사람, 억대같이 묵직한 사람, 그리고 비단같이 부드러운 이창기 동지여, 흐르는 세월이 낙엽처럼 쌓이듯이, 우리의 추억과 우정도 짙어갈 것이며, 나라와 민족에 대한 백옥 같은 그대 충정은, 우리들의 가슴속에 길이길이 간직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은진 국민주권연대 공동대표는 추도사에서 “마지막 숨을 놓을 때까지도 오직 조국의 미래만을 생각했던 이창기 동지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되었습니다. 이창기 동지가 병상에 있을 때만 해도 금방이라도 열릴 것 같았던 남북 정세는 올해 1년 내내 얼어붙은 채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이창기 동지가 평생 가졌던, 누구나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부러워했던, 그 낙관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공동대표는 “남북이 하나가 되어 자주독립 국가로서 평화와 번영, 통일조국을 만들어 가는 길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판문점공동선언, 평양공동선언을 비롯한 지금까지의 남북공동선언을 잘 이행하는 것이 길이 답입니다. 그 답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또 한 번 신발 끈 고쳐 묶고, 허리띠 질끈 매고 달려야 할 때입니다. 우리 함께 이창기 동지가 꿈꿨던 길, 그 길의 끝이 더 가까워지도록, 다시 달려갑시다. 그렇게 민족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겨줍시다”라며 투쟁을 호소했다.
장 공동대표는 “벌써 1년입니다. 이창기 동기를 잊지 않고 이창기 동지처럼 살아가자고 결의를 다지고, 다지고 있지만 시간은 벌써 1년이 지나갔습니다. 이창기 동지는 참 멋진 선배였습니다. 보고 싶고 만나고 싶은 동지였습니다. 이창기 동지는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고,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겨주었습니다. 우리는 이창기 동지처럼 살아가자고 합니다. 우리 민족이 승리하는 그날을 확신하며 우리 민족이 승리하는 그 길을 곧장 달려가자고 합니다. 우리 민족이 승리하는 그날, 우리 민중이 주인 되는 그 날은 우리가 사는 오늘 하루하루가 승리의 날로 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몫과 역할은 명확합니다. 민족이 요구하는 일이라면, 민중이 바라는 일이라면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무조건 해내야 합니다. 멋진 내일을, 행복한 내일은 함께 만들어 갑시다”라고 호소했다.
최예진 서울대학생진보연합 대표는 대학생을 대표해 결의 발언을 했다.
최 대표는 “흔들리지 않는 신념, 항상 넘치는 낙관과 승리의 기쁨, 그 안에서 함께 살아 숨 쉬는 동지애, 민중과 함께하는 삶이 그 안에서 꽃피는 투쟁들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벅찬 것인지 하나하나 배우고 얻어가고 있습니다. 그 속에 이창기 선배님이 항상 우리 곁에 계십니다. 우리는 반드시 이깁니다. 우리는 끝끝내 승리할 것입니다. 이창기 선배님처럼 이 승리의 순간만을 바라봅시다. 이 영광의 순간들 속에서 우리는 꽃 한 송이가 되어 꽃물결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이 됩시다. 이창기가 되겠습니다. 늘 이창기 선배님과 함께 민중들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사람들이 되겠습니다. 더 헌신하고 불태워 적폐 청산과 자주통일을 뜨겁게 외치고 실현하는 사람들이 되겠습니다”라며 결의를 다졌다.
추도식 마지막으로 유가족을 대표해 이창기 동지의 아내가 감사의 인사를 했다.
이창기 동지의 아내는 “당신을 보내고 모든 계절이 몸이 떨리고 한기를 느끼는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30년을 돌아보니 너무도 짧게만 느껴집니다. 그 세월 속에는 악전고투, 밤낮없이 열심히 살던 날들도 있고 더없이 행복하고 사랑했던 날들도 많은데 한순간에 모두 과거로 돌아갔습니다. 당신은 살아있어도 죽은 것처럼 살지 말고, 죽었어도 잊지 않으면 가치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창기의 시와 글은 비록 멈췄지만 새로운 계절이 오듯이 다시 멋진 시인과 후배들이 생겨나 통일의 노래를 울려 퍼질 것입니다. 추도식에 함께 해준 선후배, 동표들,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라고 말을 했다.
해와 달이 쉼없이 우리가 유명을 달리한 지 어느새 1년이 되었습니다. 가끔, 함께 서서 바라보던 창문 너머 앞산을 바라볼 때면, 바로 옆에 그대 서 있는 듯하고, 벽에 걸린 사진을 보아도, 금방 소리치며 달려올 듯하였습니다.
우리는 언젠가 그날, 경주 기림사와 감은사 터를 거닐면서, 찬란한 민족문화에 대하여 자랑을 함께 하고, 문무왕릉 바위가 잠겨 있는 동해의 망망한 대해를 바라보며, 민족의 양양한 앞날을 그리면서 같이 가슴이 부풀기도 했습니다. 지리산 청학동의 깊은 밤에는, 우리 현대사의 쓰라린 통한을, 술잔에 담아 나누며 가슴을 쳤습니다. 지금도 어쩌다가 동대구역 광장을 지날 때면,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의 그대 모습이 아련히 떠오르곤 합니다.
사랑하는 이창기 동지,
과거는 망각 속에 묻힌다지만 동지에 대한 그리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만 갑니다. 정의에 대한 불타는 그 열정, 민중에 대한 따뜻한 사랑, 민족통일에 대한 절절한 갈망은, 그대의 온몸과 넋의 전부였습니다. 격동하는 역사 속에서 '홍치산'으로 다시 태어나, 시대의 격랑에 몸을 던져, 사악한 불의를 무찌르고 정의를 구현코자, 필봉의 창검을 높이 들어 싸웠으니, 아, 정녕 장하고도 장합니다.
실로, 그대는 우리 민중이 낳아 키운 대장부이며, 우리 시대가 부르는 튼튼한 일꾼으로, 만 사람의 본이며 거울이었습니다.
이제 돌아보니, 그대 서 있던 자리, 너무나 넓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 오늘 남아있는 우리들이 꽉꽉 메울 것이며, 거기에 통일의 높은 깃대 세우고, 민족번영의 아름다운 화원을 가꿀 것입니다.
그대가 전력투신하여 만든 자주시보는, 고난을 이겨내며 계속 전진하고 있으며, 통일의 등대로 제 몫을 다하고 있습니다. 남북 선언에 대한 현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남과 북은 경색되고, 대외적 환경은 복잡해도, 민족의 통일 위업은 역사가 가리키는 화살표 따라 흔들림 없이 직선주로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창기 동지, 대답이 없어도, 애절한 정을 안고 다시 한번 불러보는 그리운 사람이여,
불같이 뜨거운 사람, 억대같이 묵직한 사람, 그리고 비단같이 부드러운 이창기 동지여, 흐르는 세월이 낙엽처럼 쌓이듯이, 우리의 추억과 우정도 짙어갈 것이며, 나라와 민족에 대한 백옥 같은 그대 충정은, 우리들의 가슴속에 길이길이 간직될 것입니다.
만단 시름 다 내려놓고, 부디부디 안식하소서.
<추도사>
-김은진 국민주권연대 공동대표
마지막 숨을 놓을 때까지도 오직 조국의 미래만을 생각했던 이창기 동지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되었습니다. 이창기 동지가 병상에 있을 때만 해도 금방이라도 열릴 것 같았던 남북 정세는 올해 1년 내내 얼어붙은 채입니다.
이런 정세가 올해 내내 이어지는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아직도 자주독립 국가로서의 위상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친일친미매국노들의 전횡이 어느 때보다 극렬합니다. 미군의 고위급 인사들이 연일 우리나라에 와서 한일관계에까지 간섭하고 있고 일본은 일본대로 우리나라의 요구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요구만을 들이대고 있는 형편입니다.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친일친미매국노들이 다시 정권을 뒤집으려고 발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이창기 동지가 평생 가졌던, 누구나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부러워했던, 그 낙관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저들의 발악이 거센 것은 그만큼 위기를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위기만큼 우리에게는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얼마나 잘 활용하여 하나로 뭉쳐 저 세력들을 몰아내는 데 모든 힘을 다 쏟는가의 여부가 이 땅 민족에게 어떤 미래가 열릴 것인가를 판가름할 것입니다.
이창기 동지가 살아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른 동지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매일 생각합니다. 그랬다면 자주시보를 통해 얼마나 많은 희망을 보여주고, 또 얼마나 강한 신념을 보여주고, 또 얼마나 좋은 길을 알려주었을까 생각하면 할수록 더욱 더 아쉽습니다.
작년 이창기 동지의 장례식에서 결심한 바가 있습니다. 이창기가 원했던 뜻을 이어받자고 말입니다. 그러니 저에게는 이창기 동지가 해왔던 것처럼 국민들에게 희망과 신념과 길을 보여주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지난 1년을 돌이켜봅니다. 정말 나는 결심대로 살았는가. 나름 노력을 한다고 했지만, 그만큼으로 충분했던가. 이창기 동지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온전히 쏟으면서 살았던가. 돌이켜보면 볼수록 부끄럽습니다. 때로는 대학생들의 투쟁을 보며 대리만족을 했고, 다른 동지들을 보며 위안을 삼았고, 발언을 하고 의견을 내며 집회에 참가하는 것만으로 스스로 만족했던 일들이 떠오릅니다. 동지라 여기고 설득하고 또 설득하며 나의 모든 것을 다 바쳐왔는가를 생각하면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또 이 자리에서 다시 결심합니다. 설사 지금까지의 노력이 부족했다 하더라도 나름 노력했으니 그만하면 잘했다가 아니라 아직 더 노력할 일이 무엇이 남았는가, 무엇을 더 해야 하는가를 찾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결심을 해봅니다. 내년 또다시 우리는 이 자리에 서겠지요. 그때는 지금보다 더 ‘이창기 동지’다운 사람이 되어 있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남북이 하나가 되어 자주독립 국가로서 평화와 번영, 통일조국을 만들어 가는 길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판문점공동선언, 평양공동선언을 비롯한 지금까지의 남북공동선언을 잘 이행하는 것이 길이 답입니다. 그 답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또 한 번 신발 끈 고쳐 묶고, 허리띠 질끈 매고 달려야 할 때입니다.
우리 함께 이창기 동지가 꿈꿨던 길, 그 길의 끝이 더 가까워지도록, 다시 달려갑시다. 그렇게 민족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겨줍시다.
마지막으로 다시는 이렇게 또 다른 동지의 묘소에서 추모사를 하는 일이 없도록 자신의 몸을 소중하게 여겨 주시길 바랍니다. 아직 동지들이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그 일을 못 할 지경이 되도록 자신을 혹사하지 말길 바랍니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바쳐야 할 자신을 병마와 싸우는데 쓰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자신을 몰아붙여서 해야 할 일을 못 하는 것만큼 억울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다시 한번, 자신의 몸이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우리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자신을 잘 챙기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