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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 표기방식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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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중동포 작성일13-05-18 16:18 조회2,1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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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 표기는 어떤 방식이 좋을까?
[통일문화 만들어가며](176) 남북의 통일된 표기법을 바라며
중국시민 icon_mail.gif
기사입력: 2013/05/18 [20:41]  최종편집: ⓒ 자주민보
 
[편집자 주: 이 글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에 대한 가치판단과 본지의 편집방향은 무관합니다. 다만 필자가 소개하는 북에 대한 정보를 통해 남북이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개합니다.]
 

[통일문화 만들어가며] 174편 “중국식 발음이냐, 우리말 한자음이냐?”(www.jajuminbo.net/serial_read.html?uid=12706&section=sc17) 가 댓글들을 여럿 이끌어낸 건 좀 뜻밖이었다. 한편 그 문제를 관심하면서 나름대로의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 있음을 알게 되어 기뻤다. 필자는 중국어만 거들었는데, 독자들의 토론이 다른 나라말까지 확장되었으므로 이제 외래어표기를 소재로 삼으려 구상했었다. 또한 어느 분이 “호랭이의 국문법이 쉽고 배우기 편하”다고 주장했는데, 이 역시 필자가 예상치 못한 반향이었고 “호랭이의 국문법” 이라는 말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가 조선(북한)의 문화어표기법을 가리킴을 깨달았다. 남북의 맞춤법비교가 혹시 무슨 법을 위반하지 않을까 고개를 기웃거렸으나, 조선에서 외래어를 표기하는 방식의 변화과정과 원칙들을 소개하는 정도는 별문제가 아니리라 판단했다.
 
몇 십년 동안 조선의 문화어규범이 여러 번 변한 것과 마찬가지로 외래어를 적는 방법도 변화를 가져왔다. 필자가 본 자료에 의하면 광복 후 상당기간은 외래어가 자연발생적표기상태에 처했다가 1969년에 나온 《외국말적기법》이 처음으로 규범화를 시도했다 한다. 그 뒤 1982년에는 새로 18개 나라의 외국말적기규정을 더 만들어 발표했고, 또 1985년에는 가장 많이 쓰이는 7개 나라 말을 따로 묶어 새로운 《외국말적기법》을 공포했는데 내용은 1982년의 해당부분과 같았다.
 
조 선의 《외국말적기법》은 발음대로 적는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는바, 다만 영어는 이전까지 인정해오던 버릇을 인정하지 않고 발음기호에 철저히 의거했다 한다. 《외국말적기법》이 다룬 외국말들은 중국말, 로씨야말(러시아어), 도이취말(독일어), 프랑스말, 영어, 일본말, 라틴말, 몽골말, 벌가리아말, 체스꼬말과 슬로벤스꼬말(지금은 2개 나라로 갈라졌으니까 언어도 2개로 구분해야 하지 않나 싶다), 뽈스까말(폴란드어), 알바니아말, 쓰르비야 및 쯔르나고라말, 노르웨이말, 단마르크말(덴마크어), 말라이말, 스웨리예말(스웨덴어), 핀란드말, 네데를란드말, 뽀르뚜갈말, 이딸리아말, 인도네시아말, 에스빠냐말(스페인어)과 아프리카말 (1), (2)로서 당시 국제정치환경과도 관계되는데 일부는 한국에서 별로 관심하지 않던 대상이므로 민족의 지적재보로서 한결 가치를 띌 것이다.
 
적기법(표기법)에서는 해당나라말의 글자를 조선말의 글자와 대응시키는 방법으로 적기법을 정했다. 다시 말해 중국어, 영어, 프랑스어, 몽골어, 벌가리아어와 같이 특징적인 말들은 그 말의 특성에 맞게 글자대응방법을 취하였다.
 
여기서 중국말단어는 중국말의 새 낱소리글자체계에 들어있는 글자들에 조선말글자를 대응시켰다고 밝혔는데, 이 “새 낱소리글자체계” 란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후에 확립된 발음, 표기체계에 근거하여 조선말한자음으로 1대1 대응을 이뤘다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중국어가 역사적으로 발음변화가 상당히 복잡한 만큼 옛날의 발음에 접근시켰던 옛날한자음표기법은 시대의 요구에 어울리지 않으므로 현대발음에 근거하여 상응한 조절을 했을 것이다. 이런 표기는 중국어개념들을 우리말의 음운체계 안으로 끌어들여 소화시킨다는 면에서 커다란 의의를 갖는다. 즉 말할 때 발음방식을 전혀 바꿀 필요가 없이 습관대로 발음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174 편에서 한국이 중국사람이름들을 발음대로 적는 방식으로 전환한 다음에 표기가 정확하지 못한 실제 사례들을 좀 거들었는데, 일부는 중국어병음표기를 영어발음식으로 이해한 탓임을 짐작할 수 있으나, 일부는 도무지 그 원인을 알 수 없다. 10여 년 중국의 최고지도자였던 江泽民이 병음표기로는 “jiangzemin”이고 발음은 “쟝저민”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줄곧 “장쩌민”이라고 표기하고 발음하니까 그런 말을 어느 중국인이 알아들을 수 있을까? 한자음표기방식대로 “강택민”이라고 한다면 발음이 편하고 이해하는데도 문제되지 않는다. 아무리 “장쩌민”이라고 말해보았자 중국인들이 이해하지 못할 바에는 아예 “강택민+통역/ 번역” 방식이 훨씬 합리하지 않겠는가. 필자를 비롯한 조선족들은 생활 속에서 한어로 된 개념들을 적잖이 사용하지만 10년 동안 중국의 최고지도자였던 胡锦涛를 거들 때에는 “호금도”라는 경우가 많지, “후진타오”라고 말하는 경우가 적다. 아마 발음이 까다롭고 길어지는 탓일 것이다.
 
조선의 외국말적기법에서 로씨야어, 도이취어, 일본어, 라틴어와 같이 별 문제가 특별히 제기되지 않는 언어들은 두 나라 말의 글자대응의 방법으로 표기문제들을 처리하였다. 그러나 영어와 같이 그 글자와 발음이 일치하지 않은 말은 국제발음기호를 거쳐 발음을 밝혀주는 방법을 취했다. 영어의 표기는 워낙 복잡하다. 원본인 영국식발음과 미국식발음에 차이가 있으니 어느 발음에 기준하느냐는 문제도 나서지만, 또 우리말, 우리글로 어떻게 표기하느냐도 남북이 일치하지 않으니 말이다. 미 국방장관을 맡았던 인물이 럼스펠드- 람스펠드 2가지로 표기되는 등 별치 않으면서도 이해의 부담을 늘이는 현상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할 것이다.
 
조선의 외국말적기법에서 비음이 특별히 발달되어있는 프랑스어는 영어에서 쓰던 발음기호에 비음기호를 더 첨부하여 처리하였는데 이는 지금까지 유지되는 모양이다. 몽골말과 벌가리아말은 로씨야말단어를 조선글자로 적는 법에 따라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각기 해당 민족어의 특성을 고려하는 원칙을 취하였는데, 지금은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잘 모르겠다.
 
1980년대에 정리된 적기법의 큰 틀은 지금도 바뀌지 않았으나 사소한 변화들은 생겨났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다른 나라들이 다 “유럽”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구라파”라고 한다면서 그렇게 부를 필요가 없다고 여러 차례 지적했다 한다. 외부에서는 걸핏하면 “독재”를 떠들면서 최고지도자의 말 한 마디면 뭐든지 즉시 변하는 듯이 그리지만, 사실 조선의 일이 그렇게 단순하게 벌어지지 않는다. 학술문제는 심중한 토의를 거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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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국가명 남북표기 비교 [정리= 중국시민]
자 료에 의하면 국어사정위원회에서는 언어학계와 사회계, 언론계 일꾼들과의 광범하고 심중한 토의를 거듭한 결과 1998년 9월부터 세계의 나라이름들을 바로잡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를 취하였으니, 중국, 미국, 일본, 영국과 같은 나라이름은 그대로 두고 역사적으로 중국어, 일본어표기의 영향을 받았거나 발음표기가 부정확했던 나라이름들은 그 나라 사람들이 말하는대로 고쳐 부르도록 규정했다. 오른쪽은 필자가 정리한 일부 나라이름 대조표이다.

나라이름의 표기는 걸핏하면 정치문제와 직결되는 법이다. 소련이 해체되어 생겨났고 2008년 여름에는 러시아와 잠깐 전쟁까지 벌렸던 나라를 중국에서는 “格鲁吉亚(거루지야)”라고 표기하고 우리말로는 “그루지아”로 표기해왔었는데, 미국에 사는 우리 동포들은 영어표기의 음에 비추어 “조지아” 혹은 “죠지아”라고 표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 나라 사람들이 “그루지아”란 러시아발음의 영향을 받았다면서 “죠지아”가 맞다고 주장한다니까, 어느 나라에서 어떤 표기를 따르는가도 어느 편을 지지하느냐는 민감한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 그 나라가 중국에는 특별히 요구하지 않은 모양으로 지금까지 중국에서는 “格鲁吉亚”를 쓰고 있다. 조선에서는 어떻게 표기하는지 자료가 부족하다.
 
동남아의 한 나라를 “미얀마”라고 부르느냐 “버마”로 부르느냐가 식민지 통치나 군사정권에 대한 태도와 관계된다는 건 잘 알려진 바이니 구체적인 설명을 줄인다.
 
한 국의 중국인이름표기에서 내비친 흠집은 다른 나라 인명과 지명표기에서도 드러나는데, 현지인들의 발음과 달리 영어식발음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이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예컨대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을 조선에서는 “뿌찐”이라고 적는데 이는 원래 음과 아주 가깝다. 그러나 한국에서 표기하는 “푸틴”은 어딘가 힘이 약해보이거니와 원래 음과는 상당히 틀린다. 한국에서 사는 러시아인들을 내놓고 “푸틴”이 누구를 가르키는가 알아들을 러시아인이 몇이 될지 의문스럽다.
 
나라이름, 사람이름, 고장이름들은 상대적으로 사용범위가 작은데, 생활 속에서 쓰이는 외래어들을 어떻게 표기하느냐는 중요한 문제로 나선다. 한국의 어느 여류정객이 미국에 가서 “오렌지”라고 말하니까 미국인이 알아듣지 못했으나 “어뤤쥐”라니까 알아듣더라고 미국식영어교육을 강조했다가 뭇사람의 공격을 받고 개꼴망신했는데, 미국은 둘째 치고 반도의 남과 북을 보더라도 서로 알아듣지 못할 외래어들은 얼마든지 있다.
 
컴퓨터- 콤퓨터 정도는 차이가 별로 없으니 괜찮다. 허나 탱크- 땅크는 그 물건과 내력을 잘 모르는 사람이 떠름해나기 쉽다. 탱크는 영어발음의 음역이고 땅크는 러시아어발음의 음역이기 때문이다.
 
우 리말에서 외래어는 19세기말부터 본격적으로 생겨났다고 알려졌는데, 몇 십년 동안은 일본어를 통하여 들어왔으므로 일본어식 외래어가 많았다. 광복 후에는 또 북에는 러시아어를 통해 많이 들어왔고 남에는 영어를 통해 많이 들어왔으며 다른 나라에서 생겨난 말들도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들어왔다. 조선에서는 외래어에 대한 정리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는바, 원래 어느 나라 말이었는가를 알아보고 그 나라 사람들이 발음하는대로 적는 원칙을 따랐다. 하기에 일본어식 외래어는 갈수록 사라져버렸다. 허나 원음발음표기를 원칙으로 삼는다고 해서 무턱대고 뭐나 똑같이 대한 건 아니다. 아래에 일부 사례들을 통해 구체적인 처리방법을 설명한다.
 
전에 러시아어를 통해 들어왔던 “안케트”, “아그레만”은 원어인 프랑스어의 발음대로 “앙케트”, “아그레망”으로 적었다.
 
그 러나 “땅크”는 영국에서 생겨날 때 불리던 “탱크”를 따르지 않고 러시아어를 통해 들어온 “땅크”를 계속 쓴다. 언젠가 필자는 이 문제를 조선사람과 토론했는데, “땅크”라고 말하면 굉장히 힘이 좋고 강한 인상을 주지만, “탱크”라면 어딘가 파삭 부서질 듯하여 약한 인상을 준다는 대답을 들었다.
 
또한 이미 오랫동안 널리 쓰이면서 굳어진 외래어는 굳어진대로 적도록 하였으니 그 실례로 “뻐스”와 “보이라”는 영어 “바스”, “보일러”에서 왔지만 굳어진대로 적는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버스”, “보일러”를 쓰는 것과 차이가 난다.
 
그렇지만 아무리 일정하게 굳어졌다 하더라도 일본말식발음색채가 진한 것들은 영어발음에 가깝게 고쳤으니 “레시바”, “히타”를 “레시버”, “히터”로 고친 것이 사례로 된다.
 
또 “몬따쥬”, “바레”와 같이 이미 굳어졌지만 한두개의 받침정도만 고치면 “몽따쥬”, “발레”등 원어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원어대로 고쳤다. 한국에서 영어의 영향을 받아 “몽타주”라고 표기하는 것과 달리 조선에서는 프랑스어 원음에 접근하기 위해 “몽따쥬”라고 표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음악과 관련된 외래어들은 될수록 그대로 놔두었다. 원래 음악술어들은 이탈리아어에서 많이 생겨났으나 라틴어나 영어를 통해 들어오면서 그 영향을 받았는데 굳이 이탈리아어식으로 고치면 일부 혼란을 줄 수 있기에 쓰던 대로 놔둔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나라 말이 원어인지 잘 모를 외래어들은 이미 알려진 그대로 쓰도록 하였으니 아주 특별한 경우에 해당된다.
 
다 른 하나 특별한 경우는 원어대로 적으면 발음하기 어려운 단어들의 표기법이다. 외래어를 원어대로 적는다고 하여 무리하여 정리하여놓으면 우리 말의 특성과 달라서 사람들이 발음하기 어려운 것들이 생겨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잘못 처리하면 사람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적기에서 통일성이 파괴될 수 있기에 이런 경우에는 발음하기 쉽게 하는 원칙에서 표기하도록 정했다는 것이다. 실례로 “글래디오울레쓰”, “머캐덤”이 정확한 표기이지만 그러면 발음하기 어려움으로 “글라디올라스”, “마카담”으로 적는다는 것이다.
 
조 선의 외국말적기와 외래어표기규정, 및 실제사용상황을 살펴보면 어느 하나의 원칙을 절대적인 존재(혹은 교조)로 간주하지 않은 점이 인상깊다. 중국, 미국, 일본, 영국 등 나라이름들은 원어발음에 따르지 않도록 특례를 허용한 것, 베트남(조선에서는 “윁남”이라고 표기한다)의 현재 지도자와 인물들의 이름은 음역표기를 하면서도 옛 지도자의 이름은 조선사람들이 익숙한 “호지명”(한국에서는 “호치민”이라고 표기하는데 아주 정확한 표기는 아니다)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사람들의 사용역사와 발음습관도 배려하는 점 등등을 중국식으로 표현하면 “不搞一刀切(뿌가오이다오체)”이다. 이 말은 두부모 따위를 한 칼로 자르듯이 획일하게 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외국말, 외래어 표기는 편리, 역사, 습관을 두루 고려하여 일정한 원칙 아래에서 일정한 특례를 유지하는 게 현명한 처사라고 생각된다. 필자가 중국인명과 지명의 우리말한자음표기를 찬성하는 것도 표기의 이런 특례가 역사를 잇고 이어나가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해서이다.
 
한국에서 존재하는 외래어의 범람현상은 이미 숱한 사람들이 지적한 바이니 굳이 거들 필요가 없는데, 조선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20세기 말에 나온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20세기 초반의 사람들의 말을 다듬는 등 불합리한 현상이다. 예를 들어 1980년대에 나온 예술영화《돌아오지 않은 밀사》는 1907년 헤이그밀사사건을 다뤘는데 육군중장 군복을 입은 민영환, 조선도포를 입고 갓을 쓴 의정부 참찬 이상설, 그리고 양복을 입은 이준이 민영환의 집에서 정세를 논의하고 대책을 상의하는 대목이 있다.
 
민영환이 “아, 그러니 바라볼건 구미렬강인데…”라고 말하니까, 이상설이 “구 미렬강이라 하시지만 구체적으로 말해서 영국은 일본과 동맹을 맺은 사이구, 로씨야는 패전했으니 이 두 나라는 말할 여지두 없는게구, 미국인데 미국은 이번 로일강화조약을 중재하면서 조선에 대한 일본의 지배권을 간접적으로 인정해주지 않았습니까?”라고 반박한다. 이에 이준이 동감을 표시한다.
 
구미렬강”을 한국의 두음법칙맞춤법대로 표기하면 “구미열강”이나 듣고 이해하기에는 별로 부담이 없다. 그런데 2009년에 출판된 백인준영화문학작품선 3- 《성장의 길에서》에 실린 시나리오에서는 두 번 모두 “유미열강” 으로 표기되었다. 앞에서 소개했다시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구라파”표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1998년에 외국이름과 대륙의 표기법을 수정하면서 조선에서 “유럽”을 표준표기법으로 삼았는데, 그 기준에 따라 옛 사람들까지 전혀 입에 담아본 적 없는 “유미열강” 을 운운하게 만들었으니 이런 신조어는 오히려 독자들의 부담을 늘인다. 조선에서는 정당과 기관, 단체, 기업, 학교들의 옛 명칭을 자료와 문예작품들에서 언급하는 경우 흔히 괄호 안에 “당시”라는 2글자를 넣어 표기한다. 예컨대 현재 “내각”이라는 개념을 쓰기에 전날의 해당한 개념 “정무원”을 거들 때면 “정무원(당시)”이라고 밝힌다. 위의 “구미렬강”같은 경우에는 해괴한 신조어를 만들기보다 “구미렬강(당시 유럽과 아메리카주의 여러 강국들을 일컫던 말)”식으로 설명을 다는 게 훨씬 합리하지 않을까 싶다.
 
조 선에서는 하도 철저하게 고쳐서 문제가 생긴다면, 한국에서는 고친다는 게 자꾸만 꼬리를 남겨 문제를 만든다. “구라파”가 “유럽”으로 바뀐 지가 몇 십 년 잘 되건만 “동구권”, “동구 사회주의나라”라는 말들이 심심찮게 나오는가 하면 “서구”, “서구형 미인”이라는 표현들이 거리낌 없이 쓰이는 등이다.
 
외국말, 외래어의 표기와 사용이 역사적으로 현실적으로 혼란한 상황이 자꾸만 한숨을 불러내는 판이라, 하루 빨리 현명한 통일표기법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2013년 5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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