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민련 이경원 전사무처장 위문편지 씁시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4-06-18 14:53 조회3,431회 댓글1건관련링크
본문
안동교도소에 계시는 이경원 전 사무처장님이 내년 5월31일 만기출소할 계획입니다
.
이제 남은 날이 몇년이 아니라 몇 달 몇 일로 바뀌었습니다.
애국적 동지에게 따뜻한 편지 한 장 어떻습니까...?
(760-600) 경북 안동우체국 사서함171 3020번
////////////////////////////////////////////////////
페이스 북에 올라온 범민련 글을 여기에 소개합니다.
이경원
오늘은 5월 말입니다. 5월까지는 봄이어야 하는데 날씨는 이미 여름의 한 가운데에 있습니다. 기온은 30도 중반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운동장에 나가면 불볕더위를 실감하게 됩니다.
작열한다고 해야 할지 이글거린다고 해야 할지 쨍쨍한 뙤약볕을 표현하기에는 모자란 것이 분명합니다.
모자란 표현이지만 이글거리는 태양을 보면서 진도 앞바다를 떠올렸습니다.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열 여섯의 가족들의 가슴이야 더 바짝바짝 타들어 가겠지만 쏟아지는 불볕은 또 얼마나 야속한지.
오늘도 청계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뉴스를 통해서 보았습니다. 당신이 이 나라의 주인이고 희망입니다. 오직 당신들만이 해당됩니다.
그렇게 5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오늘로 꼭 1년이 남았습니다. 오늘이 지나면 출소하는 날도 몇 년이 아니라 몇 개월로 셈 하게 됩니다. 3년이 흘러간 것 처럼 1년도 금방 지나갈 것입니다.
머리는 더 희끗해지고 주름도 늘었지만 더 밝은 얼굴과 더 진한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되어 출소하도록 하겠습니다. 더 넓은 품과 더 큰 꿈을 키워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더위에 몸 상하지 않도록 잘 돌보시기 바랍니다. 떨어져 있지만 늘 응원을 보냅니다.
2014년 5월 31일
안동교도소에서 그리운 마음을 담아서 띄웁니다.
-------------------------------------------------------------------------------------------------------------
다시 길을 떠난다
주는 밥 먹고
책을 보다가
잠시 신문을 보고
운동 다녀와서
다시 책을 보다보면
하루가 간다
그렇게 하루하루 보내다가
목욕하는 요일이 돌아오면 일주일
머리깍는 날이 돌아오면 한 달
사동 도우미가 바뀌면 두 달이고
사동 담당 교도관이 교체되면 네 달이라
그렇게 시간의 흐름을 담아낸다
밥 먹고 책 보고 운동장 나가는
변함없이 반복되는 일상도 살다보면
새싹이 돋아나와 꽃을 피우는 봄이 오고
꽃 지고 떼지어 제비 넘나들다가 신록이 일렁이면 여름이 온다
쏟아지는 폭염에도 숨을 곳 없는 감옥이지만
끝나지 안을 것 같던 긴 여름도
건들바람에 시들고 나면
산등성이 타고 붉게 물든 가을이 온다
창 밖으로 보이는 담장 너머 작은 숲에
하얀 눈꽃이 필 때
냉방에서 담요 한 장 뒤집어 쓰고 앉아
님 그리며 책장 넘기듯 해를 넘긴다
밖은 바람 잘 날 없는데
주는 밥 먹고 책이나 보는
쓸쓸한 하루가 가고
쳇바퀴 같은 나날도
어느새 세 번의 해가 바뀌고
지울 수 없는
내 생의 흔적으로 남았다
돌아보면
느린 듯 빠르고
긴 듯 짧았던
평안한 듯 고통이고
고통이면서 희망이 이는
찬란한 시련의 시간 동안
늦은 나이에도 키가 자랐다
창문 밖으로
한 마리 새가 스쳐 가듯
남아 있는 시간도 흘러가겠지만
나 이제, 시간의 굴레를 벗고
살아가는 동안
강물 같은 모습으로
다시 내 길을 떠난다
.
이제 남은 날이 몇년이 아니라 몇 달 몇 일로 바뀌었습니다.
애국적 동지에게 따뜻한 편지 한 장 어떻습니까...?
(760-600) 경북 안동우체국 사서함171 3020번
////////////////////////////////////////////////////
페이스 북에 올라온 범민련 글을 여기에 소개합니다.
이경원
오늘은 5월 말입니다. 5월까지는 봄이어야 하는데 날씨는 이미 여름의 한 가운데에 있습니다. 기온은 30도 중반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운동장에 나가면 불볕더위를 실감하게 됩니다.
작열한다고 해야 할지 이글거린다고 해야 할지 쨍쨍한 뙤약볕을 표현하기에는 모자란 것이 분명합니다.
모자란 표현이지만 이글거리는 태양을 보면서 진도 앞바다를 떠올렸습니다.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열 여섯의 가족들의 가슴이야 더 바짝바짝 타들어 가겠지만 쏟아지는 불볕은 또 얼마나 야속한지.
오늘도 청계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뉴스를 통해서 보았습니다. 당신이 이 나라의 주인이고 희망입니다. 오직 당신들만이 해당됩니다.
그렇게 5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오늘로 꼭 1년이 남았습니다. 오늘이 지나면 출소하는 날도 몇 년이 아니라 몇 개월로 셈 하게 됩니다. 3년이 흘러간 것 처럼 1년도 금방 지나갈 것입니다.
머리는 더 희끗해지고 주름도 늘었지만 더 밝은 얼굴과 더 진한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되어 출소하도록 하겠습니다. 더 넓은 품과 더 큰 꿈을 키워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더위에 몸 상하지 않도록 잘 돌보시기 바랍니다. 떨어져 있지만 늘 응원을 보냅니다.
2014년 5월 31일
안동교도소에서 그리운 마음을 담아서 띄웁니다.
-------------------------------------------------------------------------------------------------------------
다시 길을 떠난다
주는 밥 먹고
책을 보다가
잠시 신문을 보고
운동 다녀와서
다시 책을 보다보면
하루가 간다
그렇게 하루하루 보내다가
목욕하는 요일이 돌아오면 일주일
머리깍는 날이 돌아오면 한 달
사동 도우미가 바뀌면 두 달이고
사동 담당 교도관이 교체되면 네 달이라
그렇게 시간의 흐름을 담아낸다
밥 먹고 책 보고 운동장 나가는
변함없이 반복되는 일상도 살다보면
새싹이 돋아나와 꽃을 피우는 봄이 오고
꽃 지고 떼지어 제비 넘나들다가 신록이 일렁이면 여름이 온다
쏟아지는 폭염에도 숨을 곳 없는 감옥이지만
끝나지 안을 것 같던 긴 여름도
건들바람에 시들고 나면
산등성이 타고 붉게 물든 가을이 온다
창 밖으로 보이는 담장 너머 작은 숲에
하얀 눈꽃이 필 때
냉방에서 담요 한 장 뒤집어 쓰고 앉아
님 그리며 책장 넘기듯 해를 넘긴다
밖은 바람 잘 날 없는데
주는 밥 먹고 책이나 보는
쓸쓸한 하루가 가고
쳇바퀴 같은 나날도
어느새 세 번의 해가 바뀌고
지울 수 없는
내 생의 흔적으로 남았다
돌아보면
느린 듯 빠르고
긴 듯 짧았던
평안한 듯 고통이고
고통이면서 희망이 이는
찬란한 시련의 시간 동안
늦은 나이에도 키가 자랐다
창문 밖으로
한 마리 새가 스쳐 가듯
남아 있는 시간도 흘러가겠지만
나 이제, 시간의 굴레를 벗고
살아가는 동안
강물 같은 모습으로
다시 내 길을 떠난다
댓글목록
다물흙님의 댓글
다물흙 작성일
죄 하나 없이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죄 때문에
살아 가는 것
이 참 청결한 애국자님께 엽서 한장 띄우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