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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석] 100년의 퇴행과 민심폭발의 임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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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1-12-18 09:20 조회4,4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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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퇴행과 민심폭발의 임계점

한호석 (정치학 박사, 통일학연구소 소장)



1. 우리 사회를 100년 전으로 퇴행시킨 불평등

2021년 12월 7일 프랑스에 있는 빠리경제학교(Paris School of Economics) 부설 세계불평등연구소(World Inequality Lab)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 세계적 범위에서 사회적 불평등이 얼마나 심화되었는지를 말해주는 불평등보고서다. 불평등보고서를 보면, 너무도 극단적으로 벌어진 소득격차와 자산격차에 관한 통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 보고서에 서술된 몇몇 통계자료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1) 전 세계 인구의 상위 10%가 전 세계 소득의 52%를 점유했고, 전 세계 인구의 하위 50%는 전 세계 소득의 8.5%밖에 차지하지 못했다.

2) 한국의 경우, 상위 인구 10%가 전체 소득의 46.5%를 점유했고, 하위 인구 50%는 전체 소득의 16%밖에 차지하지 못했다. 상위 인구 10%와 하위 인구 50% 사이의 소득격차는 14배로 벌어졌다. 프랑스의 소득격차는 7배, 이딸리아와 에스빠냐의 소득격차는 각각 8배, 영국의 소득격차는 9배, 도이췰란드의 소득격차는 10배로 벌어졌는데, 한국의 소득격차는 14배로 크게 벌어진 것이다. 그보다 더 경악할 일은, 한국에서 상위 인구 0.1%의 평균소득이 중위층 평균소득에 비해 무려 236배나 많다는 사실이다.

3) 전 세계 인구의 상위 10%가 점유한 자산은 전 세계 인구의 하위 50%가 점유한 자산보다 190배나 많다.

4) 한국의 경우, 상위 인구 10%가 전체 자산의 58.5%를 점유했고, 하위 인구 50%는 전체 자산의 5.6%밖에 차지하지 못했다.

여기에 제시된 통계자료는 숫자로만 표시되지만, 그 숫자 뒤에는 세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사회적 불평등이 자리잡고 있다. 오늘날 누구나 체감하고 있는 것처럼, 사회적 불평등은 우리 사회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을 궁핍과 불행의 구렁텅이 속으로 떠밀었다.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겪는 끝없는 불안과 절망, 원인 모를 고통과 분노, 치밀어오르는 원한과 반감은 사회적 불평등에서 나오는 감정의 집단적 분출이다. 사회적 불평등 속에서 자살, 범죄, 가정파탄, 질병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또 다른 통계자료가 있다. 2021년 8월 현재 우리 사회의 사회계급관계는 다음과 같다.

전체 노동계급 - 2,099만2,000명 (전체 성인인구의 50.56%)

정규직 노동자 - 1,292만7,000명 (61.6%)

비정규직 노동자 - 806만6,000명 (38.4%)

중소상공인 - 657만3,000명 (전체 성인인구의 15.83%)

소상공인 - 424만4,000명

미취업자 - 399만4,000명 (전체 성인인구의 9.62%)

20대 연령층 미취업자 - 122만1,000명

위에 열거한 통계자료가 말해주는 것은 가장 심한 착취와 억압을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 806만6,000명, 그리고 가장 심한 수탈과 차별을 받고 있는 소상공인 424만4,000명, 그리고 절망과 실의 속에서 살아가는 미취업자 399만4,000명을 포함하는 1,630만4,000명(전체 성인인구의 39.27%)가 불행과 고통의 극한점에 내몰렸다는 사실이다.

사회적 불평등은 부익부 빈익빈이 끊임없이 누적시켜 극단적인 빈부격차를 산생시켰다. 사회적 불평등은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에게 불행과 고통, 절망과 죽음 그 자체이다. 만일 우리가 사회적 불평등을 이대로 수수방관한다면, 우리 사회는 누구도 원치 않는 쇠락과 멸망으로 빠져들어갈 것이다.

위에 인용한 불평등보고서를 작성한 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오늘날 전 세계의 불평등은 서구 제국주의가 기승을 부렸던 20세기 초와 매우 유사하다고 한다. 이것은 현대사회가 100년 전으로 되돌아갔다는 뜻이다. 사회와 역사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인데, 100년 전으로 퇴행했다니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

2. 불평등을 타파하려는 사람들

100년 전으로의 퇴행이라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누구나 절감하는 것처럼, 우리는 100년 전으로 되돌아간 암울한 퇴행상태에서 방향을 돌려 다시 앞으로 전진하고 발전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우리에게 밝은 내일은 오지 않을 것이며, 우리 사회는 깊은 수렁에 침잠한 상태에 영영 남아있게 될 것이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불평등을 타파하고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려는 절박한 요구에 응답한 사람들이 우리 앞에 나타났다. 진보당과 정의당, 그리고 민주노총이다.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어 100년 전으로 퇴행한 우리 사회를 다시 전진과 발전의 궤도로 되돌려 세우려는 참으로 절실하고 위대한 투쟁이 바로 진보당과 정의당, 그리고 민주노총의 열정과 의지로 시작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불평등을 산생시킨 근본원인을 사회과학적 안목으로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다. 의사가 질병의 원인을 알아야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는 사회적 불평등의 원인을 정확히 인식해야 그것을 타파할 수 있다. 사회적 불평등을 산생시킨 근본원인은 계급적 착취이며, 사회적 불평등은 계급적 착취에 의해 발생한 결과이다.

착취라는 말에서 착(搾)이라는 글자는 쥐어짠다는 뜻이고, 취(取)라는 말은 자기 것으로 가져간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착취라는 말은 누가 누구의 피땀을 쥐어짜서 자기 것으로 가져간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의 피땀을 쥐어짜서 자기 것으로 가져가는 가해자는 누구이고, 피땀을 쥐어짜는 착취를 당하는 피해자는 누구인가?

가해자는 어떤 개인이 아니라 착취계급이고, 피해자도 어떤 개인이 아니라 피착취계급이다. 착취계급의 본명은 자본가계급이고, 피착취계급의 본명은 노동계급이다. 우리 사회를 불행과 고통, 절망과 죽음으로 몰아넣은 사회적 불평등의 근본원인은 극소수 자본가계급이 절대다수 노동계급의 피땀을 쥐어짜서 노동계급이 생산로동으로 창조한 사회적 가치를 모조리 자기 것으로 점유하는 계급적 착취 바로 그것이다! 그러므로 진보당과 정의당, 그리고 민주노총이 불평등을 타파하려면, 계급적 착취제도를 타파해야 한다. 다른 방도는 없다.

타파라는 말에서 타(打)라는 글자는 때린다는 뜻이고, 파(破)라는 글자는 깨뜨린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타파라는 말은 누가 무엇을 때려부순다는 뜻이다. 사회적 불평등은 100년 이상 긴 세월 동안 견고하게 다져진 낡은 사회체제로 존재하기 때문에, 매우 강한 힘으로 타격하기 전에는 깨지지 않는다. 그래서 사회적 불평등에 대해서 말할 때는 반드시 타파라는 개념을 써야 한다.

3. 민심은 폭발의 임계점으로 다가서고 있는가?

그렇다면 진보당과 정의당, 그리고 민주노총은 100년 이상 긴 세월 동안 견고하게 다져진 사회적 불평등을 타파할 강한 힘을 가지고 있을까?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고 속에 숨어있는 힘, 곧 잠재력이 진보당과 정의당, 그리고 민주노총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잠재력은 아무 때나 분출되는 게 아니고, 반드시 조건이 성숙되었을 때 분출되는 법이다. 어떤 조건인가? 한 마디로 말하면, 민심폭발이라는 조건이다. 사회적 불평등 속에서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겪는 끝없는 불안과 절망, 원인 모를 고통과 분노, 치밀어오르는 원한과 반감이 지속적으로 덧쌓여왔는데, 그것이 결국 임계점에 이르러 민심폭발을 일으킬 때, 바로 그럴 때 진보당과 정의당, 그리고 민주노총 속에 존재하는 거대한 잠재력이 활화산처럼 분출되는 것이다.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사회적 불평등이 우리 사회의 전진과 발전을 가로막고 100년 전으로 퇴행시킨 오늘의 암울한 현실을 목격하면서, 민심이 폭발의 임계점으로 다가서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민심이 폭발의 임계점으로 다가서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차단요인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 대통령선거다. 대선정국은 폭발의 임계점으로 다가서는 민심을 교란시켜 폭발력을 강력하게 분출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맥없이 흘러나오게 만든다. 시쳇말로 대선정국에서 민심의 뇌관은 조용히 제거되어 불발되는 것이다.

사회적 불평등을 끝없이 심화시켜 인간의 존엄성과 자주성을 짓밟아버리는 자본주의체제는 4년 또는 5년에 한 번씩 선거를 주기적으로 반복함으로써 폭발의 임계점으로 다가서는 민심에서 뇌관을 조용히 제거해버린다. 선거열기가 넘쳐나는 선거정국에서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에게서 폭발의 임계점으로 다가서던 민심은 어느 새 유권자의 표심으로 변질되어버린다. 지금 대선정국은 민심의 뇌관을 제거하는 중이다. (끝)


제4회 정치탐사 - 2021년 1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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