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통일의식의 타락/이 활웅 > 민족논단

본문 바로가기
영문뉴스 보기
2024년 3월 28일
남북공동선언 관철하여 조국통일 이룩하자!
사이트 내 전체검색
뉴스  
민족논단

[논평] 통일의식의 타락/이 활웅

페이지 정보

작성자 rohkilnam 작성일00-12-27 00:00 조회3,398회 댓글0건

본문

[군사독재 30년이 남긴 수치스런 유산]

*글: 이 활웅[통일평론가.민족통신 고문]

지난 4월총선에서 원내 제1당이 된 한나라당의 이회창총재가 차기대선을 내다보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총재는 지난 97년의 대선에서 뜻하지 않은 약간의 실수와 차질로 곧 잡힐 듯 하던 대통령자리를 놓쳐 버렸으니 왜 그대로 주저앉을려고 하겠는가.

이러한 이총재가 요즘 남북문제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한다. 그동안 주로 40대 소장학자들이 가정교사로 초빙되어 페리보고서, 북한 핵.미사일문제, 북한과 미.일.중과의 관계등에 대해 주제별로 강의와 토론을 했으며, 곧 북한문제의 분야별 전문가 10명 안팎으로 총재특별자문단을 구성할것이라고도 한다.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이 이와 같이 남북문제를 공부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그가 남북문제를 공부하는 목적을 들어보면 실망하지 않을수 없다. 그는 김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집권후반기 정국운영의 중요 축으로 삼을것이며, 차기대선에서는 "통일완수"를 들고 나올 여당후보와 싸워야 될지 모른다는 생각, 즉 남북문제가 향후정국과 차기대선에서 최대 쟁점이 될것이라는 판단에 따라서, 이에 대비하기 위해 이문제를 공부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실망스럽다는 것은 이 총재가 남북문제를 공부하기로 작심한 동기가 남북문제야 말로 우리민족이 당면한 가장 중대한 과제임을 깨닫고 정치지도자로서 이 민족적과제의 해결방안을 깊히 생각하고 제시하고 또 그것은 실천해 나가는 민족대행진의 앞장에 서겠다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정국운영에 있어서 여당을 견제하고 나가서는 차기대선에 있어서 여당후보를 누르고 승리하기 위해서 남북문제를 공부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는 마치 어떤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관심이 없었던 과목이지만 시험에 나올터이니 할수 없이 공부해 두어야겠다는 생각과 같다. 그러니까 억지로 공부한 책은 시험이 끝나면 다시 안 읽는 것 처럼, 이총재는 만약 대선에서 獨굘홱摸 그 후부터는 십중팔구 남북문제에 무관심한 대통령이 될것이 분명하다.

남북의 어느 쪽이던간에 적어도 우리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도 분단현실에 대한 정확한 역사인식을 가져야 할것이며 그에 따른 통일철학을 정립하고 그 실천방안을 국민앞에 제시할수 있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국회의원선거나 특히 대통령선거에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통일문제를 놓고 진지한 정책대결을 해야 할것이며 그 결과가 승패를 좌우하도록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가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룰수 있는 민족이라는 주장이 성립될수 있을 것이다.

독재와 독선으로 일관한 이승만박사도 비록 무력으로 하겠다고 우겨서 파란을 일으키기는 했지만 아무튼 국정의 으뜸가는 목표는 늘 남북통일에 두고 있었다. 장면정권도 그 혼란스런 정국에 편승하여 다양한 통일논의가 밀물처럼 쏟아져 나왔지만 치안과 질서를 핑계삼아 이를 억제하려 하지 않았다.

그런데 박정희장군의 군사반란 이후 한국의 정치에서 몇십년동안 분단극복문제와 통일문제의 논의는 절대 금기사항으로 취급돼 왔다. 선거 때 뿐 아니라 평소에 한 발언도 자칫 잘못하면 색갈공세에 휘말려 정계진출의 기회를 봉쇄할뿐 아니라 신세까지 망쳐버리는 행위가 되었다. 남북문제발언에 관한 한 그야말로 연산군의 말처럼 구시화지문(口是禍之門)이며 설시참신도(舌是斬身刀)였다. 그 결과 이회창 총재처럼 대통령을 해보겠다는 사람도 남북문제를 민족의 운명이 걸린 막중지사로 보지 않고 대선전략상 불가피하게 알아두어야 할 귀챦은 문제로 인식하는 정도로 국민의 통일의식을 타락시켜 버렸다. 그것은 박장군이래 3대에 걸친 군사독재체제가 우리 민족사 앞에 범한 여러 가지 죄과중 실로 제일 큰 죄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2000년 5월 7일]


민족통신 5/7/2000 이활웅 민족통신 고문 hwal@minjok.com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부고]노길남 박사
노길남 박사 추모관
조선문학예술
조선중앙TV
추천홈페이지
우리민족끼리
자주시보
사람일보
재미동포전국연합회
한겨레
경향신문
재도이췰란드동포협력회
재카나다동포연합
오마이뉴스
재중조선인총련합회
재오스트랄리아동포전국연합회
통일부


Copyright (c)1999-2024 MinJok-TongShin / E-mail : minjoktongshin@outl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