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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한반도 군사상황과 그 미래를 진단한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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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injok 작성일04-11-30 00:00 조회13,6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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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미국군 실전능력의 허상과 실상이 드러난 이라크 침략전쟁




이라크 침략전쟁은 미국군이 첨단전투장비를 동원하여 벌인 전쟁이다. 미국이 첨단전투장비를 동원하여 이겼다고 자랑하는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실제로 미국군의 실전능력이 어떠한가를 분석하는 것은 한(조선)반도의 군사상황을 인식하는 데서 의미가 있다.



미국군이 이라크 침략전쟁에 동원한 첨단전투장비는 비(B)1비(B) 대륙횡단 전략폭격기, 비(B)2 스피릿 스텔스 전폭기, 비(B)52 스트래토 포트리스 대륙횡단 전략폭격기, 파이어니어기, 중거리 중고도 무인정찰기 프레데터, 장거리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스마트 폭탄, 한 발의 값이 1만8천달러인 통합직격탄, 한 발에 50만달러나 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이다. 미국군의 주장에 따르면, 1991년 걸프전 당시 스마트 폭탄의 명중률은 겨우 10%가 될까 말까하는 수준이었으나,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는 60%로 높아졌다고 한다. 이라크 침략전쟁에서는 더 높아졌을 것이다.



미국군은 이라크에 산재한 전략목표를 약1천개로 계산하였고, 전략목표 한 개에는 약10개의 전술타격점(aiming point)이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이것은 미국군이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약 1만개의 전술목표를 파괴하여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현재 이라크를 점령한 미국군 병력은 11만4천명이다. 그 많은 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일주일마다 쏟아 붓는 전쟁비용은 10억달러나 된다. 미국 연방의회가 승인하였던 전쟁자금 1천6백60억달러는 이미 바닥이 나버렸다. 부시 정부는 긴급히 추가로 들어가는 전쟁비용 7백억달러를 요청하게 되었다. (『워싱턴포스트』 2004년 10월 26일자)



다른 한편, 이라크 반미저항세력은 최소 8천명에서 최대 1만2천명으로 추정되며, 핵심세력은 약 50개의 전투조직세포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 2004년 10월 22일자) 미국군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이라크 반미저항세력은 10-20명으로 구성된 중앙지휘부를 가졌으며 1백명 안팎의 병력으로 편성된 전투단위가 8-12개의 산하부대를 운영하고, 자금조달망과 하부조직과의 통신망까지 갖추었다고 한다.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드러난 미국군 군사작전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가장 돋보인 미국 군사작전의 특징은 특수전(special warfare)이다. 특수전은 미국 통합특전사령부(Special Operation Command, SOCOM) 산하의 특수작전군(Special Operation Forces), 국방부 산하의 특수작전병(Special Operation Soldiers), 중앙정보국(CIA) 산하의 준군사조직인 특수공작단(Special Operation Group)에 의해서 전개되었다. 통합특전사령부의 지휘를 받는 특수작전군은 지상군의 델타포스(Delta Force), 특전단, 제160특수전 항공연대, 해군의 씰(SEAL), 공군 특수군 등이다.



이라크 침략전쟁에 동원된 미국 특수군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약 1만명이었다. 미국은 1991년 걸프전에 동원한 것보다 세 배나 많은 특수군을 이라크 침략전쟁에 동원하였다. 미국은 이라크 침략전쟁을 도발하기 위하여 특수작전능력을 강화하는 데 부쩍 힘을 기울였다. 럼스펠드가 특수작전사령관 출신인 피터 슈메이커(Peter Schoomaker)를 육군참모총장에 임명한 것만 보아도 특수군 강화추세가 어떠한지를 알 수 있다. 럼스펠드는 2003년 1월 특수전 작전능력 증강계획을 발표하면서 연방의회에게 특수군 예산 30%를 늘여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따라 특수군 병력은 미국군 전체 병력의 1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타임』 2003년 6월 15일자)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미국의 특수전은 다음과 같이 전개되었다.



(1)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미국의 특수전은 특수군이 무장헬기를 타고 이라크 영토 깊숙이 침투하여 이라크군의 이동식 스커드미사일 위치를 파악하여 미국 공군의 공습을 유도하여 파괴하거나 직접 대전차미사일을 발사하여 파괴하는 것이었다. 또한 그들은 이라크군과 이라크인민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전(psychological warfare)을 전개하였다.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국 특수군의 심리전 작전에 말려들어 탈영한 이라크군이 무려 5만-7만명에 이르렀다는 언론보도(『연합뉴스』 2002년 11월 19일자)로 미루어 볼 때, 이라크 침략전쟁에서도 적지 않은 이라크군이 미국 특수군의 심리전 작전에 말려들어 탈영하였을 것이다. 미국군이 이른바 ‘메추라기 사냥(Quail Hunt)’이라고 불렀던 이라크군의 투항유도작전은 이라크에 침투한 특수군이 이라크군을 대상으로 벌인 심리전에 의한 것이었다.



또한 특수군은 달러로 매수한 이라크 유전 관리자들에게 유정(oil well)을 폐쇄하도록 하여 이라크군이 유정을 파괴하지 못하도록 하였고, 중요한 석유공급기지를 장악하여 이라크군의 폭파를 저지하였다. 이라크의 타격목표지점에 미리 침투한 특수군은 타격목표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전해주어 순항미사일 발사시간을 종전의 사흘에서 45분으로 줄일 수 있었다.



(2)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미국의 특수전은 중앙정보국 산하의 특수공작단에 의해 전개되었다. 미국 중앙정보국 특수사업부 산하에는 군 출신 정예요원으로 구성된 특수공작단이 편성되었다. 특수공작단에는 여성요원들도 상당수 포함되었다. 특수공작단은 해상공작부와 공중공작부로 나뉘어졌는데, 특수군에서 5년 이상 복무한 경력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 1년 동안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쳐 선발된 약 4백명의 정예요원으로 편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공작단 요원들은 미국 연방정부 요원으로서 신분증이 없이 공작활동에 투입된다. 신분증을 주지 않는 것은, 적에게 잡히거나 살해되더라도 신원을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만드는 조치다. 중앙정보국 특수공작단은 일단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퇴역하는 특수군 요원이나 현직 특수군 요원들을 받아들여 신속하게 증원된다. 특수공작단은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작전에 투입된다. (『연합뉴스』 2001년 12월 3일자) 중앙정보국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내부분열로 무너뜨리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2002년 4월에 미국 대통령 부시에게 침략전쟁 도발을 건의하였던 것(『유에스에이 투데이』 2002년 4월 29일자)은, 이라크에 침투한 특수공작단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분석하여 내린 최종결론이었다.



미국 대통령 부시는 2002년 5월 미국 중앙정보국 산하의 특수공작단이 이른바 ‘깡패국가’를 공격하는 것을 허락하는 비밀명령서에 서명하였다. 이로써 걸프전 이후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는 데서 효과를 보지 못하자, 이른바 ‘닭국(chicken soup)’이라는 조롱을 받아왔던 특수공작이 다시 힘을 얻게 되었다. 중앙정보국이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벌인 특수공작에 배정 받은 정부예산은 2억달러가 넘었다.



미국 중앙정보국에 대항한 이라크 국가정보기관(Iraqi Intelligence Service)은 미국 특수공작원들이 이라크군에 침투하여 정보를 빼돌리는 바람에 미국과의 전쟁에서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담 후세인에게 보고하였으나, 그 보고를 믿지 않았던 후세인은 바그다드가 함락되기 직전에 가서야 전쟁에서 이길 수 없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타임』 2003년 10월 20일자)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주목하는 것은 이라크군 지휘관들을 노린 미국 중앙정보국 특수공작단의 매수․변절공작이었다. 이라크에 위장․침투한 특수공작단이 달러와 윤락으로 포섭한 이라크인 간첩들과 배신자들이 이라크군에 관한 결정적인 정보들을 넘겨주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아랍계 외교관은 이라크 침략전쟁이 일어나기 1년 전부터 이라크에서는 달러로 가득 찬 미국 중앙정보국 요원들의 여행가방을 쉽게 볼 수 있었다고 하면서, 그들이 이라크군 지휘관들을 매수․변절시키는 공작을 추진하였다고 지적하였다. (프랑스 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 2003년 5월 25일자 보도를 인용한 『연합뉴스』 2003년 5월 26일자)



미국 중앙정보국은 이라크 침략전쟁을 도발하기 석 달 전부터 이라크 군부와 집권당인 바트당의 고위간부들과 그 가족의 휴대전화, 전자우편주소를 확보하여 그들에게 투항을 종용하는 심리전 작전을 벌였다. 미국에게 투항하고 미국군에게 협력하는 경우, 막대한 ‘보상금’을 지급하고 본인과 가족의 신변안전을 보장하며, 전쟁 이후에 세워질 친미예속정부에서 관직을 보장해주고, 특히 공화국수비대 최고위급 지휘관에게는 미국 시민권과 미국에서의 생활조건도 보장하겠다고 약속하였다.



미국 중앙정보국은 이라크 침략전쟁을 도발하기 두 달 전부터 특수공작단 요원들을 유럽의 기업가로 위장하여 이라크의 주요전략거점에 잠입․침투시켰다. 그들은 이라크군의 지휘, 통제, 통신, 정보시설에 관한 현장정보를 수집하였다. 그들은 사담 후세인에게 반감을 품은 정부관리, 예비역장성, 정보기관 요원들에게 접근하여 달러로 매수한 뒤 미사일기지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였으며, 지뢰를 매설하였고, 이라크군 방공체계를 파괴하는 공습을 유도하였다. 미국 연방정부기관인 동력자원부의 핵전문가들은 특수공작단 요원들에게 이라크의 핵시설을 공격하는 방법을 훈련시켰다. (『타임』 2003년 2월 3일자)



특수공작단은 사담 후세인 정부가 이라크사람들로 구성된 ‘인간방패’를 바그다드의 주요전략시설에 배치하는 것을 보고, ‘인간방패’로 위장하여 바그다드로 침투하였으며, 주요전략시설을 지키는 공화국수비대 지휘관들에게 투항을 종용하거나 주요전략시설에 관한 현장정보를 미국군야전사령부에 보고하였다.



사담 후세인의 사촌으로 공화국수비대 지휘관이었다가 특수공작단에 포섭된 마헤르 수피안 알-티크리트는 2003년 4월 4일 미국군 해병대가 바그다드 공항으로 진격해오자 공항을 지키던 이라크군에게 투항하라고 명령하였다. 이로써 미국군은 바그다드 공항을 무혈점령할 수 있었다. 바그다드 외곽의 농가에 은신 중이던 후세인이 미국군에게 체포된 것도 특수공작단에 매수된 후세인 경호원의 제보로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처럼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던 중앙정보국과 특수군 사이에서 전투임무가 중복되는 바람에 갈등이 생겼다. 그 갈등을 줄이기 위해 미국 중앙정보국은 전쟁에 투입된 야전부대와 야전군사령부에 자기의 연락관을 파견하였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작전명을 이른바 ‘충격과 두려움 작전(Operation Shock and Awe)’으로 붙인 것에는, 미국군이 대규모 공습을 가하면서 바그다드로 진격하기 전에 특수전 작전에 의해서 이라크군 방어선이 이미 와해되었으므로 사담 후세인에게 충격과 두려움을 주어 항복을 요구한다는 뜻이 들어있었다. 이처럼 침략전쟁을 도발하기 전에, 또는 침략전쟁 초기에 미국의 특수군 작전이 가능했던 까닭은 사담 후세인 정권의 취약성과 이슬람교 종파들 사이에 벌어진 불화와 갈등으로 반미항전태세에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었다.



2)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돋보인 미국 군사작전의 두 번째 특징은 공중타격이었다. 미국군의 전쟁전략은 언제나 우세한 공중타격력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이라크 침략전쟁에서도 예외는 없었다. 1991년 걸프전에 동원된 각종 군용기는 약2천7백대였던 것에 비해 이라크 침략전쟁에 동원된 각종 군용기는 약1천8백대였다. 이라크 침략전쟁에 동원된 군용기 1천8백대 가운데 미국 공군 군용기는 8백63대, 미국 해군 군용기는 4백8대, 미국 해병대 군용기는 3백72대, 미국 육군 군용기(무장헬기는 제외)는 20대였으며, 나머지는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의 군용기였다. 미국군이 동원한 전투기와 전폭기는 미국 공군이 3백44대, 미국 해군이 2백32대, 미국 해병대가 1백30대였다.



미국은 항공모함 여섯 척으로 편성된 대규모 항공모함 전투단을 이라크 주변해역에 배치하였는데, 그 항공모함 전투단이 이라크에 가한 폭격은 약 6천회였다. 미국군이 중심이 된 공중타격작전은 전폭기가 2만7백53회 출격하여, 스마트 폭탄과 공대지 미사일 1만8천4백67발, 재래식 폭탄 9천2백51발을 퍼부었다. 스마트 폭탄 가운데 통합직격탄은 6천5백42발, 레이저 유도폭탄은 8천6백19발이었다. 미국 해군 군함들은 순항미사일 8백2기를 발사하였다.



미국이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보여준 미국군의 공중타격작전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미국군이 마치 천하무적인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이라크군은 버스나 승용차 같은 민간차량으로 이동하여 미국군의 공습을 따돌릴 수 있었다.



걸프전 이후 실전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특히 특수군의 정찰작전에 노출되었던 이라크군에게는 미국군의 공중타격력이 압도적이었을지 모르나, 미국 공군이 다른 나라 공군과 맞붙는 경우에는 상당히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공군전투사령관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2004년 2월 인도에서 벌어진 인도와 미국의 합동군사훈련 ‘코우프 인디아(Cope India)’에서 러시아제 수호이기와 미그기, 그리고 프랑스제 미라주기를 동원한 인도 공군이 미국 알래스카 엘먼돌프 공군기지의 제3전투비행단 소속 에프(F)-15씨(C) 이글기를 동원한 미군 공군에 비해서 절대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였다고 지적하였다. 미국 공군의 주력기종인 에프(F)-15씨(C)가 인도 공군의 수호이30(Su-30) 전투기와 벌인 모의공중전에서 드러난 패배율은 90%나 되었다. (『파이낸셜타임스』 2004년 8월 6일자)



미국군은 걸프전에서 폭탄 22만7천발을 퍼부었던 것에 비해 이라크 침략전쟁에서는 폭탄 2만8천발을 퍼부었다. 폭탄투하물량으로 말하면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미국 연방하원 세출위원회는 미국 국방부가 제출한 비밀보고서를 인용하여, 미국 공군이 실전배치가 끝났다고 발표한 스탠드오픈형 통합공대지 미사일(JASSAM)에 대해 실전에서의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이를 보완하도록 지시하였다. 지난 7년의 개발과정을 거쳐 실전에 배치된 이 미사일은 최대 3백20km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으며 지하시설물을 파괴할 수 있는 데, 미국 공군과 해군에 배치된 5종의 군용기에 탑재할 수 있는 전천후 정밀유도무기이다. (『연합뉴스』 2004년 6월 17일자) 미국군이 자랑하는 정밀유도무기에도 빈틈이 있는 법이다.



3)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단연 돋보인 미국 군사작전의 또 다른 특징은 최첨단이라고 자랑하는 디지틀화된 전투지휘체계(ABCS)를 작전에 도입한 것이다. 이라크 티크리트를 점령한 미국 육군 제4보병사단은 세계 전쟁사에서 처음으로 디지틀 전투지휘체계를 갖춘 실전부대로 알려졌다. 군지휘관들은 무인정찰기가 보내주는 실시간 영상을 48.3cm짜리 디지틀화면으로 보면서 공격상황을 파악하고, 위성자동위치측정체계(Global Positioning System, GPS)를 통해서 지상군과 공군의 움직임을 파악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첨단전투지휘체계를 이용하면 복잡한 작전계획을 두 시간 안에 세울 수 있고, 전투장비와 수백명 병력을 지휘․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군은 전투차량 험비(Humvee)에 설치된 컴퓨터를 통해서 적군의 위치를 파악하고 작전명령을 전달받는다고 한다.



미국군은 이라크 침략전쟁에 디지틀 전투지휘체계를 도입함으로써 1991년 걸프전 때 미국군의 평균 진격속도가 시속 16km였는데, 이라크 침략전쟁에서는 시속 60km로 빨라졌다고 주장하였다. 미국은 미국군이 ‘충격과 두려움 작전’을 개시한지 불과 석 주만에 수도 바그다드를 점령할 수 있었던 것은 디지틀 전투지휘체계를 도입하였기 때문이라고 자랑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다소 과장된 것이다. 미국 국방부의 의뢰를 받아 미국군의 이라크 침략전쟁 실전능력을 분석한 랜드연구소(RAND Corporation)의 비밀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군의 신속한 바그다드 점령작전은 디지틀 전투지휘체계가 아니라 압도적인 화력과 제공권 장악에 의해 전개되었다고 한다. 그 보고서에 따르면, 작전에 투입된 미국군 부대들은 컴퓨터 내려받기(download)에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고,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통신체계와 연계되지 않는 것으로 하여 작전수행에 관한 정보들을 전달받지 못하여 상급부대와 하급부대 사이에 정보흐름이 막혔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2004년 10월 12일자) 하급병사들이 전투차량 험비에 설치된 컴퓨터를 조작하는 것이 너무 어렵고 작동이 자주 정지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연합뉴스』 2004년 1월 2일자) 디지틀 전투지휘체계가 처리해야 할 정보자료(data)의 분량이 너무 많아 작동속도가 느려지는 이른바 ‘광역폭 돼지(bandwidth hog)’라는 현상이 일어나 미국군 병사들이 불평하는 소리도 들렸다. (『연합뉴스』 2004년 8월 2일자)



미국군이 자랑한 디지틀 전투지휘체계가 위와 같이 실전에서 제한성이 있었던 것과 더불어 주목하는 것은 디지틀 전투지휘체계가 마비될 수 있는 약점이다. 위성자동위치측정체계를 작동하는 항법위성의 주파수가 1천2백27메가헬츠(MHz)와 1천5백75메가헬츠(MHz)로 고정되어 있으므로, 그 주파수대로 강력한 방해전파를 쏘게 되면 그 지역에서는 위성자동위치측정체계가 마비되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군의 첨단전투장비이 무력화될 수 있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실제로 지름 1백50-2백km의 넓은 지역에서 위성자동위치측정체계를 방해하는 전파를 쏘는 무게 10kg의 교란장비가 러시아에서 개발된 바 있는데, 군사평론가들은 이라크군이 그 교란장비를 사용하여 미국군이 발사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같은 인접국으로 벗어나 폭발하게 만든 것으로 추정하였다.



4)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돋보인 미국 군사작전의 또 다른 특징은 전자정보전을 벌였다는 것이다. 미국은 전자정보전에 대해서는 일체 입을 다물고 있지만, 이라크군의 지휘통신체계에 침입할 수 있는 백도어(Backdoor)를 확보했다거나, 이라크군 전자통신망의 암호체계를 파괴해서 보안장치가 거의 없다시피 한 기존의 통신체계를 사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거나, 이라크군 지휘관의 손전화에 위장된 내용을 전송하는 것 등의 전자정보전을 벌였을 것으로 보인다. (『오마이뉴스』 2003년 4월 30일자)



5)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돋보인 미국 군사작전의 또 다른 특징은 성능을 개량한 신형 요격미사일인 피에이씨(PAC)-3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이라크 침략전쟁에 동원하여 이라크군의 미사일을 요격한 것이다. 미국군의 발표에 따르면, 이 신형 요격미사일은 18개 목표물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고 4백 평방km를 방어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 의회의 감사원(GAO)이 2004년 4월 23일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탄도미사일방어체계(BMDS)에 대한 실험이 부족하고 개발시간이 제약되었기 때문에 2004년 9월에 그 체계가 초기 대기상태에 들어가더라도 효력이 입증되지 않는다고 한다. (『연합뉴스』 2004년 4월 24일자)



6)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돋보인 미국 군사작전의 또 다른 특징은, 본진의 전투병력과 전투장비가 전선에 도착하기 전에 이라크군을 공격하는 이른바 기선잡기전략(running-start strategy)을 추진한 것이다. 만일 사담 후세인의 군대가 미국군 본진의 전투병력과 전투장비가 도착하기 전에 미국군을 먼저 공격하였다면 미국군의 침공작전은 상당한 차질을 빚었을 것이다.



이라크 침략전쟁의 공격명령을 기다리던 3개의 항공모함 전투단을 방문한 미국 제5함대사령관인 해군 중장 티모시 키팅(Timothy J. Keating)은 항공모함 갑판에 모인 해군 장성들과 해군병사 2천명 앞에서 “깜짝 놀랄만한 정확성과 속도, 집요함, 민첩성, 치사율을 기록할 이번 이라크전쟁은 세계 전쟁사에서 인류가 보아온 어떤 전쟁과도 다른 새로운 전쟁이 될 것이다.”고 큰소리를 쳤다. 미국의 군사전문연구기관인 글로벌 씨큐리티(GlobalSecurity.org)의 소장 존 파이크(John E. Pike)도 “미국군의 기술적 우세를 보면, 이라크전쟁은 일주일 정도면 미국군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장담하였다. 이처럼 거의 모든 군사평론가들은 이라크 침략전쟁이 두 달에서 넉 달 정도만 지나면 미국군의 압승으로 끝날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러나 이라크 침략전쟁은 미국의 의도대로 전개되지 않았고, 그 전쟁에 대한 군사평론가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미국은 이라크 침략전쟁을 속전속결로 끝내버리고 이라크 석유자원을 약탈하면, 전후 복구비를 조달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엄청난 이윤을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덤벼들었으나 그것은 오산이었다. 이라크에서 정규전은 미국군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으나 비정규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으며, 승리를 선언하였던 미국군은 비정규전에서 생각보다 더 심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이라크를 점령한 미국군은 날마다 평균 1.5명의 전사자를 내면서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는 것이다. 1991년 걸프전에서 미국군 전사자는 3백82명밖에 되지 않았으나, 이번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미국군 전사자는 2004년 11월 9일 현재 1천1백33명이나 되고, 날마다 늘어나고 있다. 이라크를 점령한 미국군에게 죽음의 공포가 엄습하게 된 원인은 다음과 같다.



1) 은폐물이나 엄폐물이 없는 개활지에서 전개되는 사막전에서는 미국군의 첨단전투장비가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였으나, 건물들이 복잡하게 들어선 도시를 거점으로 하여 전개되는 비정규전에서는 첨단전투장비가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였다.



이라크 침략전쟁에 동원된 미국군이 시가전(urban warfare)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미국 육군이 2003년 5월 1일까지의 전황을 분석하여 작성한 5백4쪽 짜리 보고서 「요점: 이라크 자유작전에 참가한 미국 육군(On Point: The United States Army in Operation Iraqi Freedom)」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 2004년 2월 17일자) 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군이 이라크 침략전쟁에 대비하여 실시하였던 모의실전훈련이나 컴퓨터모의전쟁연습은 실제로 이라크에서 벌어진 시가전에서 효과를 내지 못하였고 한다. 예를 들면, 엠(M)1 에이브럼스 전차(Abrams battle tank)와 브래들리 전투차량(Bradley fighting vehicle)에 설치된 포신의 높이가 너무 낮아서 근접한 건물 2층 이상에 있는 목표물을 향해서는 포를 발사할 수 없어서, 낡은 엠(M)-113 공병차량(engineering vehicle)을 긴급히 전선에 투입하여 근접건물 2층 이상에 있는 목표물을 공격하는 수밖에 없었다.



2) 미국군은 심리전 작전에서 투항을 종용하는 전단 5천만장 이상을 뿌렸으며, 투항을 종용하는 라디오 방송을 수백시간 동안 내보냈다. 그러나 미국 육군의 보고서 「요점: 이라크 자유작전에 참가한 미국 육군」에 따르면, 사담 후세인의 군대에게 투항을 종용하는 집중적인 심리전 작전을 전개하는데도 그 전과는 걸프전의 심리전 작전에서 얻은 전과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전 작전에서 거둔 최초의 전과는, 심리전 작전에 동원된 미국군 군용기가 투항을 종용하는 전단을 이라크군 지역 상공에 살포할 때, 전단이 들어있는 상자가 열리지 않은 채로 지상에 있던 이라크군 병사의 머리 위에 떨어져 그를 죽인 우연한 사건에서 나왔다. (『유에스에이 투데이』 2004년 2월 17일자)



그런데 주목하는 것은, 지금 도시를 거점으로 비정규전을 전개하는 이라크 반미저항세력에게는 미국군의 심리전 작전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라크 반미저항세력은 이라크 인민의 지지와 성원을 받고 있으므로 미국군의 심리전 작전이 무용지물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도리어 반미저항세력이 외국인 인질을 살해하는 식으로 고도의 심리전을 펴고 있다. 이라크 반미저항세력과 이라크 인민의 결합은 이슬람교도들이 말하는 성전(Jihad) 형의 비정규전이 전개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3) 이라크를 점령한 미국군에 대한 보급체계에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라크 점령군 사령관들 가운데 한 사람인 미국 육군중장 리카도 싼체스(Richardo S. Sanchez)가 미국 국방부에 보낸 보고서에 따르면, 전투장비 주요부품을 공급받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40일이나 되며, 전투장비 주요부품 가운데 40%는 재고가 없다고 한다. 그에 따라 2003년 10월 현재 엠(M)-1 에이브럼스 전차의 가동률은 보통 90%이던 것이 78%로 떨어졌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 2004년 10월 18일자) 복잡하고 정교한 부품이 조립된 첨단전투장비일수록 부품의 보급․수리과정을 복잡하게 만들고, 그만큼 보급체계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4) 이라크를 점령한 미국군은 자살과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국방부 보건담당 차관보가 밝힌 바에 따르면, 2003년 5월부터 12월까지 이라크를 점령한 미국군 가운데 현지에서 자살한 사람은 21명이었고, 정신질환에 걸려 후송된 사람은 5백96명이었다고 한다. 정신질환으로 후송된 병사들 가운데 몇 사람은 미국 본토의 기지로 돌아온 뒤 자기 아내를 죽이고 자살하였다. 워싱턴 디씨에 있는 월터 리드 육군병원에서 정신질환치료를 받은 병사 두 명도 자살하였다. 미국 재향군인단체들은 베트남전쟁에서 미국군 자살자수가 엄청나게 많았던 사실을 지적하며, 미국 국방부가 이라크전쟁에서 미국군의 자살에 관한 보고서를 늦게 발표한 것으로 보아 공식발표된 자살자수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군 50만4천명이 전투 중에 얻은 정신질환으로 군복을 벗었는데, 이것은 50개 사단을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1944년 60일 동안 계속되었던 노르망디 상륙작전 전투에서 살아남은 미국군 생존자 가운데 98%가 정신질환에 걸렸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군 육군준장 조오지 마샬(George C. Marshall)이 미국 국방부의 지시로 실시하였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투가 벌어졌을 때 적군을 향해 총을 쏜 미국군 병사는 15-20%에 지나지 않았으며, 나머지는 일부러 총을 다른 곳으로 쏘거나 너무 긴장한 나머지 아예 방아쇠를 당기지도 못했다고 한다. 베트남전쟁에서 외상후 압박감장애(PTSD)라는 정신질환에 걸린 미국군은 30%나 되었다.



이라크를 침략․점령한 미국군이 값비싸고 성능이 뛰어난 첨단전투장비를 총동원한 것에 비해, 이라크 반미저항세력이 손에 든 전투장비라야 고작 식칼, 소총, 수류탄밖에 없다. 그들에게는 로켓추진총류탄(RPG)과 재래식 폭발물이 가장 위력적인 무기로 손꼽힌다. 베트남전쟁 이래 또 다시 이라크에서 첨단무기와 원시무기가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주목하는 것은 첨단전투장비를 총동원한 미국군이 원시무기를 들고 싸우는 이라크 반미저항세력의 집요한 파상공세에 밀려 곤경에 빠졌다는 점이다. 이라크를 점령한 미국군은 이라크 반미저항세력을 공격한다고 하면서 전투기와 공격헬기를 동원하여 미사일을 마구 쏘아대며 민간시설을 파괴하는 바람에 민간인 희생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죽은 이라크 민간인이 10만-20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연합뉴스』 2004년 10월 29일자)



민간인 희생은 이라크 인민의 대미적개심을 불러일으키고 이라크 반미저항세력에 대한 지지기반을 확대해주는 효과를 가져올 뿐이다. 『워싱턴포스트』 2004년 4월 10일자 보도는, 미국이 1년 전에 이라크 전쟁을 시작하면서 전쟁이 도시유격전으로 전개되지나 않을까 가장 우려했는데 지금 그와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되었다고 지적하였으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마이클 오핸런도 베트남전쟁에서 직면했던 것보다는 규모가 적기는 하나 지금 미국은 이라크에서 피하려고 했던 것에 직면해있다고 지적하였다.




7. 한(조선)반도의 군사상황




부시 정부는 사담 후세인의 군대가 완전히 궤멸․해체된 뒤에도 이라크 전선에 미국군 11만4천명, 35개 동맹국에서 차출한 연합군 2만3천명, 그리고 전선 후방인 쿠웨이트에 배치한 2만6천명을 여전히 유지하면서 원시적인 무기를 들고 싸우는 이라크 반미저항세력의 비정규전에 힘겹게 대처하고 있다. 그런데 만일 조․미 전쟁이 일어날 경우, 주한미국군 제2사단에 남게 된 1개 정찰여단이 세계에서 가장 잘 훈련되고 공격무기와 공격전술로 무장한 조선인민군 수십만명을 상대로 공격작전을 벌일 수 없는 것은 명백하다. 2000년 3월 7일 미국 연방상원 외교위원회에서, 3월 15일 연방상원 군사위원회에서, 4월 5일 중앙정보국 본부에서 당시 주한미국군사령관이었던 토머스 슈워츠(Thomas A. Schwartz)가 비공개로 보고한 바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이 기습공격을 가하는 경우 주한미국군은 단 세 시간만에 궤멸되고 만다는 것이다. (『월간중앙』 2003년 4월호)



군사평론가들은 미국이 한(조선)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이른바 ‘신속배치조치(Flexible Deployment Option)’라고 부르는 미국군 증파계획에 따라 증원군 69만명을 한(조선)반도로 이동하기 전까지 전개되는 초기전투에 주한미국군 1개 정찰여단이 한국군과 함께 전선을 유지하다가 증원군이 투입되는 것과 더불어 공격작전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것은 무지가 빚어내는 공상이다. 왜냐하면 미국 국방부는 오랜 시간에 걸쳐 증원군을 한(조선)반도 전선에 동원하는 전략을 이미 폐기하였기 때문이며, 북(조선)은 미국군 증원병력 69만명이 한(조선)반도에 도착하기 전에 기습적으로 전격전(Blitzkrieg)을 벌여 매우 짧은 시간에 전쟁을 끝낼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조․미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주한미국군 1개 정찰여단은 조선인민군의 집중공격을 받고 가장 먼저 궤멸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실제전투는 조선인민군과 한국군, 주한미공군, 미․일 동맹군 사이에서 벌어지게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군에게는 전면전 공격능력이 없어서 방어전밖에 수행할 수 없다는 데 있다. 한국군 국방부가 2004년 6월 22일 발간한 『국방연구개발정책서』에 따르면, 한국군은 지휘통제(C4I), 감시정찰(ISR), 정보전자전(IEW), 정밀타격(PGM)능력에서 주한미국군에게 95%까지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 2004년 7월 8일자) 이것은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전면전 공격을 수행하지 못함을 말해준다.



주목하는 것은, 부시 정부의 주한미국군 감군조치에는 주한미국군을 정찰작전부대로 전환시키고 미․일 동맹군을 공격작전부대로 전환시키는 전략적 의도가 반영되었다는 점이다. 이것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 북(조선)을 선제공격하는 미국군의 공격작전능력이 한(조선)반도가 아니라 일본과 괌에 존재하게 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대로, 지금 아시아태평양에 배치된 미국군의 공격작전능력은 제7함대의 해군력을 중심으로, 그리고 괌의 제13공군사령부과 일본 요코다(橫田)기지의 제5공군사령부를 통합시키면서, 그리고 미국 본토에 있는 육군 제1군단사령부를 일본으로 옮김으로써 증강되는 중이다. 이러한 군사적 변동은 주일미국군사령부가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를 직접 지휘․통제하는 전면전 작전능력을 갖는다는 뜻이며, 미국이 주한미국군 지상군에게는 정찰작전만 수행하게 하고 해군력과 공군력으로 북(조선)을 선제공격하는 새로운 전쟁전략을 수립한다는 뜻이다. 한(조선)반도를 노리는 미국의 새로운 전쟁계획의 핵심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조․미 전쟁이 일어날 경우, 미국군은 지상전투에서 희생이 너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므로 한국군을 지상전투에 내몰 것이다.

2) 미국군은 해안에서 눈으로 보이지 않는 동해 수평선 너머 바다에 항공모함 전투단을 배치해놓고 북(조선)의 전략거점을 정밀유도무기로 공격할 것이다.



3) 전세계 미국군 공군기지들 가운데 가장 넓은 활주로를 가진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발진시켜 공중공격을 가할 것이다. 주일미국군기지에는 정치적 이유로 미국군의 핵무기를 배치하기 힘들므로 미국은 핵물질을 제거한 핵폭탄을 주일미국군기지에 배치해두고, 즉각 사용할 수 있는 핵무기는 미국 영토인 괌에 배치해두었다. 미국 본토의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대륙간 전략폭격기가 한(조선)반도 상공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13시간이지만, 괌에서 북(조선)까지 직선거리는 4천km이므로 괌에서 출격한 전략폭격기는 4시간만에 북(조선) 상공에 도달한다. 일본에 있는 미국 공군기지에서는 에프(F)-117 스텔스 전폭기들이 출격할 것이다.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2004년 10월 19일에 펴낸 『군사력 균형(Military Balance) 2004-05』에 따르면, 미국은 본토 뉴멕시코주 홀로먼 공군기지에 배치된 스텔스 전폭기를 군산공군기지에 순환적으로 배치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스텔스 전폭기를 군산공군기지에 고정적으로 배치하지 못하는 까닭은 그 기지가 조선인민군의 미사일 사정권 안에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은 미국 국방부가 한(조선)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났을 경우 공군력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새로운 작전계획을 수립하였음을 보도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 2003년 11월 18일자) 여기서 말하는 공군력이란 동해에 배치한 항공모함 전투단의 공군력, 괌과 일본에 배치한 공군력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4) 미국군의 해상공격과 공중공격에서는 전술핵무기가 사용될 것이다. 정보자유법(Freedom of Information Act)에 따라 공개된 미국 군사문서에 따르면, 미국은 영국,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그리스, 네덜란드, 터키에 있는 미국군기지들에 4백80개에 이르는 공중공격 전술핵폭탄을 배치해두었다. (『연합뉴스』 2004년 10월 19일자) 이것은 북(조선)을 노리는 전폭기 발진기지인 괌에도 역시 공중공격 전술핵폭탄 수백개가 배치되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



미국군이 대북(조선)공격작전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점은, 1968년 1월 23일 푸에블로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이른바 ‘프리덤 드롭(Freedom Drop)’이라는 작전명으로 핵공격을 가하려고 했었다는 사실에서 입증된 바 있다. (『연합뉴스』 2001년 6월 28일자) 일본 미사와(三澤)기지에 배치된 주일미국군 전폭기들은 1년에 모의핵폭탄 3천발을 투하하는 전술훈련을 벌였다. (『월간중앙』 2003년 12월호) 언론보도에 따르면, 1991년 10월 미국 공군조종사들은 군산의 공군기지에서 공대지 핵공격훈련을 실시하고 검열을 받았으며, 1998년 1월부터 6월까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전폭기 24대가 남쪽으로 9백km 떨어진 플로리다주 에이본팍 공군사격장에 날아가 모의핵폭탄을 떨어뜨리는 장거리 핵폭격훈련을 실시하고 검열을 받았다고 한다. (『교도통신』 2004년 11월 7일자) 미국이 전술핵무기에 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교도통신』 2003년 12월 24일자)



5) 미국군 기계화부대를 전선에 동원하는 것과 동시에 오키나와에 배치한 제3해병 원정군을 한․미 연합군 상륙작전에 동원할 것이다. 오키나와 제3해병 원정군 병력 1천명과 상륙작전장비를 1천3백km 떨어진 경상북도 포항까지 8천4백t급 고속수송선으로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2시간이다.



6) 한․미 연합군이 전시에 동원할 수 있는 최대병력은, 이전에 한․미 연합군사령관 토머스 슈워츠가 밝힌 대로, 4백50만명에 이른다. (『중앙일보』 2002년 2월 22일자)



미국군은 군사위성체계를 발달시켜 정보통신능력을 증강하였으며, 장거리 폭격기의 전자장비를 개량하여 장거리 공중공격력과 정밀타격력을 증강하였으며, 이지스전투체계를 개발하여 항공모함 방어력을 높였으며, 공중과 해상의 장거리 수송체계를 개발하여 신속기동력을 높였다. 이처럼 미국군의 작전수행에서 지상군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었으므로, 부시 정부는 주한미국군 제2사단을 감군하고 잔여병력을 후방에 재배치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근거에서, 주한미국군을 감군하고 잔여병력을 후방에 배치하는 조치가 북(조선)에 대한 미국군의 선제공격전략을 사실상 강화시킨다고 보는 것이다.



군사평론가들은 주한미국군 감군과 잔여병력 후방배치에 의해서 미국군의 선제공격전략이 더욱 강화되는 것이 한(조선)반도에서 전쟁위기를 심각하게 증대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군의 선제공격능력이 주한미국군 감군과 잔여병력 후방배치에 의해서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주한미국군을 정찰작전부대로 개편하고 미․일 동맹군을 공격작전부대로 개편하는 것이 한(조선)반도에서 전쟁위기를 증대시키는 실질적 요인이라고 해야 더 정확하다.



주한미국군 감군과 잔여병력 후방배치를 미국의 시각에서 본다면, 주한미국군의 정찰작전능력을 증강한 것이지만, 그 문제를 북(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조선인민군의 군사력이 이전보다 더 강해졌기 때문에 미국군이 주한미국군 지상군 전력에 의존하는 종래의 전투준비태세가 무용지물이 되었고, 따라서 해상공격력과 공중공격력에 의존하는 새로운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게 되었다는 사실이 돋보인다.



그렇지만 미국의 전쟁체계에는 다음과 같은 한계가 있다.



1) 2004년 5월 13일 미국군 합동참모본부 의장 리처드 마이어스가 국방장관 럼스펠드에게 제출한 ‘2004년도 군사전략기획안’에 따르면, 무장폭동이나 내전에 의해서 미국의 동맹체제가 무너지는 상황, 대량파괴무기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미국 본토의 전략거점을 기습공격하는 상황, 그리고 적대세력이 정보기술, 유전공학, 싸이버통신체계, 레이저광선 같은 과학기술을 군사적으로 전용하여 무기화하는 상황에 대한 미국군의 대응태세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디펜스 뉴스』 2004년 5월 24일자)

2) ‘2004년도 군사전략기획안’에 따르면, 미국 군사전략의 기본내용은 미국 본토를 지키는 본토방위전략,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유럽 네 지역에서의 전쟁억지전략, 동북아시아와 중동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동시에 두 개의 전쟁에 개입하는 전략, 동북아시아와 중동에서 동시에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한 곳에서 정권을 교체하고 영토를 점령하는 전략으로 정리된다. 위의 네 전략 가운데서 첫 번째 전략은 방어전략, 두 번째 전략은 억지전략이라고 부르고, 세 번째 전략과 네 번째 전략을 합해서 이른바 ‘원-플러스(One-Plus)전략’이라고 부른다. 동북아시아에서 일어나는 전쟁은 한(조선)반도 전쟁을 뜻하는데 미국 군부는 그것을 ‘동부주요전구전쟁(MTW-east)’이라고 부르고, 중동에서 일어나는 전쟁을 ‘서부주요전구전쟁(MTW-west)’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미국의 군사전략에서 드러나는 맹점은. ‘동부주요전구전쟁’과 ‘서부주요전구전쟁’이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에 대처하는 ‘원-플러스전략’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본토방위전략과 ‘원-플러스전략’을 동시에 수행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미국은 본토방위전략과 ‘원-플러스전략’을 하나의 체계로 연계한 군사전략을 수립하지 못한 것이다. 나의 판단으로는, 아마도 영영 수립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략적 맹점이 말해주는 것은, 한(조선)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서 동시에 미국 본토의 전략거점이 대량파괴무기에 의한 기습공격을 받는 경우 미국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는 것이다.



3) 미국군은 선제공격을 가할 수 있지만, 선제기습공격을 가하기는 힘들다. 선제공격과 기습공격은 다른 개념이다. 기습공격은 당연히 선제공격이 되지만, 모든 선제공격이 기습공격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군의 이라크 침공은 선제공격이었으나 기습공격은 아니었다.



미국군은 상대가 공격준비태세를 눈치채지 못하게 하고 전쟁을 도발하는 기습공격을 하기에는 전시동원체계가 너무도 방만하고 복잡하다. 미국군의 전쟁준비태세는 북(조선)에게 쉽게 발각되기 마련이다. 반면에, 조선인민군은 미국이 공격조짐을 눈치채지 못한 상태에서 주한미국군, 주일미국군 그리고 전략적으로 요구되는 경우 미국 본토의 전략거점에 대한 선제기습공격을 가할 수 있다.




8. 글을 맺으며




미국의 집권세력에게서 드러나는 특징은 초강대국의 허장성세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미국의 위력과 기세를 아주 그럴듯하게 과장․과시함으로써 전세계 진보적 인민들이 형성한 반제전선을 마비시키는 심리전 효과를 노린다.



지금 전세계로 퍼져나가는 헐리우드 영화들과 미국산 영상매체들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인민의 의식 속에 파고드는 가장 위험한 제국주의 심리전 무기들이다. 미국의 영화산업자본이 전세계 극장가에 배급하는 공상과학영화, 전쟁영화, 정치영화는 말할 나위가 없고, 미국사회의 잡다한 일상사를 담은 ‘평범한’ 영화들도 한결같이 미국의 생활양식을 가장 현대적이고 문명적인 모습으로 형상화함으로써 ‘위대한 제국’의 인상을 심어준다. 그렇게 조작되고 양산되는 ‘제국의 우상’은 전세계에 ‘거인공포증’을 퍼뜨리는 것이다.



약소국 인민이 ‘거인공포증’을 퍼뜨리는 제국주의 심리전에 걸려들면, 미국이 자기들을 지배하고 수탈하는 것을 보면서도 미국은 초강대국이고 자기 나라는 약소국이니 어쩔 수 없다는 패배주의에 빠져 노예적 굴종으로 전락하게 된다. ‘거인공포증’에 걸린 약소국 인민은 미국이 침략전쟁을 도발하고 무고한 인민을 살상하고 국토와 산업을 파괴해도 속수무책으로 저항하지 못하고 절망과 좌절에 빠진다.



그러나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인민의 뇌리 속에 파고든 ‘거인공포증’을 제거하는 문제는, 허장성세 뒤에 가려진 미국의 정체를 올바로 파악하는 투철한 정치의식으로 무장하고, 자기 인민의 힘과 능력을 믿고 그것에 의지하여 자주성을 옹호․고수하려는 민족주체적 관점과 태도를 갖는 것으로 해결된다.



주체적 관점과 태도는 어디까지나 인식과 실천의 산물이다. 한(조선)민족 내부에서 사회주의 반제전선과 민족민주전선이 만나 통일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현실을 인식할 때, 그리고 반미자주화운동에 실천적으로 나설 때 한(조선)민족의 성원들은 ‘거인공포증’에서 벗어나게 된다. 남(한국)의 민족민주세력은 손에 촛불을 들고 반미자주의 구호를 외치며 광화문 일대에 구름처럼 모여드는 군중의 집단적 행동에서 ‘제국의 우상’이 무너지는 굉음을 듣는다. (2004년 11월 12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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