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 시 "안보"

▲ 사진은 일본 방위성이 배포한 독도 인근에서 진행한 한·미·일 연합훈련 모습.

안보

                                                                            -황선

불안하다

독도 언저리

드디어 전범국의 오명을 벗었다고 자축하며

또 다시 대륙을 향해 마수를 펄럭이는 욱일기

하잇 하잇 하는 자위대원의 목소리

귓전을 때리는 듯.

불안하다

정박한 어느 곳이나

폭음은 가깝고 노래는 먼 핵항모

희생당한 영혼의 무게로 둔해진 거동에도

쉰 목청으로 허튼 명령 내지르는

그 거만이 하필 이곳에서 자폭을 기도하나 싶은 마음

불안하다

누가 적이고 어느 쪽이 운명공동체인지

구별하지 못하는 미련함

손가락으로 제 눈을 찌르는 아둔함

썩은 동아줄 부여잡고

애타게 삶을 구걸하는 참담함

영변인지 금창리인지

어딘가 숨겨두었다는

아니, 이제는 트럭에도 열차에도 실려

어디서나 쏘아올릴 수 있다는

우리 이마의 신무기 때문이 아니라

남으로 북으로 이어져 흐르던 땅에

게걸스레 박수치며 분단선을 긋던

아직도 핏발 선 그들과 머슴 때문에

오늘도 불안하다

전범의 군대에 기댄 안보는

우리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