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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민] 국가보안법으로 내가 겪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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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0-12-21 01:37 조회5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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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의 진보진영에서 점차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가는 가운데 애국자 고 안재구 선생의 아들이자 민족21 편집주간을 지낸 안영민 선생이 국가보안법으로 인하여 안재구 선생과 가족들, 그리고 자신이 겪은 극심한 고통에 대하여 강연하게 되었다. 안영민 선생은 문재인 정권은 더이상 미루지 말고 국가보안법을 당장 폐지하라고 요구한다. [민족통신 편집실]


[안영민] 국가보안법으로 내가 겪은 일


 안영민 선생


내일 저녁에 국가보안법에 대해 줌으로 강연을 해야 한다. 듣는 분들이 다들 나보다 국가보안법의 실태와 문제점에 대해 더 잘 아시는 분들이니 국가보안법의 역사나 법조항보다는 내가 겪은 일에 대해 말하는 게 낫겠다 싶다.

1979년, 1994년, 2011년, 그리고 최근에도 내 인생에서 보안법은 굵직굵직한 상처를 냈다.

1979년 10월 초등 5학년 때, 아버지의 남민전 사건으로 우리 집안에 몰아닥친 보안법의 광풍은 말그대로 포악했고, 우린 공포에 시달렸다. 그해 겨울은 정말 추웠지만 우리는 연탄을 구할 수 없었다. 동네 연탄가게에서 간첩 집에는 연탄을 팔 수가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나는 뒷산에서 나무쪼가리를 주워 왔고, 다락방에 있던 아버지 책들을 아궁이에 태우며, 그렇게 한 방에서 다섯가족이 추위와 싸워야 했다.

1994년의 보안법은 잔인했고, 우린 울분에 몸서리쳤다. 아버지와 나를 동시에 구속시킨 그들은 특히 나를 아버지를 협박하는 도구로 삼았다. 그들의 요구대로 진술하면 아들은 풀어줄 수 있다고 했다. 단과대 회장 출신으로 뒤늦게 군에 갔다가 끌려온 내 후배들은 또 무슨 죄인가.

안영민 기자와 부친 애국자 고 안재구 선생


2011년 7월의 국가보안법은 비열했고, 난 허탈했다. 이미 공개된 민족21 활동을 일본 총련의 정치공작원, 북 정찰총국 지령 등으로 흘리며 그림표를 맞춰 갔고, 여기에 다시 아버지까지 끌고와 어마어마한 간첩단 사건으로 만들어가려고 했다. 결국 증거도 없고, 자신들의 그림대로 결론이 안 났지만 보안법이란 만능칼을 내세워 이리저리 꿰어맞춰 부자를 모두 기소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2020년 지금은 어떠한가? 나는 여전히 국가보안법이 작동하는 현실에서 저들의 그물이 곳곳에 쳐져 있다고 생각한다. 몇 차례의 경험을 통해 나도 본능적으로 터득한 게 있다. 민주화된 세상? 개혁정부? 이는 현상에 불과하다. 그보다 더 세상을 자기방식대로 구성하고 끌고 나가는 본질적인 힘이 존재한다. 이를 지탱하는 게 바로 국가보안법이다.

혹자는 말한다. 어차피 사멸해가는 법이 아니냐고? 이제는 그 법으로 피해보는 사람이 없지 않냐고? 그럼 없애면 되지 않나. 국가보안법 폐지에 침묵하는 이들은 속으로 나는 괜찮아, 나하곤 관계없어 하겠지만 과연 그럴까?

2011년 민족21 사건은 이명박 정권 때 터졌지만 나에 대한 도청, 미행, 사찰은 2005년부터 시작됐다. 노무현 민주정부라지만 공안기관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일선 수사팀들은 정권이 바뀔 때를 대비하며 전방위적으로 정보를 축적해왔다.

지금은? 국정원이 대공수사권을 없앤다는데? 수사만 경찰을 내세워 한다는 것뿐이지 달라질 건 없다. 왜? 그들에게는 여전히 국가보안법이란 보검이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보안법 기소 건수가 700여 건이라고 한다. 대부분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남북교류협력 사업에 나선 사람들이 정권이 바뀌면서 국가보안법으로 처벌받은 것이다. 지금은 문재인 정부라서 과거와 다르다고? 비겁한 변명이다. 국가보안법은 당장 폐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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