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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특집](8) 386세대들의 무관심과 민주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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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0-12-25 00:00 조회1,8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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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윤 논설위원

"민주"하면 많은 사람들이 386세대를 머리 속에 떠올린다. 386세대가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미친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88년 6월의 거리를 민주의 열기로 불태웠던 학생들과 넥타이부대, 그들은 조국의 앞날을 위해 하나로 뭉쳤고 또 그들은 민주의 기둥으로써 조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런데 언젠가 부터 민주의 기둥이 흔들리고 갈라지기 시작했다. 우리 386세대는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완성시키기도 전에 그 민주의 기둥은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지난 10여년간 수많은 역사적 변화 속에서 우리 386세대는 기둥의 역할을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자포자기 한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 나라 민주를 위해 평생을 바쳤다는 두 김씨의 기만과 배반은 이미 예견했지만 이들에 대한 작은 기대마저 무너진 것도 한 원인이면 원인이겠지만 그 보다 민족민주 세력들의 역량들이 구심점을 갖고 하나의 힘으로 승화되지 못하였던 점들도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싶다.

90년 구 소련의 침수기로 인한 진보세력들의 침체기를 맞았던 우리 386세대들은 우리 나름대로의 철학과 신념을 갖지 못하고 외풍에 의해 방황하였던 지난날들을 자성의 마음으로 되돌아 보게 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새로운 이념을 찾아 헤메는 나그네가 되버린 것도 우리 386세대에게는 큰 흔들림이었다. 90년 민중의 힘을 모아 정치권에 진입을 시도했던 민중당이 92년 총선에서의 실패로 해산되면서 또 한번 진보세력들은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 하여 386세대는 하나의 구심점으로 뭉칠수 있는 기회를 잃고 말았다. 이를 계기로 민족민주세력의 일부는 시민운동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나머지 세력들도 연합공동전선의 구심체를 정비하지 못한채 사분오열로 역량을 소진하기에 급급했던 날들을 회고해 본다.

물론 일부는 나름대로 조직의 구심을 꾸리고 역량을 확대하고 재생산 했다고 볼 수 있었으나 상층부와 기층대중들과의 결합문제에서 이러저러한 시련들을 겪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랜시간이 지나면서 모두들 제각기 나름대로의 사회운동을 펼쳐나갔고 기회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일부는 김씨 정권들의 민족민주운동의 말살정책에 어려움을 겪어 왔고 일부는 또 길을 잘못 들어 자신들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방황의 길에서 서성거렸고 또 다른 일부는 자포자기하며 좌절의 길을 걸어 왔다고 지적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기회가 왔는데도 이것이 기회인줄도 모르고있는 386세대들도 적지 않다. 또한 기성정당들의 한계성을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일부 운동권 출신 386세대들은 기성정당에서 뭔가의 욕구를 채워보려고 후보자들로 나섰고 언론들은 이들이 마치 386세대를 대표하는 양 보도하는 아이로니한 자세들도 보게 되었다. 하지만 386세대의 상당수는 민주노당에 진출해 향후 미래의 민족민주역량의 정치세력화를 이루려는 포부를 안고 각지에서 활약하고 있어 그 향방이 주목되고 있는 실정이다.

돌이켜보면 97년 말 국제금융기구(IMF)에 의해 한국이 경제주권을 상실한 이래 그것이 주는 경제사회 전반을 통해 우리에게 준 교훈들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이 같은 사태를 직면하면서 386 세대뿐만 아니라 온 국민들은 외세에 의한 시련과 함께 식민지적 자본주의의 구조하에서 접하는 쇼크란 무어라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파고에 부딪치게 되었다. 요약하면 민족모순과 자본주의의 모순을 피부로 실감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지적할 수 있다. 이러한 와중에 다행히 민주노총의 중심세력들이 국민승리 21을 결성했고, 곧이어 대선을 위한 독자후보를 냈다. 이들은 많은 득표 율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이를 발판으로 2년여만에 진보정당으로 발돋움하는 기회를 포착하게 되었다. 이것이 "민주노동당"이다.

오랜만에 주어진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386세대는 힘을 합치지 못하고 오히려 회의적인 눈으로만 바라보고 있다. 그 보다 더 무서운 건 마치 남의 일처럼 무관심하기 조차하다.

지난날들의 과오를 또 다시 격을 수는 없다. 흔들리는 기둥을 바로 세우고 갈라지는 기둥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 기둥이 바로 서지 못한 집은 언제 다시 무너질지 모른다. 다시한번 87년의 6월을 기억하면서 우리 한번 뭉쳐 봤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간절한 바램이다.

[2000년 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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